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간식이 아니라 주식입니다.(...) 요즘의 문제있는 식생활을 여실히 보여주지요. 하하하하하;


1. 지난 주말에 명동에 새로 생긴 유니클로를 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토요일 오전에 갔더라면 조금 상황이 나았을지도 모르는데, 일요일 점심 때-2시경에 갔거든요. 그랬더니 명동역 근처까지 사람들이 대규모로 줄 서 있는 것이 보이더랍니다. G는 거기에서 사은품으로 준다는 담요랑, 9900원이라는 히트택을 노리고 있었는데 인파를 보고는 질려서 그냥 영플라자 유니클로로 갔습니다. 새로 생긴 명동 중앙점 말고 다른 지점도 사람이 바글바글하더군요. 하지만 영플라자점은 평소와 그리 차이가 없었습니다. 아니, 사람이 평소에 얼마나 있는지 모르지만 이정도면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겠다는 정도였네요. 새로운 매장에서는 9900원이지만 다른 매장에서는 12900원. 11월 13일까지의 한정 행사였나봅니다.
여기서 옷 몇 점 집어들고 나니 45000원이 금방이군요.-ㅁ-;


2. 그러고 나서 롯데본점에 들어가 등산용으로 많이 입는 겉옷(점퍼)을 한 벌 삽니다. 올해 나온 상품이라는데 30% 해도 20만원을 훌쩍 넘는군요.ㄱ- 덕분에 이달에 모아 놓은 여유자금이 옷값에 다 나갔습니다. 흑, 아르바이트해서 (심정상;) 꼬깃꼬깃 모아놓은 돈이 이렇게 나가는 걸 보니 속이 쓰리네요.
덕분에 아이패드 지름신은 또 도망갔습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더니 이렇게 또...;


3. 하지만 아직 복병이 있지요. 크리스마스 자체 선물로 아이패드를 선택하면 ... (먼산)


4. 주말에 있었던 G와의 쓸데 없는 대화.;

G: 백화점에 남자친구랑 같이 쇼핑올 정도의 재력이라면 어느 정도 되어야하려나.
K: 글쎄.
G: 그보다, 돈이 있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걸 깨달았어.
K: 응?
G: 머리숱.
K: 아....;


5. 롯데보다는 신세계쪽의 디스플레이가 마음에 듭니다. 크리스마스 장식도 신세계쪽이 취향이네요. 양쪽의 분위기 차이는 일본 백화점으로 비유하자면 다카시마야 vs 미츠코시 쯤..?; 사실 롯데는 삿포로에서 처음 들어가본 도부 백화점을 쓰려고 했는데 그것보다는 롯데 분위기가 조금 더 고급이지요.
다만, 지하 식품매장만 놓고 보면 롯데 분위기가 더 고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리뉴얼 중인가본데 상당히 신경을 많이 썼더군요. 매장 문위기는 강남 신세계와 비슷해서 일본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과 닮았습니다.(...) 롯데 본점 식품매장을 돌아다니고 있자면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곳이 도쿄인지 서울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ㅂ-;


6. 롯데백화점에 헤드폰 청음코너가 있어서 G의 아이폰을 연결해 들어보았습니다.
제일 처음 들어본 건 오디오 테크니카의 13만원 조금 넘는 헤드폰.(ATH WS70인가...;) 호오. 저음대가 강조된게 은근히 제 취향입니다. 그 옆에 있던 헤드폰은 그냥 무난무난 하더군요. 그리하여 재미 들린 김에 이런 저런 헤드폰을 다 끼워 듣는데, 젠하이저의 50만원짜리가 있길래 안 예쁘다는 G의 불평은 무시하고 끼워 듣습니다. 그냥 무난한가 싶었는데 밴드 반주가 들어가는 순간 음악이 다르게 들립니다. 아..... 둘이서 입 벌리고 넋을 놓았지요.
문제는 그 다음인데; 그 뒤로는 10만원 초반대의 그 어떤 헤드폰을 끼워도 소리가 안 좋게 들리니다. 줌레드니 뭐니 하는 패션헤드폰은 들어보고 즉시 밀리는군요.
역시 비싼 것은 다릅니다.(먼산)


