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레스토랑 등의 정보는 주로 이글루 밸리나 쿠켄, 행복이 가득한 집 등에서 얻고 있지만 최신 정보는 쿠켄 쪽이 많습니다.(보통 쿠켄에 실린 새 레스토랑 안내는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도 같이 실리지만 아무래도 쿠켄 정보가 양이 많습니다. 다양하기도 하고요.) 매달 잡지들을 체크하면서 가보고 싶은 카페들을 메모해두는 것도 큰 일입니다. 잡지 들어올 때마다 꼼꼼히 읽어보고 내용 정리도 하는 것이 힘들지만 그 덕분에 찾은 가게들도 꽤 많습니다. 티앙팡도 쿠켄에 소개된 것을 보고 찾아갔으니까요.
하지만 빵집에 대한 최신 정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쪽은 오히려 이글루 밸리가 빠르지요. 빵집 관련 정보들은 쿠켄에 자주 나오는 편이 아닙니다.(적어도 저는 그렇게 기억합니다;) 이름이 있는 파티셰도 많지 않을 뿐더러 그 사람들이 다시 빵집, 혹은 카페를 내는 경우도 많지 않아서인가요?

서론이 길어졌는데 이번호 쿠켄에 C4-Cake Factory라는 곳이 실린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린 것도 그 연장이었습니다. 케이크집이 올라오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어째서?라고 생각하다가 카페 라리 오픈팀이라는 부분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야 카페 라리는 몇 번 밖에 가보지 않았지만-최근엔 하향세인듯합니다. 홍대점도 크리스피로 바뀌었지요-케이크와 카페 쪽에 있어서는 꽤 오래 자리를 잡고 있었으니 따로 소개할만하지요.
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제가 직접 간 것은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안 됩니다. 물론 한 손에.;

먼저 위치부터.


쿠켄에 실렸을 때 동부이촌동 렉스아파트상가(커피빈 맞은편)이라 되어 있길래 동부이촌동이 어딘가 한참을 헤맸습니다.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서 렉스아파트로 찾으니 네이버에서 "렉스맨션아파트"인가로 나오더군요. 이촌역 근방이지만 그보다는 149번 버스를 타고 가는 쪽이 접근하기 좋습니다.
그러나, 149번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오늘 찾아가면서 성신여대 앞에서 타고 갔는데 1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토요일 점심때라서 을지로 통과하는데 30-40분 가량 잡아먹었습니다. 그러니 4호선으로 이촌까지 와서 걸어가는 쪽이 훨씬 빨랐을 겁니다. 지도상으로도 이촌역에서 그렇게 멀지 않습니다. 149번을 탈 경우엔 금강병원(강북에서 강남으로 가는 버스의 경우), 혹은 이촌현대아파트(강남에서 올라오는 버스의 경우)에서 내리면 됩니다. 지도 상에서 하나은행 앞 버스 정류장들입니다.
가장 추천하는 경로는 물론 4호선 이촌역에서 걸어서 가기입니다. 초행길이라 조금 헤맨 것을 감안해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금강병원 정류장에서 내려 다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렉스 아파트는 오른편에 있고, 상가 건물에 있다고 했으며 커피빈 맞은편이라하니 큰길가에 면해있을 것 같았는데 맞습니다. 커피빈의 특성상 큰길에 있을 것이고, 그러니 C4도 길가에 있더군요.

이렇게 길건너로 커피빈이 보이고,(그 옆엔 크라제가....)

가게는 이렇습니다.

