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본 여행에서 디저트로는 케이크의 대왕마마를 만났다면 본식으로는 어떤 것이 최고였는가라고 물으신다면 단연 비프카레를 들겠습니다.

이번 여행만큼 일정이 뒤집힌 여행은 없었기 때문에 식사도 그 때 그 때 가는 지역에 맞춰 해결했습니다. 저녁은 주로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아침은 호텔 조식으로 해결했기에 사실 제대로 음식점에 들어가 먹은 것은 둘째날의 지유가오카 일정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또 그게 정말로 제대로 잘 골랐다는 거죠.(수식어가 많아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번에도 지도는 도쿄 카페 가이드의 지유가오카 편을 썼습니다. 이름은 챠노코(ちゃのこ). 커피전문점과 카레 전문점입니다. 카레의 경우엔 달랑 비프카레 한 가지만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스위트 포레스트 가는 길에 있는 셈이니 가는 길에 잠시 들러도 좋을겁니다.


그날 점심에 대한 계획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 그 전날에 둘째날 점심을 지유가오카에서 해결하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도쿄 카페 가이드를 열심히 뒤지다가 카레 사진이 예쁘게 찍힌 가게를 봤습니다. 그게 챠노코를 가게 된 이유였지요.
12시쯤 맞춰 갔더니 아직 비프카레가 준비되지 않아서 식사는 되지 않는다 하더군요. 15분 후면 가능하다 해서 길 건너편에 있는 Afternoon Tea Shop에서 놀다가 갔습니다.(확실히 긴자점보다 작고 물건도 적더군요. 긴자점이 너무 큰 탓도 있긴 하지만...;)

시간에 맞춰 들어가서 비프카레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비프카레만은 1100엔, 세트는 1200엔. 100엔 차이에 커피와 샐러드가 딸려 나오니 당연히 세트로 주문하는 쪽이 이익입니다.

자리에 앉아 옆 테이블 쪽을 찍어봤습니다. 나무로 직접 만든 듯한 작은 테이블과 나지막한 의자.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먹는 데는 조금 불편하긴 하더군요.

먼저 락교와 생강, 그리고 우유를 가져다 줍니다.

커피를 식사 후에 가져다 줄까요라고 묻길래 그냥 같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핸드페인팅으로 만든 것 같군요. 커피를 한 모금 마셔봤는데..... !!! 100엔 더 붙여서 나온 덤 커피치고는 굉장히 맛있습니다. 커피 전문점이기도 하고 주력 메뉴도 커피쪽입니다. 그러다 보니 신 맛과 쓴맛이 입안을 감돌면서도 전혀 부담되지 않는 맛있는 커피를 내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정말 맛있었습니다.

자, 샐러드가 나왔습니다. 역시 투박한 느낌의 오목한 그릇에 나온 샐러드. 미역도 있고 오이도 있고 방울토마토도 있고 무순도 있는 일본식의 샐러드지만 이름있는 소스를 쓴 듯한-대개의 경우엔 여기서 와인 비네거에 어쩌고~하는 이야기가 나와야 하지만 제 미각은 그렇게 좋지 못합니다;;;-새콤한 식초+오일 소스가 잘 어울립니다. 약간 짠 듯하지만 일본 음식은 원래 다 그런거려니 생각하고는 맛있게 먹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등장한 카레.
.....
건더기는 여기저기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헤엄치고 있습니다. 조금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한 숟갈 먹어봅니다.

맛있군요.
그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합니까. 그저 먹는겁니다!
진한 카레 맛이 소스만 퍼먹어도 밥 한 그릇 정도는 뚝딱 비울 수 있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건더기는 얼마 없지만 뭉개지거나 하지 않고 속까지 카레맛이 잘 배어 있습니다. 어떻게 만드셨나요라고 절로 묻고 싶은 맛입니다.



그리하여 그날 저녁식사를 사러 마트에 갔다가 카레를 집어 오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다음 선거날, 열심히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카레 한 솥 만들어봐야 이틀도 못가는 상황에서 만든 보람이 있을지...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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