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안 봤더라 따져보니 꽤 오래되었네요. 작년 8월호부터 시작해 행복이 가득한집에서 눈여겨 본 항목을 골라봤습니다.-ㅁ-


그리고 여즉, 정기구독 여부는 고민중. 해도 좋은데 음... 으으으으음...



8월호에 욕실 특집이 실렸더군요. 이렇게 욕실 바닥과 일체화된 욕조는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어렸을 적 살았던 집은 이렇게 욕조가 붙어 있었는데, 서양식이 아니라 오후로, 그러니까 일본식 목간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ㅂ'





KCDF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제(made in Korea) 상품들. 이런 디자인상품이 더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무로 만든 쟁반이랑 컵받침 세트도 멋지지만 그 위의 청화백자 투각도 멋지군요. 선물로 딱입니다. 물론 실용성은 나무제품이 낫지만.;

이런 거라면 가격이 상당해도 지갑을 열 수 있습니다. 뭐, 북유럽이나 기타 유럽제품에 지갑 여는 것 감안하면 이런 제품도 좋잖아요.




하지만 사사는 받는게 아니라 하는 겁니다.





이쪽은 모던 마켓 플레이스에서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술잔이 예뻐서 안 찍을 수 없었어요...(먼산) 특히 왼쪽 상단의 색 다른 잔 네 개는 여럿이 마실 때 술잔이 섞이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랍니다.:)





음식이나 그릇의 조화, 거기에 오른쪽 상단의 잼 그릇이 멋집니다.





왠지 C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서. 다만 이런 종류의 물건들은 집사가 더 좋아하지 정작 주인들은 시큰둥 할 걸요.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선호하는 건 크롭, 즉 화면의 확대가 훨씬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전자책은 큰 모니터로 봐도 작은 글씨가 흐리게 보일 때가 많아요. 집에 있는 22인치 와이드 모니터로 봐도 그렇게 느끼니 노트북으로는 엄두가 안나더랍니다. 그래서 정기구독건을 고민중인 건데.. 데........


지금 글 쓰면서 행복이 가득한 집 정기구독 상품 확인하려다가 되려 지뢰를 밟았습니다.





중식도도 그렇지만 저 내열주전자도 탐이 납니다....ㄱ-; 게다가, 행복쇼핑이라고해서 행복이 가득한 집 제작 과정에서 발견한 여러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있는데 말입니다.(행복쇼핑 링크)





발자국이 새발자국이나 개발자국, 고양이발자국이었다면 앞 뒤 안 가리고 달려들었을 접시. 이름이 이 그릇의 소재를 그대로 알려주는군요.






... 올해 정원일 시작하기로 했는데, 왜 제게 이런 시련을..OTL 하지만 가격대가 높은 고로 아마 보기만 하고 넘어갈 겁니다.






치즈도마는 B님이나 C님도 함께 낚이시라고 올려봅니다.





이 나무그릇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어요. 가격이 아주 비싸지만 옻칠마감까지 했다는 걸 감안하면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우기면서 구입가능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 구입은 적금을 들어야 가능한 정도......; 그래도 탐나네요.




이리하여 오늘도 행복이 가득한 집의 지름 지뢰밭에 걸려 옴짝달싹 못합니다. 하하하하.

딱 반년치네요. 근데 1월호 보다보니 이게 지난번에 보았던 거더랍니다. 그리하여 본격적으로 다시 본 것은 2015년 3월호부터였고. 아무래도 내년쯤 정기구독 시작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지난주 토요일에 찍어 일요일에 작성한 거였습니다. 한 주 묵혀 올리다니, 이 게으름!)





핀율이 디자인한 펠리칸 체어랍니다. 귀엽기도 하지만 등을 든든하게 받쳐줄 의자라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앉았을 때도 그렇게 편할지는 앉기 전까지는 알 수 없죠. 의자를 보고 참 귀엽다 생각한 뒤 정보를 확인하는데, 가격을 확인하고 잠시 눈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의심의 여지가 없더군요. 숫자로 나온 것도 아니고 분명히 1천 66만원이라 적어놓았는데 잘못 읽을리가 없잖아요.





