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感動)이라함은 느낌, 마음을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여행을 다니면 가끔 '아, 이 커피 정말 맛있다'거나 '이 카페 마음에 들어'라든지, 예전에 도쿄에서 만났던 것처럼 케이크의 대왕마마™를 만납니다. 그렇게까지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번 여행이 행복한 가장 큰 이유는 이거다 싶은 건 있습니다. 어떤 때는 그게 캐리어 무게이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차 한 잔 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여행은 차 한 잔이었습니다.'ㅂ'




교토역 앞에서 100번 사쿠라 버스를 타고, 무슨 궁 앞에 내립니다. 다음 정거장은 은각사앞이니, 은각사 직전 정류장이라 해도 되겠군요. 헤이안신궁이라든지 여러 곳을 다 돌고 나서 내려주어 버스 타고 신나게 교토 일주를 한 것 같습니다. 물론 동쪽 편만.; 서쪽편은 안갔으니까요.
(사진 속의 안내판이 철학자의 길 약도입니다.)




여기에서 걸어 조금만 올라가면 철학자의 길 입구입니다. 철학자의 길은 은각사에서 딱 여기까지만 오는군요.

철학자의 길을 따라 절반쯤 올라갔을 때 오른편의 골목을 들여다보면 수로를 가로지르는 다리 건너편에 요지야 카페 은각사점이 있습니다.(홈페이지 링크) 전날 갔던 것처럼 긴린샤코(錦林車庫) 앞에서 내려 걸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철학자의 길을 따라 가도 되지요, 뭐.

개점시간이 10시인데 제가 도착한 것은 10시 15분쯤이었습니다. 저 말고는 손님 딱 한 명. 그 분은 뒷줄에 앉아 있었기에 저는 창문 바로 앞 자리에서 경치를 만끽했습니다.


이런 말 하면 좀 미안하지만, 교토의 정원 풍경은 제 취향이 아닙니다. 저는 같은 차경이라도 한국처럼 먼 곳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좋더라고요. 저희집 차경이 꽤 좋거든요. 훗훗훗.-ㅂ-;

교토 정원의 풍경이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너무 조밀조밀하게 많이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아, 고생은 많아 보이는데, 이걸 한 눈에 보자니 눈이 부르고 배가 부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만끽하려면 한 번이 아니라 여러번, 그리고 가능한 자주 보아 조금씩의 변화를 느낄 수 있어야겠지요. 여행자에게는 힘들겠지만, 가능한 자주 교토를 방문하면 되는 겁니다.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달을 달리해 온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요. 돈과 시간이 있어야 겠지만 아주 못할 짓은 아닐 겁니다.(아마도)




1인용 탁자에는 찬물과 물수건, 태공이 놓입니다.
(태공은 별매품입니다.)


뭘 주문할까 고민했는데, 옆 좌석의 커플이 말차 카푸치노만 주문하더군요. 그리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 뭔가 먹고 싶은 것도 아니라서 저도 카푸치노 한 잔만 주문합니다. 먼저 오신 분은 아마도 빙수를 주문한 것 같군요. 그것도 맛있겠지만 저는 여행 내내 몸 상태가 찬 것을 부르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하하하..... 찬 것이라고는 기온 키나나의 파르페뿐인가요. 아니, 아침에 마셨던 주스를 빼면 정말로 카페에 들어가 찬 음식을 시킨 기억이 없습니다.




곧 말차 카푸치노가 나옵니다. 요지야의 여인네가 올라가 있지요. 이게 라떼가 아니라 카푸치노인 건 그래서입니다. 라떼위에는 가루를 뿌리지 않거든요. 코코아든 말차든 가루를 뿌리는 것은 카푸치노입니다.




집에서도 이런 라떼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교토의 말차는 이미 다 마시고 없군요.




잠시 뒤, 치자가 된 여인네.
(말장난 이해하실분은 사노님뿐이려나..ㄱ-;)


단맛이 감돌지만 그것이 말차의 맛을 해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말차 특유의 쓴맛이 강한 것도 아니고, 우유가 강한 맛을 내지도 않습니다. 그저 적절하게 따끈하게 몸을 데울 뿐입니다.

말차카푸치노를 홀짝이며 창밖을 바라보니 마음이 풀립니다. 홀짝홀짝홀짝.

이고초려였지만 그래도 만족합니다. 정말로 따끈하고 맛있는 한 잔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