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출판사 북스피어 블로그인 위풍당당 북스피어의 의기양양 편집부에서 시작됩니다. 미미여사로 통칭되는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웬만해서는 전부 구입해서 보는데, 마침 미미여사의 에도 여행기가 나온다지 뭡니까. 당장에 구입하리 생각하고 있는데 출판사에서 이런 이벤트를 하더군요.

마감을 어긴 대역죄인, 5대 출판사를 조리돌려 죗값을 치르게하라.(링크)

오오오오오, 재미있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덕 순례여행(...)도 하는 판인데 아예 코스까지 자세하게 일러준 이런 여행기를 안 따라갈 수 없지요. 일단 책을 보고 그 중에서 적당한 것을 골라 쫓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일단 책을 구입합니다. 한 장씩 야금야금 읽어가면서 어떤 것을 하나 고민했지요.
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습니다. 여행 기간이 짧았거든요. 원래 딱 하나의 목적으로 2박 2일에 가까운 2박 3일 여행을 가는지라 시간 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도쿄 내에서 돌 수 있는 것 중 시간이 덜 걸릴 것 같은 걸 고르니 후카가와 주변의 7대 불가사의도 괜찮은데, 여길 가면 무사히 하루 혹은 반나절 만에 일정을 끝내고 나올 자신이 없더랍니다. 이전에 그 근방의 호쿠사이사보라는 찻집에 갔던 걸 떠올려보면, 은근 취향인 장소가 많아서 홀라당 넘어갈 것 같았거든요.; 게다가 근처에 스카이트리도 있을 테고.
고민하다가 암전히 포기하고 황거 한 바퀴 돌기를 선택했습니다. 그 장에서는 하룻동안 천천히 돌지만 저는 이미 정보를 듣고 알고 있었습니다. 황거 한 바퀴가 딱 5km라고요. 이번 여행의 빌미(...)를 제공한 모님께 들은 이야기였습니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여기를 조깅하는 사람도 많다나요.

5km면 길지 않습니다. 물론 체육관의 런닝머신 속도이긴 해도, 최대 속도로 놓으면 6.2km는 훨씬 넘습니다. 그 정도 속도라면 사진을 찍으면서 걸어도 두 시간은 안 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리고 이런 얄팍한 생각으로 여행 둘째날은 황거 한 바퀴를 돌기로 합니다.

다만 평일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으니 기왕이면 새벽에 돌자고 생각합니다. 숙소에서 6시 반에 나와 도쿄역으로 이동해 보니 어디거 어딘지 헷갈리는군요. 아이패드로 구글맵을 찍어 위치를 고민하며 움직입니다. 여행 가기 전에 미리 표를 만들어 필수적으로 확인해야하는 장소를 적어온 보람이 있습니다. 출발지가 교통회관이었네요. 근데 여기는 도쿄역에서 움직여서 찾기는 어렵습니다. 하하하.



行幸길이라는 곳을 따라 황거앞 공원을 찾아 나오니 이런 해자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마음의 눈으로 보시면 오른쪽 어드메에 백조 두 마리가 있을 겁니다. 이 백조가 설마하니 『에도여행기』에 나오는 그 백조는 아닐 테고요. 손자의 손자의 손자쯤으로 해둡니다. 그게 이미 20년 가까이 전의 글이잖아요.(헉!)

그러고 보니 황거 한 바퀴를 선택한 이야기가 여러가지 있었지요. 거리가 얼마쯤 되는지 대강 알고 있었다는 것. 시작과 끝이 확실하다는 것, 길을 찾기 쉽다는 것. 그리고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공간인데다가 황거는 단 한 번도 가본적이 없다는 것. 일본 여행은 여러 번 다녔지만 황거는 단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습니다. 아니; 생각해보니 성은 들어간 적이 전혀 없군요. 이야아. 여행 취향이 이런 곳에서 들통납니다.


하여간 고개를 들었을 때 깜짝 놀랐던 것은 저 분위기 때문입니다. 역광이라 잘 보이지는 않지만 왼쪽은 높은 빌딩, 해자 건너편은 숲. 그런 극과 극의 모습이 참 신기하더군요.




해자 건너편의 높은 건물들.




