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다. 센다이의 명물, 즌다모치의 재료는 술친구인 그 푸른콩. 청대두라고 하기도 하고 푸른대두라고 하기도 하는데 어쨌건 대두의 일종인 모양입니다. 식재는 5-6월. 철원 기준으로 6월에는 심어야 한답니다. 씨앗 구하는 게 늦어서 심는 것도 덩달아 늦었는데, 여름 쯤에는 수확이 가능한 모양이고요.



하여간 이번 식재의 목적은 딱 하나. 과연 이게 즌다모치에 쓸만큼 괜찮은 콩을 키워낼 수 있는가?

술친구가 아니라 쌀친구를 찾는 것이 목적인겁니다. 이 모든 것은 B님의 즌다모치 예찬론에서 출발.. 하지만 전 센다이에 갈 수가 없습니다. 갈 수야 있지만 가는 건 2년쯤 뒤?; 아무리 빨라야 그렇군요. 그래서 그 사이에 직접 만들어 보자는 막무가내식 호기심이...


아세아종묘상에서 한 봉지당 1500원인가 3천원인가에 구입. .. 아마 맞을 겁니다. 아마도.






콩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냥 대두, 콩이예요. 다만 두부 만들 때 쓰는 콩은 누런색인데 이건 푸른빛이 도는 것이 다릅니다.






물에 담가두었더니 대략 일주일만에 이만큼.

근데 주말에는 본가에 오니 물 갈아주기가 어려워서, 날이 갑자기 확 더워질 때 에라 모르겠다 하고 빈 화분에 심었습니다.







주말을 보내고 오니. 어머나. 싹이 잘 올라오네요. 하지만 몇몇만 싹이 올라옴. 그 이유는 차마 여기에 공개할 수 없습니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요.






그 며칠 뒤. 왼쪽편의 큰 녀석은 밭으로 옮겨 심었는데 이식 실패. 그리하여 가운데랑 뒤쪽의 싹 하나만 남았습니다.






쑥쑥 잘 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여름 전에 콩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맥안지두, 이 청대두가 빨리 자라는 종이라는데 그걸 감안하면 느린게 아닌가 싶거든요. 뭐, 7월까지만 자라줬으면 좋겠는데... 과연? 결론은 한 달 뒤에 나오겠지요. 부디 무럭 무럭 잘 자라주기를. 그 때를 대비해 찹쌀을 확보해야겠습니다. 가만있자, 본가 창고에 분명 찹쌀이 있었는데...


추석 때 큰집에 다녀오신 부모님이 얻어온 땅콩입니다. 큰집 옆에 여러 자투리 땅이 있는데 거기에 식탁에 올릴 채소 외에도 울타리강낭콩이나 강낭콩, 기타 등등의 여러 콩을 심으셨답니다. 그 중에 땅콩이 있었다네요.


그 전날 수확한 땅콩을 들고 와서는 아버지가 어머니께 졸라(...) 땅콩을 쪘습니다. 떡 찔 때 쓰는 다리 달린 찜기에 올려 놓고 찐 거지요. 그게 그렇게 맛있다고 자랑하시더군요. 하지만 제가 기억하는 땅콩은 볶아서 오독오독한 맛의 고소한 땅콩, 아니면 물에 삶아 어적어적한 맛이 나는 땅콩, 둘 중 하나였기 때문에 그리 기대를 안했습니다.



그리고 저 땅콩은 제 기대를 처절하게 배신했습니다. 수확한지 이틀쯤 되었을 겁니다. 수확한지 얼마 되지 않은 걸 쪄서 먹으니 이건 제가 알던 땅콩을 벗어나 일반적인 콩의 영역으로 진입하더군요. 정말 밥에 넣어 먹는 강낭콩과 같이 부드러우면서도 단맛이 돌더랍니다. 이야아아아. 어적어적하거나 오독오독하지 않은 땅콩은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갓 수확해서 먹는 것이 제일로 맛있는 건 알았지만 땅콩도 그러리란 생각은 못했네요. 내년에는 한 번 땅콩을 심어 바로 뽑아 바로 쪄먹는 땅콩에 도전해볼까요...;ㅠ;

원래 이름은 콩 듬뿍 라이스 브레드인데, 그렇게 이름 부를 거면 아마낫토 라이스 브레드라든지 라이스 브레드 위드 캔디드 빈이라든지라고 적지 뭐하러 복잡한 이름을 붙였답니까. 허허허. 쌀빵과 라이스 브레드는 다른 건가요?

