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사진을 옮겨 담고 보니 저도 100장 넘게 찍기는 했습니다. 그 절반 정도는 아마, 빅토리아 피크와 귀국하는 날 공항 버스 안에서 찍은 것일 겁니다. 먹는 것을 제외한 홍콩에서의 사진들을 한꺼번에 몰아 올립니다.
1. 홍콩항과 다리 홍콩이라하면 쇼핑센터만 떠올렸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영국이 덥석 내달라고 했을 정도로 교통의 요지였던걸까요. 항구의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지나가면서 겉핥기로만 보았는데도 말입니다. 물론 전 부산항에 가본적이 없으니, 부산항의 규모는 여기보다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마 첵랍콕 공항이 있는 란타우 섬일겁니다. 케이블카가 저렇게 둥실 다니더군요. 아쉽지만 타보지는 못했습니다.
여기는 다리 건너였으니 홍콩 본토입니다. 홍콩은 크게 공항이 있는 란타우섬, 센트럴을 비롯한 중심지가 모여있는 홍콩섬, 그리고 중국 본토에 붙어 있는 쪽까지 세 군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쪽은 중국 본토 쪽의 항구지역입니다.
대형 크레인들. 컨테이너 하역작업에 쓰이겠지요.
컨테이너 중에는 이렇게 현대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별셋은 못봤습니다.'ㅂ'
그리고 다리가 있습니다. 란타우섬과 본토를 잇는 다리는 꽤 크더군요. 현수교라고 하나요? 굉장히 굵은 철선을 중심으로 연결한 다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불가능은 없다였나, 김구라와 김제동이 나오는 그 프로그램에서 건넜던 간사이 지방의 다리도 이런 타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귀국하는 날, 2층 버스의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기에 저랑 G, 아버지까지 셋이서 열심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얼룩은 버스 유리창에 붙어 있던 겁니다.;
본토와 섬을 잇는 다리. 꽤 깁니다. 덕분에 사진을 여러 장 찍을 수 있었습니다.
H모양의 교각과 그 윗부분에서 내려가는 긴 파이프(철선이라기에는 굉장히 굵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다시 그보다는 얇은 철선들이 내려갑니다.
마지막날은 구름이 좀 많았지요. 그래도 사진 찍기는 좋았습니다.
2. 빅토리아 피크 홍콩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볼거리로 꼽는 것이 빅토리아 피크입니다. 아쉽게도, 가장 아름답다는 여기에서의 야경은 보지 못했습니다. 어쩌다보니 낮에 올라가서 낮에 내려오게 되었네요. 덧붙이자면 홍콩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장면인 심포니 오브 라이츠 사진은 전혀 찍지 않았습니다. 들고간 삼각대는 아버지의 펜탁스가 독점했다지요. 그걸로 아예 동영상도 찍으셨으니...; 본토쪽에서만 야경을 감상했는데 빅토리아 피크에서 보는 것이 더 예쁠 것이라 생각됩니다. 바다를 가운데 두고 양쪽 해변가에 포진한 건물들이 번갈아 쇼를 벌이는 것이니 어느 한 쪽에서 보면 제대로 안 보입니다.
빅토리아피크에 올라갈 때는 피크 트램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는 방법이 3가지 정도 있다 하는데, 하나는 피크 트램을 이용하는 것, 하나는 버스를 타는 것, 다른 하나는 미니 버스를 타는 것입니다. 가격은 미니버스가 싸지만 올라갈 때의 풍광은 피크트램이 제일 낫다 하더군요. 20달러를 내고 피크트램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엄청난 경사더군요. 중간에 사진 찍으라고 한 것인지 몇 번 트램이 멈춰섰기에 찍었습니다. 검게 보이는 것이 트램, 그리고 그 밖으로 보이는 것이 빌딩. 트램의 경사도가 대강 유추 되실겁니다.
이렇게 보면 별 것 아닌데 말입니다.
저 멀리에서 트램이 올라오는 것이 보이지요? 그냥 노면 전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트램은 홍콩섬 곳곳에 깔려 있었지만 타보지는 못했습니다.
아래는 빅토리아피크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입장료가 12달러였던가요. 그래도 그 값은 충분히 합니다.
이렇게 빅토리아피크 주변에도 상당히 많은 맨션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고급 주택들이겠지요. 내려갈 때는 미니버스를 타고 G가 북악스카이웨이 다운힐 혹은 광덕고개(포천과 화천 사이에 있는 가파른 고개)라 부른 길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저는 전자에 한 표. 길 자체는 광덕고개 못지 않게 구불텅하지만 느낌은 북악스카이웨이입니다. 평창동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한 마디로 부촌.
이건 빅토리아피크 전망대 옆 갤러리입니다.
피크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하늘이 부옇습니다. 맨눈으로 바라보면 층이 져 있는 것이 확실히 눈에 들어옵니다. 위쪽은 파랗지만 아래쪽은 거무튀튀하지요. 북한산에서 내려다본 서울하늘보다 심할겁니다. 내내 코가 건조하고 뻑뻑한데다 목이 칼칼하다고 느꼈으니까요. 천식이 도질까봐 무서웠습니다. 허허..