매장은 넓은 편이 아닙니다. 테이블 4개 정도? 근처 아파트 주민들이 느긋하게 케이크와 차를 마시는 분위기의 카페입니다. 음료가 얼마였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쿠켄에는 7-8천원 가량이라 실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자, 그럼 가장 중요한 케이크 가격 이야기입니다.
원래 포스팅 하기 전에는 제목을 "2만원 어치의 케이크"로 하려 했습니다. 제목이 좀 그래서 가게 이름으로 바꿨는데, 왜 하필이면 2만원이냐, 오늘 제가 C4에서 사온 케이크가 딱 2만원 어치입니다. 처음에 쿠켄에서 기사를 보고 기겁한 것이 케이크 가격 때문이었습니다. 조각 케이크가 5천원에서 8천원 선, 한 판은 3만에서 8만이랍니다.(먼산) 케이크 한 판에 8만원 짜리는 몇 년전 쿠켄에 실렸던 에구치의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7만원이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조각 케이크 하나에 이 정도 가격이라하면 제가 지금까지 들어본 가격 중에 가장 높습니다.
기사 상에서는 가격 대 성능비가 이렇게 높은 이유로 고가의 재료(좋은 재료)를 쓰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제가 마음을 바꿔 꼭 가봐야 겠다고 생각한 것은 소개된 케이크 중에 "생 블루베리를 이용한 타르트"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냉동 블루베리는 종종 케이크 재료로 들어가지만 생 블루베리를 듬뿍 올린 그 사진을 보는 순간 홀딱 반해서 가격이고 뭐고 일단 가고 본다! 경험이 중요하지 않냐!라는 심정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케이크 사진들이 나갑니다.


처음엔 블루베리 타르트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가서 몇 주째 페라의 단호박 타르트를 노리다가 목요일 이대 가서도 그냥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라 눈물을 머금고 사야했습니다.(...) 치즈케이크야 케이크집의 기본이니 한 번 먹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퍽!) 그리하여 저게 2만원이나 들었다는 이야기지요. 블루베리 타르트가 8천원, 단호박이 5천원, 베이크드 치즈타르트(인지 케이크인지)가 7천원.

케이크의 모양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가격은 생각하지 않고 앞뒤 안 가리고 질렀지만 구입후 2시간 뒤엔 전부 뱃속으로 전부 사라지고 남은 것 하나 없습니다.(케이크가 사라지는데 걸린 시간은 정확히 30분입니다.)
가격대 성능비는 만족할 만한 수준입니다. 자주 먹을 수는 없지만 최근의 미고나 페라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상황에서, 가격은 비싸지만 정말로 케이크가 먹고 싶을 때 맛있는 케이크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것은 축복이지요. 물론 포크 한 번 찍으면서 "이만큼이 500원인가."라고 좌절할지 모르지만 그건 그 때 이야기입니다.

냉장팩 없이 그냥왔기 때문에 단호박 무스는 살짝 녹았지만 이쪽도 층이 두 개였습니다. 위층은 아마도 생크림 쪽, 아래는 치즈...가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위층에 비해 무스가 단단하더군요. 다만 단호박 특유의 풋내? 그 비슷한 것이 조금 있었습니다. 베이크드 치즈는 치즈맛 그 자체로 강한 치즈맛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싫어하실 수도 있습니다. 블루베리는 먹기 조금 불편하다는 점만 빼면 다 좋습니다. 톡톡 터지며 입에서 씹히는 맛에 밑에 깔린 크림(커스터드?)도 달기가 적당했고요.

특별한 날엔 핑계대고 먹기 딱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위의 세가지 외에도 티라미수(이쪽도 바닥은 타르트입니다), 과일 타르트, 얼그레이 시폰 케이크, 클로렐라 시폰 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외 여러 종류가 있었습니다. 맛있는 것을 골라 먹으려면 조각 당 8천원은 생각하고 가셔야 할겁니다.
가격에 그리 충격받지 않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마폴라 델리에서 먹었던 그저그런 케이크와 가격과 양은 비슷하면서 맛은 훨씬 낫다라는 점과, 베니건스나 TGIF에서 파는 그 쬐~그만한 치즈케이크와는 가격대 성능비를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이다라는 것이 주 된것이로군요. 흐음.
한 판 사다 먹는 것은 자금 사정상 무리겠지만 조각 케이크라면 정말 맛있게, 딱 한 조각을 먹기 위해 몇 달간 돈을 모으는 것도 나쁘지 않을겁니다.

길고 긴 포스트의 최종 결론.
호기심은 지갑(통장잔고)을 죽입니다.lll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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