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여는 글(00.그가 북쪽으로 향한 이유)에도 밝혔지만 도쿄 다음에는 센다이를 갑니다. 홋카이도까지 신칸센이 연결된 것도 좀 되었으니 마음 놓고 갈만 하지요. 사실 혼슈까지의 신칸센은 신아오모리까지 가고, 홋카이도까지 연결되었다는 건 그 지하 해저 터널을 통해 홋카이도 최남단인 하코다테까지 연결되었다는 겁니다. 삿포로까지 신칸센이 뚫리는 건 아직 멀었습니다.


그래도 1일 생활권 운운하길래 도전은 해봤습니다. 항공기로 움직이는 것보다야 열차쪽이 낫다 생각하면서요. 한국에서 열차 탈일은 전철을 제외하면 없다보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살짝 열차 여행에 환상이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

징하게 열차 타고 나면 그 환상도 가라앉게 마련이지만, 돌아와서 여행기 쓰고 있노라니 또 타고 싶다는 망상이 다시 생깁니다.

(이러면 안됩니다. 주인님, 통장님이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예약한 표는 총 다섯 장입니다.


도쿄 → 센다이

센다이 → 신아오모리

신아오모리 → 신하코다테호쿠토

신하코다테호쿠토 → 삿포로

삿포로 → 신치토세 공항


센다이는 1박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쿄에서는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한 번에 가는 열차도 있을 겁니다. 실제 센다이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가는 열차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전 신아오모리에서 잠시 내리는 표를 끊었습니다.

만약 삿포로까지 가장 빨리 가는 경로를 잡는다면, 센다이에서 1박을 하더라도 센다이 → 신하코다테호쿠토, 신하코다테호쿠토 → 삿포로로 끊는 것이 옳습니다. 왜 신아오모리에 갔느냐는 다음에 나올 겁니다.

맨 마지막의 삿포로에서 신치토세 공항까지 가는 열차는 JR패스 있는 김에 아예 지정석으로 끊었습니다. 그리고 도쿄에서 신하코다테호쿠토까지 가는 신칸센인 하야부사는 전석 지정석입니다. 고다마, 히카리, 노조무의 관서-관동 신칸센은 자유석도 있지만 하야부사는 지정석입니다. 그러니 미리 에키넷에서 좌석을 잡아 놓는 것이 낫습니다.


삿포로에서 공항까지 갈 때의 공항특급은 딱 한 차량만 지정석입니다. 다만 자유석이 매우 혼잡하다보니 아예 지정석으로 끊어가는 것이 여유롭게 탑승 가능합니다. 물론 JR패스가 있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들고 간 것은 전 지역의 JR패스가 아니라 동일본-남홋카이도의 플렉서블 JR 패스지만 이걸로도 다 가능합니다. 신치토세공항까지 포함하더군요.

만약 도쿄가 아니라 센다이에서 출발하면 패스가 또 달라집니다. 그쪽은 가격이 대략 9만원 정도 저렴합니다. 하지만 센다이에 들어가는 건 금호이고, 땅콩은 센다이에 안 들어갑니다. 어흑.






녹색창구-미도리마도구치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가게. 여기서 드립백을 하나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만. 더 구입하겠다며 그 다음날 아침에 돌아다녔으나 결국 못찾았습니다. 하하하하하. 뭐든 눈에 보일 때 사야하는 겁니다. 이번에는 그 스이카 펭귄 인형도 제대로 발견 못했고요. 막내동생이라던 털갈이 덜한 새끼펭귄과의 세트도 살까 말까 고민했지만 못찾았으니 그냥 넘어갑니다.


뭐, 도쿄역도 상당한 던전인 것은, 넓기 때문이기도 하고 계속 공사중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하하.








앞서도 적었지만 도쿄역 마루노우치 북쪽 출구 편에 여행자 센터가 있습니다. 거기에서도 JR패스 교환이 가능하여 전부 교환하고 나옵니다. 예약 내역 출력해갈 필요는 없고, 그냥 예약 당시 입력했던 신용카드만 가져가면 됩니다.







