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사온 건지 기억도 안나는 포트넘 앤드 메이슨-제멋대로 약칭 F&M의 로열 블렌드가 있었습니다. 아마 저 아래 어딘가, 여행 기록을 찾아보면 나올텐데 말입니다. 언젠가 홍차를 kg 단위로 사왔던 때의 구입품일겁니다. 하지만 트와이닝 얼그레이만 줄창 입에 달고 다니다보니 포트넘 앤 메이슨은 뜯을 일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루피시아의 홍차들은 밀봉포장이 아니란 이유로 일찌감치 뜯어 마시다보니 또 뒤로 밀렸지요. ... 그럼에도 해로즈의 홍차 두 통은 이미 상미기한도 지났습니다. 2008년까지였어요.;ㅂ;

그러다 못 마시지 싶어, 2010년 2월까지 였던 로열 블렌드는 최근 모임 때 들고가 나눴습니다. 그날은 인도에서 공수된 아삼도 있었지요. 얼그레이 티백도 있었고요.-ㅠ-
나눌만큼 나누고 저도 약간 남겨서 들고 왔습니다. 블렌드란 이름대로 몇 가지 홍차를 섞어 만든 것인데, 니혼바치의 미츠코시 백화점 본점 F&M 티룸에서 마셨던 것도 로열 블렌드였습니다. 구입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마셨는지, 아니면 구입한 뒤에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마셨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여간 처음 마셨을 때 진하지만 부드러운 홍차라 느꼈을겁니다. 밀크티로 마시면 좋겠다 싶기도 했지요.



집에서는 홍차 마시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출근한 다음 세팅을 하고 홍차 한 잔을 마십니다. 3분 20초를 조금 넘겼는데 수색이 상당히 진합니다. 아삼베이스인가요. 통을 찾아보니 아삼과 실론이 섞였답니다. 그리고 에드워드 7세를 위한 블렌드라는군요.

처음 마실 때는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이 낫다 생각해서 그리 내려보았는데 진하고 조금 무겁지만 마시기 어려운 차가 아닙니다. 덩어리가 크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차입니다. 하지만 차를 연하게 마시는 저는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버거워 그 다음부터는 무조건 밀크티로 마십니다.
진하다보니 우유를 듬뿍 넣은 밀크티로 마시면 굉장히 맛있습니다. 평소에는 트와이닝 얼그레이로 밀크티를 만드는데, 그러면 우유맛이 강하고 차 맛은 약합니다. 로열 블렌드는 진한 차다보니 우유가 듬뿍 들어간다 한들 제 맛을 잃지는 않습니다.(물론 제 기준에서 그런 겁니다. 제가 만드는 밀크티는 홍차보다 우유가 더 많습니다.-ㅁ- 이쯤되면 밀크티가 아니라 홍차 우유죠.) 차통에도 찬 우유랑 곁들이면 맛있다고 하더니만 허언이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다음 여행 때도 한 통 사다놓고 마시게 될 것 같습니다. 아흑; 홍차 쇼핑은 자제하자고 했음에도 그게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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