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유명한 과자집 중에 센타로라는 곳이 있습니다. 한자로는 제목에서처럼 仙太郞이라고 씁니다. 일본 전통과자를 만드는 곳인데, 저는 이전에 츠다 요코씨의 책에서 老玉이란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동그랗고 반짝반짝 빛나는, 정말로 검은색 구슬 같은 간식입니다. 팥이 들어갔다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이게 무엇인가 궁금하던 차에, 이번 여행에서 손에 넣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무기력함을 생각하면 구하러 갈 기력은 전혀 없었지요.-ㅁ-; 그랬는데 JR교토역 이세탄에 갔다가 '오늘까지만 행사합니다'며 센타로의 임시 매장이 들어온 것을 봤습니다. 아. 천우신조. 하늘의 도우심입니다. 그리하여 덥석 집어 들었습니다.

...

그런데 이거 냉장해야합니다.;

구입은 여행 둘째날 했는데, 마지막 날 어떻게 들고 갈지 고민되더군요. 어쩔 수 없으니 보냉제를 호텔 냉장고에서 얼려 다시 둘둘 싸서 집에 오자마자 바로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여행 구입 물품에 이 간식이 없는 건 그래서입니다.



이런 케이스에 동글동글하고 반짝거리는 구슬들이 들어 있습니다. 9개가 기본 세트이고 이게 800엔인가, 그 정도 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유통기한이 1주일도 안되는 통에 그주 주말에 만났던 생협분들만 먹었지요.
(미안 G..... 다음에 한 팩 사다줄게....;)




색이 갈색이 돌게 찍혔는데, 실제 보면 까맣습니다. 그러니까 초콜릿 무스 케이크 위에 바르는 코팅 초콜릿을 떠올리시면 얼추 비슷합니다. 과하게 반짝이다보니 손대기 겁이 나는데....




... 엉? 떼어보니 겉의 코팅은 양갱입니다. 아주 반짝 거리는 양갱 코팅. 그럼 속은 뭔가 싶어 한 입 베어무니 속은 통째로 팥. 팥앙금입니다.


...
근데, 근데, 근데! ;ㅂ;
저라면 한 통 혼자서 다 먹을 수 있습니다. 맛있는 녹차 한 잔 있으면 하루 종일 홀짝 거리면서 홀라당 입에 털어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을 정도로 맛있습니다. 속의 앙금은 아주 매끄럽진 않습니다. 입에 넣으면 적당히 까끌거리는 팥앙금인데 아주 달지도 않고 맹하지도 않습니다. 적당한 단맛, 하나 먹으면 딱 알맞게 기분이 좋아지는 맛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단맛 역치값이 다르니 그 점은 감안하시고..)

더 사올 걸 그랬다고 그 자리에서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뒤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번에 가서 또 사면 되니까요. 그 덕분에 교토 갈 핑계가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팥을 좋아하신다면, 양갱도 잘 먹고 팥앙금도 좋아하신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꼭 드시어요.;ㅠ;



덧붙임. 팥앙금과 양갱의 조화다보니 우유와도 잘 어울리겠네요.-ㅠ-


0. 지옥문이 열리기까지는 D-1. 아니, 정확히는 24시간도 안 남았다. 하하하;ㅂ;


1. 지옥문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 워낙 블로그에 세부 신상을 쓰지 않아서 말입니다. 예전의 경험에 비춰보면 사소한 이야기가 그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는 상당한 힌트가 되거든요. 음; 스토킹의 경험이 이런데서 발휘됩니다?


2. 『엘샤 꽃나무』를 읽고 있었더니 염장도 때문에 삐들삐들 말라갑니다. 흑.


3. 호박죽을 만들려고 생각은 했는데, 단호박을 사오지 않아서 일단 늙은호박은 놔두고 팥만 삶았습니다. 그걸로 그냥 팥국물 내서 먹게요.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대로 압력밥솥에 팥이랑 물이랑 넣고, 추가 빙글빙글 돌아가고 조금 뒤에 끄면 됩니다. 너무 돌리면 팥국물이 끌어 넘쳐서 가스레인지 청소를 다시 해야하거든요. 이렇게 압력밥솥으로 익히면 냄비에 1시간 삶을 것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봐서 덜 삶아졌다 싶으면 더 익혀야겠지만 한 번 삶아둔 팥이라 그런지 잘 익더군요. 아니, 익힌게 아니라 불렸다가 얼린 건가. 어머니가 주신 거라 확신은 못하지만 압력밥솥에 올리기 전 크기를 봐서는 불렸거나 살짝 익힌 팥 같습니다. 아마도 전자.
아침에 블렌더로 갈아서 우유 섞거나 해서 간단히 마시면 좋겠지요.