스타벅스는 오늘도 제게 불평 세계를 받습니다.-ㅂ-;


스타벅스는 요즘 드문 드문 가는데,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카페에 들어갈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스타벅스 가는 일도 드물고요. 그러면서 당장 내일 스타벅스에서 약속이 있지만, 한 달에 한 번 가는 정도니까 자주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요.
하여간 어쩌다 한 번 들어가다보니 가을빵이 새로 나왔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엊그제 이글루스의 오스칼님 블로그에서 콩이 듬뿍 들어간 빵을 보고는 궁금해서 출근길에 스타벅스에 들렸습니다. 아직 매대에 정리하기도 전에 홀랑 구입했지요. 가격은 3천원. (아, 그러고 보니 이거 이체 안 한 것 같다..?;)

빵이 그리 큰 것도 아닌데 3천원이나 하니 비싸다고 투덜댔지만 다른 디저트들의 가격을 생각하면 저렴한 편입니다.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이야기지요. 어제 아침에 먹었던 파리바게트의 모 빵은 1700원이었으니까요. 그것도 예전에 1천원 전반대였던 때가 있었지요. 물가란 참 무섭습니다.



바로 봉투에 담아 주어서 어떻게 생긴 건지 포장 구경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빵이 두껍습니다. 직경이 짧고 통통한 빵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통통한 빵 위에 콩이 세알. 노란콩, 완두콩, 강낭콩입니다. 노란콩이 병아리콩이라고 얼핏 들은 것 같기도 한데 먹고 난 뒤에는 다 잊었습니다.-ㅂ-;




그리고 속은 저렇게.
완두콩을 중심으로 한 달달한 콩조림이 잔뜩 들어 있습니다. 어느 분인가가 이걸 아마낫토 아닌가 하셨는데 저도 그걸 떠올렸습니다. 아마낫토를 넣어서 빵을 만들면 이렇겠다 싶더군요. 이런 달달한 콩조림은 방산시장 재료상에서 그렇게 따로 파는 건 못 본 것 같기도..? 뭐, 갈 때는 항상 필요한 것만 사서 오니 안쪽 선반 어드메에는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여간;
쌀빵이라는 이름을 떠올리시 못할 정도로 위화감이 없습니다. 콩의 단맛이 강해서 빵 자체의 맛이 확 와닿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밀가루빵과 별로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맛있게 먹었지요.(...) 다만, 콩이 워낙 달아서 빵맛이 외려 묻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먹고 나면 달다 싶어요. 생각해보니 제가 이런 종류의 콩빵을 즐기지 않은 건 달아서 그랬습니다. 단팥빵보다 더 달게 느껴지니 그렇죠.


두툼하고 달달하니 먹고 나면 흡족하지만 가격 3천원을 생각하면 집어 들 때 조금 고민이 될 겁니다. 그래도 카페라떼랑 먹는다면 나쁘지 않겠네요. 근데 다음에 언제쯤 먹으러 가려나.;
아니, 흔히들 말하는 그 콩까지마!가 아니라 정말로 콩입니다. 방콩이요.


사진상으로 검은 콩이 보이지요?

올해 햇콩인데, 외할머니가 병원 진료로 서울 올라오시면서 집에 널어 놓고 온 걸 내내 걸려하시니 그걸 큰이모와 셋째이모가 걷어와 즤집에 두었습니다. 따끈따끈한 거실에 신문지 깔고 널어놓으니 콩꼬투리가 마르면서 탁탁 터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흡사 플라스틱 깨지는 소리 같지 뭡니까. 아. 바다 소리를 큰 도로에서 차 달리는 소리로 착각한 꼬마들-나리타 미나코의 『내츄럴』-보다 심합니다.
콩은 따로 까지 않아도 이렇게 말린 다음 자루에 넣어 발로 밟아, 키로 까부르면 금세 정리가 됩니다. 물론 그러고 나서 벌레먹거나 병든 콩을 손으로 일일이 골라내야 하지요. 어머니는 그런 콩들도 다 모아서 두부 만들 때 쓰십니다. 이러니 제가 어머니처럼 집안 일 하다가는 몸이 거덜나겠다는 생각을 하지요. 하지만 보고 자란게 그러니 저도 아마 어머니처럼 이것 저것 손댈 것 같지 말입니다.