의자가 아니라 인형이 중요합니다. Maileg(메일랙) 제품이고 가격이 4만 1천원. 음. 손으로 만든 거라니까 그 정도야 뭐... 그러고 보니 올 1월에 도나 윌슨 전시회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진작 알았다면 다녀왔을 텐데요.






행복이 가득한 집 4월호였습니다. 사진작가 허명욱씨의 집인데 높이가 다른 저 탁자들이 다 옻칠입니다. 사진 상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색도 조금씩 다르더군요. 그리고 저 의자, 왠지 익숙해...=ㅁ=





마찬가지로 4월호.

계동에 있는 작업실을 소개하는데, 태피스트리가 아니라 위빙이라 부르더군요. 직조이긴 하지만 태피스트리처럼 면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이쪽은 그 자체로 디자인을 하는 것이던데... 직조의 한 분야로 보면 될 겁니다?

어쨌건 보고 있노라니 오랫동안 머릿속 저편에 미뤄두고 있던 태피스트리 직조가 하고 싶어지더군요. 아니, 지금은 바느질만으로도 충분히 벅찬걸요.







이것도 아마 4월호일겁니다. 자전거 특집이었는데 왼쪽의 자전거가 많이 탐나더군요. 저렇게 분리해서 카트로도 쓸 수 있답니다.






이건 아마도 5월호? 

시골 농가를 개조한 집이었을 겁니다. 거실 한쪽에 중고 벽난로를 설치했는데 연통은 교체형이더군요. 하기야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벽돌 벽난로를 쓰면 굴뚝 청소가 만만치 않지요.






이건 몇월호더라. 하여간 수저받침을 소개한 코너였습니다. 다른 것보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던 것이 이거.






6월호. 퀼트작가의 인터뷰였는데 이걸 보고 도로 조각잇기가 하고 싶어지더군요. 가방 패턴을 보고 홀딱 반했습니다. 하지만 조각잇기보다는 화이트퀼팅이 전문이라는데...






고3 아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1년 동안 만든 작품. 실물을 보면 저기 들어간 공력이 보일 겁니다. 아니, 사진으로도 충분히 보입니다. 솔직히 하와이안 퀼트는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합니다. 그정도로 솜씨가 좋지는 않아요. 그리고 전 그냥 조각잇기가 더 좋아요.





역시 6월호.

오른쪽 상단이 위빙, 직조 소품들인데 저렇게 만들기 쉬운 틀도 있더군요. 아마 십자수 끝내고 이번 조각잇기 끝나면 손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안대는 것이 제일 좋겠지요. 더이상 취미생활을 늘리면 안됩니다!






한지로 만들었다는 전등 갓. 동그랗게 자른 한지를 몇 겹이고 붙여서 저렇게 솔방울 같이 만들었습니다. 멋지네요. 종이니까 나중에 먼지가 쌓이면 분리수거 하면 되고요.







이런 향초라면 가격도 그렇고, 외국 손님 선물용으로 근사해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방에 있는 양초는 고이 방향제로 모셔 놓았는데. 언제 태워보고 싶기도 하고, 그대로 두고 싶기도 하고. 태우기 아까워요!

행복이 가득한 집을 드디어 따라잡았습니다. 3월호까지 다 읽었으니 이제는 차근 차근 들어오는 것만 읽어내면 되겠네요. 그리고 제가 꽤 마음에 들어하던 집짓기 기획 기사도 연재가 끝난 것 같으니, 올해 안에 책으로 나오는 것만 기다리렵니다. 후후후.






관련 기사는 검색해도 안나오고, 2014년도 11월호에 주안상차림 소품으로 등장한 적이 있네요.(기사 링크)

북유럽의 새라는 의미로 북구새라고 했는데 작은 것은 손 안에 잡으면 착 감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큰 것은 가격이 높지만 미니는 손에 잡힐 것 같고 가격도 그럭저럭 수비범위 안이니 무리하면 구입 가능하지 않을까요. 왠지 빨강 망토를 입혀 주고 싶습니다.+ㅅ+






흑당시럽은 2015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기사 링크) 여기서는 그냥 비정제당인 흑설탕에 물을 섞어 끓인 시럽이 아니라 무와 생강을 썰어 켜켜이 쌓은 것에 흑설탕을 그냥 넣어 숙성을 시키더군요. 이건 그야말로 감기약..-ㅠ- 겨울은 다 지나갔지만 간절기라 한 병쯤 준비하면 괜찮을 듯합니다. 저야 이런 종류의 단 맛은 즐기지 않기 때문에 안 마실 것 같지만 아주 조금; 밀크티에 넣어 마셔보고 싶긴 합니다.