3. 하버시티의 고디바 매장 홍콩을 돌아다니는 내내 눈에는 고디바만 들어왔습니다. 인천공항에서 고디바 홍차를 보고 구입할까 말까 고민할 때, G가 홍콩에도 고디바 매장이 있을테니 나중에 지르라고 했거든요. 하지만 다른 초콜릿은 더 다양하게 많았음에도 홍차는 없었습니다. 커피도 못봤다는 기억이 떠오르네요.
고디바 매장입니다. 아마도 매화겠지요? 구정을 앞두고 한정으로 무엇인가를 팔고 있습니다.
고디바 쿠키와 초콜릿들. 한정 판매하는 것이 왼쪽편에 어둡긴 하지만 보이고 있습니다.
가죽가방까지 포함해 판매되고 있는 고디바 선물세트입니다. 1천 홍콩달러를 가뿐히 넘기는 멋진 가격. 받으면 좋겠지만 그 누가 주겠습니까. 허허허...
그리고 덤으로 하버시티의 홀에서 있었던 피아노 연주회. 연주자 나이가 꽤 어려보였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피아노는 야마하입니다.-ㅅ-
4. 침사추이 해변가에서 찍은 사진들 심포니 오브 라이츠는 침사추이 쪽에서 보는 모양입니다. 저희는 1시간 전에 명당 자리를 잡아 넋놓고 보고 있었는데 점점 시간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이 늘어나더군요. 그 해변가를 찍어보았습니다.
약속장소로 많이 잡는다는 시계탑입니다. 뭔가 고풍스럽긴 한데 서울역에서 비슷한 걸 본 것 같다는 생각도...?
시계탑 옆에 있는 것은 홍콩문화센터일겁니다. 아마도.; 이쪽 한 짝이 끝이 아니라,
이쪽 날개까지 세트로 맞춰야 합니다. 심포니 오브 라이츠 때는 이 벽면에 베이징 올림픽의 픽토그램이 뜹니다. G는 "무슨 문자(한문을 생각한 모양입니다;)가 떠!"라고 하다가 제게 핀잔들었습니다. 'ㅂ'
날씨는 좋지만 역시 시계가 안 좋습니다. 흑흑흑..
같은 자리에서 돌아가며 찍은 사진입니다. 이쪽이 스타페리 선착장입니다. 홍콩섬과 본토를 오가는 가장 싼 방법은 페리입니다. 1층은 1.8달러, 2층은 2.2달러입니다. 배 타고 가는 쪽이 재미있지만 파도가 좀 치면 울렁거립니다. 배멀미에 약한 사람들은 주의해야겠지요.
5. 그 외 홍콩의 사진들 따로따로 접어 넣기 애매한 것들을 한데 모아보았습니다.
찰리브라운 카페입니다. 기대를 상당히 하고 갔는데 처절하게 배신을 당하고 돌아온 곳입니다. 캐릭터 상품도 그리 다양하지 않고,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던걸요. 결국 사진만 찍고 돌아왔습니다. 캐릭터 상품은 차라리 하라주쿠의 스누피샵에 가는 것이 낫겠습니다. 물론 상품 가격은 이쪽이 쌀듯합니다.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요.
1층은 굉장히 좁은 테이크아웃매장이고 2층 매장이 상당히 넓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이렇게 우드스탁과 스누피가 등산을 하고 있습니다. 매장 인테리어만 예뻤다니까요.
아까 올린 침사추이 해변가에는 스타의 거리가 있습니다. 유명 스타들의 손도장이 있는 곳이지요. 몇몇은 손도장이 없고,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국영의 것. 묘하게 감상적이 되어 한 번 찍어보았습니다.
이쪽은 성룡. 손 아래에 금색으로 사인이 되어 있는데..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영문 사인 아래, 성룡이라고 한글로 되어 있습니다. 이래서 한국인들 사이에 은근히 유명하다 합니다.
이것은 임청하. 한 때 모양이 열렬히 사모한 배우입니다. 음훗훗훗훗~
침사추이 한 복판, 구룡(Kowloon: 카오룽)공원 옆에 이슬람 모스크가 있길래 찍어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있더군요.
홍콩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은행입니다. 처음 보고는 "앗, 제일은행이다!"라고 외치고 3초 뒤 좌절했습니다. 제일은행이 아니라 스탠다드 앤 차터스입니다. SC 제일은행의 앞 두 글자라니까요. 저뿐만 아니라 G도 그랬답니다.
카오룽 공원 근처였을겁니다. 여기는 좀 무섭습니다. 가로수가 울창한 것도 있지만 가로수 가지마다 뿌리가 달려 있거든요. 잔뿌리라고 해야할까요. 물컵에 양파를 꽂아 놓으면 아래로 뿌리가 자라는 것처럼 허공에 흑갈색 뿌리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거 은근히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홍콩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거리 간판입니다. 간판들이 도로 위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그래도 2층 버스가 지나갈 정도의 높이는 됩니다.
