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유명한 과자집 중에 센타로라는 곳이 있습니다. 한자로는 제목에서처럼 仙太郞이라고 씁니다. 일본 전통과자를 만드는 곳인데, 저는 이전에 츠다 요코씨의 책에서 老玉이란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동그랗고 반짝반짝 빛나는, 정말로 검은색 구슬 같은 간식입니다. 팥이 들어갔다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이게 무엇인가 궁금하던 차에, 이번 여행에서 손에 넣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무기력함을 생각하면 구하러 갈 기력은 전혀 없었지요.-ㅁ-; 그랬는데 JR교토역 이세탄에 갔다가 '오늘까지만 행사합니다'며 센타로의 임시 매장이 들어온 것을 봤습니다. 아. 천우신조. 하늘의 도우심입니다. 그리하여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

그런데 이거 냉장해야합니다.;

구입은 여행 둘째날 했는데, 마지막 날 어떻게 들고 갈지 고민되더군요. 어쩔 수 없으니 보냉제를 호텔 냉장고에서 얼려 다시 둘둘 싸서 집에 오자마자 바로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여행 구입 물품에 이 간식이 없는 건 그래서입니다.



이런 케이스에 동글동글하고 반짝거리는 구슬들이 들어 있습니다. 9개가 기본 세트이고 이게 800엔인가, 그 정도 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1주일도 안되는 통에 그주 주말에 만났던 생협분들만 먹었지요.
(미안 G..... 다음에 한 팩 사다줄게....;)




색이 갈색이 돌게 찍혔는데, 실제 보면 까맣습니다. 그러니까 초콜릿 무스 케이크 위에 바르는 코팅 초콜릿을 떠올리시면 얼추 비슷합니다. 과하게 반짝이다보니 손대기 겁이 나는데....




... 엉? 떼어보니 겉의 코팅은 양갱입니다. 아주 반짝 거리는 양갱 코팅. 그럼 속은 뭔가 싶어 한 입 베어무니 속은 통째로 팥. 팥앙금입니다.


...
근데, 근데, 근데! ;ㅂ;
저라면 한 통 혼자서 다 먹을 수 있습니다. 맛있는 녹차 한 잔 있으면 하루 종일 홀짝 거리면서 홀라당 입에 털어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속의 앙금은 아주 매끄럽진 않습니다. 입에 넣으면 적당히 까끌거리는 팥앙금인데 아주 달지도 않고 맹하지도 않습니다. 적당한 단맛, 하나 먹으면 딱 알맞게 기분이 좋아지는 맛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단맛 역치값이 다르니 그 점은 감안하시고..)

더 사올 걸 그랬다고 그 자리에서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번에 가서 또 사면 되니까요. 그 덕분에 교토 갈 핑계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팥을 좋아하신다면, 양갱도 잘 먹고 팥앙금도 좋아하신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꼭 드시어요.;ㅠ;



덧붙임. 팥앙금과 양갱의 조화다보니 우유와도 잘 어울리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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