4. 아, 가방 챙겨야 하는데.'ㅂ'; 내일은 도서관에 책 반납도 하러갑니다.


5. 1차로 스캔할 부분은 추렸습니다. 2차 스캔분은 예전에 스크랩한 잡지들. 근데 스캔하려고 보니 하드 용량이 부족할 것 같단 말입니다. 아무래도 스캔하고 나서 DVD 백업을 하든지 새로 하드디스크를 구매하든지 해야겠습니다.


6. 사실 필요없는 전자자료도 다 지워야하는데. 스캔하려고 정리한 것 중에도 분명 안해도 되는 자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하고 싶은 이 기분.-_-;


7. 빼먹은 것이 하나 있었군요. 여행 이야기.
항공권 검색하다가 여행은 조용히 마음을 접었습니다. 홋카이도는 왕복 70만, 간사이는 왕복 20만인데, 그 돈을 들여서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연말의 여행으로 몽창 몰아 넣으려고요.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 간은 이렇게 여행 뜸 들인 적이 없었는데. 보통 1년에 한 두 번 갔으니 12개월 이상 안 가는 것은 오랜만인가요. 하하;


8.  슬슬 움직여서 짐 정리 해야겠습니다. 흑흑흑. 하기 싫은 것일수록 먼저 해야 마음이 편하죠.

어느 날의 아침.
전날 저녁에 어머니가 팥죽을 끓이셨습니다. 쌀이 금방 불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팥밥 같은 느낌이 되었지만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팥이 들어간 음식이라면 다 좋아하니 그 다음날 아침도 신나게 팥죽을 가져다 먹었습니다. 단, 조금 세팅을 했습니다. 위에 올라간 것은 찰떡입니다. 어머니 친구분이 주신 떡인데 쑥찰떡을 동부고물에 버무린겁니다. 찰떡은 조금 짭짤하고 고물은 조금 달달하고. 그러니 찰떡궁합이지요.

냉동실에 들어갔던 떡이라 전자렌지에 돌려 녹이고, 프라이팬에 살짝 구웠습니다. 쫀득쫀득하고 아랫부분은 바삭한 것이 딱 좋네요. 후후훗. 쓰는 저도 염장입니다.ㅠ_ㅠ



1. 쓸데 없는 이야기. 따로 잡담을 뺄까하다가 그냥 적어봅니다. 주제는 새.-ㅁ- 저와 G의 대화입니다.

G부터 시작.

- 대학로에 있는 까치들이 이 근처로 이사온 것 같아. 혹시 길 바닥 봤어?
- 응. 거기 장난 아니게 지저분하더라.
- 까치들은 밤이 되면 다 위로 나무 위로 올라가니 잘 피해야지. 그러다보니 대학로는 비둘기 차지가 되고.
- 그래도 갸들은 바닥에서 거의 지내지 않아?
- 그렇지. 참, 참새들은? 요즘 참새 못 본 것 같은데.
- 참새는 저기 있잖아. 관목류쪽에.
- 아, 낮은 나무에 있군.
- 응. 그러니까 까치는 고층아파트, 참새는 저층아파트, 비둘기는 주택.
- ㅋㅋㅋㅋㅋ
- 그러고 보니 종종 까마귀랑 까치랑 싸우는 걸 보는데 말야.
- 응? 왜 싸워?
- 까마귀 한 마리가 내려오면 까치가 자기 영역 지킨다고 떼로 몰려오거든. 꽤 시끄러.
- 헤에. 누가 이겨?
- 까치. 까마귀는 까~악, 까~악하고 우는데 까치는 깍깍깍깍하는 것이 시끄러워. 까치는 테너라고 하면 까마귀는 바리톤 정도? 덩치는 까마귀가 더 큰데 까치가 떼로 몰려오니 못 버티더라.