표를 끊어서 돌아오는 길목에 있는 Kitte에 갑니다. 저녁은 먹었지만 간식은 고프네요. 그렇지 않아도 슬쩍 피곤하니 과일종류가 땡기는데, 도쿄역 돌아다니다가 센비키야의 디저트를 본 참입니다. 돌아올 때 기회되면 사야지 그래놓고는 다른 출구로 나오는 바람에 잊었습니다. 그리하여 KITTE에 뭔가 디저트 사갈만한 곳이 있나하고 갔다가, 센비키야 카페를 만납니다.

...

쇼핑 결과물은 숙소에서 찍은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돌아와서는 이제 쉴 수 있구나 싶어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이 때가 오후 7시쯤. 제 평소 활동 시간을 생각하면 상당히 늦은 시각입니다. 도쿄역 왕복이랑 전시회에 들러 사진 찍은 것 때문에 조금 늦었을 겁니다.


저 사루타히코 커피가 도쿄역에서 사온 핸드드립입니다. 한 팩에 300엔으로, 이 다음 날 아침에 마시고는 마음에 들어 더 사러 간다 하고는 파는 곳을 못 찾아 포기했습니다. 다른 한 팩 구입한 건 G에게 넘겼지요.

참고로. 이 커피보다 더 마음에 든 드립백은 센다이에서 구입한 이시카와 커피(石巻珈琲工房いしかわ이시마키 커피공방 이시카와, 링크)의 드립백이라 여행 뒤에는 고이 잊었습니다.(...)

이 드립백 이야기는 다음에.






면세품은 G와 어머니가 부탁이 대부분이고 제 몫은 바디샵 제품만 하나 있었습니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것이 오쿠라에서 구입한 접시, 그 옆이 센비키야의 케이크들.


아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으니 카페인보다는 과일맛 차를 더 찾게 됩니다. 렘 히비야 체크인할 때 받은 립톤의 과일향 허브티가 참 괜찮더군요. 다음에 기회되면 한 통쯤 사둘까 생각중입니다.






센비키야에 들어가서 한참 고민했던게, 계절 상품들 때문이었습니다. 거기에 자몽젤리까지 추가. 센비키야의 딸기 케이크와, 푸딩 아라모드와 우유소스를 부어 먹는 딸기푸딩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오후 7시에 제가 먹을 수 있을리 없지요. 사진찍고, 씻고 나니 들어온 시간이 이미 7시도 훌쩍 넘겼던 터라 냉장고에 잘 보관하고 다음 날로 넘겼습니다.





앞서도 올린 오쿠라의 검은고양이 보물주머니 그림. 두 장 구입해서 한 장은 G에게 넘겼습니다. 이러니 여행 선물은 제 몫이 아니라 주변에 넘기는 재미로 삽니다. 제 몫이라면 조금 거리끼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나, 선물이라는 핑계는 훌륭한 방(어)책이 됩니다.







레몬 허브도 나쁘지 않았을 겁니다, 아마도. 다음에 여행 가면 아예 립톤 과일허브티백을 사다놓고 마셔야겠습니다. 저녁에 숙소 들어와 즐기기엔 이게 좋네요.




씻고 짐 정리하고 9시쯤 잠자리에 듭니다. 취침시각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군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의 밥상. 음, 실제 이 중에서 먹은 건 유통기한 문제가 큰 딸기쇼트케이크와 앞쪽의 푸딩입니다. 뒤의 딸기 푸딩과 자몽젤리는 잘 포장해서 도로 가방에 넣었습니다. 겨울이니까 이정도는 괜찮겠거니 생각하여...(...)