이걸로 홍콩여행 사진은 끝! 이제는 마음 놓고 책 읽으러 갑니다. 오늘이야말로 상냥용을! ... 덕분에 다이어리 완성은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다이어리보다는 책이 먼저예요.
홍콩은 쇼핑 아니면 음식이라더니 실제 가서도 그랬습니다. 거기에 부모님들의 멋진 바디랭귀지 덕분에 저나 G만 갔다면 절대 못 먹었을 음식들도 먹었다는 것은 좋았지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종류별로 음식 사진을 모아 나갑니다. 문제는 사진이 좀 많다는 것. 세어보니 서른 다섯장이군요. 조금씩 나눠 접어가며 소개하겠습니다.
1. 대한항공의 기내식 - 그러나 비빔밥은 먹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까지 총 10번의 비행기회가 있었지만 전부 외국항공사로 한 번은 UA, 한 번은 원동항공, 이번이 대한항공, 나머지는 JAL과 스카이라인이었습니다. 대한항공 기내식으로는 비빔밥이 제일 낫다고 듣긴 했지만 먹을 기회가 없었지요. 하지만 이번에도 못 먹었습니다. 홍콩 가는 비행기는 대형이라 비빔밥 메뉴가 있었지만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다른 메뉴를 선택했고 돌아오는 비행기는 작은 거라 비빔밥이 없었습니다.(이런...;) 뭐, 다 그런거죠.=_=;
기내식 전의 음료 서비스는 커피로 받았습니다. 같이 나온 소금 견과류입니다. G는 견과류를 질색해서 G의 몫은 제가 다 따로 챙겼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은 비행시간이 워낙 짧아 음료 서비스가 없나봅니다. 기내식 나오고 정리하면 끝입니다. 아니면 대한항공이라 달랐던 걸까요. 대한항공은 꽤 비싸던데.
G는 음료서비스를 스프라이트로 받았습니다. 얼음이 담긴 컵을 같이 주더군요.
그리고 본격적인 메뉴. 모닝빵, 중국집에 가면 잘 나오는 짭짤한 채소절임, 요거트, 그리고 닭고기 볶음밥입니다. 저는 괜찮게 먹었는데 G는 닭고기 비린내가 났다 하더군요.
이런 볶음밥은 채소가 더 좋습니다.-ㅠ-
이쪽은 돌아오던 때의 기내식입니다. 이번에는 닭고기를 안 먹고 소고기를 먹으려 했는데 제가 있는 자리가 딱 중간이라 소고기가 앞에서 다 떨어졌답니다. 선택의 여지 없이 닭고기를 먹었는데 이쪽은 바베큐 소스 덕인지 조리가 잘 되어서인지 짜긴 했지만 맛은 괜찮았습니다. 저 빙글빙글 말린 것은 빵인데 맛은 별로. 그 옆은 연두부인데 맛있었습니다. 앞에서 다들 고추장 튜브를 달라 하던데 저는 그다지 고추장이 먹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음식은 나쁘지 않았다는 이야기일까요.
2. 스타벅스에서 홍콩의 자체 브랜드인 퍼시픽 커피 컴퍼니가 낫다고 들었지만 갈 기회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스타벅스만 갔지요. 그 가장 큰 이유는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커피집이 스타벅스였고 호텔 주변에는 퍼시픽 커피가 전혀 없었다는 겁니다. 하버시티를 돌아다니면서도 퍼시픽 커피는 못봤고 스타벅스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스타벅스는 징하게 많습니다.
첫날 하버시티를 돌아다니다 쉴 때도 스타벅스를 들렀습니다. 부모님은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니 오렌지 주스를 갖다 드리고 저는 시그니처 핫 초코, G는 타조차이티라떼를 시킵니다. 거기에 제 커피컵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크랜베리 밀 스콘과 다른 빵과 시금치가 들어간 샌드위치 하나. 빵 맛은 한국보다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콘은 스콘이라기보다는 비스킷이나 빵에 가까웠지만 한국 스타벅스에서 스콘 먹으면 꼭 혀 끝에 남는 꺼끌함은 없습니다. 아메리카노도 진하긴 하지만 그래도 심각한 탄맛은 아닙니다.
홍콩에서는 시즌 음료로 블랙티라떼와 루이보스티라떼를 밀고 있었습니다. 루이보스티라떼는 절대 취향이 아닐 것이니 넘어갔지만 블랙티라떼는 궁금하더군요. 3일째 쇼핑하던 날, 막스앤스펜서에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에 들어가 시켜 먹어봤습니다. 음, ... 음, ... 음. 딱 일본 로열밀크티 맛입니다. 그래서 두 모금 마시고는 그대로 폐기했습니다.
이름은 잊었는데 정육면체모양의 기묘한 디저트가 있길래 마지막 날 공항의 스타벅스에서 시켰습니다.
개당 5홍콩달러. 1달러가 120원 가량이니 600원이라 생각하면 맞습니다. 크기는 한 변이 4cm 가량인 정육면체를 생각하시면 됩니다.(아니, 5cm인가; )
레몬이라길래 뭐가 레몬인가 궁금해했더니 전체적으로 레몬향이 나며 맛도 새콤한 레몬케이크를 먹는 느낌입니다. 시트도 촉촉하고 해서 커피와 간단히 곁들이는 간식으로 좋습니다. 게다가 겉의 코코넛롱이 씹는 맛을 더해줍니다.