대강 이런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작년 겨울까지만 해도 대학로-정확히는 동성고등학교 주변의 나무에 까치들이 떼로 몰려 앉아서 밤이 되면 그 아래 배설물을 잔뜩 떨궜거든요.-_-
올해는 추워서 그런지 안쪽 동네로 옮겼습니다. 거기에 떼로 몰려 있는데 밤 7-8시에 지나가기만 해도 보이지요. 그러니 그 근처는 가능한 빙 둘러갑니다. 잘못하다가 지저분한 것이 떨어지기라도 하면 기분 나쁘니까요.; 대학로는 요즘 밤에 나가본 일이 없어 어떤지 모르지만, 혹시 지나다니는 분들이 있다면 조심하세요.-ㅁ-



2. 메이플 시럽 두 병을 확보했습니다.+ㅠ+ 이제 주말에 팬케이크만 해먹으면 되어요!


3. 그러고 보니 다이스드 토마토는 유통기한을 넘겼을 것 같은데... 가능한 빨리 채소 수프를 끓여야겠네요. 아니면 몽창 토마토 소스를 만든다거나.


4. 라퓨타를 제대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마녀배달부 키키의 옷이라든지, 유바바의 성격이라든지, 제니바의 성격이라든지가 엿보입니다. 오오.+ㅅ+ 지브리의 한결 같음?


5. 오늘 중으로 도서관 전쟁 외전편 감상을 정리해서 올려야겠네요. 핫핫. 키켄은 다음주에나 올릴겁니다.



제목에는 먹고 있다고 썼지만 그것도 이미 몇 주 전의 일입니다. 지금은 다 먹고 하나도 없지요.-ㅠ-

여행을 다녀온 다음주에, 어머니께 부탁드려 팥을 잔뜩 삶았습니다. 그리고 아침마다 그것을 갈아 끓여서 걸죽한 팥죽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괴식을 좋아하는 저답게 간은 전혀 하지 않고 순수하게 팥만 갈아 끓여 먹었습니다. 이날은 모양을 낼까 싶어서 냉동실에 방치되어 있던 떡을 구워 위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꿀도 같이 곁들였지요.
왜 먹기 시작했냐하면 몸이 부어 있는 느낌이 들어 그랬습니다. 하지만 먹기를 그만둔 지금도 여전히 부어 있으니 팥으로 해결된 문제는 아니었나봅니다. 살이 찐 것이 원인인지 결과인지 알 수 없지만, 일단 부피가 늘어서 힘듭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종일 몸이 부어 있었나요. 지금도 눈이 부어 있다는 느낌이 드니 말입니다.

끄응. 역시 음식 조절을 확실하게 해야...(먼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괴식인 이상한 음식들을 아무렇지도 만들고 먹는 것이 누굴 닮아 그런가 했는데 엊그제 아버지가 식사하시는 것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부전자전이군요. 그날 아버지는,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하다면서 어머니가 만든 들깨수제비에 깨고물을 묻힌 쑥찰떡을 담가 보시더군요. 다른 식구들 모두가 NO!를 외치는데도 강행하시더랍니다. 그걸 보면서 확실히 깨달았지요. 하하하. ....




그나저나 책을 뽑다보니 1년 이상 보지 않은 책도 처분하는 게 낫겠다란 생각이 듭니다. 자료용으로 모아 놓은 책도 상당히 있지만 그런 것은 도서관을 이용하면 되겠다 싶은 것이지요. 도서관에 없을 책이나 제가 좋아하는 책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 겁니다.'ㅅ' 아무래도 일부는 가져가실 분을 찾아야 할 것 같은 것이...; 가능하면 2월 중으로 해치워야겠네요.

글 올리면서 몇 번인가 언급한 적 있지만 제가 집에서 만든 음식은 대부분의 경우 저만 먹습니다. 제 입맛에만 맞도록 만든 음식이라 다른 사람들이 먹으면 지나치게 싱겁거나, 퍽퍽하거나, 달지 않거나 합니다. 그리고 어떤 때는 이런 조합이 가능한가 싶은 음식들도 등장합니다.