(지금 그냥 우유로 밀크티를 끓였다가 진한 맛에 뻗었습니다. 으으으. 평소 저지방을 마셨더니 일반 우유만으로도 아주 진하게 느껴지는군요. 입맛은 역시 상대적입니다.)





술은 잘 못마시면서 술잔을 보면 가슴이 뛰는 건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올 초에 나온 모양인데 봄봄이라는 이름의 1인용 식기 세트랍니다. 위의 설명에도 있지만 밥그릇, 국그릇, 반찬그릇 2개, 찌개그릇에 냄비받침하고 머그 뚜껑까지 있네요. 아니, 머그 뚜껑으로 쓸 수 있는 수저받침이랍니다. 구성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하나만 사면 자취 준비는 끝?






온고지신 디자인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왼쪽 상단의 양념 종지와 오른쪽 중간에 있는 냄비받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멋지고 실용적이라니까요.






관련 기사는 '오렌지를 바라보는 다섯 가지 시선'(기사 링크). 중간의 쿠션 커버가 마음에 들어 찍었더랬지요. 하지만 지금 봐도 다른 오렌지 색이 화사한 것이 참 좋아보입니다. 제가 쓸 일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강렬한 색은 제가 견디지 못해서 쿠션 커버나 이불 커버 등으로 쓰는 정도일 겁니다. 윌리엄 모리스의 패턴도 상당히 좋아하지만 어디까지나 보는 것이고, 그게 제 방 벽을 차지한다면 도망칠거예요.;

주로 소품이나 부엌기구가 많아서 지름목록으로 넣었습니다.

14년 8월호부터 11월호 사이의 기사들이고요.




나무 그릇의 유행에 따라 나무 접시나 쟁반도 많이 나옵니다. 보통은 나뭇결을 그대로 살린 그릇이던데, 이런 건 물을 쓰기 조심스럽더라고요. 물론 도마하고는 다른 성질이지만 그래도, 물이 많이 닿으면 상할까 걱정되고, 햇볕에 말리기도 그렇고. 습할 때는 관리가 더 골치입니다.


라지만 실은 신포도.=ㅅ=; 더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이런 건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쓰고 싶다보다는 그런 생각이 더 강하네요.






앞서도 한 번 올린 적 있는 토끼모양 빈백. 쿠션 비슷하게, 속에 충전재를 채워 넣어 앉았을 때 몸이 푹 잠기는 쿠션 의자를 빈백이라 부르더군요. 이건 토끼귀가 달린 물건인데, 집에 공간만 있었다면 하나쯤 넣어두고 싶습니다. 음하하.. 하지만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지요.

그 앞에 보이는 스마트폰케이스나, 이 사진 밖에 있는(...) 노트북 케이크는 꽤 실용적입니다. 토끼의 뒤태가 상당히 아리따우므로 B님이 홀리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고양이들은 이런 집을 좋아하나 보군요. 게다가 종이라서 재활용도 가능해! (...) 가격이 꽤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접입니다. 손재주가 좋으시다면 만들어 보시는 것도...






이것도 손재주가 좋다면 만들어 보고 싶은 것입니다. 양털로 짠 매트라네요. 제조국은 네팔이지만 판매처는 유럽. 네팔에서 짜왔다고 하는데 보들보들하니 겨울철 마룻바닥에 깔아 놓으면 사람이건 동물이건 이 위를 떠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계량컵도 종류가 다양하더군요. 대체적으로 실리콘보다는 도자기나 유리가 더 쓰기 편합니다. 비커형 계량컵보다는 용량이 따로 되어 있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고요. 액체류는 비커 같은 일체형도 상관없지만 밀가루나 설탕은 용량별로 된 쪽이 정확하게 계량할 수 있으니까요.

