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비용이 들어간 것은 숙소입니다. 항공기는 진에어. 1인당 31만 가량이었습니다. 여행 전 예약한 렌터카랑 숙박을 합해서 넷으로 나누니 그게 1인당 5만엔을 조금 넘더군요. 거기에 공동 비용으로 책정한 식비와 기타 교통비(기름, 톨게이트, 철도 등)를 정산하니 도함 6만 8천엔. 저랑 G는 별도로 엔화를 들고 가서 썼으니 이건 부모님과의 공동 비용만 해당이 됩니다.

렌터카는 3만엔이었으니 숙박비가 얼마나 비쌌는지는 대강 짐작 하실 겁니다. 심지어 가장 좋았던 첫날의 숙소는 방 두 개 1박에 8만 4천엔을 조금 넘겼습니다. 하하하.-_- 삿포로에서의 3박은 방 두 개에 12만엔 가까이 나왔고요. 방 가격이 상당히 차이납니다.

그렇게 무리해서 숙소를 잡은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부모님. 원래 어머니 생신 기념으로 여행을 잡은 거라 처음에는 패키지로 가려고 했던 거였고, 그걸 제가 패키지보다 이쪽이 싸다면서 우겨서 돌렸습니다. 1인당 고정비용으로 약 80만원이 들었으니 그래도 저렴하죠.
참고로 여행 내내 어머니는 한국인을 만나면 여행비가 얼마인지 확인하느라 바쁘셨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다닌 코스가 다른 사람들보다 저렴하다는 확신이 서자 기뻐하시더군요. 4박 5일에 숙소도 좋고 식사도 나오고 다른 사람들보다 돈을 덜 들였고. 음. 이게 효도인가요.(...) 물론 운전은 어머니가 하셨지만 그건 이미 머릿속에서 사라지셨을 듯..;


숙소 사진은 안 찍었지만 첫날은 온천쪽으로 잡았습니다. 노보리베쓰를 갈까 했는데, 그보다는 하코다테 야경이 더 땡겨서 하코다테로 방향을 바꾸고 유노카와 쪽으로 숙소를 잡았습니다. 노보리베쓰 같은 화산지형은 다른 곳에서도 이미 보셨으니까요. 기왕이면 신기한 쪽이 좋습니다.
거기에 공중탕을 저어하는 성격 때문에 가능하면 개인탕이 딸려 있는 숙소가 좋다 싶어 찾았는데 마침 하나 있었습니다. 하코다테 유노카와 지역에 있는 헤이세이칸 시오사이테이(平成館 しおさい亭)가 그렇더군요.(자란링크) 지난 겨울부터 검색을 시작했는데 숙소 가격이 안 올라와 계속 기다리다가 잽싸게 낚아챘습니다. 지금 확인하니 다음주 가격은 34000엔. 으으음. 제가 높은 가격에 예약한 건지도 모릅니다.-ㅁ- 이미 지난 것이니 잊지요 뭐.;




노천탕이 딸린 방은 다다미 방입니다. 바다쪽-정확히는 쓰가루 해협을 바라보는 방이고, 석식과 조식이 붙은 걸로 예약했습니다.




이런 방. 커튼 너머가 노천탕이 있는 베란다입니다.




 카드



환영 과자로 나온 것이 카망베르치즈맛 와플과자인데, 먹어보지 못하고 그냥 싸들고 왔습니다. 이모저모 긴장해서 여행 내내 먹을 것이 잘 안 들어가더군요. 그 옆에 보이는 것은 매실 절임. 1층 기념품가게에서도 팝니다. 그 가게에서는 이것저것 선물할 것들이 많아 여기서 한차례 잔뜩 구입했습니다.-ㅁ- 그건 나중에..




낮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데 여기 앉은 적은 거의 없네요. 숙소에 머무른 시간이 길지 않아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 밖에 보이는 통이 노천탕.




반신욕할 정도의 크기입니다. 물은 계속 졸졸졸 흘러 나옵니다. 여기서 샤워를 할 수도 있는데, 욕실에서 씻고 탕에 들어갔기 때문에 쓸 일이 없더군요.





밖이랑 바로 이어져 있는데 이래저래 시선차단이 되어 그런지 밖에서의 시선이 들어올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게 욕조. 나무통은 아닙니다. 플라스틱 비슷한 건가? 하여간 찬물을 섞어 쓸 수 있고요. 원수는 상당히 뜨거운 모양입니다. 저는 둘째날 아침에 슬쩍 들어갔는데 몸이 노곤노곤 풀리는 것이 참..ㅠ_ㅠ 나이 먹으니 온천도 참 좋습니다. 으흑으흑으흑.




1층 로비에서 보이는 바다. 그러고 보니 바다에는 못 들어갔네요. 하늘 상태가 안 좋은 건 할롱이 북상중이기 때문입니다. 이 할롱은 여행 초반 열심히 괴롭혔지요. 아니, 여행 전에도. 무엇보다 할롱의 북상 때문에 비행기가 취소될까봐 걱정했거든요. 다행히 천천히 올라와서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여행 둘째날, 하코다테를 출발한 그날이자 이 사진을 찍은 날에는 홋카이도에 최고 300미리의 비가 예보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구시로 쪽에만 160미리 정도 온 듯. 둘째날은 비를 드물게 만났습니다.)





베란다에서 오른쪽를 바라보면 이렇습니다. 아마 저기 보이는 산이 하코다테산일거예요. 올라가서 야경 보는 산 말입니다.




저 바다 건너편이 본토, 아오모리. 첫날 야경 투어를 다녀왔는데 그 날은 비온 뒤라 시계가 좋아 멀리 아오모리의 불빛도 보였습니다. 둘째날은 할롱이 먼저 보낸 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네요.




석식과 조식은 따로. 그래봤자 사진이 많지 않긴 합니다만, 그래도 꽤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저 노천탕을 굉장히 좋아하시더군요. 아.ㅠ_ㅠ 예약한 보람이 있었어! 저만 간다면 절대 못 갈 비용이지만 그러니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갈까요.

하코다테는 아마 다음에 갈 일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정말로 신칸센이 뚫려, 삿포로에서의 이동이 가까워진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멀어요. 아직 하코다테의 직항편이 없기도 하고요. 그러니 하코다테 안녕. 이번에 야경은 잘 보고 왔단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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