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베이커스 테이블로 가자고 조른(...) 이유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리벤지. 복수라고 보통 번역하지만 그보다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 때 그것을 얻을 수 있거나 만족할 수 있는 것을 하려는 행위로서의 리벤지입니다. 길고 모호한 설명이지만 간단히 말해, 일본 여행 때 먹었던 슈니첼이 부족하였던 고로 큰 슈니첼을 먹으러 갔습니다.



제가 조금 늦은 덕에 B님은 먼저 시키셨고, 저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주문했습니다.






그리하여 슈니첼 두 장과 버섯크림소스 잔뜩과 으깬 clamp가.....

(마지막은 말장난)





그런데 말입니다. 이전의 사진(링크)(링크2)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당히 달라요. 첫 번째 것은 카메라가 달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두 번째 링크와 비교해도 이쪽은 조금 더 튀겼고, 으깬 감자도 색이 허옇습니다. 먹으면서는 그런가 했는데 B님의 지적 덕분에 깨달았네요. 맛이 소금감자국의 감자 같은 맛입니다. 그러니까 풍부한 맛이 아니라 소금맛이 강한 으깬 감자네요. 부드럽고 진한 맛이 부족합니다. 뭐, 그래도 17500원에 저정도 양을 주는 집은 흔치 않으니 맛있게 잘 먹었지만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 도전해보겠다는 생각만..-ㅠ-; 그리하여 조만간 또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아침부터 사람이 많더군요. 제가 도착한 것이 11시쯤이었는데 자리가 다 찼더라고요. 여기도 유명세를 타다보니 마음 편히 밥 먹기는 어렵습니다. 편히 먹으려면 역시 오픈 시간 맞춰 가야 하나요. 하하;


사진은 그 중 크림소스. 음, 치즈가 들어갔던가요..? 버섯 스파게티였는데 적절하게 달큰하고 적당히 짭짤한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마지막 소스까지 싹싹 긁어 먹고 싶을 정도로요. 사실 크림소스는 만들기 그리 어렵지 않으니 집에서 도전해볼만도 한데... 요즘처럼 식이조절에 난조를 보일 때는 크림소스가 활활 타오르는 마른장작에 기름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피합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식이조절을 잘 못해 폭식 기미가 있을 때 크림소스를 먹으면 급격하게 체중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먹지 못한다는 이야깁니다. 그러니 체중이 다시 가라앉아 적정 수준에 이르면 도전하겠지요. 하하하;ㅂ;


클램차우더나 맥앤치즈도 요즘 해먹어 볼까 싶은 메뉴입니다. 주중에는 확 땡기다가 주말이 되면 만사 귀찮아 내려놓고 만다는 것이 문제인데. 특히 클램차우더가 그렇네요. 패류는 겨울이 제격인 것이 꽤 있으니 지금 먹으면 좋을 텐데 만들기 참 귀찮아요.=ㅁ= 요즘 같으면 굴을 써서 굴 클램차우더를 만드는 것도 좋을 테고. 하지만 장담하건데, 주중에 코스트코 가서 굴 한 봉지 사오면 주말에는 귀찮다면서 그대로 뻗을 것이 분명합니다. 냉동실에 셀러리도 있으니 다른 재료만 수급하면 되는데, 버터도 있으니 문제는 없는데 제일 큰 건 게으름이네요.

맥앤치즈도 마찬가지. 이것도 굴 사러 가는 김에 뮌스터치즈 들고 오면 해먹기 어렵지 않은데, 그저 마카로니만 사다가 보글보글 삶으면 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하하하하하하하.




결국은 이 모두가 게으름의 소치입니다. 크흑.;ㅠ;


(보고서 본격 작성 전 손풀기 글 쓰기였군요. 데헷.)

베이커스테이블은 독일계 음식점입니다. 빵집인지 음식점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빵을 파는 음식점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렇게 슈니첼도 만들어 팔더군요. 슈니첼은 오스트리아 음식인걸로 아는데 독일 음식점에서 판다니까 희한하기도 하지만 뭐, 한국에서 슈니첼 먹어볼 일은 그리 많지 않으니 괜찮다고 우겨봅니다.


하여간 슈니첼은 이전에 BC님과 만날 때 B님이 시키신 걸 조금 얻어 먹은 것이 전부인데, 최근에 다녀오신 B님이 새로 슈니첼이 나왔다 하시더라고요. 크리스마스 기간에만 나오는 슈니첼인지, 아니면 새로운 메뉴인지는 모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올해 안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계속 일정이 안 맞더군요. 요즘 주말에는 내내 집에서 늘어져 있느라 말입니다. 그렇다고 평일에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래저래 고민하던 와중에, 토요일 오후 집에서 굴러다니다가 갑자기 확 땡겨서 짐챙겨들고 나왔습니다. 1시간 걸려 버스타고 갔다가 1시간 걸려 지하철 타고 돌아오는 덕분에 길 위에서 두 시간을 날렸지만 슈니첼은 맛있게 잘 먹고 왔습니다.-ㅠ- 충동적으로 외출한 보람이 있었어요.




하지만 고기 자체보다는 감자와 크림버섯이 더 맛있었다는 것이 함정이지요. 하하하;

슈니첼은 원래 송아지고기로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도 송아지인지는 모릅니다. 송아지가 아니더라도 소고기? 하여간 얇게 두드려 편 튀긴 고기 위에는 크림 버섯 소스를 듬뿍 얹었습니다. 그리고 으깬 감자도 듬뿍 얹었고요. 원래 슈니첼은 저런 곁들임이 없었다고 기억하는데 제가 먹은 것이 아니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러고 보니 저거 예거라고 읽는 것이 맞겠지요. 그렇다면 저건 퍼시픽 림을 위한 메뉴..(탕!)

(자, 이 멘트에 낚여서 베이커스 테이블 찾아가시는 분이 있을 거라는데 한 표.-ㅂ-)




고기보다 옆의 감자가 맛있습니다. 처음 먹었을 때는 짜다 싶은데 금방 익숙해지는 것이, 고기의 느끼함을 감자가 잡아줍니다. 이상하지요. 분명 으깬 감자에도 버터든 뭐든 기름이 들어갔을 터인데, 그 소금맛이 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는다니 말입니다. 게다가 감칠맛이 도는 저 버섯소스도 맛있고요. 결국에는 느끼해서 고기는 남겼지만 감자와 버섯은 싹싹 긁어 먹었습니다. 하하하; 저것만 따로 만들어 먹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

결론은 감자와 버섯 만세인가요?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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