그 길 건너편.




그 사이의 길. 저 길을 따라 가면 도쿄역입니다.


음, 사진만 봐서는 방향이 조금 헷갈리지요? 하여간 해자를 따라서 조금 더 앞으로 걸어갑니다. 시작점은 교통회관, 그리고 그 앞의 바바사키몬입니다. 찾으러 가야지요.
해자를 오른쪽에 두고 내려가니 얼마 안있어 바바사키몬이 보입니다. 구글맵으로 몇 번 확인하니 이 건물이 교통회관이로군요.




...
아마 맞을 겁니다...?;

시간이 이르기도 하고 어차피 들어갈 생각은 아니었으니 출발점을 찾아봅니다.(사진 찍은 시각이 오전 7시 9분.)




오오. 이런 주변 지도가 있군요. 이런 거리 지도가 군데 군데 있어 좋았습니다. 초반에 길이 헷갈릴 때도 이걸 보고 방향을 잡았지요.




지도를 찍고 보니 바로 오른편에 이런 기둥이 있습니다. 바바사키몬. 으흑. 한자를 읽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힘들었을 거예요!
나중에 보고 알았지만 각 문마다 이렇게 푯말이 있습니다. 근데 『에도여행기』에는 별다른 언급이 없지요. 보니까 그 이후에 나중에 치요다구에서 조성한 모양입니다. 그건 나중에 다시 설명하지요.




화살표를 보면 니쥬바시는 왼쪽이랍니다. 제가 나온 역이 니쥬바시마에역이었던가요. 음, 헷갈립니다.
하여간 이 안쪽에 니쥬바시가 있고 그 부근이 공원으로 조성되었습니다.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개를 데리고 아침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도 개 종류가 다 달라요. B님은 아마 굉장히 좋아하실 겁니다. 후후후훗.




여기서는 잘 안 보이는군요. 이거 아침 노을입니다. 저녁 노을이 아니예요.ㅠ_ㅠ
앞쪽에 보이는 흰색 다리와 뒤에 보이는 회색 다리가 겹쳐 보여서 이중다리라고 『에도여행기』에 나옵니다. 근데 이렇게 봐서는 잘 모르겠지요. 나중에 다시 나옵니다.




초반에는 신이 나서 이것저것 찍어댑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뭔지 알게 뭔가요. 건물 이름이 꼭대기에 크게 박힌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눈 앞의 건물은 확실히 이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팔래스 호텔. 통조림(!)으로 유명한 호텔입니다.
...
진짜로 그렇게 믿으시면 안됩니다.
작가를 객실에 가둬 원고를 토해내게 만드는 무서운 호텔이라는군요. ... 진짜 믿으시는 건 아니지요?



메모한 것을 보면 그 전에 사카시타몬과 이시오토시를 보았어야 했는데 못챙겼네요. 하하하.;; 시작점에서 조금 많이 헤매서 그렇습니다.(먼산)




책에도 나옵니다. 이 부근의 해자는 높이 차이가 2미터 남짓이라고요. 확실히 가깝게 보입니다. 그럼 깊은 곳은 얼마나 깊기에 그런 말이 나오나 했는데, 깊은 곳은 마치 어디 산골짝 계곡 같은 느낌입니다. 나중에 다시 나옵니다.




오테몬.
기쿄보리해자도 빼먹은 셈인데, 해자이름은 안나왔더군요. 각 문의 이름만 적어 놓았나봅니다. 걷는데 바빠서 사진 찍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보면 오른쪽에 문을 잡고 있는 여자분이 보이지요. 들어가시더랍니다. 그 뒤에도 중년과 청년의 남자분 둘이 들어갔고요. 아마도 내부에서 근무하지 않나 싶습니다. 황거를 둘러보는 일도 있을테고. 그러고 보니 일본 왕실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도 내부에 있지 않을까요? 바깥에서 근무하려나?




이렇게 지도를 보면 제가 얼마나 왔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브를 도는데 어디서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 아주 익숙한 냄새. 이건 시골 냄새로 흔히 불리는 외양간 냄새입니다. 그렇습니다. 여기는 도쿄 한 복판, 게다가 황거 옆인데 왜 화장실 악취도 아니고, 약간은 구수한 듯한, 약간은 사람의 비위를 상하게 만드는 묘한 냄새가 나는 걸까요.




