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라이스든 하야시라이스든 베이스가 되는 카레나 하야시소스는 보통 열흘에 한 번 정도 만듭니다. 때에 따라 그보다 빨리 만들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열흘에 한 번 만드나 봅니다.

이날은 우동이 먹고 싶어서 전날 장보면서 같이 사온 우동면을 넣었습니다. 전 푹 퍼진 면도 좋아하기 때문에 우동은 끓는 물에 적절히 풀어서 카레를 붓고 볶았습니다. 볶는 거라면 그냥 써도 상관없지만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놓고 싶었거든요.



하여간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제목에 나온 양파죠.

소스를 붓기 전까지는 만드는 법이 동일합니다. 소스를 뭘 붓느냐에 따라 그 때 그 때 바뀝니다. 아예 가루를 안 넣는 경우도 있긴 하고요. 요즘에는 그냥 카레 가루를 붓는 경우가 많은가봅니다..? 다음엔 G가 준 수프 가루를 넣을 생각이고요.

냄비 가득 끓일 때는 보통 양파를 다섯 개 넣습니다. 당근은 큰 것으로 하나, 감자도 큰 것으로 하나. 하지만 양파는 다섯 개. 비율이 다른 재료보다 높은 편이지요. 물론 고기에 비할바는 아닙니다. 닭가슴살은 다섯 개가 들어가는데 600g, 한 근이거든요. 아니, 닭가슴살도 한 근이 600g 맞나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양파가 다른 채소보다 많이 들어가는 건 맞습니다. 거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닭가슴살과 마찬가지로 양파망 제일 작은 것에 양파가 다섯 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닭가슴살도 냉동 제품 600g짜리를 쓰기 때문에 그렇고요. 그러니까 재료를 남기지 않고 온전히 다 쓰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해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냉장고에 남겨서 다음에 쓰는 것보다는 신선할 때 해치우는 것이 훨씬 낫지요...=ㅁ= 결국에는 자취 생활의 나름 노하우라 할 수 있네요. 하하하. 그리하여 오늘 아침도 카레! 한 음식에 쉬이 질리지 않는다는 점에 감사드립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침밥 식단에 골머리를 앓았을 거예요.


Q: 왜 음식 사진이 맛없어 보이게 찍히는 걸까요?


A: 실제로도 맛없기 때문입니다.(...)



어, 반쯤은 진심입니다. 반은 조명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머지 반은 진심으로, 제 입 외에는 안 맞을 거라고 단언합니다. 뭐라 해도 저 음식이 잡탕밥, 혹은 개밥 같아 보인다는 점은 부인 안합니다. 하지만 재료는 나름 충실하거든요.



요즘에는 게으름이 조금 도져서 음식은 적당히 만들고 있습니다. 열흘에 한 번 정도 카레를 한 솥 끌여 냉장고에 넣어두고, 일주일에 한 번 말린 콩을 불렸다가 삶아서 냉장고에 두고. 그리고 저녁 때 쌀을 불려 두었다가 아침에 삶고, 거기에 삶은 콩 한 국자를 넣고, 카레 한 국자를 부어 마저 끓이면 됩니다. 쌀을 삶는다고 표현한 것은 아무리 봐도 이게 밥 짓는 수준은 아니거든요. 자작자작한 수준도 아니고 거의 죽입니다. 그렇게 만들면 저렇게 나옵니다.

색이 오묘한 것은 카레에다가 팥과 강낭콩 삶은 물이 뒤섞여서 ... (먼산) 콩을 싫어하는 사람은 절대로 안 먹을 그런 음식입니다. 카레 비율은 양파 큰 것으로 넷, 당근 큰 것 하나, 감자 큰 것 하나. 카레는 대략 한 봉지가 들어갑니다. 어디까지나 대략. 실제로는 그보다 적게 들어갈 겁니다.


이제 슬슬 카레도 싫고, 빵도 물리니 메뉴를 뭘로 바꿀지 고민 좀 해봐야겠네요. 칠리도 만들겠다고 호기롭게 향신료 사다 놓았는데 칠리에 콩이 들어가는 것이 은근 문제라. 일단 베이스만 만들고 콩은 나중에 따로 조합해야겠습니다.



엊그제 만든 카레 한 솥의 재료비를 계산하니 이렇더랍니다.