제목만 봐서는 절대 이상하지 않은 토마토를 넣은 채소 수프는 그 자체만으로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양파 듬뿍, 양배추 듬뿍, 당근 잔뜩을 썰어서, 양파, 당근, 양배추 순으로 넣고 볶다가 적당히 익으면 거기에 토마토 캔 두 개를 넣는 겁니다. 토마토가 통채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깍둑썰기 해서 통조림으로 만든 것이라 그냥 붓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물을 붓고 여기에 허브 드 프로방스와 굵은 소금을 넣어 푹푹 끓이면 완성. 당근이 푹 무를 정도로 끓입니다. 수프에 흰콩을 넣기도 하는데 이 때는 깜박하고 콩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만이라면 괴식은 아닙니다. 그저 토마토를 넣은 채소수프로 미네스트로네와 비슷한 느낌인겁니다. 고기도 안 들어가고 파마산 치즈 껍질도 없지만 비슷하긴 합니다. 고기는 사실 안 넣는 것이 아니라 못 넣는 것에 가깝지요. 고기를 추가하면 재료비가 배가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코스트코에 갈 때마다 닭가슴살의 구입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도 그 연장선입니다. 독특한 취향일지 몰라도 전 닭다리보단 닭가슴살이 더 좋습니다. 살이 많아서 좋아요!


본론으로 돌아와서,

2월 어느 날의 난잡한 작업 책상 모습입니다. 점보컵에 담긴 것이 그 채소수프입니다. 옆에 있는 것은 고구마. 고구마는 길게 썰어 굽는 쪽이 굽는 시간도 짧고 먹기에도 편합니다.
그 뒤로 보이는 캐드펠 시리즈와 리스토란테 파라디소는 일단 넘어가죠.;


저 뒤로 보이는 티코지에는 커피가 아니라 일본에서 사온 겐마이차(현미녹차)가 들어 있습니다. 옥수수와 현미 알갱이, 그리고 녹찻잎이 들어 있습니다. 말차가루와도 비슷한 가루가 많이 나는데 맛은 깔끔하고 고소합니다. 환율 오르기 전에 구해둘 걸 그랬다고 후회하는 물품 중 하나입니다. 빵빵한 커피 팩-그러니까 커피 200g 팩 하나 정도의 부피가 1천엔이었다고 기억합니다. 그거라면 한참을 두고 마실텐데 일본 여행 갈 때는 홍차 구입에 바빠 다른 종류의 차는 거의 손을 안댑니다. 그러다보니 현미녹차도 구입한다하고는 까맣게 잊어버렸지요.


이것이 본론.
토마토 수프가 괴식이 된 이유는 이겁니다. 사진에서도 자태를 아름답게 뽑내고 있는 저 팥.-_-a
실은 팥죽을 해먹으려고 팥을 삶아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는데 언젠가는 만들겠지라며 점점 뒤로 미루고 있다가 상하지 않을까 걱정될 때쯤에 간단하게 팥을 해치우는 방법이 생각난 겁니다. 바로 채소 수프에 팥 삶은 것을 넣는 겁니다. 물론 수프 전체에 팥을 넣고 끓이면 나중에 팥 때문에 홀랑 다 상할 수 있으니, 만든 수프를 조금씩 데워 먹을 때 팥을 넣는 겁니다. 두 큰술 정도? 하여간 듬뿍 넣습니다. 그런데 저기에 또 흰콩이 보이는 걸 봐서는 저기엔 밥도 들어갔군요.-ㅅ-; 채소 수프만으로는 속이 허전하다 싶으면 리조토를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고 박박 우기면서 식은밥도 수프에 넣어 같이 끓입니다. 그러면 정말로 괴식 완성.
제 입맛에는 잘 맞습니다. 푹 끓인 밥알과 채소국물이 섞이면 그것도 나름 좋고요. 거기에 콩과 팥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맛있게 한 그릇 뚝딱 비웁니다. 물론 G는 손도 안댑니다. 채소 수프야 가끔 먹긴 하지만 콩이 들어갔다 하면 그것만으로도 손을 안댑니다. 거기에 팥이 들어갔다면 더욱 손을 안 댈 것이고 밥이 들어갔다면 괴식으로 낙인 찍고 외면합니다.


팥을 다 먹어서 요즘엔 그냥 평범한 채소수프를 먹지만 뜨끈하고 든든한 것이 한 끼 식사로 제격입니다. 이렇게 대강 만들지 않고 본격적으로 만든다면 더 맛있겠지요.