앞쪽의 커피잔은 숙소에 있었던 것이고, 거기에 사루타히코의 드립백을 내려봤습니다. 맛이 나쁘지 않더군요. 드립백은 가능한 적량을 추출하는 것이 가장 맛있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센비키야는 과일집이라고 얼핏 알고 있는데, 옛날 옛적에 여기서 한 번 과일 파르페를 먹은 것 외에는 도통 갈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충동구매를 했는데... 그러한데.. 우와. 최근 여행 때 먹어보았던 여러 딸기 케이크 중 제일 낫습니다. 딸기맛과 케이크 시트의 맛, 살짝 묵직한 듯한 크림의 맛까지 조화가 상당히 좋습니다. 이전에 사다먹었던 딸기 케이크는 고오급 딸기를 사용했다고 하지만 딸기 맛 자체가 그리 좋은 것도 아니고 또 질긴 느낌이 있었거든요. 이건 딱 맛있는 딸기케이크였습니다. 쓰읍.







이쪽은 푸딩 아라모드. 그러니까 푸딩에 크림이나 과일 등을 올린 디저트로 생각하면 얼추 맞겠지요? 달달하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거의 유일한 푸딩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정법으로 말하는 건 그 옆의 딸기푸딩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이날 오후 간식이었습니다.







숙소 체크아웃이 8시 경. 나오면서 흠칫했습니다. 숙소 바로 맞은 편에 극장이 있다는 건 간판을 보고 알았는데 무슨 극장인지는 이날 체크아웃하고 나오면서야 알았습니다. 문을 나서니 눈 앞에, 저 극장 앞에 어두운 옷을 입은 여성들이 매우 조용히 줄지어 있더라고요. 겨울이라 어두운 옷인건 알겠는데 특이한 건 목에 두른 스카프입니다. 어떤 모임은 다들 파란 스카프, 다른 쪽은 붉은 스카프입니다. 조용히 걸어 나오다가 극장 간판 저 멀리에 사람들이 보일까 말까 할 때쯤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카라즈카 극장.

아침부터 우리 누님(!)들 응원하러 일찍 나오셨나봅니다. 이날이 월요일, 아침 8시. 일본은 휴일이었으니 가능한 일입니다.



도쿄역 들어오자마자 캐리어는 지하 코인로커에 밀어 넣고 돌아다닙니다. 끌고 다니기에는 너무 크고 무겁습니다. 통행에도 방해가 되니까요.






다만 이날도 매우 헤맸습니다. 이 자리를 대략 6번 정도 왔다갔다 했던가요. 아니, 6번 넘었을지도 모릅니다. 지항는 피에르 마르콜리니도 들어와 있더랍니다. 여행 동안 초콜릿은 그리 떠오르지 않아서 손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초콜릿은 그냥 저냥이니, 초콜릿은 스트레스 치료약인가봅니다. 스트레스 받을 때만 떠오르니까요.






이번 여행에 사온 도쿄역 한정 벽돌 케이크. 파운드케이크인데 꽤 재미있었습니다. 여행 선물로 하나 들고 왔다가 어제 모임에서 풀었습니다.





그리고 커피우유맛 도쿄바나나랏코. 이건 뭐야; 무서워.....

솔직히 저 왼쪽 하단의 커피우유가 있었다면 당장 사왔을 것이지만, 저건 모형만 있었습니다. 어흑. 이날 맺힌 커피우유의 한은 마지막 날 신치토세공항에서 풀었습니다.






신칸센 타러 들어가보니 대기실이 있더군요. 도쿄역에서 산 이러저러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열차를 기다립니다. 15분 정도 남기고 올라가니 열차 구경도 가능하군요.






왜 찍었는지 알 수 없.... 아니, 정말 왜 찍었지?; 하여간 센다이 가는 도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뛰어 넘어 센다이. 열차 관련 글은 따로 모아 올리겠습니다. 삿포로 일정까지 다 끝내고 올려보죠.



자아. 센다이의 숙소 이야기와 이날의 점심 이야기를 묶어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과연, 언제쯤 쓸 수 있을 것인가..? 원래 목표대로라면 지난 주말에 여행기를 다 끝냈어야 했지만 이제야 이틀째, 다섯 번째편입니다. 00이 있으니 네 번째가 아니라 다섯 번째. 하여간 새벽에도 조금씩 진도를 빼겠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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