잡담이라고 할 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일요일 아침에 트위터에 올렸던 타래를 블로그에도 정리해 올립니다. 트위터는 개요를 잡는다 치면 블로그 글은 거기에 살을 붙이는 것이니까요.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고..?



라파엘전파의 그림을 상당히 좋아하지만 가장 취향에 맞는 것은 에드워드 번 존스입니다. 이쪽도 사생활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기억하는데. 그럼에도 로세티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로세티는 사생활 때문에 한없이 평가가 낮습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구글에서 edward burne jones stained glass를 검색하여 나온 위키미디어의 사진들입니다. 에드워드 번 존스는 윌리엄 모리스의 오랜 동업자였지요. 그래서 아래 언급하는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중에는 Morris&Co.와 같이 만든 것도 꽤 있습니다.



첫 번째 스테인드 글라스는 버밍엄의 세인트 메리 동쪽 스테인드 글라스입니다.(링크)







이건 All Saints Church의 스테인드 글라스. S. Mary와 S Martha라는군요. 아마도 성모마리아와 성 마르타인듯? 에드워드 번 존스와 모리스&co.의 작품으로 소개되며 원본사진은 3.9메가의 큰 용량이라 이건 그보다 작은 것으로 받았습니다.(링크)





같은 All Saints Church의 스테인드 글라스. 이번엔 S. Cecilia입니다. 성 세실리아(체칠리아)는 음악의 수호성인이라 악기를 들고 있습니다. 하프일까요...? (링크)






Simplicitas. 이것도 성인인가 싶었는데, 검색해보니 holy innocence랍니다. 으으음. 더 공부해서 알아봐야.=ㅁ= (링크)






St Margaret's Church의 스테인드 글라스. 에드워드 번 존스와 모리스&co랍니다. 아마도 미카엘과 가브리엘, 라파엘일거라 생각합니다. 가운데는 무장한 천사니까 미카엘.(링크)







에드워드 번 존스 디자인의 스테인드 글라스 중에는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ram and Isoude)도 있는 모양입니다. 총 13개 패널 중 그 둘의 무덤. 이 이졸데는 Belle이 붙는군요. 하기야 이졸데가 둘이니까.(링크)




앞의 All Saints Church도 취향이지만 가장 직격인 것은 이 쪽입니다. Rochdale (Clover Street) Unitarian Church의 스테인드 글라스.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각각 Humility, Faith, Knowledge, Justice.







거기에 이어지는 Love, Liberty, Prudence, Truth. 순간 Truth가 들고 있는 것을 숟가락(...)으로 보고 당황했습니다. 빛을 내는 걸 보니 횃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All Saints church(Preston Bagot, Warwickshire)와 Rochdale (Clover Street) Unitarian Church(Manchester)는 나중에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맨체스터의 교회는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찾기는 상대적으로 쉽고. 일반 방문도 가능하겠지요...?



영국에 가는 날은 아마도 은퇴 후일 거라고 자조적으로 이야기하곤 하는데, 어쨌든 그날까지 열심히 계획을 짜고 돈을 모으겠습니다.



사진 찍은 순서에 따라 간다면 이 사진이 아니라 재료 상태의 레몬이 올라와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혐오감을 느낄만한 사진이라 아래에 접어 둡니다. 그게, 곰팡이가 피었거든요.....OTL







이 모든 것은 제 게으름이 문제입니다. 1월 말에 도착한 레몬은 세 개만 꺼내 레몬케이크를 만들고는 그대로 뻗어서 본가 베란다에 놓여 있었습니다. 튼튼한 상자에 잘 보관되어 있어서 괜찮겠거니 생각하다가 엊그제 문득, 이대로 괜찮은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던 겁니다. 그게 지지난 일요일이었지요.

그리하여 그 일요일에, 레몬을 상자채로 자취방에 가져가기로 하고는 잘 챙겼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사무실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저 상자를 열었더니 갑자기 검푸른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그대로 뚜껑을 덮고는 화장실로 들고가 박박박박박박 문질러 씻었습니다. 두 번에 걸쳐 박박박박박박 문질러 씻은 다음, 양동이에 레몬을 넣고 퇴근시간까지 담가두었습니다. 그리고 내버려뒀다가 수거해서 들고왔더랬지요.






레몬은 다시 한 번 박박박 문질러 닦고 해체 준비를 합니다. 미리 레몬 마말레드 레시피를 확인해보니 레몬을 채 썰고 끓였다가 껍질이 말랑해지면 설탕을 넣고 다시 끓이는 거랍니다. 펙틴을 위해 씨앗을 면보에 넣어 같이 끓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면보나 가제는 집에 없으니 일단 씨앗은 골라내고 끓여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역시 자르는 거죠.





레시피 중에는 레몬을 세로로 길게 갈라서 부채꼴로 썰라는 것도 있었는데 저는 그냥 적당히 채쳤습니다.'ㅠ'






다만 레몬이 오래되어 수분이 날아간 덕에 썰기도 쉽지 않더랍니다.-ㅠ-






원래 물을 붓고 같이 끓이는 거라, 물을 부어놓고 채썬 레몬을 계속 투하합니다. 레몬 쓸 일이 그리 자주 있는 것은 아니라 비교하기는 쉽지 않지만, 자르는 동안 껍질이 얇은 레몬이 꽤 많았습니다. 흰 부분이 두껍지 않더군요.






그리고 끓이기. 비율 같은 건 생각 안합니다. ... 그래서 제가 만드는 음식은 꽤 높은 확률로 괴식이 됩니다. 이번에는 재료 자체가 단순해서 실패할 확률은 낮았지만, 그래도 실패.







의외로 금방 무릅니다. 씨앗은 모두 걸러버렸고 끓는 동안 나오는 씨앗들도 열심히 걸러냅니다. 냄새는 시큼시큼시큼.

설탕은 집에 있는 1kg 팩의 남은 걸 모두 털어썼습니다. 대략 700-800g쯤. 정확한 분량을 넣지 않았던 데다, 레몬은 원래 3kg 정도였던 걸 3개 꺼내 썼으니 1kg은 훨씬 넘을 겁니다.






그리고 나온 총 용량. 음. 아무리봐도 설탕이 부족했네요. 대략 2리터 가까이 나온 셈인데, 설탕이 1kg도 안되었으니 확실히 적었어.....






그 다음날 직접 먹어보니 과연. 십니다. 셔요. 쓴맛도 치고 올라오지만 평소 먹는 걸 생각하면 이정도는 버틸만 한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맛보여주려면 최소 설탕 500g은 넣어야 할 겁니다. 지금 상태라면 베이킹에 레몬 부재료로 투하하더라도 설탕을 따로 넣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덕분에 점심 때마다 신맛은 제대로 봅니다.-ㅠ-a



하여간 다음에는 이걸 써서 케이크를 구워볼까요. 핫케이크 반죽에 섞으면 그것도 나름 괴이한 맛이 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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