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몸이 못견디게 피곤할 때가 있습니다.
어제가 그런 날이었지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우산은 없어서 양산을 들고 홍대 거리를 다니면서 며칠 전부터 먹을까 말까 망설이던 본죽의 호박죽을 떠올리며 푸르지오 상가 옆을 걷다가 류란의 입간판을 보게 되었습니다.(코코펀에서 제작한 그 간판 말입니다.-_-a)
본죽은 가격대가 높고 양이 많아서 30분 이내에 해치우고 일어나야 하는 어제와 같은 경우에선 무리입니다. 가능하면 출근할 때 사들고 가서 느긋하게 먹고 싶지만 저녁에 사두기엔 상할까 두렵고, 출근할 때는 시간이 일러서 가게가 열리지 않습니다.

일단은 차선책으로 생각한 르뺑을 향해 걸어가다가 돌아서서 류란에 갔습니다. 충동적인 이유였지요. 메뉴 중에 샐러드와 빵이 따라 나오는 메뉴가 있던 것을 본겁니다.

위치 : 홍대 푸르지오 상가 1층. 브레드 가든 바로 옆입니다. 홍대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푸르지오 상가 계단으로 내려가면 바로 보입니다.
가격대 : 죽 세트(죽+차) 7천원 정도, 수프세트(샐러드+빵+수프) 5천-6천

매장은 작은 편입니다. 카페라고 하기엔 조금 미묘하지만 편하게 수프나 죽 한 그릇을 비우는데는 문제 없는 정도.
자리를 잡고 앉으니 메뉴판이 나옵니다. 여러 종류의 죽 사이에 호박죽이 있긴 한데 죽 세트는 차만 포함되고 빵은 안나오나봅니다. 생각해보니 당연한가요. 빵도 먹고 싶었기 때문에 수프 세트로 방향 전환을 하고 단호박 수프를 먹을 것인가 잠시 고민을 합니다. 그러다 또 충동적으로 쇠고기 야채수프를 시킵니다.(메뉴판에 실린 사진이 정말 맛있게 보여서 그랬습니다.)

옆테이블에 앉아 있던 커플이 단호박 수프를 시킨 모양인데 맛있답니다. 다음엔 누군가를 끌고 와서 다른 종류로 몇 개 시켜봐야겠습니다.+_+

잠시 책을 읽으며 기다렸습니다. 주문이 밀려 있어서 조금 늦은 모양인데 그리 오래기다리지 않아 쇠고기 야채 수프가 등장합니다.

풀 세트는 이렇습니다.
왼쪽 위에 보이는 것은 딸기 잼.(자가제는 아닙니다)
그리고 야채 수프와 샐러드, 빵입니다. 빵은 오븐 토스터로 따끈하게 데워져서 나오는데 아무리 봐도 코스*코제입니다. 그래도 코스트코 빵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수프에 넣어 먹어도 은근히 잘 어울리던걸요.

오늘 메뉴의 중심인 야채수프입니다.
가운데 뿌려진 것은 허브인듯. 독특한 향미와 짭짤하면서도 새콤한 야채 수프의 말이 환상적으로 잘 어울립니다. 야채도 듬뿍, 고기도 듬뿍. 감자나 당근이나 고기나 전부 푹 익었지만 뭉그러질 정도는 아닙니다. 샐러드는 약간 수분이 달아나 있는듯합니다. 그래도 자주양파가 들어가 있어서 좋았지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따끈한 음식을 먹으니 기운이 납니다. 게다가 양도 의외로 많아서 야채 수프와 샐러드, 빵까지 모두 비우고 났더니 포만감이 옵니다. 남자분들께는 부족하겠지만 죽 쪽도 양이 많은 듯하니 그런 분은 이쪽을 선택하시는 것도 좋겠지요.

김이 모락모락 솟는 야채수프라.
이번 주에는 크림스튜에 도전하기로 했으니 나중에 시간 날 때 느긋~하게 만들어봐야겠습니다. (코스*코에서 쇠고기를 사다두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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