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 홍대 가는 일은 드뭅니다. 아니,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일요일은 집에서 쉬는 날이니까요.-ㅁ-;
(하지만 이번 일요일은 어쩔거냐.;..)

주로 토요일에 움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게들은 문이 열려 있고, 그래서 가게의 휴일은 거의 확인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번이나 이스투와루 당주에 갔다가 허탕을 치고 나니 일요일에는 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날은 앞에 다른 일정이 있었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고, 본격적으로 찻잔 홀릭이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요.
원래는 이스투와루 당주에 가려고 했지만 문을 열지 않아서 장소를 휙 바꾸었습니다. 모인 시간이 2시였지만 홍대의 유명한 카페들은 사람으로 바글바글할테고, 그 당시 일행들이 만난 곳은 홍대 5번 출구였지요. 그래서 근처로 가자고 하여 결정한 곳이 오리페코입니다. 한 번도 가본적이 없는 홍차전문점이라 궁금하기도 했고요.



찾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홍대 정문에서 내려오는 큰 길에서 홍대 정문을 바라보고 오른쪽 길로 올라가다가 피자집을 지나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아주 좁은 계단을 찾으면 됩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오리페코가 있지요. 예전에는 커스텀하우스라는 인형 회사가 운영하는 쇼룸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 안쪽으로 죽 들어가면 트리니티도 있고 지베도 있고 더 걸어 나가면 홍대 놀이터 쪽으로 나옵니다. 지도상에는 그 골목이 안보이는데 은근히 유용한 길입니다.


자리를 잡고 앉아 가향차 세 종류, 차이 하나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디저트는 종류별로 거의 하나씩 다 시켰지요. 물론 처음에는 간단하게 스콘과 가토 쇼콜라부터 시작합니다.



제게 나온 포트. 노리다케 같더군요. 노리다케 홍찻잔은 너무 홍찻잔 티가 확~ 나서 취향이 아닙니다. 커피와 홍차 둘다 좋아하다보니 겸용으로 쓸 수 있는 잔이 좋습니다. 여튼 집에서는 쓰지 못할 그릇들을 이런 곳에 와서 쓰는 거지요.




이 티포원에 나온 것은 차이. 티포원이라 아래쪽의 컵이 상당히 큽니다. 저기에 두 잔 정도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K 입맛에는 향신료가 조금 부족하다고 했지요. 너무 진하면 일반적인 입맛에는 안 맞을테니 적당히 조절한 게 아닌가 합니다.
차 좋아하기 시작할 즈음에는 티포원도 눈에 많이 들어왔는데 지금은 따로 따로 있는 쪽이 좋습니다. 찻잔이 너무 커서 그런걸까요.




허브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쪽은 직접 차를 우려 마시는 쪽이었습니다. 포트 안에 걸름망이 들어 있더군요.




이쪽은 무슨 차더라.-ㅁ-; 트와이닝은 아니었고, 하여간 가향차였을겁니다. 차 종류에 맞춰 포트랑 잔도 세팅해주는 모양이군요. 이쪽도 노리다케. 꽃무늬 벽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미처 식사를 하지 않은 친구가 시킨 샌드위치. 그릇은 신지 가토의 앨리스입니다.




그리고 스콘과 가토 쇼콜라.
스콘은 모양이 꽤 예쁜데 제 입맛에는 안 맞았습니다. 살짝 밀가루 냄새가 난달까요. 가토 쇼콜라야 초콜릿이니 맛있게 먹었지만 말입니다. 앞에 보이는 작은 단지에는 딸기 시럽이 들어 있었습니다. 딸기잼은 좀 달달한게 시판인지 자가제조인지 감이 안오더군요.;




그리고 잠시 뒤에 시킨 생강쿠키와 치즈케이크. 치즈케이크는 필라델피아 치즈를 쓴 것 같던데 신맛이 좀 강합니다.  크림치즈가 덜 풀렸는지 살짝 덩어리가 느껴지기도 하고요. 집에서 만든 맛이긴 하더랍니다. 생강쿠키야 생강맛.; 시켜놓고 깨달았지만 저 생강쿠키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ㅂ-;




홍대 쪽은 홍차의 불모지라, 홍차를 마시려면 커피프린스가 있는 골목의 티테라스를 가거나 오리페코를 가야합니다. 그 외에 홍차가 괜찮다고 들은 곳이 없군요. 거의 커피 카페들입니다. 오리페코는 일본에서 들여온 소품을 이용해 아기자기하고 귀엽게 꾸미긴 했는데 디저트가 취향에 안맞다 보니 아마도 다음에는 그냥 신촌-이대 쪽으로 가지 않을까 싶네요.(먼산) 귀여운 것을 좋아하신다면 도전해볼만합니다.^^;


덧붙이자면 손님의 95% 정도는 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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