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피로와 미세먼지와 추위와 감기 핑계를 대며 운동을 건너 뛰었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일종의 명상이라, 운동을 덜하면 상상력도 많이 떨어집니다. 그렇다보니 이러저러한 글감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지요. 그래도 오늘은 아침 출근길에 떠오른 이야기가 있어서 잠시 끄적여 봅니다.



요 며칠 읽고 있던 『별의 궤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 중 하나는 형사입니다. 다른 것보다 그 형사가 여성이었다는 걸 알았을 때 의외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지요. BL은 대체적으로 남성의 등장비율이 높기 때문에 등장인물도 거의 남성이게 마련이지만 그 중 둘은 여성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스핀오프작인 『별의 괴도』에서는 중요 인물 중에 여성이 더 늘어납니다. 『별의 괴도』를 읽고 주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읽다보니 『별의 궤도』에서도 스핀오프작의 실마리가 되는 키워드가 몇 등장합니다. 감금하고 싶다거나, 키웠으면 좋겠다거나 하는 이야기. 하지만 가볍게 보기에는 『별의 괴도』는 너무, 너무 무거운 이야기였지요. 이전의 스핀오프 작을 떠올리며 가볍게 보겠다고 덤볐다가 옆에 손수건 찾아왔더랍니다. 하하하.



거꾸로 대비되는 것은 『스푸너』입니다. 이쪽은 등장하는 여성이 누가 있냐고 물으면 기억을 한참 더듬을 정도입니다. 『그의 엔딩 크레디트』는 어느 가족 때문에 여성 등장이 많지만, 그쪽을 빼면 또 없네요. 하기야 그런 BL이 한둘은 아닙니다만.


대비되는 또 하나의 소설은 어제 리뷰를 올린 『Lars』입니다. 출간작은 아니고, 브릿G 연재, 완결작입니다. 북유럽 추리소설 좋아하신다면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고요. 이 소설은 읽고 나면 주인공은 남성이지만 그 외의 주요 인물들이 전부 여성이란 생각이 듭니다. 돌이켜봐도 그렇고, 주요 남성은 3~4명이고 주요 여성도 3~4명이지만 역할 비중은 여성쪽이 높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소설은 『잿빛 하늘의 검』입니다. 이쪽은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등장하는 인물이 대부분 여성입니다. 남성도 많으나, 이야기 흐름의 주축이 되는 건 여성입니다. 로맨스소설은 대체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의 비중이 높지만 권력의 무게를 달아보면 남성이 훨씬 무겁습니다. 『잿빛 하늘의 검』도 권력의 무게는 남성이 훨씬 무거우나, 애초에 남성의 서사 비중이 적습니다. 다른 로맨스 소설은? 권력자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다보니 그런지, 여성은 많이 등장하지만 무게감을 잡는 건 남성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소설마다 다르지만 느끼는 바가 그러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니 슬슬 연말 결산의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으으으으. 언제 다 정리하지?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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