하여간 오늘도 아침부터 넋이 나갔지요. 그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_-;
아버지가 계시는 곳에 인터넷 연결 문제가 발생하여, 오늘 아버지 모임 회의 자료를 제가 만들어 제가 출력했습니다. 이 빚은 꼭 받을겁니다! 흥흥흥!
물론 초안은 이미 카페에 작성하여 올려두셔서 긁어 붙여 편집하기만 하였지만, 웹 게시물을 아래아한글로 다시 편집하는 건 은근히 번거롭습니다. 게다가 오타라도 나오면 어쩌나 걱정되네요. 그러면 안되는데.;

아침에 종종 얼굴이 붓는데 오늘도 상태가 심한가봅니다. 아침에 업무로 얼굴을 마주친 직장 동료가 왜이리 부었냐며 깜짝 놀라더군요. 그, 그건 어젯밤 아이스크림을 먹고 잤기 때문...;... 그러니 몸 건강을 위해서라도 오후 6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겠습니다. 요즘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저녁 때 뭔가를 계속 찾는데, 슬쩍 식도염 초기 증상도 보이고요(feat, 위염) 방광쪽에도 가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요. 그러니 염분을 다시 꽈아아악 쥐어짜서 본래(?) 식생활로 돌려야 합니다. 뭐, 할 수 있겠지요. 게다가 과자도 다시 끊어야지. 그렇지 않아도 용돈이 간당간당합니다.

자아. 이제 다시 테트리스 작업 시작! -ㅁ-/


0. 지지난주에 이미 다 먹은 고기소스가 막판에 조금 남았길래, 일해주고 선물로 받은 빵에 싸서 먹었습니다. 오오오. 생각보다 맛있더라고요.+ㅠ+ 이쪽은 빵이 담백하고 짭짤하고 쫄깃한 타입이라, 달달한 코스트코 모닝롤보다 더 좋더랍니다. 언제 시간이 나면 다시 만들어볼 생각인데, 그 때는 콩도 키드니빈 통조림이 아니라 강낭콩이나 밤콩을 넣을겁니다. 집에 밤콩이 잔뜩 있는 것을 확인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제일 큰 재료 문제는 역시 고기라능...; 고기가 비싸요. 다음에 미트볼 만들 때는 양파도 넣어서 만들어야지.


1. 엊그제 G가 제 블로그를 들어가기 위해 포털에서 검색을 했다는데, 저도 별 생각없이 검색했다가 경악했습니다. 네이버의 어떤 블로그가 제 글 몇 개를 통째로 퍼다가 옮겨두었더군요. 그 외엔 아무런 설명이 없어서-나중에 따로 '해당 카테고리에 있는 글은 퍼온 겁니다'라고 따로 글을 적었지만 퍼온 글에는 전혀 표시가 없음- 다른 사람이 본다면 그 사람이 그 글을 쓴 줄 알겠더랍니다.
네이버 로그인을 해야만 댓글을 남길 수 있다는데 그냥 놔뒀습니다. 지금은 거의 방치인 것 같기도 하고요.(먼산)


2. 바티칸 기적조사관을 다 읽었습니다. 예이! >ㅅ< 막판에는 거의 기적적인 속도로 가게되더군요.; 300페이지부터 끝까지는 일직선으로 고속도로를 달린 느낌입니다. 으흐흐. 꽤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한국에는 번역 안되겠지...