냉동 닭가슴살 7천원
카레가루 2천원
양파 1망 2천원
감자 3개 2천원(그러나 하나는 썩어서 버림)

당근 하나 1천원


도합 1만 4천원. 시간 비용 2시간, 노동력, 가스비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노동력을 더하는 순간 비용이 폭발하는데. 무엇보다 그 동안은 책도 못 읽고 웹서핑도 못하고 쉬는 것도 아니니까요. 늘어져 있지 않고 뭔가 일을 한다는 점에서는 효율적일지 몰라도 대강 때우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기도 하고, 카레를 만들면 밥을 해야한다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는 점에서 아쉽...(응?)


하여간 카레는 만들었으니 내일 저녁에 밥을 할지 말지는 내일 결정할래요. 귀찮으면 우동면 사다가 카레우동 만들어 먹는 것도 괜찮겠네요.



라고 적었지만, 아침에 밥은 아니고 쌀을 삶아서(...) 카레를 넣어 먹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카레죽인데 식감은 리조토에 가깝더군요. 아무래도 현미가 들어가서 그런가봅니다.'ㅠ'

출처: 유튜브. 부산예술고등학교 합창단이랍니다.





아마 영상이 하나가 아닌듯합니다. 연관 동영상으로 다양하게 뜨네요.
저는 생협에 D님이 올려주신 것을 보고 포복절도를 했는데.. 아아아.ㅠ_ㅠ 합창의 무한 변신입니다.

카레가 좋아요. 인도 사이다도 좋아요.ㅠ_ㅠ
사람 여럿이 모이면 저녁 식사로 무얼 먹을 것인가 고민하는 것도 일입니다. 그도 그런게 각자 선호도가 있으니까요. 게다가 뭔가 딱 먹고 싶은 것도 없다 하면 고르는 건 더 난감합니다. 그나마 생협 식사메뉴는 고르기가 평이합니다. 돼지고기를 피하면 되니까요. 돼지고기쪽을 잘 안 먹는 친구가 있어 그쪽 메뉴를 제하고 나면 폭이 확 줄어들어, 대개 찍거나 가장 가까운 가게를 찾거나 가위바위보로 결정합니다.
이날은 저녁 시간에 사람이 안 붐빌, 조금 먼 곳으로 가자 싶어 건대입구에서 어린이대공원 역으로 걸어 올라가다 있는 일본식 카레 집을 갔습니다.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으니까요.

시키다보니 메뉴는 제각각입니다.^^;



이쪽은 카레 우동.
.. 솔직히 카레 우동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제 뭐 먹었어』가 아니라 『유리가면』입니다.-_-; 『유리가면』 해적판 소설에서는 카레 우동을 배달하거든요. 하하하.;




이쪽은 새우 카레,



이쪽이 제가 시킨 모둠카레...? 이름은 잊었는데 새우와 고로케와 오징어링튀김, 치킨 텐더가 올라갔습니다.
이 메뉴를 시킨 사람이 많아서 사진은 달랑 세장이군요. 그렇다면 그리 다양한 메뉴를 시킨 것도 아니었나.-ㅁ-;

카레는 건더기 없이 달달한 국물입니다. 양파 단맛이 아닐까 하는데 부드러운 맛이네요. 맵기도 알아서 조절할 수 있는데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 보통으로 시켰습니다. 거기에 파랑 마늘칩이 같이 올라갑니다. 마늘은 익힌 것이라 그런지 맵거나 쓴 맛없이 약간의 단맛과 마늘 특유의 향이 돌더군요. 그래도 마늘은 마늘.OTL 먹긴 했지만 마늘은 부담스럽습니다.;
튀김이나 고로케나 다 무난합니다. 달걀 프라이가 올라간 것도 달걀을 좋아하다보니 마음에 들었고요. 하지만 집에서 직접 이렇게 만들어 먹고 싶다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집에 아직 카레가 있거든요. 유통기한은 이미 지났을터이지만 무시하고 쓸렵니다. 하하;

무난하게 한끼 해결할 수 있는 가게입니다. 여러 종류의 튀김이 올라간 쪽이 8500원인가 그렇고, 카레우동은 6500원 선, 기본 카레도 그 정도라고 기억합니다. 비싼 고명(?)이 올라가면 가격이 올라가고, 추가로 토핑도 올릴 수 있고요. 다른 일본식 카레집은 가본지가 오래되어 비교하긴 어렵군요.
그래도 건대쪽에 놀러갔다가 밥 먹으러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싶으면 먼저 떠오를 겁니다.'ㅂ'