초콜릿을 잘라보니 어떻게 만든 건지 대강 알겠습니다. 겉을 코팅하고 그 위에 코코넛롱을 붙인겁니다. 이쪽도 꽤 진한 초콜릿 맛이랑 촉촉한 시트가 어우러져 맛있었습니다. 가격 대 성능비가 괜찮더군요. 뭐, 대체적으로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낫지 않나 싶지만 가격은 미묘합니다. 물가가 비슷하다더니 홍콩의 스타벅스는 한국보다 조금 싼 정도이고 거의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3. 홍콩에서의 빵 - 델리프랑스도 포함 홍콩에서도 빵집이 꽤 여기저기에 보입니다. 일본에서 돌아다닐 때도 이렇게 많이보지는 못했지요. 체인식 빵집이 상당히 많고 오픈 시간도 이릅니다. 공주 뭐시기였나, 하여간 그런 이름의 빵집은 오픈 시간이 6시 반입니다. 대체적으로 7시 쯤에는 빵집들도 다 여나봅니다. 아침시간에 출근하면서 끼니거리를 사들고 가는 회사원들이 많아 그런듯합니다.
첫날 시티슈퍼에서 구입한 초코 코로네입니다. 일본에서 만든 빵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쪽은 파리바게트의 파이타입 소라빵과 비슷하게 앞부분이 초코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파리바게트는 초코 코팅을 한 뒤 생크림을 넣었지만 이쪽은 안에 크림을 넣은 다음 초콜릿 코팅을 해서 구멍 앞부분을 막았습니다. 안은 초콜릿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가 있습니다. 인스턴트 느낌. 크림맛은 파리바게트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초코소라빵이 더 취향입니다. 그쪽이 좀더 진하다고 할까요? 초콜릿 향료를 넣어서 그런건가..
이쪽은 같이 구입한 호두빵입니다. 호두꿀이었나, 하여간 다른 부재료가 하나 더 섞여 있습니다. 호두 메이플? 약간 달달한 향이 그랬다는 기억입니다. 호두도 맛있고 가격도 꽤 싼 편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빵이 더 맛있었지요.
이것은 빅토리아 피크 정상에서 먹은 초코 도넛입니다. 타임스퀘어 지하의 시티슈퍼에서 구입했습니다. 약간 질긴 느낌의(쫄깃한 것이 아니라) 도넛 겉부분에는 무가당 코코아가루가 묻어 있습니다. 사두고는 까맣게 잊고 있다 꺼내 먹었는데 그 사이 코코아 가루가 젖었더군요. 어쩔 수 없습니다. 이것은 코코아가루의 숙명...; 안에는 초콜릿 크림이 들어 있습니다. 도넛 반죽이 좀더 쫄깃했다면 좋았을 건데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델리프랑스. 조식을 먹을 만한 여러 곳들 중에서 호텔에서 가장 가까웠던 곳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았는데 호텔에서 큰 길로 걸어나와 맞은편의 홍콩과학관 방면으로 건너가면 거기에 아침을 먹을 만한 곳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주로 하버시티 방면만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쪽도 먹을만한 곳이 많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델리프랑스의 커피. 카페라떼인데 괜찮았습니다.
어머니는 다른 것 필요없이 크로와상과 위에 깨를 뿌린 모닝롤을 드셨고 아버지는 와플과 오믈렛, 토마토와 옥수수가 있는 세트를,
저는 햄과 치즈가 올려진 두꺼운 토스트에 조리된 콩과 오믈렛, 토마토를,
G는 햄과 소스가 올려진 메뉴를 선택했습니다.
메뉴마다 각각의 번호가 있어서 외국인도 주문하기가 편합니다. 번호를 불러주면 알아듣습니다. 게다가 대체적으로 영어를 저나 G보다 훨씬 잘하기 때문에..... -_-a 빵이 맛있어서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커피도 맛있고 주스도 맛있고, 빵이 제일 맛있고 말입니다. 바게트 1/4조각을 시켜봤는데 조직이 치밀하고 촉촉하고 쫄깃한 것이 맛있더군요. 흑흑, 이런 바게트를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한국에서 먹는 것은 뭔가 가벼운 느낌이라니까요. 저 바게트라면 하루를 묵혀도 그냥 저냥 먹을 수 있지만 집 앞에서 사 먹는 바게트는 하루만 묵히면 종이장이 됩니다. 그 원인은 오늘 읽은 모 책에 나와 있었으니 그 책 리뷰와 함께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4. 홍콩에서 먹는 홍콩식 음식들 델리프랑스는 은근히 제 취향이었지만 부모님은 다른 게 더 좋으셨나봅니다.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운동 겸 산책(이라기엔 좀 많이 과했지만)을 나가신 두 분은 아침거리를 사들고 오셨습니다. 길 건너편에 갔더니 테이크아웃 전문 가게에 사람들이 줄을 엄청나게 서서 사더라, 그래서 사와봤다 하십니다.