7. 제목에 써놓고 보니 마녀와 여우하면 어린왕자 같은 분위기가 떠오르네요. 하지만 전혀 아닙니다. 제대로 된 제목은 『작은 마녀와 하늘을 나는 여우』. 지난주의 글에 언급한 라이트 노벨입니다. 지금 앞부분만 조금 읽었는데 그 부분 읽으면서 폭소했습니다.
- 일단 표지보고 설마했는데 오야리 야시토 삽화 맞습니다. 속의 컬러 일러스트는 다른 사람들이 있는데서 열었다가는 커다란 문제가 될 수 있으며, 특히 캐나다에서는 이 책을 소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습니다. 오야리 야시토 그림인걸요.(...) 근데 아무리 봐도 여우는 삽화가 더 나이들어 보여...;
- 작은 마녀는 귀족 출신의 천재 아가씨(10대), 하늘을 나는 여우는 그보다 10살은 많을거라 생각하는 공군 에이스 파일럿.
- 앞부분만 아주 조금 읽었는데 그부분만 봐서는 첫비행님, 빙고님, 키릴님이 저격 대상입니다.(어?) 특히 앞의 두 분은 묘사부분을 꼭 읽어보시고 어느 전투기가 모델인지 가르쳐 주시면 감사....(탕탕탕!)

시작은 마음에 들었는데 앞으로가 문제로군요. 핫핫. 다 읽고 나서의 감상이 어느 쪽으로 튈지 저도 궁금합니다.


원래 이것은 만렙 기념 선물입니다. 만렙 기념 선물로 헤드폰을 사기로 마음은 먹었지만 게으름이 도져서 청음하러 나갈 기회가 없었지요. 그러다가 G에게 대학로 내에 청음이 가능한 곳이 있다고 들어서 퇴근길에 홀랑 다녀왔습니다.
미리 마스터님께 조언을 얻어 몇몇 모델을 골라두었는데 그 중 SHL9600이 가장 마음에 들더랍니다. 헤드폰에 가격도 그정도면 괜찮다 싶었고 음도 괜찮다고 하니까요. 그래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갔습니다.
원래는 코엑스의 애플샵으로 가려고 했는데 거길 추천했던 G가 또, '거긴 고가의 헤드폰 위주로 있어'라고 말을 바꾸는 바람에 거리도 멀다고 해서 근처로 간 거였거든요. 그래도 저는 여기가 좋습니다. 걸려 있는 헤드폰에 제 RQ를 직접 맞춰가며 들어볼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결정한 것은 9600이 아닌 9500. 사진의 모델도 필립스 SHL9500입니다.
왜 애초에 생각한 9600이 아니라 9500을 샀냐 하면, RQ 때문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RQ에 들어 있는 여러 음원들 때문이지요.; 제가 G처럼 CD 추출의 음악을 MP3-킨키라던가 페파톤즈라던가 디파페페라던가-로 만들어 듣고 있다면 아마 9600을 샀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요즘 주로 듣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들을 음악은 애니메이션 주제가나 니코니코동의 자가 녹음 노래들입니다.
RQ에 담겨 있던 노래는 니코동 노래였고요. 여기에 9600을 끼웠다가 대박 좌절했습니다. 마스터님이 최근에 헤드폰 사면서 살짝 언급하신대로, 헤드폰이 좋으면 녹음환경이 금방 들통납니다. 스튜디오에서 제대로 녹음한 CD와는 달리, 니코동의 MP3는 좋은 헤드폰으로 들었더니 좋지 않더군요. 어허허. 적당히 얼버무릴 수 있는 이어폰-아이팟 나노 번들 이어혼-으로 듣고 있다가 좋은 것으로 들었더니 그게 가장 티가 나더랍니다.
결국 9600말고 그 아래 있던 9500을 맞춰 들었는데 음 느낌도 제 취향입니다. 9600은 더 맑고 쨍한 느낌인데 9500은 그보다는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이랄까요. 이쪽이 취향이었습니다. 거기에 9600은 완전 밀폐형이고 9500은 약간은 오픈형에 가깝습니다. 더불어 9600은 볼륨 조절 버튼이 있는데 청음매장에서 그걸 작동시킬 때 지직거리는 것도 마음에 걸렸으니. 9500이 더 가볍기도 하고 써봤을 때 귀에 크게 무리가 없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G의 줌레드는 오래 끼고 있으면 귀가 아픕니다.)



