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쓰는 입장에서는 돈을 지불하면서 그에 상당한 서비스역시 기대하게 됩니다. 그것이 체인점이건 패스트푸드점이건 무엇이건, 자리가 좋아 사람이 많건 다니는 사람이 없건 간에 말입니다.

예전에 모 편의점에 대해 무척이나 분노하고 다시는 그곳을 이용하지 않겠다-몇 년 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유효하며 지키고 있습니다-는 결심도 사소한 것이었습니다. 녹차라떼와 홍차라떼를 사면서 현금이 없어 카드를 내밀었더니 계산대를 보고 있던 아르바이트를 비롯,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주인 외 직원들이 합심하여 비웃더군요. 겨우 그거 사면서 카드 결재 하냐고 말입니다. 만약 계산대에서 "죄송합니다, 소액이라 카드 결재를 해드리기 어렵습니다."라고 했으면 알겠다고 하며 그리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돌아나왔겠지만 그렇게 비웃음을 당하고 나니 기분이 굉장히 상해서 두 번 다시 이용하고 싶지 않더군요. 그곳 뿐만 아니라 같은 편의점 이름만 보아도 그 때의 일이 생생하게 되살아 나기에 다른 곳만 줄창 이용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비슷한 일을 당했습니다. 이번엔 아이스크림이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아이스크림 체인점(이렇게만 해도 아실겁니다)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매장에 들어갔습니다. 자리가 좋아서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은 이해합니다. 바쁜 것도 이해합니다. 아는 사람이 바로 그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한 적도 있으니까요.
싱글 라지의 컵 사이즈를 주문하고 보니 LG 텔레콤 카드를 쓰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답니다. 그래서 계산하면서 동행의 카드를 내밀며 업그레이드로 하고 싶다 하니 다음부터는 주문하기 전에 이야기 하라고 하는군요. 그렇지 않아도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팻말 아래 주문전에 이야기하라는 메모가 있어서 미리 낼 걸 그랬다고 생각하던 참이었습니다. 알겠다고 답하고 계산을 기다리는데 거참... 마하의 속도로 카드를 긁고 있습니다.
보통 적립 카드를 쓰거나 할인 카드를 쓸 때는 카드 판독기에 가볍게 한 번만 긁겠지요. 인식이 제대로 안되는 건지 어떤건지 무지막지하게 카드를 긁는데 보기에도 무섭습니다.("스삭스삭스삭"을 2초 안에 발음하는 정도의 속도로;) 그러길 몇 분여. 인식이 계속 안되는지 같은 '짓'을 반복하는데 저러다 마그네틱 손상되겠다 싶어서 아르바이트에게 하지 말아달라고 하고 현금을 내밀었습니다. 400원 절약하려다가 귀찮은 일만 생기는 것 아닌가 싶어서 말입니다.
그런데 돌아온 카드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카드 앞부분 표면이 벗겨져 그 아래의 은색 판이 보이는군요. 집어 줄 때는 전혀 그런게 아니었을 건데 돌아온 카드의 상태를 보고 황당해서 따졌더니 점원이 항변합니다. 좋게 표현하면 항변이지 "제가 안그랬어요!"라고 하는 것이 꼭 이쪽에서 없는 일을 만들어 씌우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는 대화상에 약간의 오해가 있었습니다. 카드가 구겨진 것에 대해-이미 구겨져 있었던 것이라-자기에게 뒤집어 씌운다고 생각하던 점원이 강력 반발한 것이지요. 이쪽에서 화가 난 것은 카드 앞면이 긁혀 나간 것이었습니다.)

결국엔 카드 표면이 긁힌 것에 대해 그 쪽의 사과를 받긴 했지만 사과답지 않은 사과에 우리가 나가고 나면 뒤에서 무진장 씹어댈 것이고 다른 아르바이트들에게 "괜찮아, 액땜했다고 생각해. 저런 **없는 여자들도 만날 때 있잖아"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뭐, 결론만 말하자면 그곳도 이제 이용하지 않게 되겠다는 거죠. 다른 곳에 비하면 아이스크림이 싼 편이지만 차라리 자연씨를 이용하고 말겠습니다. 집 근처에 없다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그정도는 감수할만 하지요.

수업 땡땡이치고 간만에 편히 쉬자 했더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군요. 역시 해야하는 일 안하고 이렇게 놀았더니 뒤탈이 큽니다.ㅠ_ㅠ 그냥 수업 갈 걸 그랬나봐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