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글을 먼저 올릴까 오늘 아침도 고민하다가 심신 정화용으로 食 분류 글부터 올립니다. 흑, 리뷰 써야할 책이 점점 늘고 있는데 손은 안가네요. 하여간 오늘 중으로 시험 공부하면서 쓰겠습니다.


엊그제 이대 앞 코피티암에 다녀왔습니다. 코피티암은 예전에 B와 함께 청계천에 있는 곳을 한 번 가보고는 내내 가지를 않았습니다. 지점이 많지 않은 걸로 아는데 집 근처에서 가려면 당연히 청계천을 가야하고, 청계천은 요즘 거의 가질 않다보니 그렇습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 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사이 가격이 꽤 많이 올랐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일단 커피 라인이 다 스타벅스보다 비쌉니다. 아침에 한 번 마실까 싶어 밀크티 가격을 보았더니 4천원인가 하는군요. 헉; 집에서 연유 사다가 해마시는게 낫겠습니다.

시간대가 일러서 모닝세트를 시킬 수 있길래 일단 가격 비교를 해보고는 이쪽을 골랐습니다. 카야잼을 바른 얇은 토스트와 커피가 3900원입니다. 커피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에서 골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카페라떼를 시켰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9시 오픈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9시는 종업원들이 가게에 들어가는 시간이고 실제 영업은 그 이후부터 합니다. 카페라떼를 시켰더니 예열에 시간이 걸리는데 괜찮냐고 묻더군요. 그 때가 이미 9시 20분쯤? 청계천 코피티암은 꽤 일찍부터 열린다고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씬 토스트가 담겨진 저 나무그릇은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저렇게 토스트를 담으니 훨씬 맛깔나게 보입니다. 검은색이라 안에 담긴 음식이 돋보여서 그렇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씬 토스트는 이름 그대로 굉장히 얇게 썬 식빵(색을 봐서는 곡물빵류)을 구워 그 사이에 카야잼을 바른 겁니다. 카야잼이 무엇인지는 앞서 쓴 <카야잼 만드는 방법>을 참고하세요.

카야잼을 만들고 싶지만 신선한 코코넛 밀크를 구할 때까지는 안돼......(라고 막아야 합니다-_-)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엷은 노랑의 카야잼. 이렇게 보니 달걀이 들어간 느낌이 납니다. 달큰해서 아침에 홍차와 함께 하면 딱 좋지만 칼로리가 정말 무섭지요.


바삭바삭 맛있게 먹긴 했는데, 토스트를 먼저 만들어 두었는지 제가 빵을 집었을 때는 이미 식어 있었습니다. 따끈하게도 먹고 싶었는데 아쉽더군요. 카페라떼는 그럭저럭. 나쁘다 나쁘지 않다라는 기억이 딱히 없네요. 아침 너무 일찍 갔나 싶긴 한데 말입니다. 다음에는 그냥 청계천으로 갈렵니다.'ㅂ'
구글신이 계심을 까맣게 잊고 있다가 첫비행님의 댓글을 보고는 신을 모셔봤습니다. N모 신쪽에서도 검색을 하니 하나가 나오는데 오오... DC 음식갤에 올라온 레시피입니다. 만드는 걸 도전한 분이 있군요!

일단 카야잼의 기본 재료는 거의 같습니다. 거기에 카야잼은 Coconut Egg Jam이라는 것도 미리 알아둡시다. 원재료명이 이름에 그대로 등장하는군요.
구글에서 kaya jam recipe로 검색해 얻은 여러 영어 레시피는 대강 이렇습니다.

제작법 1. Kaya-싱가포르 달걀 잼

설탕 14온스(400g), 큰 코코넛 열매 2개에서 얻은 코코넛 밀크, 달걀 큰 것으로 10개

1. 설탕과 코코넛 밀크를 오븐 사용 가능 그릇에 넣어 잘 섞는다.
2. 다른 볼에 달걀을 넣고 잘 푼다.
3. 1을 전자렌지에 넣고 강함으로 두고 1분 돌린다. 꺼내서 잘 섞는다.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오븐에 넣어 돌렸다 꺼내 섞는 것을 반복한다.
4. 액체가 굉장히 뜨겁지만 끓지 않는 상태에서 거품기로 잘 저어주며 동시에 2의 달걀 푼 것을 붓는다. 잘 섞이면 전자렌지에 30초간 돌리고 꺼내 휘젓는 것을, 액체 색이 녹색을 띄는 갈색이 되고 약간 뻑뻑해질 때까지 반복한다.
5. 병에 담는다.

어디서 많이 본 레시피지요? 커스터드 크림을 만들어 보신 분이라면 감이 올겁니다. 카야잼이란것, 코코넛 밀크로 만드는 커스터드 크림인가봅니다. 물론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 바로 향신료의 존재.