그리하여 먹게된 홍콩식 아침 식사, 그리고 중국 음식들 나갑니다.
보이는 것은 두 팩 뿐이지만 안 꺼낸 한 봉지가 더 있었습니다. 둘째날 아침, 부모님이 사오신 홍콩사람들의 일상적인 아침식사로 추정되는 테이크아웃 음식입니다. 오른쪽의 노란색 작은 것은 새우인지 어육인지가 들어간 작은 딤섬입니다. 오른쪽은 감자떡 비슷하게 투명하게 비치는 피의 만두인데 속에 땅콩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G는 질색했지요. 간장을 뿌려 먹는데 은근히 맛있었습니다. 여기 보이는 것 말고 볶음국수가 있었습니다. 숙주가 듬뿍 들어간 볶음국수인데 이쪽은 하얀 것,
넷째날 아침에 먹었던 볶음국수는 간장이나 굴소스가 들어간 듯, 색이 진합니다. G나 어머니나 소스가 없는 쪽이 맛있다 하더군요. 저는 둘다 괜찮았습니다. 홍콩에서 먹은 국수들은 대체적으로 면발은 얇지만 뚝뚝 끊기는 타입입니다. 소면과 비슷한 굵기인데도 쫄깃하거나 한 맛이 없고 툭툭 끊기는 느낌입니다. 뻣뻣하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파스타처럼 튕기는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소면을 덜 삶아서 약간 씹히는 느낌이 남아 있는 것과도 닮았는지 모릅니다. 사진 오른쪽 위에 보이는 하얀 것은 짱펀입니다. 딤섬집에서 많이 시켜먹는 것은 저 하얀색 피 안에 새우나 돼지고기가 들어가 있지만 저것은 속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걸 소스에 찍어먹더군요. 이것도 꽤 맛있었습니다.
둘째날, 막스앤스펜서를 돌아다니다 잠시 쉴 곳을 찾으러 돌아다니던 도중, 스타벅스 지하층에 식당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무작정 들어갔는데, 입구에서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지하의 넓은 식당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일단 현지인이 많으니 안심하고 메뉴판을 보고 이런 저런 음식들을 주문해보았습니다.
사진 상단은 탕수육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해서 주문한 음식입니다.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뭔가 묘하게, 닭껍질을 먹는 듯한 느끼함과 부드러운 고기를 소스에 버무린 것입니다. 나쁘진 않았습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사진 중앙의 완탕입니다. 뭔가 국물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마다 완탕을 주문했는데 그 고기국물이 은근히 땡기더군요. 완탕 옆은 춘권입니다. 역시 무난합니다.
저만 좋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새우 달걀 볶음밥입니다. 밥이 찰지지 않고 퍼석한 느낌이었지만 쌀밥을 계속 못 먹었으니 이런 때라도 먹어야지요. 간도 괜찮고 맛있었습니다.
이쪽은 생긴 것도 그렇지만 맛도 진짜 해물 볶음우동입니다. 이것도 나쁘지 않았어요.
가격대도 그리 높지 않았고 이렇게 음식을 시켜서 200달러 초반대가 나왔으니 좋습니다. 홍콩의 물가가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되지만 식사때만 되면 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4인가족이 이렇게 먹고 이정도 가격이 나올 수 있을까요.
자아. 이쯤에서 나와야 하는 딤섬집 이야기. 애초에 홍콩갈 때 딤섬집은 언젠가 한 번 꼭 가보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 놓고는 첫날은 식사시간을 계속 못맞춰서 포기했고, 이틀째 점심 때 얼결에 발견한 크리스탈제이드에 들어가 소룡포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만두쪽 딤섬이 아니라 완탕과 소룡포 쪽입니다. 꼭 먹어보고 싶었던 찐빵쪽은 없습니다. 셋째날, 센트럴 시청사에 있는 Maxim에 가서 먹겠다고 해놓고는 지쳐서 근처의 밥집으로 들어간 게 윗 사진이고, 그리하여 결국 셋째날도 못갔습니다. 홍콩은 출국심사 시간이 꽤 걸린다고 해서 항공기 시간에 맞추려면 어찌해도 먹으러 갈 수 없겠더군요. 결국 포기하고는 마지막 날 공항에 갔습니다. 티켓팅 해두고 옥토퍼스 카드 환불하고 몇 가지 선물 더 사고 나서 시계를 보니 12시입니다. 그리 배는 고프지 않지만 끼니 때가 되었으니 먹는 것이 낫지요. 로프트 구조로 되어 있는 2층에 대형 레스토랑이 있는 것이 보여 올라갔습니다. 적당히 챙겨 들어가서 보니 여기가 Maxim. 한자로 美心이었나요? 하여간 한자로 된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와 못 알아봤습니다. 그런 연유로 막판에 찐빵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훗훗.
출국장에 있는 맥심은 상당히 규모가 큽니다. 테이블도 넓고 세팅도 다 되어 있어 가서 앉기만 하면 됩니다. 차는 우롱차를 시켰습니다. 차가 들어 있는 포트와 뜨거운 물이 들어 있는 포트를 같이 주더군요. G와 저는 여기서 가이드북을 붙잡고 한자를 해독하며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한자는 알아도 중국어를 모르니 주문하기가 꽤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국물이 있는 국수는 하나 주문했습니다.