덧붙임. 언젠가 해보고 싶은 것인데.. 저 채소 수프에 카레 가루를 넣어 다시 끓이면 채소카레가 되지 않을까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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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이 됩니다.'ㅂ';;

그냥 우유거품 위에 올리는 것보다는 오래 잡혀 있는데다가 전자렌지에 데운 팥과 차가운 스무디가 어우러져 맛있습니다. 바나나의 단맛과도 잘 어울리고요. 기왕이면 스무디 만들 때 플레인 요거트를 넣어 신맛도 가미해주는 쪽이 취향이긴 한데, 플레인 요거트는 한 번 만들면 몇 주를 냉장고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말입니다. 의외로 잘 안 먹게되더라고요. 찬 것을 많이 안 먹기 때문일까요.(정말? 최근에 아이스크림 먹부림은 뭔데?)

팥빙수도 슬슬 끝물입니다.
추석이 머지 않았으니 이제 곧 가을이지요. 그렇지 않아도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지는데다 해도 점점 짧아집니다. 추분이 이제 한 달 남았습니다. 추분이 지나면 그 때부터는 겨울로 내달린다는 느낌이니까요. 슬슬 여름옷도 정리해야할까요? 추석 시기를 생각했을 때 마지막 무더위는 오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온다 한들 반팔을 도로 꺼내 입을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8월이고 반팔을 입고는 있지만 글을 쓰는 지금은 덧신을 꺼내 신을까 고민할 정도로 싸늘합니다.


덧붙여서 다른 잡담. 오늘 기회가 된 김에 혈압을 다시 재보았습니다. 왼팔을 쟀더니 최고기가 90도 안나와서 다시 오른팔을 재봤는데요, 오른쪽은 110이 나옵니다.; 왼팔과 오른팔의 혈압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데 보통은 왼팔이 확실하게 잡힌답니다. 심장에 가까운 쪽이라서 그렇다나요. 한데 저는 오른쪽의 혈압이 더 확실히 나오니 신기하네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하여간 단백질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몸이 붓는다는 이야기도 오늘 듣고 놀랐습니다.ㅠ_ㅠ 우유 단백질로는 소용이 없는지도 몰라요. 고기나 콩 종류를 먹어야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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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만들어 먹은 바나나 슬러쉬입니다. 집에 바나나가 잔뜩 들어왔는데 놔두면 한 주에 한 두 개 줄어들 뿐이라 썰어서 냉동실에 넣어 얼려두었습니다. 그걸 몇 개 꺼내다가 우유 붓고 갈아 마시면 바나나 슬러쉬가 되지요. 하지만 저는 우유보다는 집에서 만든 요거트를 넣는 쪽이 좋습니다. 우유를 넣으면 그냥 무미건조(?)한 맛이지만 요거트는 적당히 걸죽하면서도 신 맛이 곁들여져서 좋아합니다.


라고 하지만 왜 저기에 붉고 거뭇거뭇한 것이 보이는지 의문을 가지실겁니다. 딸기는 아닙니다. 저것의 정체는 팥.; 지난번에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팥이 생각나, 바나나 슬러쉬에 팥을 넣으면 좀더 든든하지 않을까 싶어 넣어보았습니다. 양이 적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 맛은 안났지만 껍질이 살짝 씹히는 것이 괜찮습니다. 걸리적거린다고 생각하실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전 팥 껍질을 꽤 좋아하기 때문에 말이죠.-ㅠ-
다음엔 여기에 에스프레소도 조금 넣어볼까 하고 있습니다. 훗훗~

팥삶은 것이 조금 남아 어제 저녁에 간식으로 먹었습니다. 우물우물 팥을 씹고 있다보니 톡톡 껍질이 씹히는 느낌이 좋더군요. 흐뭇하게 먹다가 양이 얼마 안남았으니 운동 다녀와서 팥을 더 삶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운동을 다녀와서 어머니께 팥 써도 되는지 여쭸습니다. 된다 하시는군요. 냉동실에서 팥을 꺼내 압력밥솥에 담으려는데 어머니가 흘낏 보고는 놀라십니다.

"그거 동부잖아?"
"응? 팥 아냐? 나 지난번에도 이거 썼는데?"