제작법 2. Homemade Kaya

달걀 3개, 달걀 노른자 2개, 설탕 150g, 코코넛 밀크 250ml(코코넛 2개 분량), 3장의 strewpine 잎(pandan 잎)

1. 달걀을 깨서 볼에 담는다. 달걀 노른자도 함께 넣고 잘 섞일 때까지 젓는다.
2. 설탕을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잘 섞는다. 여기에 천천히 코코넛 밀크를 부으며 설탕이 완전히 녹고 코코넛 밀크가 잘 섞일 때까지 젓는다.
3. 내열 용기에 위의 반죽을 담고 중탕한다. screwpine 잎을 넣고 나무숟가락으로 40분 가량 뻑뻑한 커스터드가 될 때까지 쉬지 않고 젓는다.
4. screwpine 잎을 뺀다. 색이 금빛이 도는 갈색이 나야 하며, 만약 이 색이 나지 않으면 설탕 1-2큰술을 따로 캐러맬화 하여 잼에 섞는다.
5. 병에 담는다.

카야잼의 비법이랄까, 그런게 저 screwpine 잎에 있나봅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판다누스라는 나무라는데 한국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야자나무와 비슷한 과인가봅니다. 독특한 향을 낼 것으로 추측하는데 보통 코코넛 2개 분량의 코코넛 밀크에 2-3장 정도 들어가며 취향에 따라 양은 조절합니다.
다른 레시피에서는 세리카야와 카야 둘다 다루고 있습니다.

제작법 3. SeriKaya, Kaya
1) Serikaya(Egg Custard)

코코넛 밀크 1¼컵, 달걀 큰 것으로 3개, 설탕 1컵(더 넣어도 좋음), screwpine 잎 2-3장
혹은 간 코코넛 1½컵, 달걀 중간 크기로 4개, 설탕 2컵, screwpine 3장

1. 달걀과 설탕을 볼에 담고 설탕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젓는다. 코코넛 크림을 넣고 잘 섞는다.
2. 1의 혼합물을 중탕볼에 넣고 1시간 정도 계속 저어주며 "찐다(steam)".  그 다음 뚜껑을 덮고 2시간 가량 젓지 않고 "찐다". 30분 마다 뜨거운 물을 보충하며 혼합물을 한 번씩 젓는다.
3. 도합 3시간 동안 찐(steaming) 뒤에는 반죽이 뻑뻑하고 금빛이 도는 갈색이 된다. 묶은 판다누스(screwpine) 잎을 넣고 1시간 동안 젓지 않고 찐다(steam).
4. 판다누스 잎을 제거하고 식혀서 병에 담는다.

※ Serikaya에는 절대로 물이 들어가면 안된다. 중탕하면서 뚜껑 덮을 때도 물방울이 안에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한다.(보통 이럴 때는 뚜껑을 가제로 감싸죠)


2) Kaya(Coconut Egg Custard)

코코넛 2개에서 나온 코코넛 밀크, 설탕 400g, 달걀 10개

코코넛 밀크는 순수하고 희석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코코넛 통조림이나 팩을 샀을 때 어떻게 거르는가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지만 이것은 넘어가죠.

1. 분쇄기(beater. mixer가 아니군요?;)를 써서 중간 속도로 달걀을 휘젓는다. 달걀 노른자가 다 풀렸으면 설탕을 넣고 최고 속도로 돌린다. 완전히 섞이면 코코넛 밀크를 넣고 다시 최고 속도로 돌려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완전히 섞는다.
2. 1을 스틸냄비(steal pot)에 넣고 약한 불에서 끊임없이 저어준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지름길은 없으니 그저 계속해서 젓는다.
3. 반죽의 색이 eggy-white에서 radish-brown으로 바뀌고 전체가 다 그렇게 되면 불에서 내려 식힌다. 식으면 병에 담고 냉장보관한다. 실온에서는 개미가 접근하지 않는다면 3일간 보관할 수 있다.

※ 캔이나 팩에 든 것보다 신선한 코코넛 밀크(코코넛을 직접 짜는 것)를 쓰는 것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맨 마지막 레시피의 Kaya 레시피를 보면서 웃었습니다. 제가 대강 해석한 것으로는 못느끼실테니 반드시 원문을 보세요. 이쪽이 훨씬 자세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좀더 본격적인 느낌일까요? 인공적으로 향을 넣지 말라며 판다누스 잎이나 바닐라 향도 절대 더하지 말랍니다. 그리고 카야잼이란게 절대 건강한 음식은 아니랍니다. 많은 콜레스테롤에 칼로리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토스트한 빵에 발라먹는 것이 좋다는군요.
그리고 가열할 때는 가장 약한 불에서 하며, 자칫하면 끓어 넘칠 수 있답니다. 그러니 중탕을 쓰는 것이 편하다는 말도 덧붙여 있네요.
만든다면 맨 마지막 레시피가 가장 멋져보이지만 당연히 레시피 양은 줄여야겠습니다. 달걀과 설탕의 압박이 심해요.



이렇게 하여 카야잼의 수수께끼는 풀렸습니다. 만드는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 궁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든다는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덧붙임. 초콜릿 카야나 커피 카야나 다 저기에 섞으면 끝! 딸기 카야 같은 것도 가능하겠지만 뭐..; 도전 의식은 없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