온천 달걀 만들기는 숙원 ... 까지는 아지고 과제 쯤은 됩니다. 흰자는 부들부들한 느낌이 있어도 조금 더 익히고, 노른자는 주르륵 흐를 정도로 익혀서, 짭짤한 국물에 소스처럼 섞어 먹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달걀을 삶다보면 대체적으로 노른자를 많이 익히게 되더군요. 날달걀은 질색하고, 날달걀처럼 흐물하게 익힌 달걀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노른자가 덜 익은 건 좋지만 흰자가 덜 익은 건 싫어요.;;

여튼 온천 달걀을 어떻게 만들까 이모저모 생각했는데, 많이 나오는 건 보온병이나 그릇에다 뜨거운 물을 담고 달걀을 넣고 랩이나 뚜껑을 덮어 밀폐합니다. 그 상태로 20-25분 정도 놔두면 된다 하는데, 지금 당장 먹고 싶을 때는 번거롭지요.




100%는 아니지만 상당히 성공했습니다. 노른자가 많이 익었지만 퍽퍽하게 익은 것이 아니라 촉촉하게 굳어 있습니다. 시간을 길게 두어 그렇지요.
달걀이 절반 정도 담길 정도로 냄비에 물을 붓고 달걀을 넣어 끓입니다. 처음에 끓일 때는 달걀을 이리 저리 굴려서 노른자가 한 쪽으로 쏠리지 않게 합니다. 그리고 약 5분간 끓이다가 뚜껑을 덮고 불을 끕니다. 그리고 내두었다가 꺼내면 되는데, 이 때 저는 너무 길게 두었지요. 10분 남짓만 두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물이 아직 뜨거우니, 달걀을 꺼내 찬물로 바로 식히면 껍질 벗기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고요. 전체적으로 고루 말랑하게 익었습니다. 저게 아마 20분 정도 두었을 때의 모양일겁니다. 카레 만들고 떡 굽고 하다가 시간을 놓쳤지요.-ㅁ-;


그러니 다음엔 녹진한 느낌의 달걀 노른자 익히기에 도전합니다.+ㅅ+
아사히야마 동물원, 후라노, 비에이를 다녀오던 날 저녁 식사로 후라노 오무카레를 먹었습니다. 그에 대한 짤막 기록이지요.

후라노에는 오무카레 연합이 있습니다.(링크) 이 연합체의 정체는 여기(링크)에 나와 있으니 간단히 요약하자면, 후라노 지역의 농업인, 상인, 소비자가 모여 만든 연구회에서 후라노 오무카레의 규칙을 만듭니다. 신토불이..라고 하기보다는 로컬푸드의 개념으로, 지역의 농산물을 써서 만든 카레에, 오무라이스카레 + 후라노 지역 우유를 제공하는 세트 메뉴를 만든 겁니다. 후라노역을 주변으로 한 14개의 가게가 참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기 편한 곳을 골라 가려 했지만 고르는 걸 까먹고 있다가 다른 분들 가는데 솔랑솔랑 따라갔습니다.-ㅁ-/

각 가게의 세트메뉴는 위의 오무카레 연합 홈페이지에 가시면 PDF로 보실 수 있습니다.


 


드라마 상냥한 시간을 보면서도 여기가 작은 곳이라는 생각은 했는데 실제 가보고는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서부극을 찍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저기랑 저 반대편에 총잡이들이 허리춤에 손을 얹고 긴장된 자세를 취한다고나..



 
거리는 깨끗하고 깔끔한데 시간이 토요일 6시경이라 사람들이 이미 다 들어가고 없어 그런지, 스산했습니다. 마사야제가 사진 찍은 곳 바로 건너편에 있습니다.-ㅁ- 거리 사진만 찍고 가게 사진은 미처 못찍었네요.

저녁식사시간으로는 일러서 그런가,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날이 더워 철판 바로 앞에 갈 생각은 못하고 창가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오무카레 세트는 일괄 1천엔. 거기에 후라노 우유와 메뉴가 딸려 나옵니다. 다른 메뉴들은 1천엔을 거의 넘긴 하는데 그쪽도 먹어보고 싶더군요. 마사야는 철판볶음밥으로 유명한 가게 같더랍니다.



