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사진은 글의 내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아마도)
이제는 먹으면 안되는-먹으면 다음날 퉁퉁 부어서 먹을 수 없는 돈가스입니다. 엉엉엉엉엉;ㅂ;
(낮에는 먹을 시간이 없음;..)


1. 오늘 G와의 대화.
G의 친구중 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그 아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G는 성격이 유한 편이라 친하게 지내지만 저는 그런 아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 ... 지금 생각하면 동족 혐오일지도 모르겠군요.

하여간 오늘 G는 업무를 하다가 문득 그 아해가 평소 자주 입에 담던 말을 떠올렸다 합니다.

그러니까 걔가 '나는 너보다 수능 잘 나왔는데 여기(같은 대학) 들어왔어.' 라는 말을 했다더군요. 듣기로는 한 두 번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ㅁ-;
보통 저런 말을 한다는 것은 대강 두 가지 이유지요.
나는 너보다 잘났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현재의 나는 너보다 못났어라는 것을 감추고 싶은 것.
두 가지가 종합되었을 때 저런 허세를 부리게 되지요.
그리하여 그런 말을 하며 '갸가 그러는 걸 보고 있노라면 뇌조 수컷이 떠오름'이라고 했더니 G가 포복절도합니다. 살다살다 이런 비유는 처음이라네요.

아니, 왜! 군함조가 아니긴 하지만, 군함조나 공작 같은 예쁜 녀석들에게는 비유해주기 싫고, 괜히 짝짓기 전용 공터에서 암컷들 앞에서 나 쟤(다른 수컷)보다 잘 났음!을 강조하기 위해 털을 부풀리고 고고하게 워킹중인 수컷 뇌조가 떠오르는 걸 어쩌란 말입니다.

...

이 모든 것은 『붉은 여왕』의 후폭풍...ㄱ-;


근데 저도 저런 허세 잘 부려요.ㄱ-;
저런 허세 부릴 때는 그저, '쟈가 요즘 자신감이 없구나'라든지 '쟈가 요즘 일이 안풀리는구나'라고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OTL


2.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 이달 개봉이군요. 개봉하는 줄도 몰랐는데... 이번은 15분이 아니라 뭐랍니까.-ㅁ-;
...
그러고 보니 핫토리 세이지도 은근 카노하 앞에서는 허세 부리는 듯. 뇌조보다는 조금 낫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슷한 과지요.; 검은 닭?;; 아니, 그러기에 닭은 일부 다처라서 안 맞는데.-ㅁ-;


3. 미국 대통령 쿨리지의 일화랬던가. 역시 『붉은 여왕』에서 보았을겁니다.
음, 그러니까, 대통령 부부가 농장에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닭장에 갔더니 수탉이 있더랍니다. 그 앞에서 농장 관리인이 영부인에게, 수탉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교미를 한다고 하자 영부인은 '그 말 제 남편에게 꼭 들려주세요'라고 말했다 합니다. 잠시 뒤, 그 이야기를 들은 대통령. 그리고 물었습니다. '수탉이 한 마리의 암탉과 교미하나요?' '아닙니다. 전부 다른 암탉입니다.' '그 이야기, 제 아내에게 꼭 들려주세요.'
피장파장이군요.-ㅂ-;

그와 비슷한 이야기 중에도 신하의 아내를 호시탐탐 노리던 왕이, 신하가 멀리 전쟁 나간 틈을 타서 신하의 집을 방문했답니다. 그러자 신하의 현명한 아내는 왕의 흑심을 눈치채고 만찬 요리를 모두 닭고기로 통일합니다. 왜 닭고기만 나오냐에 대한 짧은 문답을 거친 다음 왕은 얌전히 물러갔다는 이야기도 있었지요. 어떻게 조리했건 닭고기는 다 닭고기고 어떤 외모를 하고 있건 여자는 다 여자죠.-ㅁ-;


4. 조아라의 『마법스프』를 읽다보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ㄱ-; 가끔 정중한 문체를 쓸 때-고어체는 성경체와 유사하고, 속에 들어 있는 몇몇 이야기들은 동화 코드를 가져다 썼는데 그 영역이 방대합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당연하거니와, 러시아 민화에서 나오는 황금사과라든지, 사랑의 도피를 실패한 케이스라든지, 얼음성이라든지. 그리고 불의 마법사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코드가 몇 가지 보이네요. 물고기로 만들었다는 건 아라비안 나이트에도 종종 나오는 이야기니까요. 영웅과 요정의 사랑 이야기는 로도스도 전기의 판과 디드리트를 떠올리게 하고. 중간에 등장한 유리소녀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읽은 독일쪽 민화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순간 산산조각 나 부서져 버릴 운명의 소녀 이야기였지요. 그 어둡고 암울한 느낌의 그림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하여간 읽으면서 하나하나 옛 이야기를 되새길 수 있어 더 재미있습니다. 지금 찬찬히 다시 훑어보고 있는데 읽을 때마다 그 전에는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동화가 보이는군요./ㅅ/
다만 BL이라 이쪽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은 힘드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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