뒤이어 나온 춘권과 짱펀. 짱펀은 저렇게 긴 접시에 담아 내온 후 주둥이가 긴 포트를 기울여 소스를 따라줍니다. 그렇게 하는 쪽이 소스를 흘리지 않고 운반할 수 있겠지요.
춘권과 짱펀. 저는 둘중 하나만 먹으라 한다면 짱펀을 먹겠습니다. 찹쌀을 묽게 풀어 쪄낸 것처럼 부드럽게 입에서 녹으면서도 찰진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온 이 두 가지가 내내 노리고 있던 겁니다. 아래쪽은 돼지고기가 들어간 찐빵, 왼쪽은 달걀노른자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은 커스터드 찐빵. 커스터드 찐빵은 티이타님 이글루에서 보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습니다.
색을 보면 아시겠지만 달달하기도 하고 약간 매콤한 맛도 돕니다.
고기와 야채가 함께 들어 있지요.
탱글탱글 뽀얀 저 자태!
반으로 가르면 이렇습니다. 소스가 걸쭉하고 상당히 진한 노란색입니다. 니콘이라 생각보다 조금 붉게 잡힌 것을 감안해도 진한 달걀 노른자색 그대로입니다. 달달한 것이 입가심으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맨 마지막으로 나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이것. 역시 붉게 색이 나왔는데 이게 탕수육입니다. 중국식 탕수육이 맛있다는 말에 시켜보았는데,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생각만큼 독특하다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최근 먹었던 탕수육 중에서는 강북삼성병원 뒤쪽, 서울시교육청 맞은편에 있는 목란이 제일 맛있었습니다. 그것보다 더 맛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ㅂ'
이렇게 시켜먹고 321달러. 조금 더 나왔지만 차 값도 포함되어 있었지요. 1인당 12달러였다고 기억합니다.
아, 그리고 특이한 것 하나. 맥심의 찻주전자는 주둥이가 독특합니다. 주둥이 구멍이 하늘로 솟아 있지 않고 아래로 있습니다. 차 따르기 편하더군요.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이런 주둥이의 포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있었다면 진작에 구하러 돌아다녔을텐데 말입니다.
5. 나머지 간식들
둘째날 시티슈퍼에서 구한 스타벅스의 딸기 프라푸치노 병. G가 병이 예뻐 질렀다고는 말못합니다. 여행내내 슈퍼마켓을 돌아보았던 G의 불만은 딸기우유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초콜릿 우유도 있고 커피우유도 있지만 딸기 우유는 없습니다. 그랬던 G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습니다. 아주 조금. 딸기 우유는 맞긴 맞는데 좀 많이 달았지요. 딸기셰이크를 녹인 맛이라고 생각하시면 비슷할겁니다.
역시 둘째날 먹은 아이스크림. 이날 아침 침사추이에서 센트럴로 가기 전 XTC라는 (가이드북에도 나와 있는) 맛있는 젤라토집을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확인하고 침사추이로 돌아온 다음 부모님을 부추겨 들어갔습니다. 부모님이 단 것과 빵을 좋아하신다는 것이 이런 때는 좋군요. 아이스크림 맛있는 집이라고, 먹으러 가자고 부추겼더니 솔깃해서 따라오십니다.(...) 개당 23달러였던가요. 두 종의 젤라토를 올려줍니다. 어느 맛이든 다 괜찮았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지요. (쓰면서도 염장이 안되는 이유는 지금 치료한 쪽 말고 다른 쪽에 치통이 좀 있어서 찬 것을 못 먹기 때문입니다. 아우, 올 겨울은 왜이렇게 비실대는지 모르겠습니다.ㅠ_ㅠ)
이쪽은 허유산의 디저트입니다. 단팥죽 비슷한 모습에 끌려 주문을 했는데, 검은콩국물에 코코넛 밀크를 섞고 검은쌀과 타로를 넣은 겁니다. 달달한 타로의 맛이 고소한 국물과 잘 어울려... 라고 말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양이 은근히 많더군요. 보통 밥 한 그릇 정도의 그릇에 담겨 나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거기에 쌀이 들어 있으니 오죽합니까. 현미는 잘 먹지만 이 검은쌀은 조금 미묘해서 먹다가 1/3쯤부터 질리기 시작하더니 엉뚱한 쪽으로 생각이 뻗어나갑니다. 마치 지금 내가 퍼먹고 있는 것이 검은쌀이 아니라 검은 개미 같다고 말입니다. 쌀이 톡톡 씹히는 것이 그런 상상을 불어 넣더군요. 그 상상을 들은 G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아냐. 개미는 씹으면 실거야." 과연 그렇군요. 개미산 때문에 신 맛이 나지, 저렇게 달달하진 않을겁니다.'ㅂ'
그 동안 G가 앞에서 먹고 있었던 것은 이겁니다. 망고소스에 망고과육이 들어가고 망고젤라토가 얹혀진 것. 정말 진한 망고맛이 납니다. 양도 많아서 다 먹다보면 망고에 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것만 하나 먹어도 망고는 원없이 먹은 걸겁니다. 들어간 망고양을 따져도 그렇지요.
