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도 취직 고민은 합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용사도 먹고 사는 고민은 한다에 가깝습니다. 끝까지 다 보고 나면 용사님은 ... 으으음. 그걸 적으면 내용 폭로가 될 수 있으니 일단 뒤로 미룹니다. 미리 적지만 현실기반 판타지BL소설입니다.


조아라에서 100화 넘게 연재되어 완결되었고 출간되면서는 외전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작가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이야기를 보면 드디어 책이 발송될 모양입니다. 올해 어떤 마법 세계의 평범한 이력서와 이름없는 달 두 소설을 동시 연재했고 이 중 이름없는 달이 조금 더 먼저 완결되었지만 크게 차이나지는 않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있다가 전자책 출간 뒤에 소장본 제작에 들어갔지요. 두 종류 소장본을 동시에 제작한다는 것은 마감이 동시에 있다는 겁니다. 결국 하나가 먼저 끝나 발송되었고 둘 다 신청한 저는 뒤늦게 완성된 책이 오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중입니다. 뭐, 이번 주말까지는 잘 도착하겠지요.


그러니 종이책을 읽기 전에 미리 리뷰를 적어봅니다.



선호와 시윤이 있는 세계는 마법 세계입니다. 그러나 마법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지독히도 현실세계를 닮았습니다. 취직하기 어렵다는 것, 그리고 취직하고서도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마법이 있고 던전이 있고 몬스터가 있고 마왕이 있어서 클리어를 하기도 하는데, 선호와 시윤은 고등학교 때 동아리 활동으로 잠시 파티를 꾸려서 던전 공략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던전 공략이 대입에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다들 활동을 접었지만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그 당시 동아리를 꾸리고는 미공략 던전을 클리어하면서 고등학생 용사로 이름을 날립니다.

그러나 적었듯이, 이건 대입에 영향을 안 주죠. 그리고 취업에도 큰 영향이 없습니다. 선호는 오히려 오버 스펙 아니냐는 소리마저 면접에서 듣습니다. 면접 뒤 이번도 꽝이구나 싶어 반쯤은 포기하면서 휴게실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사원증을 목에 건 시윤을 만납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건데, 그쪽은 사원이고 이쪽은 면접생입니다. 벽 같은 것이 느껴지나 싶었는데 면접에 턱 하니 붙어 같은 회사를 다니고 얼굴 자주 마주하고 보니 꽤 괜찮은 친구네요? 동아리 활동 같이 했다 해도 그렇게 붙어다니던 친구는 아니었는데 취미도 잘 맞고 대화하기도 편해 자주 만나게 됩니다.


자아. 이 소설은 앞서 적었듯이 BL소설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자연스러운 결론이 도출됩니다. 둘은 이제 슬슬 호감을 쌓고 연애를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이건 선호의 입장에서 그런 것이고 시윤의 입장은 또 다릅니다. 소설의 초점은 선호에게 맞춰졌으니 시윤의 이야기는 외전에서나 짧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포복절도를 하고 다시 처음부터 붙들고 보게 됩니다. 양쪽의 시선이 다르니 시윤이 보는 입장은 이랬구나 싶고요.


전체 이야기는 두 사람의 재회, 그리고 회사생활, 그 속에서 꽃 피는 관계성, 그리고 회사에서 있을 법한 사건, 그 사건의 여파로 일어나는 문제 등등을 다룹니다. 그러니까 연애 반, 회사생활 반의 이야기고 특히 사회초년생들이나 신입사원들이 겪는 이야기가 많다보니 공감가는 부분도 많습니다. 게다가 그 회사가 공사라면 더더욱..... 그렇죠. 철밥통이니 머리통도 밥통 수준인 사람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어느 회사나 이상한 사람, 멍청한 사람은 있게 마련입니다. 그 와중에 피해보는 사람도 생기지요.

(그리고 내용 폭로라 접음)



그런 모습을 보면 시윤도 확실히 용사파티의 일원입니다. 재회했을 때도 그렇지만 마지막에도 가장 필요할 때 적재 적소에서 용사님을 서포트하니까요. 원래 포지션이 그렇기도 하지만 ... 아니 읽고 있다보면 다시 마비노기가 하고 싶어지는 무서운 소설입니다. 키우던 캐릭터가 마검사라 더더욱 그런지도 모릅니다. 마검사라고 하면 애매하지만 하여간, 검도 마법도 열심히 올리고 있었으니까요.

... 하지만 마비노기에 다시 돌아갈 일은 없겠지..=ㅁ=



던전 이야기가 종종 나오기 때문에 게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또 즐겁게 보실 겁니다 .특히 마지막 이야기들은 던전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그건 선호와 시윤의 회사가 던전관리공사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 말고 다른 것도 있지만 그건 내용 폭로니까 넘어가고요. 하여간 고등학교 졸업 후 만날 일 없었다가 회사에서 만난 두 사람이, 회사 안에서 자주 만나고 같이 놀다가 마음 맞아서 사귀고는 장래까지 약속한 사이가 되는 것이라고 간략하게 요약해봅니다.

외전 중에는 역시 양가 부모님이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군요. 물론 다른 재미있는 외전도 있지만 그건 언급하는 순간 뒷 이야기 폭로가 되어 버리니 참습니다. 흐흐흐흐흐.



해위. 『어떤 마법 세계의 평범한 이력서 1-3(세트)』. 피아체, 2017,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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