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조아라에서 결말까지 보고 출간을 기다리던 작품입니다. 생각보다 출간이 늦었다고 기억하고요. 받아 들으니 책이 두툼하고 묵직한 것으로 두 권입니다. 읽은지 오래되어 연재본과 출간본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전과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글로리아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교통사고입니다. 그리고 정신이 들었을 때는 교통사고는 이미 몇 년 도 더 전의 일이고 자신은 임산부로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뿐인 시누이와는 매우 사이가 좋지 않으며 남편과의 관계도 나쁩니다. 그리고 그 잃어버린 몇 년 간의 글로리아는, 자신이 아닌 누군가라는 것을 차차 깨닫습니다.

그 간의 글로리아가 누구였는가는 제목과도 연결됩니다. 앞부분은 자신의 몸을 되찾은 글로리아가 자신이 살고 있는 저택의 사람들과 서서히 친분을 쌓는 모습을 섬세하게 다루며, 그 와중에 새로운 갈등 요소가 등장합니다. 후반부는 글로리아의 남편으로 내내 방관자적이며 수동적 입장에 있던 에드윈이 조금씩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에드윈의 움직임은 외전에서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가족을 보호하고 감싸면서 오히려 가족을 무너뜨렸던 사람이, 이제는 새로운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입니다. 외전을 보면 그런 부분이 강조되더군요.



다만, 그게 문제입니다.(먼산)

에드윈이 선택한 삶은 글로리아와 함께하는 삶입니다. 그렇기에 다른 것들은 다 팽개치고 버려둔채 글로리아를 따라 낯선 시골마을의 농장에서 함께 생활합니다. 사교계 같은 것은 모두 벗어 던져버리고 그곳에서 안온한 삶을 영위합니다. 거기에 또 다른 인물도 동참합니다. 누군지는 외전을 보실 분들을 위해 남겨둡니다만... 저는 그 두 사람의 선택이 정말로 행복했을까 의문이 들더군요. 기존의 삶을 송두리채 바꿔 놓을 선택인데 그곳에서의 삶이 행복할까요. 특히 두 번째의 인물은 그간의 생활에 염증이 나있다고 해도 농장에 맞춰 사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인데요. 가끔은 그 화려한 삶이 떠오를 것이고, 아버지와 다른 이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났지만 그 뒤까지 그런 행복이 이어질지 장담이 안되더군요. 그래서 더 아쉬웠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린 이야기라 길지만 두껍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배경이 또 벨 에포크지만 평행세계의 공간이라 그런 배경의 로맨스소설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임윤혜. 『불청객 1-2』. 로크미디어, 2017, 각 1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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