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일입니다. 언제적의 일인지는 저도 잊었습니다. 다만 한파로 무서웠던 날이었던 건 기억합니다. 일요일이었나요. 그렇다면 12월 23일 즈음일겁니다.
갑자기 G가 마르코의 다락방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꺼냅니다. 저는 하이스트릿 마켓에 가고 싶다고 했지요. 그리고 일단 나가서 코스를 정하자 하고 통인시장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카페 가기 전에 간단히 통인시장에 들러 유명한 떡볶이를 먹고 싶답니다. 통인시장 위치야 알고 있으니 G랑 같이 버스를 타고 사직동주민센터(예전에는 적선동) 정류장에 내려 걸어 올라갑니다. 그 추운날 걷느라 고생 많았어요.-ㅁ-

날이 춥고 휴일이라 그런지 통인시장도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기름떡볶이집은 두 군데 모두 열려 있더군요. 어디로 갈까 하다가 안쪽에 있는 가게로 들어갑니다. 맛은 양쪽 모두 비슷하다고 들은 것 같네요.

그리고 어떻게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다 먹을 자신 있다는 G의 말에 기름떡볶이 하나, 고추장떡볶이 하나를 시킵니다. 1인분에 3천원이군요. 주문이 들어가면 그 때부터 2차로 볶기 시작하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소반에 떡볶이가 잔뜩 있기는 하지만 그걸 다시 한 번 더 볶아 냅니다. 그러면 저렇게 나옵니다. 저게 2인분이지요. 거기에 서비스로 깻잎전 두 조각이 나옵니다.

시큰둥한 반응으로 기름떡볶이를 한 조각 먹는데 놀랍니다. 헉. 왜이리 말랑말랑 부드러운거야! 쌀떡인가본데 말랑말랑 쫀득 부드러운 것이 입에 착착 감깁니다. 고추장쪽이 더 간간하고 강한 맛이고 기름은 간장 양념이라 부담없이 먹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건 둘다 맛있네요. 명불허전. 소문 날만 합니다.

그리하여 글을 적고 있는 지금에도 떡볶이가 먹고 싶다며 모니터의 사진은 왜 먹을 수 없는가 고민하고 있지요. 이러다가 주말에 날잡아 달려갈지도 모릅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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