자아. 그러면 이제는 미미여사의 미인이랑 피터 윔지의 맹독을 봐야합니다. 이거 다 보고 나면 또 주문한 책이 올테고, 그에 이어서 


3. 북스피어에서 재미있는 책을 내고 있네요. 최근에 북스피어 책을 뒤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북스피어 책이 아니라 미야베 미유키로 검색해서 북스피어 책을 찾았더라고요. 하하하;
이번에 담아 놓은 것은 『위대한 탐정소설』 , 에스프레소 노벨라라는 시리즈로 나오는 겁니다. 작가는 윌리엄 헌팅턴 라이트고요. 필명은 S. S. 밴 다인입니다.-ㅁ- 그러니 안 읽을 수 없지요. 근데 지금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것 확인해보니 책 가격이 3800원. 0이 하나 빠진 것 아닌가 의심할 정도입니다. 다른 시리즈도 있으니 도서관에는 나중에 주문 넣어놓고, 이 책은 먼저 챙겨야겠네요. 가만있자, 아직 구입안한게 밀실열쇠 대여업(...)이었지. 거기에 신간 다른 책 추가해서 이달 안에 주문 넣어야겠습니다.


4. 새벽에 비가 오고 그쳤나 봅니다. 낮동안에는 뿌리는 정도라는데 일단 우산은 들고 나가야겠네요. 윽.. 아침을 너무 과하게 먹었나..;ㅠ; 소화가 느릿느릿 될 것 같습니다. 
0. 즐거운 추석이라고 쓰지 않는 것은 추석이 고행인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먼산)
결혼하신 분들은 명절이 즐겁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더욱 그렇고요. 사실 저도 큰집에 갔다면 그게 스트레스였을텐데 몇 년째 빼먹고 있으니 마음 편한거죠.-ㅈ- 저처럼 도망치는 것이 선택지에 아예 없는 분들도 있을테니 하하하...;
여튼 짧은 연휴지만 즐겁게 보내시기를!


1. 콩에 대한 이야기 또 더.
요즘 파란콩이 나오긴 합니다. 물론 파랗다고는 하지만 실제 색은 연두색이지요.-ㅁ-; 연두라는 말 자체가 연한 콩빛이란 의미가 아닌가 싶지만, 그런 색을 떠올리시면 됩니다. 다만 문제가 뭐냐면, 이게 대두가 아니라는거예요. 일본에서 말하는 대두가 어떤 콩인지 모르겠는데, 사진이나 몇몇 자료를 보면 메주콩이랑 유사하지만 색이 완두콩처럼 연두색인 콩인가봅니다. 한데 한국에서는 그 비슷한 콩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유사한 것이라면 엊그제 TV에도 나온 하늘콩 정도? 하늘콩은 일본어로 소라마메라고 부르고 누에콩이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한데, TV에서 본 것과 『아빠는 요리사』에서 본 콩이 다르긴 하더랍니다. 한국에서 재배하는 것은 덩굴콩이고, 책에서 본 것은 가지콩이었거든요. 덩굴콩은 덩굴에서 매달려 자라지만 책에서 본쪽은 땅에서 줄기가 올라와 빳빳하게 고개를 세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마 다른 종이 아닐까 싶군요.

본론으로 돌아가, 요즘에 나오는 푸른 콩은 용도가 '송편 속'입니다. 콩을 삶아 그걸 그대로 송편 고물로 씁니다. 큰집에서도 두 번쯤 썼던 것 같은데 인기가 없어서 그 다음에는 안 만들었습니다. 그 때는 콩을 좋아하지 않던 때인데다, 콩이 들어가면 속에 공기가 들어가서 잘 터지더군요. 모양이 안나서 안 만들었다고 기억합니다.
근데 이 콩은 흰콩이나 푸른콩이 아닙니다. 아니, 푸른콩은 맞긴 맞지요. 이름은 청태. 하지만 검은 껍질을 가지고 있고 속이 푸른 콩입니다. 그러니까 밥에 자주 넣어먹는 검은콩의 일종이고요. 보통은 백태던가, 해서 속이 흰색인 검은콩이 많이 보이지만 요즘 나오는 푸른 콩은 속이 푸르고 껍질은 검은색입니다. 그런 콩이니 이걸로 즌다모치를 만들기는 좀 미묘할지도..=_=; 일단 맛이 다를겁니다. 달달하긴 한데 이걸 푹 삶는다 해도 부드러운 맛은 안 날것 같거든요. 주로 삶아 조려서 떡 등에 넣어 먹거나(콩설기) 밥 지을 때 함께 넣습니다.
그러고 보니 콩나물 키울 때 쓰는 쥐눈이콩도 검은콩이지요.-ㅂ-

엊그제 집 근처 장에서 푸른 콩을 보고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조그만 다발 하나에 5천원이라 하고, 한 다발 다 까봐야 콩 한 됫박도 안 나올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께 그 이야기를 하니, 콩도 추울 때-가장 늦게 나오는 콩이 제일 맛있다고 하시는군요. 더 기다려볼까 합니다.


