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하지만 대학로 혹은 성대입구 주변은 간식의 불모지입니다. 마들렌이나 쿠키 등등의 다과들을 조금 사볼라치면 홍대까지 나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뭐, 나폴레옹제과점이 근처에 있긴 하지만 거긴 묘하게 안 가게 되더라고요. 언제 날잡고 다녀와야 할텐데 말입니다.
하여간 그렇게 간식을 먹고 싶을 때면 집 주변에서는 구할 길이 없지요. 그러니 참고 있다가 집에서 제조하거나, 멀리 나가거나 해야합니다. 주로 홍대에서 사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야, 거길 제일 자주 가니까요.

그랬는데 엊그제 성대입구 근처에서 과자 가게를 두 곳 발견했습니다. 하나는 과자 가게가 아니라 정확히는 파이와 타르트 가게더군요. 문제는 위치는 기억하는데 가게 이름은 잊었다는 것.;ㅂ; 이번 주 중에 다시 찾아가서 이름 확인하고 적어놓겠습니다.



빨간 점으로 표시한 두 곳이 쿠키집과 타르트집입니다. 쿠키집은 일정당 근처로 추정되는데, 어떻게 가냐 물으니 성대입구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X자 횡단보도에서, 스타벅스와 던킨도너츠 사잇길로 죽 들어오라 하더군요. 걷다보면 오른쪽에 빨간 차양이 달린 집이 있습니다. 건물이 모퉁이에 있어 크기가 작고 독특하더군요.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타르트집은 거기서 도로쪽으로 나와 길 건너 코아마트를 들렀다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코아마트 왼쪽 골목 안쪽에, 커피 파이 타르트라는 팻말이 보여서 들어갔지요.

양쪽 모두 가게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저나 G는 자주 다녀서 그럴 수도 있겠네요.^^;




메뉴가 이상하지요? 이날은 G가 이대에서 친구랑 만나던 날이라, 친구가 선물로 준 이화사랑 참치김밥을 들고 왔습니다. 거기에 코아마트에서 사온 비빔면을 꺼내고 과자를 잔뜩 늘어 놓습니다. 근데 앵무새 접시가 과자에 가려 보이지 않아요. 저기 올려진 과자의 가격 총합은 대략 15000원 정도입니다. 과자 하나가 빠졌는데, 그 사진은 뒤에 올라갑니다.




G가 찍은 사진. 마들렌 두 종, 생강쿠키를 포함해 손에 집히는 대로 과자를 들고 왔고 파이집에서는 사과파이랑 브라우니를 들고 왔습니다. 배고파서 자세한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쉽군요.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잔뜩 사다가 제대로 사진 찍겠습니다. 흑;




과자집에서는 브라우니가 아니라 밀가루를 안 넣고 코코아파우더랑 커피를 넣고 만들었다는 케이크를 사왔는데 맛이 상당히 진하더군요. 그것만으로도 이미 카페인 수치를 채울 것 같습니다. 브라우니 자체는 파이집 쪽이 훨씬 취향이었습니다. 집에서 브라우니를 만들 때 모델은 이걸로 하면 되겠다 싶을 정도로요. 촉촉하고 약간 밀도 있지만 또 부드러운 타입의 브라우니입니다. 치즈타르트도 있는데 조각당 3천원에서 4천원 정도였다고 기억합니다. 게다가 커피도 3-4천원 정도로 가격이 굉장히 저렴하더라고요. 다시 가본다고 하고는 내내 미루고 있었지요.ㄱ-; 정말 한 번 더 가봐야 할텐데 말입니다.

위에 보이는 사각형 쿠키는 파마산치즈쿠키입니다. 딱 맥주안주.; 나중에 더 사다가 아버지께 맥주 안주로 안겨드려야겠습니다.




식탁 위에 올려 놓았다가 뒤늦게 사진을 찍은 건 이탈리안 디저트입니다. 근데 이름을 그새 잊었어요.;ㅂ; 리코타 치즈에 피스타치오 등 견과류를 넣고 섞어 속을 채운 과자입니다. 겉은 전병 같은 단단한 식감인데 거기에 치즈 크림을 채운 거지요. 이것도 꽤 괜찮습니다.-ㅠ-


하여간 지나가다 발견한 두 빵집 덕분에 올해 간식은 걱정을 덜었습니다. 대신 지갑과 카드와 통장과 몸무게가 걱정될뿐이군요. 하하하;


G의 지난주 간식은 피칸파이였습니다. 이번주 것은 아직 뜯지도 못했군요. 식혔다가 고이 냉동실에 들어가 있습니다. 주말에 뜯을 예정이예요.-ㅠ-

이날 들고 온 건 조막만한 피칸파이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몬드보다 조금 큰, 그러니까 가래랑 비슷하게 생긴 저 피칸이 딱 들어가는 정도로 작은 파이껍질을 만들어 거기에 피칸을 담고 달걀혼합물을 넣었습니다. 들어간 재료를 물어보니 예상하는 그정도네요. 제 입엔 조금 달더군요. 나중에 만든다면 물엿이나 설탕 비율을 조금 줄이고 메이플 시럽을 넣지 않을까 합니다.