 
배는 그렇게 고프지 않았지만 카레를 받아드는 순간 생각이 바뀝니다. 뜨거운 프라이팬을 나무받침대에 담아 가져오는데 모양을 보는 순간 공복여부는 관계없이 군침만 삼킵니다. 으허허헉.;ㅠ;




근데 먹다보니 제겐 저녁식사로 버겁더라고요. 그게, 밥을 볶았습니다. 철판위에서 볶아 따끈하게 내온 건 좋지만 아무래도 기름질 수 밖에 없지요. 게다가 밥 양도 적지 않습니다. 처음 먹으면서는 괜찮겠다 싶었는데 먹다보니 양이 은근히 많네요.
카레는 무난한 맛입니다. 일본카레스타일로 꽤 진한 맛이 나네요. 향신료맛이 강하거나-다른 분들은 근처 유아독존에 갔는데 거기는 향신료가 좀 강했다고 들었습니다-하진 않습니다. 딱 일본카레에 기대하는 맛입니다.+ㅠ+ 그 소스가 달걀이랑 볶은 채소랑 잘 어울려서 맛있더군요. 평소 입맛이라면 아마 간간하게 느꼈을 겁니다.




그리고 후라노 우유. 종이뚜껑을 열자 주둥이부분에 하얗게 굳어 있는게 있네요. 아마 크림이겠지요. 한 모금 마시고 듀시스님이 그러시더라고요.딱 파스퇴르 우유의 맛이라고요. 하하하; 호텔 조식 때도 익숙하게 맹한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때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저는 좀 더 고소한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물론 이 우유로 만든 음식들은 맛있지만요.

수프 카레 이에로는 홋카이도 가기 전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맛있다던가, 꼭 가봐야 한다던가. 한데 꼭 가라고 하면 청개구리 심보가 발동한단 말입니다. 아니, 그보다는 국물이 많은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게 더 컸지요. 거기에 카레라니까 더 흥미가 안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가길 잘했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오죽하면 3박 4일의 짦은 일정 동안 여기에 두 번이나 다녀왔을까요. 다음번에 여행 가면 여기는 또 갈겁니다.



일행이 많았던데다 시간이 8시 경이었는데도 가게에도 사람이 많아 같이 않지는 못했습니다. 따로 나눠 앉았지요. 흡연석과 금연석이 나뉘어 있는데 유리문 같은 걸로 나뉘어 있고 위쪽은 뚫려 있어서 그다지 의미가 없더라고요.; 하지만 두 번째 와서 앉았을 때는 혼자라(...) 카운터에 앉았는데 그쪽은 흡연석과 멀리 떨어져 있어 괜찮았습니다.


여튼 첫날 이에로에 갔을 때는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았습니다. 이날 이모저모 일이 있어서 긴장했던 데다가 간 시간이 오후 8시였거든요. 평소 제 식사시간은 오전 6시, 11시, 오후 4시(...)입니다. 늦게 먹어도 6시면 끝납니다. 그럴진대 평소보다 훨씬 늦은 시간의 식사였으니 그다지 땡기지 않았지요. 마침 같이 앉은 키릴님도 많이 먹을 생각 없다 하셔서 메뉴판을 보며 연구를 시작합니다.

일단 이에로에서는 메뉴를 보고 카레의 종류를 고릅니다. 제가 고른 것은 치킨 채소 카레, 키릴님이 고르신 건 돼지고기 찜(부타니?) 카레였나, 그런 종류였습니다. 그렇게 카레의 종류를 고르고 나면 맵기 정도를 고릅니다. 3번 정도가 약간 매콤하고 2번은 무난하고. 4번은 좀 맵다더군요. 10번까지 있지만 무난하게 3번을 고릅니다. 거기에 밥은 기본 제공이지만 양을 많게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주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밥을 빼면 50엔이 할인되고 곱배기 밥을 시키면 돈을 조금 더 냅니다. 거기에 다양한 토핑을 고를 수 있습니다. 달걀도 날달걀, 온천달걀(반숙), 차슈달걀(맞나; 여튼 간간한 것)이 있고요, 다양한 채소를 각각 올릴 수도 있지요. 처음에는 기본으로 먹고 그 다음에 조금씩 재료를 추가해도 괜찮겠더군요.