서둘러 타파웨어를 찾아 열었습니다. 어머니가 보시더니 팥인가? 아니, 동부인가 고민하시다가 동부라고 판정을 내렸습니다. 팥은 이보다 알이 작다고요. 삶긴 것은 크기도 보통 팥보다 크거니와 일자형이 아니라 중간에 굽었답니다. 동부와 팥이 구분이 잘 안되는데, 팥은 동부보다 크기가 작고, 동부는 팥과 강낭콩의 중간 정도입니다. 동부도 색이 여럿 있는지 모르지만 얼핏 보기에는 붉은 팥으로 보였습니다. 밖에 두어서 동부가 바짝 말라 있는 상태라 크기가 크다는 생각도 못하고 그냥 썼지요.(먼산)




다시 말해 지난번에 만든 것은 팥빙수가 아니라 동부빙수였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팥빙수..T-T
(팥빙수에게 더 미안한지 동부에게 더 미안한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여름 최고의 간식은 과일, 그 중에서도 수박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팥빙수. 수박은 여름이 아니면 마음 편히 먹을 수 없지만 팥빙수는 여름이 아니라 해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으니까요. 나가서 팥빙수 먹기는 굉장히 어렵다지만 밀탑은 사시사철 팥빙수가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 고로 수박이 팥빙수보다 순위가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부모님이 집을 비우신 어느 주말, G도 놀러 나가고 없길래 집에서 혼자 뒹굴거라다가 생각난 김에 만들자고 팥을 꺼냈습니다. 어머니가 계실 때 팥삶겠다 하면 당장에 좋은 팥으로 꺼내주시지만, 혼자서 냉동실을 뒤져보니 있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팥뿐입니다. 그러니까 1차로 골라내고 나서 그래도 먹을 수 있겠다 싶어 팥국물(팥죽용)을 만들기 위해 남긴 벌레먹고 가벼운 팥들 말입니다. 어차피 모양으로 먹는 것도 아니고 푹 삶을 것이니 상관없다 싶어 삶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냄비가 아니라 압력밥솥을 썼는데 이게 속도는 훨씬 빠르군요. 1시간 남짓한 시간만에 완성했습니다.
상하지 않게 냉장고에 고이 보관하고 우유를 얼립니다. 밀폐용기에 우유를 붓고 처음에는 한 시간, 그 뒤에는 30분마다 꺼내 포크로 긁어줍니다. 그래놓고는 까맣게 잊어서 다음날 다시 긁어야했지만 먹는데는 전혀 문제 없습니다. 그리하여 완성된 팥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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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우유 얼린 것만 놓는 것보다는 그 위에 차가운 우유를 조금 부어주는 쪽이 적당히 녹아서 맛있습니다. 그냥 먹으면 팥과 얼음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듭니다. 소스 겸 해서 초코 우유나 딸기 우유를 부어도 괜찮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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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을 좋아하니까 팥은 듬뿍. 이걸로도 부족해서 나중에 먹다가 더 집어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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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얼린 것은 여러번 긁을 수록 입자가 곱습니다. 덩어리 얼음이 없도록 열심히 포크로 찍었지요. 훗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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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일주일 뒤의 아침입니다. 얼음색이 미묘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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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이것부터 소개합니다. B가 만들어준 견과가 듬뿍 들어간 시리얼바입니다. 시리얼바 만드는 방법은 이것저것 있지만 B가 쓴 것은 꿀과 물엿이었을겁니다.(아마도;) 초콜릿이나 마시멜로로도 많이 만드는데 그 쪽은 칼로리가 확 올라가니까요. 그리고 꿀도 가능한 분량을 줄인듯합니다. 생각보다 달지 않았거든요. 말린 과일도 들어가고 견과도 듬뿍 들어가서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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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잘 먹었습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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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팥을 듬뿍 올린 빙수입니다.
하지만 얼음 색이 누렇지요? 이유가 있습니다. 우유를 얼린 것이 아니라 차이를 얼렸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얼그레이 차이. 우유를 끓여 브렉퍼스트를 넣고 일단 맛을 낸 다음, 불을 끄고는 얼그레이를 넣어 뚜껑을 닫고 5분 가량 놔둡니다. 그리고 걸러서, 찬 우유와 섞습니다. 그러니까 평소 만드는 차이보다는 우유 양을 적게 해서 진하게 만들고 거기에 찬 우유를 섞는 겁니다. 이렇게 해야 차이의 온도가 떨어져서 바로 냉동실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냥 차이를 냉동실에 넣으면 다른 음식들의 냉동 보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아니면 아예 우유를 조금 얼렸다가 차이를 넣고 섞는 것도 좋겠지요.

