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전날인지 전전날인지에 구입한 월병. 월병은 달과 연관된 간식이니 추석(중추절)과 대보름이 대목이랍니다. 여튼 정월대보름 전후로만 판다는 원소를 덥석 들고 왔으니, 저 한 상자에 20개가 들어 있습니다. 앞에 있는 것은 십경월병과 호도수. 호도수는 차마 물을 부을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차에 곁들여 과자로 먹었습니다.-ㅠ-




사진 초점이 날아가기도 했지만, 포장이 원래 저렇기도 합니다. 4×5 = 20. 반투명한 봉지에 하얀 경단이 나란히 들어 있습니다. 갓 사가지고 온 것인데도 만져보면 차가운데 냉동보관해서 그런 것 같더군요.




봉지를 열어보면 하얀 경간이 보입니다. 표면이 포슬포슬해보이는 것은 저게 찹쌀가루라 그렇고요. 반조리 상태이니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실온에 해동해서 끓는 물에 퐁당퐁당 집어 넣고 삶으면 됩니다. 사들고 와서 냉동고에 오래 넣어두어도 괜찮다 하고, 1년에 딱 사흘 파는 월병이라 그런지 그렇게 보관했다 먹는 사람도 많은가 봅니다. 오븐에 구워먹는 사람도 있다지만 삶아 먹으면 그건 사도!라고 외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삶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처음엔 냉동했던 걸 바로 꺼내 삶았더니 동동 뜨고도 한참 끓였는데도 속이 덜 익었더랍니다.(생협분들께는 그 점에 대해 사과를..OTL) 두 번째 시도에서는 에라 모르겠다 싶어 실온에 한참 내놓고는 삶는 것도 더 한참 삶았습니다.



다 삶은 것을 내어놓으니 저렇군요. 아... 초성체 남발하고 싶어라. 이글루도 아니고 볼록볼록 튀어나온 저 자태라니. 왠지 망치로 윗부분을 두들기고 싶어지네요.
하지만 생긴 것과 다르게 맛있습니다. 속은 흑지마수와 비슷하게 달달한 검은깨 앙금이 들어 있습니다. 겉의 경단은 간이 전혀 안되어 있는건지 맹한 맛인데 한 입 깨물어서 달달하고 고소하고 진한 속을 맛보면 순식간에 중화제(?)로 변합니다. 달달한 맛을 겉의 경단이 중화시키는 것이지요. 하나 둘 집어 먹다보면 접시엔 하나도 안 남아요. 그러니 다음에는 한 박스가 아니라 세 박스쯤 사야하나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내년 대보름까지 한 달에 3천원씩 모아두면 그 쯤이야 가뿐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요. 훗.
그래도 식이조절 생각하면 한 박스로 만족해야겠지요.



덧붙임.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맙시다.-ㅁ-;

(원소 자체가 달달해서 의외로 무미에 가까웠습니다. 다음엔 쿠로미츠-흑설탕 시럽을 만들어 뿌려볼까요. 잘 어울릴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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