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BL입니다.-ㅁ-

BL, 현대.


2016년 출간작인데 출판사의 출간작 전체 판매 중단으로 알라딘에서는 4월 27일까지만 구매 가능... 아니, 그 때부터 판매 중단이었나요. 하여간 며칠 안남았습니다. 리디북스는 이미 판매 중단되었을 겁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매우 간단합니다. 하진은 홍찻집을 운영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이 홍찻집에 드나들며 홍차를 주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매우 하진의 취향이어서 어떻게든 꼬셔볼려고 노력 중이나 쉽지 않습니다. 노말인지 게이인지도 확실하지 않지만, 이름만이라도 알아두려고 해도 카드마저 법인카드를 쓰는 터라 알 수 있는 것이 매우, 매우 드뭅니다. 그나마 법인카드 덕에 회사 이름은 알았지요. 로펌에 다니는 모양이더랍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창 놀러 다니던 때 하진은 클럽 내에서 마성의 게이로 유명했습니다. 백이면 백, 찍은 사람들은 다 넘어오는 터라 그렇기도 했지만 외모 자체도 굉장히 예쁩니다. 찻집 운영하면서도 자신에게 홀랑 넘어온 사람들이 여럿이니까요. 정말 더럽게 맛없는 하진의 홍차를 매번 찾으면서도 정보 하나 제대로 안주고 무심하게 있는 것이 또 매력적이란 말입니다.


하진이 북촌에 홍찻집을 차린 것은 로또 당첨이 된 후입니다. 별 생각 없이 했던 로또가 세금 이것저것 제하고도 81억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북촌에 이층집을 사서 1층은 가게, 2층은 살림집으로 설계했습니다. 로또 맞아서 백수로 산다고 하면 겸연쩍으니, 뭔가 직업이라도 갖자 싶어서 1층 가게에는 찻집을 차렸답니다.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고상해 보여서.(먼산)

하지만 돈이 있으면 뭐든 됩니다. 찻잔 구비를 위해서 백화점 가서는 가장 비싼 걸로 주세요! 라고 했다니 저도 참 부럽습니다. 거기에 세계 여행 다니면서 홍차도 이것저것 사다 놓았다고 하니까요. 다만 솜씨는 그리 좋지 못해서, 향만큼은 끝내주지만 맛은 백이면 백, 한 모금 머금고는 그대로 분사할 정도입니다. 극악의 맛을 자랑하지요.


짐작하시겠지만 이 이야기는 하진이 그 홍차남이라 불리는 손님을 꼬시는 이야기입니다. 워낙 출중한 미모를 자랑하는 하진이라, 이미 스토커에 가까운 구애자가 둘이나 있고, 하나는 돈 많은 놈, 하나는 체력이 넘치는 놈이 그 둘입니다. 하지만 대단한 홍차남은 그 둘을 아무렇지도 않게 물리치고는 하진을 차지합니다. 뭐, 하진이 트로피인 것은 아니지만 홍차남인 민선우 입장에서야 수 많은 난관을 물리치고 애인자리를 얻어냈으니 트로피라 해도 틀리진 않을 겁니다.-ㅁ-a


이렇게만 보면 참 평범한 연애담인데, 몇 가지 양념이 첨가되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첫째, 하진은 락rock 매니아입니다. 광팬이고요. 락페스티발 쫓아다니는 것은 당연하지만, 백화점에서 가장 비싼 찻잔을 갖다 놓고 한옥으로 지은 홍찻집의 배경음악이 락입니다. 주인의 심경에 따라 락발라드에서 메탈까지 자유자재로 오고갑니다.

둘째, 하진은 로또 당첨자입니다. 돈이 많지요. 그래서 주변의 방해꾼 중 누군가가 '얼마면 돼! 얼마면 떨어질거야!'를 외쳤을 때도 "저 돈 많은데요?"라는 답을 줄 수 있습니다. 한 장이 들어왔을 때, 시큰둥 하자, 두 장을 내밀었던 그 분은 로또 당첨자라는 이야기에 고이 꼬리를 내리셨습니다.

셋째, 민선우의 입장에서 보면 이야기가 또 달라집니다. 그리고 선우도 하진과 함께 락의 길을 걷습니다. 외전을 보면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애인 몇 년차가 되니 이제 척하면 척입니다. 같이 다니더군요.-ㅁ-


이 외에 바나나라든지, 삼청파출소라든지, 종로경찰서라든지, 태릉이라든지, 제주도라든지의 이야기가 더 남아 있지만 그건 직접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구입 가능한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아쉽네요.;ㅂ;


violetcream. 『지금 그대와 나』. 청순한언니들, 2016, 2800원.


읽고 나면 홍차가 마시고 싶어진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내일은 잊지말고 출근하면서 포트 들고 와야겠네요. 꿩대신 닭이라고, 스누피라도 우려 마셔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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