이것으로 여행음식사진은 끝! 이제 자러갑니다. 앞 서 글 쓰고 난 다음부터 시작해 중간에 마비노기 다운힐 한 판 해주고 나서도 계속 붙들고 있었는데 이제(11시 17분-_-)야 끝났습니다. 홍콩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에 대한 이야기는 내일 마저 쓰겠습니다.
라고는 하지만 못 질러서 조금 아쉬웠던 것이 몇 가지 있었지요. 하나는 막스앤스펜서에서 봐둔 몇몇 옷들. 여기 옷들이 그나마 가장 취향에 맞았고 가격도 괜찮았지만 사지 않고 돌아 나왔습니다. 그게 아쉽네요. 또 하나는 홍콩 고디바 매장에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구입하지 않은 고디바의 오렌지 블로섬 홍차. 이리하여 고디바의 초콜릿과 홍차를 함께 한다는 것은 나중으로 밀렸습니다. 그리고 G가 막판까지 고민했던 페닌슐라의 미니캔 홍차들. 가격대가 생각 외로 높아서 등을 돌려야했습니다. F&M도 그정도로 비싸지 않은데 50g인지 25g인지의 미니캔이 두 개 세트에 198 홍콩달러였습니다. 개당 99달러. 그럼 대략 12000원정도입니다. 트와이닝 얼그레이 200g 틴을 침사추이 이스트에 있는 모 슈퍼에서 56달러에 봤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손이 안갑니다.
공방 선물로 들고 가려고 구입한 캐슈넛과 단밤. 홍콩은 특산물이란게 거의 없어서 구입하기 난감했습니다. 공항에서 구할 수 있는 선물은 거의가 다 일본산입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선물용 제품은 대형 포키. 지난 빼빼로 데이 때 나왔던 것처럼 무늬만 대형이 아니라 진짜 대형 포키였습니다. 거기까지는 이해하겠는데 홍콩한정 상어지느러미수프맛 프릿츠는 과하더군요. 허허..
뭐니뭐니해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쇼핑은 슈퍼마켓에서의 쇼핑입니다. 코즈웨이베이의 시티슈퍼에서 구입한 위타드 잉글리시 로즈와 트와이닝 얼그레이입니다. 얼그레이는 제가 항상 보던 것과 틴이 달라서 구입해봤고 잉글리시 로즈는 한국에 아예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구입했습니다. 홍차캔 아래에 보이는 것은 고디바 초콜릿 볼입니다. 이것은 두 통을 사서 한 통은 봄친구들과 한 통은 생협분들과 나눠 먹을 생각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막스앤스펜서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것들입니다. 맨 위에 보이는 대형포장은 올브랜과 무가당말린 과일이 들어간 무슬리입니다. 그 아래에는 오가닉 쇼트브레드 두 개. 역시 각각의 모임에 들고갈 예정입니다. 가운데 낀 검은 포장은 공정무역마크가 찍혀 있는 막스앤스펜서의 커피입니다. 커피 리뷰는 별도로 올리겠습니다.
하버시티의 시티 슈퍼에서 구입한 얼음틀은 물고기 생선뼈모양입니다. 훗훗. 지난 여름 내내 살까 말까를 망설였는데 결국 질렀습니다. 그 옆은 코즈웨이베이의 이케아에서 구입한 탁상 시계. 지난번에 시계가 완전히 망가진 이후 방에 시계가 없어 불편했는데 이제는 문제 없습니다. 맨 아래 왼쪽은 대한항공 기내에서 받은 간식, 그 옆은 신기하다는 이유로 G가 사들고 온 초콜릿바, 그 옆은 호텔에 서비스로 놓여 있던 밀크티와 커피 믹스입니다.'ㅂ'
① 작년 추석 때 큰집 큰오빠(장손)가, 아들래미의 아토피 문제로 온천여행을 갔습니다. 원래는 추석 다음날 올라온다 했지만 마음에 걸려서였는지 추석 전날 올라왔습니다. 사촌오빠의 가족여행을 본 아버지가 이야기 하십니다. "우리도 다음 구정 때 가족여행갈까?" 역마살이 있다고 어머니께 종종 구박받으시는 아버지, 이 때도 바람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셨습니다. 기왕이면 따뜻한 곳이 좋다고 추석 연휴 기간 합의를 본 곳은 호주였습니다.