 


제가 주문한 것은 치킨 채소 카레, 맵기는 3, 밥 빼고 온천달걀 하나였습니다.




수프 카레라고 하더니 정말 국물이 있는 카레가 나와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한 숟갈 먹어보고는 놀랐습니다.; 이건 카레가 맞긴 한데, 카레맛을 낸 국물요리라 부르는 쪽이 맞습니다. 그러니까 푹 고은 삼계탕의 국물이 카레맛이라고 하면 비슷할지도요. 그것도 루를 넣은 일본식 카레나, 노란 강황이 들어간 한국식 카레가 아니라 맛 자체는 인도식 카레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국물은 또 아주 진해서 국물을 떠먹으면 입술이 끈적끈적합니다.+ㅠ+ 근데 또 담백하니 신기하단 말이죠.

닭고기는 안 보이는데, 영계 1/4마리쯤 되는 닭다리쪽 고기가 하나 통째로 들어 있었습니다. 허벅다리까지 넉넉하게 있더라고요. 퍽퍽하지 않고 살도 야들야들합니다. 거기에 채소들은 간이 배어 있지는 않지만 그 하나하나가 다 맛있습니다. 아마 따로 익혀서 넣은 것 같더라고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위에 보이는 단호박입니다. 단호박은 살짝 구워서 넣었더군요. 아아아. 그 구운 맛에다가 달달한 맛.;ㅠ; 단호박이 아니라 밤호박이 아닐까 싶은 달달한 밤맛인데 진짜 맛있습니다.


정말 마음에 든 나머지,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을 짓-그 이틀 뒤 저녁에 또 방문을 했습니다. 이번에도 저녁 8시. 그것도 혼자 갔습니다.-ㅁ-; 같이 가기로 한-정확히는 '먹으러 가지 않을래요?라고 운을 띄웠던 본인- 일행 ㄹ모양이 침대에 눕더니만 그대로 기절해버려서 혼자 갔습니다.




이 때는 카운터에 앉아서 한참 기다리면서 이것저것 뒤적였지요. 여기에 이런 저런 정복 다 있네요. 주소랑 개점시간과 폐점시간 등등.

주소: 삿포로시 쥬오구 미나미3 니시1 12-19
시간: 개점 11시 30분, 폐점오후 10시(마지막 주문 9시 30분)
전화: 011-242-7333
홈페이지: www.yellow1996.com 

 
그 윗부분에 있는 건 어떻게 만드는가의 이야기입니다. 홋카이도에 한 대 밖에 없는 압력솥으로 돼지랑 닭, 향신채소를 3.2기압, 136도의 고온 고압으로 조리했다는 겁니다.-ㅠ- 그래서 진한 맛이 나는군요.
(하지만 집에 있는 압력솥을 써도 저 맛은 못낼겁니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생선가스(흰살생선튀김)가 들어간 걸로 주문합니다. 이번엔 맵기 2입니다.
맵기2보다는 3쪽이 더 취향입니다. 그쪽은 한 입 먹는 순간 '아, 맵다' 라는 생각이 확 들면서 밥이랑 먹으면 맛있겠다 생각했는데 이쪽은 그보다는 덜합니다. 하지만 맛있게 매콤한 쪽이 더 생각나네요. 이쪽도 괜찮았지만 다음에 가서 시킨다면 가격은 조금 더 나가더라도 닭고기 채소카레를 시킬거예요.




참고로 맵기 4에 대한 정보.
압서 이야기한 ㄹ양은 처음 갔을 때 맵기 4를 시킨 모양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맵기 3이었다네요. 저야 다른 쪽에 떨어져 앉아 있어서 못봤습니다. 한 입 먹고 나서 ㄹ양은 아주 맛있다고, 하나도 맵지 않아요!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먹어보라고 권했답니다. 그리고 그 테이블에서 ㄹ양이 시킨 카레를 먹었던 사람들은 모두 함정카드에 걸렸습니다.(...) ㄹ양은 절대로 맵지 않다고 항변했지만 그 아가씨의 입맛은 회기 경발원을 좋아하고 봉추찜닭의 고추를 골라 먹는 정도이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론 '맵지 않다'라는 말에 준비가 안 되었던 것도 있겠지만 4만 해도 꽤 맵다는 거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미 모닝롤은 한입 베어물은 뒤고..-ㅠ-

모닝롤중에서는 코스트코에서 파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제과점 모닝롤은 이것보다 조금 폭신한 스타일이라, 식빵 느낌에 가까운 이게 먹기에 좋거든요. 약간 쫄깃쫄깃한 것도 마음에 듭니다. 이날은 냉동고에서 꺼내 전자렌지에 돌렸습니다. 살짝 실온해동 한 다음 오븐토스터에 구워도 좋지만 쪄먹으면 또 각별합니다.