얼음 만드는 방식은 동일합니다. 부지런히 긁어주면 되고요.
한 입 입에 물었더니 순간 얼음에서 얼그레이 향이 확 나는데, 얼그레이를 싫어하거나 얼그레이를 맛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절대 못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에서 아버지가 "뭐 만드냐?"면서 입맛을 다시고 계실 때도 절대 안돼라는 심정이었으니까요. 뭐, 제가 만드는 음식들이 거의 가 다 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긴 합니다만..;
아버지몫은 나중에 따로 만들어야겠습니다. 흠흠.;



덧붙여서.
우유 얼릴 때 설탕이나 꿀 등을 넣어 단맛을 넣어주는데요, 넣으시려면 팍팍 아낌없이, 다이어트는 생각하지 않고 넣으세요. 얼리면 단맛이 거의 안납니다. 우유 200ml 한 팩을 얼렸다 치면 설탕 한 큰술, 꿀 2큰술 이상은 들어가야겠다 싶습니다. 팥에도 단 맛을 넣긴 하지만 얼음에도 단맛이 들어가는 쪽이 좀더 맛있긴 하지요.

팬케이크나 팥이나 둘다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도라야키는 피할 수 없는 유혹입니다. 저는 둘다 좋아하니 도라야키도 당연히 좋아합니다. 하지만 맛있는 도라야키를 먹기는 쉽지 않더군요. 시판하는 도라야키는 팬케이크부분이 굳어 있거나 퍼석하거나 해서 맛이 잘 안나고, 팥도 제 입맛에 비해서는 굉장히 답니다. 시판하는 팥앙금이 다 거기서 거기니 달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겠지요. 팥통조림으로 만들든, 팥 앙금으로 만들든 양쪽 모두 설탕이 듬뿍 들어가 있을 것 아닙니까.
.. 이렇게 설탕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은 어제, 오늘 집에서 구운 쿠키를 먹어보고 좌절해서입니다. 너무 달아요. 레시피 대로 만들었는데도 설탕이 왜이리 많이 들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 흑설탕이 달아서인지 어떤지 모르지만 저 레시피 자체도 원래 만드는 것보다는 설탕이 적게 들어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픕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제가 알고 있는 도라야키 반죽 레시피는 두 종류입니다. 팥소는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니 넘어가죠. 불리지 않아도, 물 붓고 한 번 화르륵 끓인 다음 물을 버리고, 다시 찬물을 부어 푹 익을 때까지 삶은 다음 물을 적당히 조정하고 설탕을 넣어 조금 더 수분을 날리면 완성입니다. 단, 식은 후에는 더 걸쭉해지니 그걸 감안해서 수분을 날려야 합니다. 너무 뻑뻑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지요.

싸이월드의  정윤정님 레시피에는 식용유가 들어갑니다.(페이퍼 링크는 여기.)

재료: 밀가루 120g, 베이킹 파우더 ⅓ 작은술, 달걀 2개, 설탕 80g, 꿀 1큰술, 미림 1작은술, 식용류 10ml, 물 60ml

① 밀가루, 베이킹파우더는 체에 쳐둡니다.
② 달걀과 설탕을 넣고 거품을 냅니다.
(라고 되어 있으니, 달걀은 실온으로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달걀을 잘 풀고, 거기에 설탕을 넣고는 병아리색이 날 때까지 거품을 내주시면 됩니다. 팔로 하기에는 좀 힘들겁니다.'ㅂ';)
③ ②의 반죽에 꿀, 미림, 식용류를 넣고 잘 섞습니다.
④ 체친 가루들을 넣고 섞은 후 마지막으로 물을 섞습니다.
⑤ 코팅된 프라이팬에 반죽을 한 국자씩 흘려 넣은 후 한 번만 뒤집습니다.

팬케이크와 마찬가지로 잘 코팅된 프라이팬을 쓴다는 것, 그리고 한 번만 뒤집는다는 것을 지켜주세요. 만들고 나면 잘 구워진 쪽이 겉으로 나오게 하고 안쪽에 팥소를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어주면 도라야키 완성입니다.


이번에는 아빠는 요리사버전입니다. 원제는 쿠킹파파. 일미씨의 레시피로 책 10권에 실려 있습니다.
여기서는 단팥빵이라고 나와 있는데 아무리봐도 이거 도라야키입니다. 번역 초기라(97년 발행) 일본색을 가능한 배제하느라 이렇게 번역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도라야키는 36권인가, 40권인가에서 전중(다나카)의 결혼식 케이크로 다시 등장합니다.

