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The를 쓸 때마다 괄호를 해줘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단 말입니다...=_=


광화문 나무와 벽돌 옆집에는 The Place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라기보다는 음식점일까요? 직접 파스타도 만들어 팔고 100g에 2500원하는 샐러드도 있고, 파니니도 있고, 차가운 샌드위치와 음료판매대도 있습니다. 아, 수프도 파는군요.

지난번에 한 번 갔다가 생각 외로 싼 가격이 마음에 들어서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위치도 괜찮겠다, 자리도 좋겠다 싶어 들어갔지요. 일요일 점심 시간 전에 갔는데 그 뒤에도 테이블 회전이 상당히 빠르고 사람도 북적북적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장사 잘된다는 겁니다. 위치도 좋고 가격도 싸니까 당연한 이야기지요. 하지만 저와 친구들은 잠시 뒤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합니다.


이날 음식은 여럿 시켰지만 찍은 사진은 달랑 두 종류. 삶기도 적당했고 소스도 맛있었던 훈제연어 크림소스 스파게티와 해물스파게티, 치즈피자는 빠졌습니다. 피자는 얆은 도우라 둘둘 말아서 한 입에 베어먹어도 맛있겠더군요. 세트메뉴로 시키면 가격도 괜찮고, 양도 좋습니다.

저는 수프와 커피가 함께 나오는 파니니 세트를 시켰습니다. 베이컨 에그 파니니입니다. 수프는 한 그릇에 3천원인가 하는데 세트로 하면 좀더 싸더군요. 수프는 그릇에다가 본인이 직접 퍼담습니다. 그래서 표면장력을 이용, 크루통까지 올려가며 듬뿍 담았습니다. 양송이 수프도 맛있었습니다.

이 달걀 파니니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제 취향에 맞았기 때문이지요. 달걀 샌드위치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따끈따끈한데다 토마토나 양상치도 맛있고 달걀과 베이컨의 짭짤함이 어우러져 즐겁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딱 달걀 샌드윛이라니까요.

수프는 저기 보이는데 이미 1/3쯤은 비운 상태입니다.

다들 먹고 나서 입가심으로 먹었던 와플.
음... 이건 좀 미묘합니다. 생크림 과일 와플인데 와플의 맛이 풀빵맛이었습니다. 카페 이마에서처럼 든든한 맛은 안나는군요. 그런 고로 와플은 다음부터는 안시킵니다. 주방에서 직접 만들어 내는 파스타와 피자, 파니니가 맛있습니다.

보기에는 괜찮지만-저 흰 소스는 연유입니다-맛이 좀 아니었는데 말이죠.....


계산을 하면서도 C*카드가 할인카드로 제시된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맛은 C*라인이 아닌데, 할인카드가 저리 나와 있으면 C* 라인같지요. 그래서 식사하는 내내 여기가 C*라인인가 아닌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맛이 C*가 아닌데 설마라고 생각해 이쪽 라인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잠시 뒤 영수증을 확인하고는 다들 좌절. C*푸드빌입니다. 입에서는 C*맛이 나지 않았는데 어째서 C*라고 경악했지요.
대체적으로 이 라인의 밥집은 재료는 나쁘지 않은 듯하나 맛은 전혀 안난다거나, 재료도 그럭저럭 맛도 그럭저럭, 하지만 가격은 대략 난감이 아닙니까. C*의 진화라고 생각하자니 그쪽은 그쪽대로 무섭고 말입니다. C*에게 밥상과 외식상을 둘다 지배당하는 것은 사양하고 싶습니다.ㄱ-

C*인걸 알았으니 이제 갈 일은 없을듯합니다. 맛이 그렇다 해도 참...;
(저도 C*를 왜이리 미워하는지 모르겠습니다.-_- 미움받는 대기업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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