꺼내보면 저렇게 생겼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딸려온 다른 이어폰입니다. 이건 나중에 다시 리뷰를 해보지요.
다만; 꺼내고는 당황했더랍니다. 매장에서는 RQ에 충분히 들어갔는데 저 커다란 단자는 대형 앰프용이 아닌가라고 말이지요. 당황해서 만지작 거렸더니 그냥 잡아당기면 쑥 빠지더군요. 헤드폰을 사본 것이 처음이라 몰랐습니다. 지금까지는 죽 이어폰만 써봤기에...-ㅁ-;
그러고 보니 헤드폰 사겠다고 생각한 것도 벌써 몇 년이나 되었군요. 핫핫핫.

단점이라 하면 저 선입니다. 선이 이전에 쓰던 번들 이어폰보다 긴데다 뭔가 잘 망가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선에 대한 불만이 종종 보이던데 이해가 갑니다. 부드러운 재질이라 잡아당기면 뚝 끊어질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가격은 45000원이었는데 이리저리 쿠폰 써서 그보다는 싸게 샀습니다. 그러니 고이 잘 써야겠지요.


그나저나 오늘 나가는 길에 한 번 확인해봐야겠습니다. 과연 제가 자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찍어두었던 모 상품은 품절인걸까요.-ㅅ-
모에하다라는 것은 일본어 萌える를 말합니다. 싹트다라는 의미의 모에루를 썩둑 잘라서 모에하다라고 쓴겁니다. 싹트다, 자라다라는 평범한 의미도 있지만 대개는 독특한 나름의 의미로 많이 받아 들여집니다. 사실 모에가 정상적인 단어라고 인지한 것은 하쿠센샤(백천사)에서 출간하는 일러스트 잡지의 제목이 MOE이기 때문입니다. 설마하니 잡지 제목에 이상한 단어를 달았을까요. 게다가 이 잡지는 굉장히 오래된 잡지인데 말입니다. 모에라는 단어가 뜨기 전부터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갑자기 모에하다라는 단어를 왜 꺼냈냐면...

(출처: 교보문고 - 링크)

이 책 때문에 그렇습니다. 링크를 눌러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책 제목이 新·萌えるヘッドホン讀本.
新이 붙은 걸 보면 아시겠지만 이전편도 있는 모양입니다.

이글루스에서 헤드폰을 쓴 소녀 모음집이라는 낚시성 글로 올라와서 궁금해하다가 질렀습니다. 실은 표지의 소녀에게 홀라당 반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헤드폰이잖습니까.ㅠ_ㅠb (...)

몇 주전에, '주말에 올리겠다'고 했던 신기한 원서가 이겁니다. 구입한지는 조금 되었지만-11월 중순쯤-지금까지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제야 올리게 되었지요.
사실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아니, 다양한 종류의 이어폰, 헤드폰을 쓴 여인네들이 등장하고, 그것도 한 사람이 전부다 그린 것이 아니라 회지 형식으로 여러 사람이 돌려 그렸는데,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그냥 헤드폰 부분을 정밀하게 묘사한 보통의 화집이 아닐까 했는데 아주 본격적인 헤드폰 분석서입니다. 그러니 삽화를 생각하고 구입한 분들은 오히려 실망하실지도 모릅니다.

책을 펼치면 앞부분에는 헤드폰의 비교 분석을 위해 쓴 여러 오디오 기기-나노도 있어서 더 만족했지요-가 소개됩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실제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소개하고 특성, 정확한 가격 등을 제시한 다음, 팝, 클래식, 락 등 다양한 음악분야를 두고 어느 쪽에 더 잘 맞는지 도표로 표시했습니다. 종종 성격분석 등에 쓰이는, 원 안에 다각형이 그려진 형태의 그래프 말입니다. 뭐라 부르는지는 잊었습니다.

하여간 이 책 때문에 헤드폰에 대한 열망이 10배쯤 불어났습니다. 그러니 책의 부작용에 주의하시고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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