② 그러나 호주는 가격을 알아보면 알아볼 수록 가격이 비쌉니다. 4인 가족이 간다면 800은 있어야할 듯합니다. 경제권을 쥐고 계신 어머니가 고개를 갸웃거리십니다. "호주 말고 싼 곳은 없나?" 그러나 여기에도 복잡 다단한 전제가 붙습니다. 저나 G는 당근 일본을 선호했지만 어머니는 단호하게 거부하십니다. "가족들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여행지로 가자." 이렇게 되면 여행지 선택의 폭은 굉장히 줄어듭니다. 가족들 중 누구 하나도 가 본 적이 없는 지역, 가격이 싼 곳. 그렇게 되면 선택지는 홍콩과 싱가포르 밖에 남지 않았으며, 양쪽 모두 가본 분의 충고에 따라 홍콩을 먼저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되니 구정에 갈 필요가 없이 그냥 G가 이틀 휴가를 내서 주말 껴서 가면 되겠다고 하였고 일정이 확 당겨져 1월 초로 잡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예약시점이 상당히 촉박합니다. (이리되면 차라리 앙코르 와트를 가는 쪽이 쌌지만 어머니는 이미 가보셨다고 딱 잘라 목록에서 뺐습니다. 앙코르 와트를 가본 것은 저와 어머니뿐이고 G와 아버지는 아직입니다.)
③ 패키지를 주장하시는 어머니와 달리, 가격상의 이점으로 저는 항공과 호텔의 별도 예약을 선호했습니다. 하지만 예약을 들어간 시점이 12월 초라, 1월 초의 호텔들은 상당수 만실입니다. 순위에 올려두었던 호텔들이 이미 다 마감되고 결국 들어간 곳은 Empire Kowloon입니다. 부모님은 꽤 좋다 하셨지만 속 사정-좀더 싸거나 비슷한 가격에 좋은 위치, 좋은 시설의 호텔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던 저나 G는 굉장히 불만이 많았습니다.
④ 예약 완료되고 한시름 놓았는데, 출발하기 열흘 전에 어머니가 말씀하십니다. "하*투어에서 나온 홍콩여행상품 중에 한 명 가면 동행 1인은 공짜로 보내주는게 있네. 예약한 것 취소하고 이걸로 해라." ... 항공권은 4인 이상 예약가능한 대한항공 것으로, 취소 불가입니다. 이미 발권까지 다 마친 상태. 취소가 안된다고 말씀 드리니 무슨 소리를 하느냐며 취소하라 하십니다. 이모저모-G가 쓸 수 있는 휴가일정이 맞지 않아-문제가 발생해 일단 납득했지만 그래도 어머니는 불만 많으십니다.
⑤ 호텔과 항공권은 부모님이 부담하시는 걸로 했지만 공짜로 따라가기가 찔려서 체류 비용은 저와 G가 공동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말이 공동부담이지 저와 G가 3:1로 나눠 부담했습니다. 그나마 G는 홍콩여행 동안 자기 몫으로 산 물건이 없다는 이유로 남은 경비를 모두 모아 가졌습니다. 그것이 약 1800 홍콩 달러. 환전하면 20만원을 챙긴겁니다. 본인이 낸 돈보다 더 돌려받았습니다. (그 상황을 인식한 G. "뭐 맛있는 것 먹고 싶어?"라고 묻습니다. 그냥 카드비용에 조금만 보태달라 했습니다.)
⑥ 출발하기 직전 감기 기운은 아니고 목이 뻑뻑하고 가래가 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기관지를 비롯한 호흡기 계통이 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기관지는 홍콩에 가서 엄청나게 혹사를 당합니다. 가이드북에서 슬쩍 읽고 지나간 홍콩의 공기오염문제는 제 기관지가 확실하게 체험했습니다. 지난 주말 동안의 홍콩 공기는 그래도 아주 심각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하지만-여름에는 숨도 못쉴 지경이라 들었습니다-한국, 서울 기준으로 따지면 3-4월의 황사정도는 됩니다. 최고 황사가 아니라 중간 정도의 황사일까요?
⑦ 가기 전에도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홍콩은 쇼핑에는 좋지만 무엇인가 구경하기에는 좋지 않습니다. 그나마 심포니 오브 라이츠(Symphony of Lights)와 빅토리아 피크에서의 구경 정도가 괜찮았습니다. 이것을 뺀다면 쇼핑몰 구경하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으니, 나이 드신 분들이랑 갈 경우엔 명품을 사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면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영국 조차지(맞나요?)였기에 기대했던 홍차들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일본과 계속 비교가 되더군요. 같은 가격이라면 차라리 일본을 간다 싶었습니다. 전 (옷 등을 사기 위해 발품파는) 쇼핑이 싫어요!
⑧ 그런 이유로 출국전부터 귀국후 지금까지 이번 여행을 바라보는 제 시선은 한결같습니다. "이번 홍콩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 홍콩여행이 될것입니다." 물론 타의로 가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끌려가겠지만, 선택할 수 있다면, 혹은 누군가 공짜로 보내준다고 해도 가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여행은 4일을 통째로 날려버린 고행길이었습니다.
자아. 불평 불만은 이정도로. 오늘 중으로 리뷰 다 올리겠습니다~. (이거 다 하고 상냥용 읽으러 갈거예요.'ㅂ')
1.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준 여행이었습니다. 2. 홍콩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지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3. 예약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예약 완료된 시점에서, 출발하기 직전에도, 출발하고 나서도, 여행다니는 동안에도, 들어오기 직전에도 힘들었습니다. 떠올리기만 하면 이마 사이에 川을 그리게 되니 그저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