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눈 티세트는 꽤 오래전부터의 로망이었습니다. 소녀의 꿈이라고 하면 정말 웃기긴 하지만, 티세트나 애프터눈 티타임, 티타임 분위기 자체를 꿈으로 삼았던 것이 워낙 오래전 일이라 말입니다. 티타임 자체는 아마 「빨간머리 앤」일 거고, 애프터눈 티세트는 그보다는 뒤일 겁니다. 본격적으로 음식 잡지를 보면서였을 걸요? 아마도?

한국에서는 정석적인 애프터눈 티세트를 접하기가 참 힘들었고, 가격과 맛이 괜찮은 것은 그보다 더 드물었습니다. 아직 영국은 가보지 못했으니 정석의 애프터눈 티세트나 정석의 스콘세트는 아직 못 먹어봤다고 해도 틀리진 않습니다. 뭐, 정석이 뭐냐라고 물으신다면.... ... 음, 꿈꾸던? (...)


몽슈슈는 한국에 들어온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 여러 백화점 지하매장에 들어갔고, 가로수길에도 매장을 열었지요. 그리고 살롱 드 몽슈슈라고, 별도의 매장을 연 것은 올해의 일입니다. 여기도 가보겠다고 벼르고만 있다가 드디어 날 잡고 다녀왔습니다. 사람이 많은데다가 공간이 작아 아예 오픈시간에 맞춰 가거나, 근처에 볼일을 만들어 대기명단에 올려놓고 돌아다니다가 연락오면 들어가는 것이 낫습니다.


11시 반쯤 갔는데도 이미 대기명단에 올려야 하더군요. 근처 스타벅스에서 잠시 수다를 떨다가 12시 조금 넘어 들어갔습니다.



세명이서 애프터눈 티세트 3인분. 2인분이 얼마더라. 1인분이 1만 2천2만2천, 2인분이 2만원4만원인가,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포크와 나이프가 은제였을 거예요.-ㅂ-




홍차가 나온 다음의 모습. 홍차는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왼쪽이 1인분, 오른쪽이 2인분.
2인분의 경우에는 서로 다른 디저트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미니 타르트가 1인분은 레몬머랭만 하나 나왔지만 2인분은 레몬머랭이랑 딸기포도커스터드타르트가 함께 나왔거든요. 마카롱도 2인분은 녹색이랑 분홍색이 하나씩 나왔습니다. 무슨 맛이었는지는 기억이 희미하네요. 설탕맛이었던 확실합니다.(...)


그러고 보니 몽슈슈의 롤이나 해피파우치도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옛날 옛적, 도쿄 여행 갔을 때 니혼바시 미쓰코시 본점에서 몽슈슈에 줄을 길게 늘어선 걸 보고는 고이 발걸음을 돌린 뒤, 한 번도 직접 나서서 먹어보진 않았거든요. 크림이 가득 들어간 롤보다는 젤리롤이라고 흔히 불리는 잼바를 롤케이크를 선호하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파운드케이크를 좋아하는 입맛에 몽슈슈 같은 크림롤은 있으면 먹지만 일부러 찾아먹지는 않습니다.-ㅠ-;
전체적인 만족도는 무난합니다. 가로수길이라는 위치를 넣지 않아도 일반적인 수준에서 저렴하고 괜찮다 싶은데, 여기에 위치를 넣으면 가성비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릅니다. 홍차 한 포트에 저렇게 많은 디저트를 포함해서 저 가격이라니...-ㅁ-; 칭찬할만 하지요. 그러니 가격 생각하면 한 번쯤 먹어보러 갈만하고, 몽슈슈를 좋아하시면 꼭 갈만합니다.




최근 여기저기서 애프터눈 티세트 나온 건 보았는데 다른 곳도 차근차근 방문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통장 잔고와 카드 사정이 허락한다면 말이지요.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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