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백은 아니고, 링크를 겁니다. 관련 글은 아고라에 올라온 "정부는 국립세종도서관을 직영하여 국가 본연의 의무를 다하라!"(링크)입니다.

그 제목만 봐서는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싶은데, 넓게 보면 법인화, 더 넓게 보면 민영화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 중에는 문화계 쪽에 관심 많은 분들이 있으니 보시면 혈압이 오를 수 있습니다. 심호흡부터 하시어요.

자,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1. 세종시에 국립중앙도서관 분관인 세종도서관이 생깁니다. 정식 명칭은 글에서 나오듯, 국립세종도서관 혹은 국립중앙도서관 세종 분관입니다.
다만 처음에 이 도서관을 만들 때는 공공도서관적 역할을 강조한 모양이더군요. 공공에 봉사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공공도서관과 국립도서관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국가에 따라 국립도서관의 역할을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 혹은 특수도서관이 맡는 경우도 있긴 하지요. 미국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는데, 미국의 국립도서관은 보통 의회도서관, LC, Library of Congress입니다. 하지만 이 곳은 설립 당시부터 공공에 봉사할 것을 도서관의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음, 사실 저도 국립도서관의 역할이 무엇이냐 물으면 딱 잘라 이야기 하기 어렵습니다. 역할에 대해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아마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대개는 국가내 여러 출판물의 수집 및 보존, 관리 등에다가 ISBN의 발급, 모든 도서관의 어머니적 역할 등등을 한다고 보시면 될겁니다. 공공도서관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은 공공에의 봉사가 제1 목적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국립중앙도서관 분관인 세종도서관이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한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국립도서관이라는 건 당연합니다. 왜 세종시에 그런 도서관을 만드냐 하면, 행정도시의 역할이 상당수 옮겨갔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그 역할에 따라 국립도서관의 '분관'을 넣은 겁니다. 공공도서관이 아니라요.
국리

2. 근데 개관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행정부처, 정확히는 안전행정부=안행부에서 세종도서관은 '책임운영기관'에게 맡겨서 운영하겠다는 안을 내놓습니다. 처음에는 법인화를 하겠다고 나선 모양인데, 반발이 심하니까 '그럼 책임운영기관에게 맡겨 운영하겠다'고 한 겁니다. 책임운영기관이 뭐냐하면, 그냥 아직은 이름만 있는 기관입니다. 아니, 이름도 아니라 저거 가칭일걸요. 국립도서관의 분관인데 그걸 국가나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운영하게 두는 것이 아니라 별도 운영 기관을 두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도서관의 운영 상태를 평가하고 등등등의 일을 하겠다는 겁니다.
아니, 국립도서관인데.
아니, 그 이전에 도서관인데, 평가를요? 도서관에 대한 봉사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란게 있나요. 도서관에서 이용자들이 받는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한다고요. 그리고 그에 따라 예산을 차등지급하고, 할겁니까.
아니, 그 이전에.
대체 왜 책임기관이라는 것을 두어서 운영해야하는 겁니까? 그런 것이 필요하나요? 도서관의 위탁 운영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말이 많은데 국립도서관을 타 기관에 맡겨 운영하겠다고 하는 생각은 어디서 나왔습니까.


3. 법인화하려다가 말고, 저렇게 책임운영기관이라는 것을 두어 운영한다고 나선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는데, 그 중 하나가 공무원 총원제랍니다. 국립도서관으로 운영하려면 공무원을 발령내야하고, 그러면 도서관 관련 공무원을 충원해야하니까 그걸 막기 위해 돌린 거라는 말도 있더군요. 뭐,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법인화나 책임운영기관이라는게 고위직 공무원들의 은퇴후 자리를 더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습니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역시 모릅니다. 이 두 가지가 어떻든 간에, 왜 국립도서관을 남의 손에, 다른 기관에 맡겨 운영한다는 생각이 나오는 겁니까?



덕분에 어이 상실.
관련해서 요즘 안행부 앞에서는 시위가 있는 모양입니다. 도서관과 문헌정보학계쪽에서 나와서 말입니다. 사서직의 상당수는 공무원이라 집회 참석은 쉽지 않으니 주로 학생들이 많이 가나보네요. 1인 시위도 하고 있는 모양이고요.

책임운영기관이라는 걸 두어서 운영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국가가 직접 운영해야하는 것이 있고, 아닌 것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화관련 부서는 정말로 국가에서 직접 운영해야하지 않나요. 국립중앙박물관이건, 국가기록원이건, 국립도서관이건. 하여간 괜히 '국립'이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국가에서 책임을 지고 관리하고 운영하는 기둥이라는 것이니까요. 운영할 수 있는 깜냥이 안되는 것도 아니고 왜 그걸 다른 사람에게 쥐어준다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진짜...-_-+




7월 2일 추가.
국립세종도서관의 운영은 원안-즉 국립중앙도서관의 분관으로 운영하기로 했답니다. 만세!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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