보니 이 동상 주변에서 냄새가 나는데 화단 조성중이더랍니다. 그 화단에다가 비료를 부었더군요. 짙은 초콜릿색의 고운 무언가가 화단에 있더랍니다. 겨울이니까 봄을 대비해 화단도 준비하나봅니다.
그나저나 이 분은 누구신지. 책에 언급이 있던가요..? ;ㅁ;




중국분인가요?;




해자를 오른편에 두고 계속 걸어올라갑니다. 저 앞에 다리가 보이는 걸 보니 또 새로운 문이로군요. 완만한 커브를 따라 도는데, 그렇다면 이 근처에 마루베니 빌딩이 있어야 하지만 알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무작정 걷습니다. 벌써 이다바시가 멀지 않군요.




이게 히라카와몬인가봅니다. 읽는 법은 없지만 때려맞추는 거죠.;





지도에서는 이미 출발점이 안 보입니다. 꽤 걸었나봅니다. 이 때가 7시 47분.
헤맨 시간을 생각하면 한 30분 정도 걸었나봅니다.




이미 여기 올라오기까지도 살짝 오르막입니다. 사진 오른편에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찍혔는데 황거 주변 도로가 조깅으로 유명한가봅니다. 정확히는 조깅이 아니라 마라톤 혹은 장거리 달리기 연습용 코스인가봅니다. 공식 코스가 아니라 입소문으로 알려진, 그런 코스 말입니다. 아침 시간에는 달리는 사람이 굉장히 많더군요. 제가 걷는 동안 만난 사람을 헤아리면 세자릿수는 될 것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마라토너도 있어 보이고, 단순히 조깅하는 사람도 있고, 주변 학교의 운동부로 추정되는 어린 학생들도 보입니다. 운동부라 생각한 건 남녀가 섞여서 같이 뛰었기 때문이지요.-ㅂ-;

그러고 보니 사진을 안찍었나요. 이 다리가 다케바시입니다. 다른 다리와는 달리 꽤 크더군요.



이쪽이 아마 구단시타 지나서인 걸로 기억하는데, 황거 북쪽편일겁니다. 오르막을 따라 돌다보니 오른편에 도쿄근대미술관이 있네요. 이 주변은 온 기억이 전혀 없어서; 이런 건물이 황거 주변에 흩어진 것도 이번에 돌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자아. 앞에 시작할 때 해자의 높이 차이가 2미터 정도라는 언급이 있었지요. 이쪽은 이미 황거쪽이 훨씬 높습니다. 앞보다 두 배 이상이 되었지요. 토대를 쌓은 돌의 크기는 동일하니 그 높이가 대강 짐작이 가실 겁니다.




이쯤되면 굉장히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라, 이보다 더 위압감이 느껴지는 곳이 있습니다. 그건 뒤에 나오지요.





여기가 기타..? 죄송합니다. 못 읽습니다.;
하여간 이쪽 문이 동쪽 정원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는데, 월요일과 금요일이 쉬는 날이라 닫혀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든 문에는 최소한 한 명씩 경비담당자가 있더군요.




이쪽은 관청가와 이어지는 문으로 추정되는데 말입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입니다. 하여간 이 바로 앞에 기둥이 있던데,




 이건 무슨 문일까요. 겐몬?;
그리고 여기부터는 갑자기 해자가 없어집니다. 해자 대신 도랑 같은 것이 있고, 높은 돌담 벽이 있습니다. 그러니 황거가 그나마 가깝게 있는 구간에 해당되네요.




이것도 무슨 대사관 같긴 한데 말입니다. 설명이 있을 법한데 길 건너편에 있어서 확인을 못했습니다. 그나저나 이 풍경만 놓고보면 도쿄 한 복판이라 생각하기 어렵군요.;





오르막을 따라 걷다보니 이런 문구도 나옵니다. 달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주의. 보도는 달리는 사람들만 쓰는 것이 아니니 보행자들에게도 신경써달라는 내용입니다. 하기야 뛰는 사람들이 있으니 걷다가도 조심하게 되고 조금 위축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마치 걷는 사람들이 장애물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받는거죠. 물론 제 개인적인 경험이니 모든 사람이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하여간 여기를 보면 바로 옆에 담이 보이지요? 저게 황거 담입니다.