맨 왼쪽 하단의 오리는 참 귀엽습니다. 흐흐흐.




그리고 연희동 주택가에 있다는 열평짜리 작은 집. 동양화가 백지혜씨의 집이랍니다.




관련 기사 전체를 보시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링크합니다.

행복이가득한집 14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링크)





위 사진은 해당 기사 맨 첫 번째 사진입니다.

앞에 놓인 자전거와 비교하면 집이 얼마나 작은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어찌 보면 장난감 집 같기도 한데, 작은 방도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방 하나를 청소하고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퇴근한 뒤 허덕대는데.. 하하하.

그래서 요즘에는 큰집보다 작은집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열평의 작은 집에는 지금 부부만 살고 있다네요. 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더랍니다.:)





12월호부터 3월호까지, 남은 밀린 잡지는 오늘 읽으러 가야겠네요. +ㅅ+

제목만 두고 보면 세노 갓파의 책과 닮았습니다. 세노 갓파의 책도 저명인, 유명인들의 작업실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으니까요. 취향만 놓고 보면 세노 갓파의 책이 더 잘 맞는데, 그렇다고 이 책이 별로라는 것은 아닙니다. 나쁘진 않은데 몇 가지가 걸릴 뿐입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는 여러 미술가나 건축가, 그 외 유명한 예술계 사람들의 집을 자주 방문합니다. 그 때마다 기자도, 사진작가도 매번 다르고요. 글의 분량이나 내용도 매번 다릅니다. 특집 기사일 때도 있고, 집중 탐방일 때도 있고, 짧은 꼭지에 가까운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런 글들을 하나로 모아 엮은 책이 이 책입니다. 그 때문에 글 투가 조금씩 차이가 나고 분량도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읽다보면 어떤 글은 지독하게 싫은 반면 어떤 글은 마음에 들어 몇 번이고 돌려 보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한 번 쯤 봐도 괜찮겠다 하는 건 워낙 다양한 사람들의 작업실이 있다보니 그 중 하나 정도는 모델로 삼을법 하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작업실이 마음에 들 때도 있고 글이나 하는 일이 마음에 들 때도 있습니다.

하는 일이 마음에 들었던 꼭지는 「궁중채화 장인 황수로」입니다. 딱히 연꽃이 맨 처음 사진에 등장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고, 그 옛날 힘들여 만든 조화, 채화의 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대단해 보여서입니다. 꽃잎 한 장 만들기 위해 1년이 걸리기도 하는데, 그 노력과 시간이 대단해보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쓰임이 적으니 맥이 끊기기 일보 직전이지요.
채화라는 것은 처음 들었지만 아주 낯선 것만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연등회의 연꽃도 채화의 일종이니까요. 여기서 다룬 것처럼 비단을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종이로 만든 가짜꽃입니다. 어렸을 때 가끔 연잎을 말았던 지라 기억합니다. 연등 하나 만드는데는 정말 엄청난 노고가 들어가더군요. 만약 절에서 하는 연등회라고 하면, 그 수 많은 연등을 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야 했습니다. 과거형인 것은 지금은 거의 찍어낸 것을 걸어 놓기 때문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최근 연꽃 등들은 거의가 공장제더군요.


밀로드-「가구 디자이너 유정민」-의 작업실도 작업실 자체보다 거기서 만들어 내는 가구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한 때 소목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한 만큼, 나무로 만든 가구들이 끌리더군요. 게다가 허리가 안 좋으니 앉았을 때 편한 의자가 참으로 반갑습니다.-ㅁ-;