하지만 이날의 주역은 빵이 아니라 카레였지요. 만든 다음날 먹은 병아리콩 카레.

실은 카레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만들려다가 재료가 부족해 에라 모르겠다며 카레를 나중에 넣어 카레를 만든겁니다. 원래 만들려던 것은 칠리였지요. 프님의 레시피대로 칠리를 만들려고 했는데, 간고기가 너무도 비싸서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습니다. 그리하여 토막낸 닭 한 마리를 사와서는 뭔가를 만들었지요.

- 양파 두 개는 잘게 썹니다. 냄비를 달구었다가 양파를 썰면서 바로바로 넣습니다.
- 중간 크기의 당근 하나도 잘게 썹니다. 써는 중간 중간 냄비에서 투명하게 변하는 양파를 뒤적거립니다. 역시 당근도 써는 대로 다 넣고 섞습니다.
- 이번엔 셀러리를 다듬습니다. 한 대를 사서 씻고는, 잎부분은 썩둑 잘라내고 아래의 대만 대강 다듬어서 잘게 썹니다. 마찬가지로 써는 대로 냄비에 넣습니다. 그리고 계속 볶고, 볶고, 볶습니다.
- 가끔 휘저어주며 놔두고 그 사이에 닭을 다듬습니다. 닭껍질을 뜯어내고 기름을 다듬습니다. 그리고 프라이팬을 달구고 닭고기를 넣어 굽습니다.
- 채소들이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전날 씻어서 담가두었던 콩을 넣습니다. 그리고 섞습니다. 약한불로 그냥 놔둡니다.
- 닭고기를 뒤집어 주고 앞 뒤를 적당히 익힙니다. 구운 자국이 나면 이번엔 닭고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습니다. 여기에 말린 허브를 조금 뿌리고, 아까 잘라뒀던 셀러리 잎부분을 넣습니다. 그리고 거품을 걷어내며 보글보글 끓입니다.
- 채소와 콩이 들어간 냄비가 물이 줄어든다 싶으면 옆에서 끓고 있는 닭고기 국물을 한 국자씩 넣습니다.
- 한참 끓이다가 둘을 합체시키면 끝.


여기에 고형 카레를 넣고 조금 끓이다가 하룻밤 재워버리면 간단히 카레가 완성됩니다.'ㅠ'
그렇게 만든 카레는 지난 주 내내-정확히는 오늘까지 제 점심 도시락이 되었습니다. 자, S가 사다준 카레는 이제 한 통 썼으니 남은 것도 느긋하게 하나씩 만들어 봐야겠네요. 저렇게 오래 끓이니 셀러리도 완전히 물러서 입에서 녹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감자를 넣지 않아도 맛있게 되더라고요. 감자를 넣고 싶으면 아예, 따로 익혀서 거기에 소스처럼 얹어 먹는 것이 더 맛있겠다 싶습니다.



한밤중에 이런 글을 올리고 있는 건 내일은 종일 출장이기 때문..OTL 저녁 때 뵙겠습니다.;


『어제 뭐 먹었어?』2권에 나오는 카레우동을 만들기 위해 토요일에는 잔뜩 장을 봐서 들어갔습니다. 닭고기를 쓰려다가 같이 먹는 G가 닭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선호하니 카레용 돼지고기를 구입하고, 거기에 당근 하나와 곤약 한 덩이를 들고 갔습니다. 우동은 G의 주장에 따라 생우동으로. 저는 건면을 사다가 삶아 쓰는 것이 더 맛있지 않을까 했는데 '원래 레시피에서 생우동을 쓰니 생우동을 사와라'라고 하더군요.