왼쪽이 담이 끝나고 해자가 다시 시작되는 부분. 저 해자를 보면 해자가 강처럼 보일겁니다. 오른편이 황거 옆 길이고요. 맨 왼쪽이 돌담, 그리고 울타리. 그리고 해자. 이걸 보면 해자가 아니라 운하 같아보입니다. 그정도로 규모가 크지요. 앞서 2미터 높이의 돌담 해자, 그 뒤의 높은 돌담과 해자, 그리고 언덕배기와 해자. 여기가 앞서 높은 돌담과 해자보다 더 박력있게 느껴집니다. 이 사진만으로는 감이 안오지요.




그리고 오르막의 정점을 찍은 이 부근에 영국 대사관이 있습니다. 저게 영국대사관이더군요. 이것도 앞서의 건물과 마찬가지로 도쿄 안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낯선 풍경입니다. 놀란 것은 저게 영국대사관이고 부지가 엄청나다는 것. 이야아아....; 그냥 영국 내 저택이라고 해도 그냥 믿을 것 같아요.




이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영국대사관 길 건너편에 있는 것이 지도리가후치공원입니다. 한창 이것저것 조성중이던데. 고양이가 많다고 하더니만 제가 갔을 때는 한 마리도 안 보였습니다. 아침이라 그랬을까요. 길고 좁은 공원이지만 나무도 많고 벤치도 많습니다. 운동하다가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공간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나옵니다. 역사와 문화의 산책로. 이런 걸 조성하면서 아까 앞서 보았던 기둥을 세운 모양이더군요. 쇼와시대의 분위기가 남아 있는 곳들에 이렇게 표식을 남긴 모양입니다. 옆에 설명이 나와 있지만 패스.; 걷는 것이 바빴으니 사진만 찍고 넘어갑니다. 이 때가 8시 10분.





옆에는 지도리가후치 공원의 유래가 있습니다.




지도리가후치 공원을 지나면 슬슬 도착점이 가까워짐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저기 멀리에 출발점에서 보았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거든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디 계곡을 보는 것 같은 풍경입니다. 해자가 아주 깊고, 그 사이의 언덕은 넘기가 힘들어 보입니다. 정말 이건 단순한 해자가 아니라 운하 혹은 강처럼 보입니다. 건너려면 배가 필수예요.




앞서 보았던 문을 떠올리며 이 공간의 규모를 떠올리시면 대강 감이 오실 겁니다. 갑자기 해자가 넓고 깊고 무섭게 보입니다. 출발지의 해자는 빠져도 그럭저럭 살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여기는....;
(실은 저, 물을 굉장히 무서워합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 걸어가다보니 여기는 요츠야. 호오. 앞에 보이는 것이 국립극장이로군요. 서울의 국립극장이 어디에 있던가 잠시 생각하다보니 남산 아래에 있었네요. 여기는 황거 옆, 요츠야. 하기야 황거가 워낙 크다보니 황거옆이라고 해도 범위가 넓군요.




도쿄가 아닌 어딘가라고 해도 믿을 많큼 분위기가 다릅니다.



여기에 우물이 있었고 그게 이름난 물,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약수 같은 것이었던 모양입니다. 하기야 한국의 약수와 일본의 명수는 조금 의미가 다른 것 같은데. 하여간 그런 우물이 있었다는 것도 지요다구 교육휘원회에서 안내문을 달아 놓았습니다. 음.; 교육위원회에서 이런 일도 하는군요.




아, 저 멀리 고지가 보입니다! (오전 8시 25분.)


자아.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글 사이사이에는 더 많은 사진이 들어가야 합니다. 2km 시점에서부터 바닥에 꽃이 있다는 걸 눈치채고 사진을 찍었거든요.