사람 사는 집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작업실은 「도예가 신상호」의 집입니다. 재미있게 사는 집이라는 분위기가 팍팍 들더라고요. 테라스 공간은 그야말로 들창인데, 바깥으로 나온 그 공간이 좀 익숙하다 싶었더니만 모 소설에서 나온 올리브 빛 저택이 떠오릅니다. 6인용이었나, 테이블을 놓고 둘러 앉아 맛있는 것을 나눠먹는 그 집 말입니다. 아니면 씨벨트였나? 캘리포니아 어드메에 어느 유명한 건축가가 만들었다는 프로젝트 집도 떠오릅니다. 썬룸-일광욕실이 바다를 바라보는 형태로, 다른 공간보다 한 단 낮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그런 공간과도 닮았고요.
저라면 소파가 아니라 앉아 있을 공간을 내었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만들어 놓으면 아마 공간에서 못 빠져 나올 겁니다. 코타츠가 아니라 일광욕실의 매력에 홀딱 빠져서 나른한 고양이처럼 그 위를 굴러다니겠지요.


「화가 장원실」의 그림은 하나쯤 집에 걸어 놓고 싶습니다. 물론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 보는 것은 느낌이 굉장히 다르겠지만, 바랜듯 보이는 그림이 은근히 가슴을 칩니다.


「화가 서용」의 돈황 석굴 벽화는 친구 K가 보면 홀딱 반할 것 같더군요. 다만 돈황과 둔황을 섞어 적었던데 하나로 통일을 해주지. 이건 편집 실수가 아닌가 합니다. 손이 가기도 많이 가거니와 재료 자체도 구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입은 어떻게 하는 거지.ㄱ-;


하여간 보고 있노라면 열심히, 치열하게, 꾸준히, 묵묵히 작업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절로 떠오릅니다. 그런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기사를 썼겠지만 읽고 나니 왠지 저도 가슴이 뜨겁습니다. 미뤄두었던 일들을 하나 둘 꺼내서 다시 잘 털어 저도 언젠가 저런 작업실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 해야겠지요.

정진하겠습니다.:)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작업실, 구경: 엿보고 싶은 작가들을 25개 공간』, 2013, 15000원.


가격을 보고 나니 참.....; 이 두꺼운 책에, 이 종이질에, 이 컬러 화보까지 담고 1만 5천원이군요. 소설책의 정가를 떠올리니 서글픕니다. 흑흑;

쿠켄과 행복이 가득한 집을 같이 보다면 기사가 같은 내용을 다루는 것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레스토랑이 신규 오픈이나 리뉴얼 등의 기사로 등장하는 것도 종종 있고요.
(대체적으로 이들 잡지 기사의 뒷북이 신문 기사입니다. Passion 5는 두 달 가량, 일본의 카페 이야기는 한 달 가량의 차이를 두고 신문기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이번 쿠켄에서 다룬 일본 먹거리 여행처럼 잡지 쪽에서 뒷북(?)을 치는 경우도 있긴 하군요.)


행복이 가득한 집을 보고 나서 쿠켄을 보다 보니 굉장히 익숙한 음식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혹시 이 음식 레시피 베낀 거야?라고 생각하고 만든 곳을 확인하니 아닙니다. 같은 기사의 다른 버전이라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행복이 가득한 집에 실린 기사 제목은 <광주요, 나파 밸리 VIP를 서빙하다>이고 쿠켄에서는 '네 명의 요리사, 설 상차리다'라는 기획의 일환으로 가온의 <설음식 식도락 코스>를 내놓은 겁니다. 가온은 광주요에서 운영하는 한식당이름입니다.

이 두 기사를 함께 이야기 하려면 행복이 가득한 집의 기사 먼저 설명을 해야합니다. 기사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2년 전,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간 광주요 조태권 회장은 나파밸리의 어느 와이너리 소유주를 만나서 "2년 후에 한국 음식을 이곳 나파밸리에서 선보이겠다"라고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2년 동안 메뉴 개발, 음식을 담을 그릇 개발, 현지 식자재와 재료 체크 등을 합니다. 2년 동안의 준비 끝**에 나파밸리에서 와이너리 소유주와 와인 메이커들을 초청해 광주요 파티를 열었습니다. 제가 이 기사에 관심을 가진 것은 맨 마지막 부분. 건배주가 되었다는 화요 때문입니다. 광주요에서 만드는 전통 소주인 화요를 얼리면 그라파 처럼 농도가 짙어진다는데 이것을 방울잔***에 담아 마셨다고 합니다.

