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퇴마록, 중학교 3학년 때 친구가 강력 추천해서 읽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읽었다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왜냐면 그걸 추천한 친구가 3학년 때 만난 친구니, 아마 이건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나봅니다. .. 아니, 근데 저도 기억이 헷갈리네요. 일단 아래의 상황을 떠올리면 중3 말에서 고등학교 초쯤에 읽은 것 같습니다.;

1. 친구의 추천으로 책방에서 빌려다 읽었던가,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가 했는데 보고 나서 그날밤 가위에 눌렸습니다. 1권 맨 마지막 편이, 부모님 안계신 틈을 타서 하이텔에서 채팅하다가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였는데 그 편을 읽고 나서 그 괴물이 방에 들어오는 내용으로 악몽을 꾸었거든요. 그게 그대로 가위눌림으로 이어진 겁니다. 공포였어요.T-T
지금 다시 읽으면 웃으며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보고 싶지 않은 건 않은거고, 사실 퇴마록을 다시 읽기 싫어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저는 성폭행과 강간이 소재인 이야기가 정말로 싫습니다. 제가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읽기를 포기한 것도 딱 그 대목에서였고, 해당 내용이 들어간 소설은 보고 나서 굉장히 기분이 더럽습니다. 근데 퇴마록 국내편의 상당수는 그런 지뢰가 들어 있습니다. 월향의 배경은 덜하지만 제일 기분나빠하는 것이 측백나무 산장이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


2. G랑 이야기하다가.

K: 난 그래서 퇴마록이 싫어. 개정판 살 생각이 안 드는 것도 그 때문이야.
G: 그건 그래. 그래서 난 세계편이 좋아.
K: 응, 나도 세계편은 좋아. 아서왕 이야기야 그렇다 쳐도..₁
G: 퇴마록 이야기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은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K: 아, 그거! 그건 나도 좋아해. 결말부가 재미있었지.
G: 그것 말고는 측백나무. 그 왜, 흡혈 이야기 말야.
K: ... 님, 잘못 고른 것 아님?  측백나무는 흡혈 이야기가 아니라 그, 빙의랑 강간...
G: 어?
K: 그 왜, 산장에서 대규모로 시체가 발견되었는데, 여자 둘에 남자 몇이더라? 여자들에게는 강간 흔적이 있고. 근데 남자 하나만 폭행 흔적에 반항 흔적이 있던.
G: 아, 맞다!
K: 산장 안에 악령이 있어서 그 등산부 학생들 몸에 들어가서...
G: 맞다 맞다. 그럼 흡혈은 뭐지?
K: 흑장미 아니었나? 


 
읽으시는 분 중 퇴마록 국내편에 등장하는 흡혈 이야기가 어떤 건지 기억하시는 분은 댓글을..(쿨럭쿨럭) 세계편은 『왈라키아의 밤』이었을거예요. 드라큘라 백작 한 번 멋지게 나오시고..-_-;;
흡혈이라고 하니 하지은씨의 『얼음나무 숲』도 흡혈 비슷했지요. 『얼음나무 숲』은 한국 판타지 소설을 추천하라면 당당히 추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라 생각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내용이라..-ㅁ-;


3. 그런 이유로 퇴마록 국내편의 구입은 막을(미룰) 수 있었지만 세계편은 장담 못합니다. 그건 저나 G나 누구 한 사람이 할까? 그러면 못 막고 홀랑 넘어갈 것 같아요.



 ₁퇴마록의 아서왕 이야기도 좀 이상했지만, Fate/Stay Night에 비하면 그정도의 아서왕 전설 비틀기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최악)의 아서왕 이야기는 『아발론의 안개』. 이건 아마 사노님 취향에 맞을듯..?;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