이런 판 말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사진 찍으면서 보니 이 옆에, 시작점에서 몇 km인지 나옵니다. 그러니까 5km라던 이야기는 근거가 있는 말이었던 거지요. 아주 친절하게 거리를 새겨 놓았으니 말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꽃 왼쪽 상단에는 꽃 이름이, 오른쪽 하단에는 현 이름이 있습니다. 이 꽃은 산나리꽃인가,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가사키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각 현을 상징하는 꽃을 넣은 모양이군요. 오사카나 후쿠오카도 있었으니 도도부현에 해당하는 모든 지방의 상징꽃을 바닥에 깔아 놓았나봅니다. 눈치 채는 것이 늦어서 중간부터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다시 출발점부터 확인하며 찍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힘들었거든요.




만세! 드디어 사쿠라다몬이 이정표에 등장했어요!


바로 눈 앞에 문이 보이는데 근처에 팻말이 안 보여서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다가, 저 안내판 바로 뒤쪽에 있는 걸 뒤늦게 보았습니다.


외사쿠라다몬. 바깥문이라는 이야기겠지요.




반환점이 코앞입니다. 정말로요.(오전 8시 29분)
그런데 지도 제목이 조금 이상하지요? 카스미가세키 관청가 안내도랍니다. 관청가?




뒤를 돌아보니 길 건너편은 여러 건물이 가득. 그리고 이 건물 하나하나가 다 관청입니다. 서울로 치자면 광화문 앞쯤 될까요? 하기야 거기도 그렇게 많은 기관이 모인 것은 아니지요.

사실 여기가 그렇게 엘리트 코스라는데, 한국으로 치자면 행정고시에 붙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들 아닙니까. 그러니 관료주의나 공무원주의(...)의 상징적인 이름이 카스미가세키이기도 하지요. 경찰이나 경시청이 등장하는 일본 추리소설을 보면 여기가 그리 좋은 소리 듣는 곳은 아닙니다. 그렇습니다.(하하하..)


등을 돌려 사쿠라다몬으로 들어갑니다. 근데 지금 보니 사쿠라다몬 외문을 안찍었네요. 그 문을 들어가고 나면 똑같이 생긴 문이 하나 더 나옵니다. 그쪽이 내문인 것 같더군요.



목적지니까 두근두근두근......
인데 저거, 분명 나무문인데 나무문이 나무문이 아닙니다. 철판을 덧대 이어서 아주 튼튼하게 만들었더군요. 저정도면 부수기도 힘들겠습니다. 침입자들이 고생가겠는데요.




안쪽에도 이런 석비가 있습니다. 석비 있는 것은 사쿠라다몬만 그런가봅니다.




사쿠라다몬을 나오니 바로 니주바시가 보입니다. 출발하면서 니주바시 찍을 때는 이쪽으로 넘어올 수 없어서, 길 건너편에서 줌을 당겨 찍었기 때문에 제대로 안 보였는데, 이렇게 돌아서 오는 거였군요. 이게 종착지인셈입니다. 물에 비친 다리는 타원을 이루고, 그 뒤에는 또 다른 다리가 있어서 두 겹으로 보입니다. 재미있네요.




앞쪽의 가로등 말고 뒤쪽에도 멀리 작은 가로등이 보이지요? 그게 뒤쪽 다리의 가로등입니다.


니주바시의 사진까지 찍고 나니 오전 8시 35분. 사진 찍느라 속도 못 낸 것치고는 훌륭합니다. 1시간 반이 안 걸렸네요. 후후훗. 황거는 이번에 처음 돌았는데 운동코스로 딱 좋습니다. 속도만 제대로 낸다면 한 시간 코스인데다가 볼 거리도 많고, 굴곡진 곳이라서 도는 재미가 있습니다. 평지만 돌면 딴생각하기 쉬운데 오르막이 있다보니 마라톤 연습을 위해 도는 이유도 알만하네요.




돌아나오면서, 마지막 사진은 여행을 항상 함께 다니는 태공과 함께.



이것으로 황거 조깅 코스 견학기를 마칩니다.(응?)



덧붙임.
사진 찍은 날짜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늘 아침에 찍어 밤에 올리는 따끈따끈한 기행입니다. 하하하. 현 위치 아키하바라 숙소.... 내일 아침에 무사히 8시 N'EX를 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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