소개된 요리도 반할만 합니다. 메인요리에 들어갔다는 백김치도, 홍계탕 죽도, 후식으로 나온 밤초와 약차, 그리고 한국 소주까지 모두 한국적이지만 또한 외국인들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음식들입니다. 그리고 그 음식들이 담긴 그릇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깔끔하지만 어떻게 보면 밋미살 수 있는 하얀 그릇이 아니라 한국적인 느낌의 도자기 그릇들. 이것도 다 이 파티를 위해 제작한 겁니다. 기사를 보는 내내 군침을 삼키고 감탄했던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거기에 손님들이 들고 왔다는 와이너리 최고의 빈티지 와인들을 들고 왔다 하니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 간단한 레시피는 쿠켄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약차와 밤초와 만두구이, 그리고 메인 음식들도 말입니다. 홍계탕 죽이 없는 것은 좀 아쉽지만 그래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그 음식들을 보니 손이 근질근질합니다. 아니, 그것을 넘어서서 이번만큼은 이 한식당에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
양 잡지의 이단 옆차기를 맞고 저 멀리 날아가 통장 잔고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흑흑흑..
정 안되면 화요랑 방울잔 만이라도 구해보렵니다.

참고 - 행복이 가득한집 2008년 2월호 p.272-275, 쿠켄 2008년 2월호 p.66-71, 허시명의 주당천리 p.245~



* 나파밸리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정확히 모릅니다.; 그저 여기가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와인산지라는 것은 알고 있고 기사에 등장한 몇몇 와인들의 이름이 낯익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따름입니다.

** 쿠켄에 실린 기사에는 이것이 Korean Cusine and Culture였다고 합니다. 2007년 10월에 있었고요.

*** 방울잔 이야기는 앞서 소개한 책인 <허시명의 주당 천리>에도 등장합니다. 저자가 2005년의 주류박람회에서 처음 술병을 보고 취했고 잔을 보고 반했으며, 그 술병이 화요임을 알았다고 말입니다. 굽이 있는 술잔인데 아래 굽부분에 도자기 구슬을 넣어 방울잔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당연히 소리가 나겠지요. 사진은 <허시명의 주당천리> p. 246. 보면 지름신이 오실겁니다.

이번 행복이 가득한 집 표지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몇 년 되었다고 기억하는데 행복~에서는 표지를 여러 작가들의 그림을 가져다 쓰면서 작가를 소개하는 기사를 쓰거든요. 마음에 드는 그림이 여럿 있었지만 이번 그림은 특히 취향이었습니다. 표지를 보는 순간 연꽃이 한 눈에 들어왔거든요.

하지만 기사를 보고서는 다시 깨달았습니다. 김민주씨 그림의 주제는 연이 아니라 물고기입니다. 뿌리가 보이지 않는 하늘하늘한 연꽃도 등장하지만 그보다는 저 아래에 있는 "인면어"나  "인어"가 주 주제입니다. 사진이 작아 물고기의 얼굴이 제대로 안보이지만 얼굴을 본 순간의 느낌이 아따맘마의 그 어머니였습니다. 그러니까 아줌마랄까요? 물고기 입술 답게 두터운 입술, 그리고 커다란 입. 뚱한 시선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얼굴을 보고 있자면 고고해보이는 연꽃과 환상의 매치를 이룹니다. 웃지 않을 수 없었씁니다.

유리컵에 대한 기사도 보았는데 8번 잔. 생협에도 올렸던 그 잔입니다. 모에&샹동에서 낸 샴페인잔. 키릴님이 언급한 대로 제인에 등장하는 유리잔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지만 말입니다. 이쪽은 그냥 샴페인 잔의 받침 부분만 뎅강 잘라낸 느낌이고 함장님과 부함장님이 들고 계셨던 그 잔은 좀더 날렵하고 날씬하고 우아했지요. 어차피 그림과 현실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은 합니다.
가격이 안나와 있는 것을 미뤄보면 정상 경로로 구하기는 조금 난감한 물건인가봅니다. 좀더 예쁜 잔이 나오기를 기다리는게 낫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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