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의 회사 동료 중 누군가가 여행을 다녀오더니 이런 선물을 전해줬답니다. 비닐봉지가 PEANUTS-스누피길래 관련 상품이겠거니 했지만 의외의 내용물이 튀어나왔습니다.



스누피 티 클럽. 사진을 찍기에 바빠 이 때까지는 저게 무슨 말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그랬는데..




상자 뚜껑을 열어보고서야 내용물을 보고, 다시 고무줄에 달려 있는 SNOOPY TEA CLUB라는 문구를 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얼그레이와 애플 티. 티백 하나하나를 저렇게 포장한 걸 보면 지난번에 모님께 받은 카렐 차페크의 홍차가 떠오르지만, 이것도 포장이 비슷하군요. 맨 왼쪽에 있는 것은 SUGAR-설탕입니다. 그것도 다 포장지는 스누피라니까요.


스누피 팬들과 홍차매니아를 동시에 낚는 훌륭한 포장이라 생각합니다. 맛은 G가 보았을테니 나중에 어땠는지 물어보겠습니다. 이래 놓고는 G나 저나 까맣게 잊을 것 같군요. 과연 유통기한 전에 마실 수 있을까요.'ㅂ';

신세계 본점이 소공동이 맞던가요?

그러니까 그날은 몸이 축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일찍 퇴근하면서, 원래 계획했던 일정을 변경해 집으로 일찍 들어갈까 하다가 내릴 지하철 역을 놓치는 바람에 원래 목적지인 회현에서 내렸습니다. 알파문구에 가서 몇 가지를 사오고 펠로우님이 가르쳐 주신 모 가게의 핫초콜릿을 먹으려 가려 한 겁니다. 여기까지가 발단인셈이죠.

전개는 화장실을 찾아 들어간 신세계 지하쪽 입구 회전문 안에 루시 반 펠트가 서 있는 것을 보면서부터입니다. 지하철하고 연결된 식품매장 출입구는 회전문의 중심 축에 미술품을 올려둡니다. 근데 이날 루시가 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아래를 보니 12층 갤러리에서 스누피 라이프 디자인 전을 한다네요? 공짜일테니 봐야겠다 싶어 신세계에 들어갑니다. 예전에 한가람 미술관에서 했던 PENUTS 전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쪽 기획전은 방향이 좀 달랐습니다. 한 바퀴 돌아보고 알았는데 프로젝트 팀, 혹은 각각의 작가에게 'HAPINESS IS...'라는 주제를 주고 거기에 맞춘 스누피 작품을 전시한겁니다. 그러니 전시 제목이 피너츠가 아니라 스누피인겁니다.



사진이 굉장히 어둡게 찍혔는데 피너츠의 다른 등장인물들입니다. 다 동물옷을 입고 있지요. 각각의 전시물 시리즈 뒷벽에는 말풍선이 그려지고 'Hapiness is'에 대한 각 작가의 답변이 적혀 있습니다. 이 답변은 전시물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모퉁이를 돌면 이렇게, 스누피와 개집이 보입니다. 아아아아~>ㅁ< 스누피가 아주, 매우, 굉장히, 정말 좋아요!

흑백 반전된 스누피의 제목은 젠틀이었던가, 그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작가의 설명에 스누피를 흑백반전했더니 정장을 입은 것 같은 효과가 났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목도 그런 쪽으로 지었더군요.



그리고 다양한 재료로 만든 스누피의 집.


이렇게도 가능하고요,



이런 털로도 가능합니다.


여기까지가 갤러리 밖에서 보이는 전시물입니다. 안에 들어가서 왼편으로 돌았는데 원래는 오른편으로 도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 사진 순서도 그렇게 올리지요.;




오른쪽으로 돌면 벽면에 선반을 놓아 만화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판넬을 세웠습니다. A4 정도의 크기더군요. 거의 비슷한 것이 연속으로 나오니 그 부분은 사진만 나열하고 접겠습니다.




스누피 3종 세트입니다. 입에서 하트를 내뿜고 있는 스누피라니. 어제 퍼언 연대기를 완독해서 그런지 화염석이 아니라 연애석이라도 먹었나 싶습니다.



참여한 작가들의 대부분이 일본 작가거나 일본에서 활동중이니 아마 일본에서 기획한 전시를 들고 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바깥 쪽으로 전시한 빨강 스누피 집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스누피 집들입니다. 이쪽 주제는 상대적으로 맞추기 쉽더라고요.



반 시게루.



이 작품은 작가의 Happiness 정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집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터라 바로 와닿았거든요.
설명을 보고 확실히 알았지만 저 세 집은 아기돼지 삼형제에서 소재를 따온겁니다. 하지만 결론은 다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스누피가 선택한 가장 튼튼한 집은 종이집. 아하하하~. 하지만 저도 어떤 의미에서는 종이집이 가장 튼튼하다고 생각합니다. 내용을 가득 담은 종이집, 그건 책이지요.



행복은 우정. 그렇기 때문에 우드스탁과 스누피의 얼굴을 바꿨습니다.(...)



나마이키라. 일본쪽인줄 알았더니 아니랍니다. 사진이 작아서 설명이 잘 안보이지만 영국인가 미국인가 호주인가 헷갈리는 두 작가의 연합이랍니다.


뭔가 샤먼같은...?



토피어리 같은 느낌이지요. 그보다는 열대 우림 분위기일까.... (이건 역시 어제 다 읽은 가비오따쓰의 영향)



꽃이 가득한 스누피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

여기까지가 전시물 끝. 그 다음에는 이런게 있습니다.


아이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고요. 벽에 돌아가며 있는 것은 말풍선입니다.



그 왼편에는 스탬프가 있는데, 입구에서 주는 스누피 4컷만화 엽서를 들고와 여기서 만화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스탬프를 찍어서 이야기를 만드는 겁니다. 저는 그냥 안 받고 안 찍었지만 다른 분들은 도전해보세요.'ㅂ'


전시는 5월 10일까지입니다. 장소는 앞에서도 썼지만 신세계 본점 12층 갤러리입니다. 주변에 갈 일이 있다면 스누피 구경하러 다녀오세요. 상품도 팔고는 있지만 홍대 스누피 카페가  더 다양합니다. 단, 독특한 물품이 있습니다. 18000원짜리 목욕타올도 쉽게 볼 수 없지만 어느 작가 사인이 들어간 건지 하나에 330000원 하는 유리컵을 보았거든요. 0을 잘못 찍은 것 절대 아닙니다. 33만원 맞습니다. 분명 가격도 6자리였고요. 하하하...



사진만 28장.; 최근 올린 글 중에서는 가장 사진이 많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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