2. 저는 이제부터 코스트코에 갑니다! >ㅅ<


『세계의 동화』였나, 계몽사 시리즈에서 나온 멋진 삽화의 그림책에 완두콩 5형제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게 어디쪽 이야기인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그림동화는 아닐 것 같고, 안델센 동화쪽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콩 꼬투리 안에는 완두콩 다섯 형제가 있었습니다. 가장 자신만만한 건 첫째. 막내는 어리다고 무시당하는데다가 딱히 뭘 하겠다는 생각도 없었지요. 그러다가 꼬투리를 까던 식모가 실수로 놓쳐-서였나, 아니면 그 집 아들래미가 장난감 대포알로 완두콩을 선택해서였나-다섯 형제는 각기 모험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기돼지 삼형제와도 유사하게 앞의 네 형제들은 끝이 흐지부지되고... 막내만 제대로 살아남습니다. 다락방 창틀 아래에 자리를 잡고 거기에서 싹을 틔웠는데, 창가에 놓인 침대에서 항상 누워만 지내던 병약 소녀가 콩을 가꿉니다. 그리고 콩이 자라면서 소녀의 병도 희망과 함께 퇴치되어 건강해졌다는 이야기지요.

완두콩 덩굴은 없지만 병아리콩 덩굴은 있습니다. 여튼 토요일 밤에 완두콩을 까다보니 그 이야기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어머니가 사오신 콩 네 자루(대략 53000원?)를 깠더니 완두콩 한 말 서 되가 나오더랍니다. 맨 처음에 사온 두 자루의 콩이 하도 실하여 예쁘다, 예쁘다 했더니 어머니가 급 버프를 받으셔 두 자루를 더 사오셨지요. 하지만 그 두 자루의 콩은 또 잘고 시들고 덜 여물어서 어머니가 실망하셨습니다. 하지만 콩이 부족하던 때에-검은 콩을 거의 다 먹어서 남은 것이 없고, 팥도 그러함-완두콩이 들어왔으니 한동안은 밥에 완두가 들어가겠지요.-ㅠ- 강낭콩 나올 때까지는 그럴겁니다.

완두콩 까다가 벌레를 마주쳤을 때 G는 기겁했지만 저는 보고 토리노 난코(...)라면 키웠을거라고 생각했지요. 핫핫.;



여튼 토요일은 종일 돌아다녔고 일요일은 그 반동인지 더위에 지쳐서인지 종일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젯밤도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자다 깨다 반복하길 여러 번하여 지금도 머리가 멍합니다. 카페인 섭취는 없었으니 낮잠이 문제일까요, 더위가 문제일까요.-ㅁ-;


게다가 이번 토요일은 하기 싫은 일™을 해야하는 날..T-T


지난번에 빙고님이 어떻게 심어 두었냐고 궁금해하셨는데, 플라스틱 휴지통에 흙을 담고 물을 부어 심어 놓았습니다.

사진에는 총 5개의 가지가 보이는데...




맨오른쪽의 연두빛 도는 것이 연꽃 싹입니다. 잎줄기라고 불러야 하나, 하여간 저 끝에서 이제 동그란 연 잎이 필겁니다.

가운데의 진연두색은 초봄에 웹에서 구입해온 유자나무 가지 일부를 잘라 꽂아 놓은 것입니다. 세 개를 잘라다가, 둘은 화분에 꽂아보고 하나는 연화분에 꽂았는데, 연화분에 꽃은 것만 저렇게 파릇파릇합니다. 다른 둘은 이미 누렇게 떴어요.;ㅁ;





며칠새 신나게 가지를 뻗어 올리고 있는 이 것은 병아리콩입니다.; 심어 놓았더니 이것 하나만 죽죽 잘 크네요. 덩굴이 나올지, 콩나무(?)가 될지 궁금했는데 자라는 걸 봐서는 콩나무(..)쪽입니다. 덩굴은 관리하기가 힘드니 이쪽이 좋아요. 과연 올해 열매를 볼 수 있을지..?
최근에 만드는 수프에는 무조건 콩을 넣습니다.
음, 수프라고 적긴 했는데 따지고 보면 국이나 찌개 비슷한 것 같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간이 거의 안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패스. 국과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국물이 거의 없으니 말입니다.'ㅂ' .... 그렇게 따지면 채소 수프 수준도 아닌건데?;