(직경 10cm 도라야키 8개 분량)
재료: 박력분 180g, 설탕 150g, 달걀 3개, 베이킹소다 ½ 작은술, 꿀 2큰술, 물 80ml, 샐러드유 약간

① 박력분과 베이킹 소다는 2-3회 채쳐서 준비한다.
② 달걀을 볼에 담고 아래 미지근한 물을 담아 중탕하면서 거품을 낸다. 여기에 설탕과 꿀을 넣으며 반죽이 리본모양(혹은 층계를 이루는 모양)으로 떨어질 때까지 거품을 낸다.
③ 물 40ml와 박력분을 넣고 잘 섞어준다.
(순서상 박력분 먼저 넣고 대강 섞고, 여기에 물을 넣고 섞으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④ 반죽을 담은 볼 윗부분을 물기를 꼭 짠 헝겊으로 덮고 15분간 놔둔다.(휴지상태)
⑤ 반죽에 다시 물 40ml를 넣고 잘 섞는다.
⑥ 프라이팬을 달궈 샐러드유를 살짝 바르고 닦아낸 다음 반죽을 부어 굽는다. 윗면에 기포가 올라오면 뒤집어 살짝 굽는다.
(팬케이크 굽는 요령과 동일합니다.)
⑦ 식힌 후 먼저 구운 면이 겉으로 나오게 하여 팥을 듬뿍 바르고 두 장을 겹치면 완성!

올 여름에 생각날 때 한 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팬케이크가 먹고 싶은 날, 이렇게 먹어도 맛있겠지요.-ㅠ- 대신 제가 만들면 또 설탕은 팍팍 줄어들겁니다.; 여기에 녹차 한 잔 곁들이면 환상이겠지요.>ㅠ<

아, 반죽만들 때 아예 말차나 녹차가루를 넣어 주어도 괜찮을겁니다. 너무 많이 들어가면 쓰겠지만 저기 들어가는 설탕량을 봐서는 웬만큼 넣어도 별 무리는 없을 겁니다. 코코아 버전을 만들 때는 밀가루의 10% 가량을 빼고 그만큼의 코코아를 넣어주면 됩니다. 단, 코코아가 들어가면 대체적으로 반죽이 되직하게 나옵니다. 그러니 추가로 수분 공급을 해주시는것이 좋을겁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엇. 그래서 한국어로 풀어 쓸 생각도 못하고 영어로 적었습니다.

처음에는 커피젤리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이상하게 방향이 흘러가더군요.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에스프레소. 밥공기에 들어 있는 것은 판젤라틴 불린 것, 그리고 예전에 타마고야에서 푸딩 사오면서 받은 세 개의 달걀모양 케이스였습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를 그대로 쓰다보니 양이 부족해서 그냥 물새포트를 써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자아. 다 섞었더니 이런 괴상한 모습이 나옵니다. 본격적인 괴식 분위기가 나지요?
하지만 맛은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에스프레소가 많이 들어가서 나중에 우유를 포트 턱 밑까지 부었는데도 강한 맛이 났지만 팥과 우유와 연유와 에스프레소가 섞인 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비율 조정이 잘 되었다면 맛있었을 건데요, 조금 아쉽습니다. 그리고 딱히 젤리일 필요는 없더군요. 그냥 "미관상" 에스프레소 젤리 위에 우유가 살짝 깔리게 붓고 그 위에 팥을 올리면 그림되겠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만드는 도중에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은 홀랑 까먹었던 겁니다. 으하하하; 완성 사진도 처음 아이디어에서는 한참 떨어져 있으니까요.
맛을 생각하면 에스프레소 젤리가 아니라 카페라떼 젤리 위에 올리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젤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니 그냥 팥소 위에다 차갑게 한-혹은 얼린-우유를 붓고 에스프레소를 조금씩 넣어가며 취향에 따라 맞춰 먹는 것도 좋을겁니다. 이건 mama's cafe에 나온 에스프레소 젠자이지요. 예전에 한 번 만들었다가 실패했었습니다. 그 때는 팥에다 설탕을 넣지 않았었고 에스프레소도 왕창 부어버리는 바람에 먹을 수 없는 물건이 나왔거든요.

다음에 비율을 맞추는데 성공하면 다시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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