이거 보고서 갑자기 휙 땡겨서 집에 있는 다른 견과류 파이에 충전물 배합 비율이 어떤가 궁금해서 찾아보는데, 마침 도서관에서 빌려온 『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은 아예 찐득찐득하게 만들더군요. 캐러멜 소스를 부어 만드는 것과 거의 비슷한 방법입니다. 상상만 해도 달달하네요. 하하하;

달기도 하고 바삭한 파이껍질과 피칸이 씹는 맛도 주니 한 두 개 가져다 놓고 찻시간에 맞춰 먹기 좋습니다. 그러니 오전 차시간에 맞춰 올려봅니다.-ㅠ-
어느 날 오후, 이대에 갈 일이 있어 들렀다가 문득 후문에 있는 타르트집-라본느 타르트가 떠올랐습니다. 아마 이날 부모님은 지방 내려가서 안 계셨을거예요. 그러니 퇴근할 때 이렇게 간식을 사오지 말입니다.
그 즉시 G에게 전화를 걸어 타르트 사갈까 물었더니 바로 대답하네요. 그래서 후문으로 넘어갔습니다. 왜 후문으로 넘어가냐 하면, 이대는 산에 위치해 있어서 정문에서 후문으로 가면 어떻게든 산을 넘지 않고는 못갑니다.ㄱ-



지도를 확대하시면 정확한 위치가 나옵니다. 깃발이 가리키는 곳이랑은 조금 다를수도 있지만, 카페라리보다 위쪽에 있습니다. 걸어가면서 아직 카페 라리가 있는 걸 보고 치즈케이크를 구입할까 하다가 마음을 접고 타르트만 사왔지요.-ㅠ-

들어가니 꽤 많은 종류의 타르트가 있습니다. 다시 G에게 전화를 걸어 진열대에 있는 타르트를 죽 불러준 다음 고르라고 했더니 난감해하네요. 하나만 고르라고 신나게 괴롭히며 한참만에 고심하여 고른 것은 사과 타르트입니다. 저는 피칸타르트를 골랐지요.




포장해달라고 하면 이렇게 해줍니다. La bonne tarte. 좋은 타르트. 제목은 말장난입니다.
처음 타르트집 시작할 때의 이름은 블루리본이었고 길 안쪽에 있었는데, 리모델링한지는 몇 년 되었을 겁니다.'ㅂ' 블루리본이라고 개점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한 번 사간 적이 있었지요. 그 때 먹어보고는 이번이 처음인데 사이에는 아마 6-7년 정도의 시간이 있을 겁니다.(...)




사과타르트는 G의 입에 안 맞았다네요.(지금 물어보았음) 채썬사과를 잔뜩 올렸는데 소여물먹는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조린 사과가 올라간 것이 아니니 호불호가 갈릴만하고, 위에 올라간 붉은 덩어리는 아마 말린 과일일겁니다. 라즈베리였을 겁니다.-ㅠ-

피칸파이는 얼핏 보기엔 평범한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타르트바닥이 좀 거무스름합니다. 뭔가 했더니 코코아파우더 같은 걸 섞어 쓴 모양이네요. 색이 진하기도 하고 맛도 진합니다. 코코아맛이 확 나는 것은 아닌데 달지 않으면서도 진하더군요.




한 조각에 4500원인지 5천원인지 그랬는데(두 조각 사고 9500원) 3천원짜리이긴 하지만 스타벅스의 호두파이가 떠올랐습니다. 달걀물 위에 호두가 둥둥 떠있는 형태지요. 하지만 이쪽은 다릅니다. 달걀물-타르트필링-도 상당히 색이 진한데다, 피칸도 볶아서 한 번 조려 쓴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바삭하면서도 달달합니다. 하지만 그 단맛이 흑설탕계의 진한 단맛..? 그런 느낌이더군요. 타르트 바닥도 두껍지 않고, 얇으면서도 바삭해서 크래커를 먹는 것 같더군요. 딱딱하지 않고 이렇게 단단하면서도 바삭한 타르트를 먹은 것이 얼마 만인가..T-T


당연히 다시 사다먹을 생각 있습니다. 호두타르트는 따로 없고 치즈호두타르트로 있는 모양인데, 나중에 호두타르트를 만나면 그것도 먹어봐야지요. 그리고 G를 위해서는 치즈타르트나 초콜릿타르트를 사다줘야겠습니다.


그러지 말고 아예 생일케이크를 이걸로 받을까요.+ㅠ+ 아직 생일까지는 한참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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