하여간 그렇게 만든 채소 수프는 타파통에 넣고 냉장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습니다. 집에서 먹을 때는 데워먹지만 도시락으로 들고 나가면 그냥 차가운대로 먹습니다. 날이 점점 따뜻해져서 그냥 차갑게 먹어도 그럭저럭 먹을만 합니다. 원래 전열기기는 쓸 수 없지만 이번에 열판을 하나 구입할까 고민하고 있지요.-ㅂ-;

2월에 만든 수프에는 흰콩이 들어갔지만 그 콩이 다 떨어져서 요즘엔 검은콩을 넣고 있습니다. 서리태는 아닌 것 같고 그냥 방콩-인지 밤콩인지;-이라고 부르는 검은 콩입니다. 밥에 잘 넣어먹지요. 서리태는 이 콩보다는 크기가 작고 속살이 푸른색입니다. 이 콩은 상아색이고요.

어느 날 저녁, 채소수프를 먹으려는데 포만감을 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달걀을 삶았습니다. 세 개를 삶아서 두 개는 놔두고 하나는 이렇게 담았습니다.


보통 크기의 달걀이 들어간 사진입니다. 절대 메추리알 아니고요...; 점보컵이라 용량이 조금 큽니다.

채소수프는 보글보글 끓여 충분히 데운 다음,


이렇게 담습니다.



아놔;;;;
간장을 쓴 것도 절대 아닙니다. 간은 그저 소금 아주 조금만으로 했을 뿐이고요 그나마도 냄비 하나에 소금 반 작은 술도 안 들어갔습니다. 저 색은 그저 콩 때문에 그런겁니다. 채소수프에 검은콩을 넣으면 어찌 될거란 생각도 전혀 없이 그저 콩이니 좋다면서 넣었는데 색이 저렇게 되었습니다. 같이 들어간 채소는 양파와 양배추와 당근. 이 주 전부터는 양파값이 비싸니 안 먹겠다면서 오로지 양배추와 당근과 콩만 넣고 푹 끓이고 있습니다.

콩은 그냥 넣는 것이 아니라 한 차례 삶아 넣습니다. 그냥 넣으면 콩이 푹 익는 동안 당근이 뭉개집니다. 양배추는 완전히 분해되는 수준이고요. 그러니 미리 넣고 삶아서 준비했다가 당근 볶고 양배추 넣어서 숨이 죽고 난 다음에 콩을 넣습니다. 콩을 넣을 때는 채소 전체가 다 물에 잠길 정도로 물을 붓지만 그 이후에는 더 붓지 않습니다. 식사시간에 물을 먹지 않는 버릇을 들였더니 채소수프의 국물도 잘 안 먹게 되더군요. 달큰하니 맛있긴 하지만 데우지 않고 먹을 때는 내키지 않습니다. 만약 저기에 밥을 넣어서 죽으로 끓여내면 더 맛있겠지만 일부러 채소만 먹고 있는 걸요.

어쨌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채소수프-라고 여전히 우깁니다-지만 콩이 듬뿍 들어가고 양배추도 많아서 달달합니다. 게다가 제가 콩을 아주 많이 좋아하거든요. 그런고로 식사시간은 굉장히 즐겁습니다. 후후후~♡
올해 춘곤증이 거의 없는 이유도 이 덕분이 아닐까 싶네요. 이제 밀가루만 줄이면 부피감량도 상당히 쉬울텐데...;


덧붙임. 제목에 대한 답을 안 적었더군요. 검은콩을 넣은 수프를 권장하지 않는 이유? 그야 비쥬얼 때문입니다.-ㅁ-; 혼자 먹는 것이라면 전혀 관계없지만 혹시라도 누군가를 대접하려고 만든다면 '검은 것은 몸에 굉장히 좋대요. <미스터 초밥왕>이나 <생로병사의 비밀>도 안 보셨어요? 라고 말하세요. 과장된 언사가 당신을 살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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