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서가를 들여다보다가 만난 책입니다. 처음에는 『輕やかさの秘密』만 보고 책 내용을 보니, 아주 본격적인 프랑스제과법이더군요. 그래서 덥석 빌려와서 내용을 훑어 보았습니다.

아니, 애초에 책 첫머리에 나오는 것이 크렘 파티시에르랑 크렘 샹티이, 이탈리안 머랭 만드는 법입니다. 만드는 법도 매우 구체적으로 사진 하나 하나 보여주면서 하네요. 이탈리안 머랭은 만드는 걸 실패하면 어떤 망가진 질감이 나오는지까지도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본격적이다 싶었는데, 그 다음에는 오페라가 나옵니다. 먼저 재료를 준비하고 커피시트(비스퀴 조콩드 카페)를 만들며, 사이에 쓸 시럽이나, 가나슈(초콜릿), 커피크림(크렘 오 뵈르 카페) 만드는 법을 각각 소개하고는 조립합니다.


이쯤에서 깨닫습니다. 이거 보통의 책은 아닌데, 어디서 낸 거지?


죽죽 읽어 나가는데,

-시부스트 만들 때 위를 캐러멜화 하기 위해 토치를 쓰는 것이 아니라 인두(...)를 씁니다.

-파이 시트 만드는 법이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됩니다. 먼저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준비하고, 버터를 넣어서 접으며, 3절 접기와 4절 접기는 각각 어떻게 하는지 등등

-대체적으로 케이크의 만듦새가 매우,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그 만듦새를 보고 있노라니, 다른 제과책과는 달리 '이건 이 대로 만든 다음 팔아도 된다'는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조금 더 나갔을 때 몽생클레르를 확인합니다. 아놔. 그 뒤에 나오는 케이크에 꽂힌, 몽생클레르의 로고도 그제야 눈에 들어오네요.


다시 말해 이 책은 츠지구치 히로노부가 쓴, 몽생클레르의 비법 책입니다. 그리고 그 비법은 범상치 않습니다. 집에서는 웬만해선 이 수준을 따라하기 어렵겠다 싶고, 방법은 소개되었지만 이걸 따라가기에는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겠구나 싶습니다. 완성 케이크를 사진으로 보면 더하죠. 그리고 그 사진 그대로의 케이크가 나온다는 걸 알아서 그렇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따라해보고 싶은 책이 아니라 보고 나면 여기 케이크는 그냥 사다먹는 것이 좋겠다는 확신이 들게 하는 무서운 책입니다.



착한 어른이들은 따라하지 마세요. 재료비와 실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이 맛 나지 않을 겁니다.



辻口 博啓. 『モンサンクレ-ル 輕やかさの秘密』. 柴田書店, 2013, 50380원(알라딘 기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