위는 결과물이고 만든 방법은 책에 나온 것과 거의 같습니다. 괄호 안에 들어간 부분이 멋대로 들어간 부분이지요. 물론 나머지에도 멋대로 들어간 부분이 있으니 원래 레시피를 아시는 분은 확인해보세요.-ㅁ-;

(- 곤약은 손으로 뜯어서 뜨거운 물에 넣고 살짝 데친다.)
- 양파는 채썰어서 달군 냄비에 넣고, 다시마 한 조각을 넣은 뒤 물을 두 그릇 붓고 끓인다.
- 그 사이 당근과 감자는 손질해 반달 모양으로 썬다. 카레에 넣을 때는 큼직한 덩어리가 좋지만 익는데 시간이 너무 걸리니 얇게 썬다.
- 양파가 투명하게 보인다 싶으면 고기를 넣는다. 본 레시피에서는 거품을 건지라고 하지만 살코기인지라 건질 거품도 거의 없다.
- 당근과 물에 담가 전분을 제거한 감자 투하. 그리고 멋대로 교토간장을 넣는다.
- 익을 때까지 뚜껑을 덮고 내버려 두고, 곤약과 우동과 카레를 준비한다. 그 사이 설거지 완료.
- 당근이 익은 것 같으면 곤약을 넣고 카레를 적당히 넣는다.
- 잘 섞어주고 거기에 우동 넣기.
- 우동까지 잘 풀어졌으면 완성.

순서가 저도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있네요. 간장으로 간을 한 것이 어디쯤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ㅠ' 저기에 들어간 카레는 S가 사다준 일본식 카레-토로케루 카레 매운 맛일겁니다. 이름은 집에 가서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음, 하지만 제 입엔 그닥이었습니다. 카레는 카레대로, 우동은 우동대로 먹는게 좋아요. 볶음 우동은 좋아하지만 저 카레우동은 먹으면서 아쉽던걸요. 무엇보다 데미그라스 소스 풍미가 나는 카레는 왠지 미묘해요..; 예전에는 일본 카레가 좋다 생각했는데 또 오뚜기의 노란 카레가 좋아지나봅니다.-ㅁ- 카레가 매운 맛이었으니 다음에는 우유를 부어서 순화시킬까 싶기도 하고.
여튼 뜨끈뜨끈한 우동을 배불리 먹고 있자니 기분도 풀리긴 하던데, 좀더 다듬어서 제대로 된 레시피를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관건은 어떤 카레를 쓰느냐, 얼마만큼 넣느냐겠네요.-ㅠ-




덧붙임.
이렇게 '제대로 된 레시피를 만들어 봐야겠네요'라고 적은 음식들이 더 있던 것 같은데..?; (말차라떼도 그렇고)


홍대 오자와의 돈가스 카레 덮밥. 맛은 그냥 그랬습니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시 안 가도 되겠다 싶은 정도의 맛..; 집에서 만들어 먹는게 편하겠다 싶더군요.

솔직히 기대감이 커서 맛에 대한 만족감이 낮았던 것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세팅은 깔끔하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릇도 넓고(대신 낮음) 커서 양이 많이 보이니 시각적으로도 만족했습니다. 무난한 맛이고 음식 가격이 홍대인 것치고는 저렴하다고 생각하는지라 G에게는 한 번 쯤 가보라고 추천하겠지만요.



외식을 많이 하지 않는데다 요즘엔 찍은 사진이 많이 없으니 사진 비축분(?)도 슬슬 떨어져갑니다. 다음엔 무슨 사진을 쓸까..-ㅁ-


『아빠는 요리사』에 등장하는 음식중 도튜라는 것이 있습니다. 원래는 토튜가 아닐까 싶은데, '도중에 끓이다 멈춰서'도튜랍니다. 이건 한창 카레를 끓이기 위한 작업 중에 찍은 겁니다. 닭고기가 들어가서 거품이 떠올랐네요. 중간에 열심히 걷어내며 만들었습니다.

재료는 당근, 양파, 감자, 고구마, 병아리콩, 닭가슴살, 곤약. 닭가슴살은 3400원 어치인가, 딱 두 쪽이었습니다. 병아리콩은 반컵 정도를 하룻밤 물에 불려 썼습니다. 당근은 중간크기의 것을 하나, 양파는 큰 걸로 하나, 감자는 큰걸로 두 개, 고구마는 중간보다 조금 작은 밤고구마로 하나, 곤약은 1천원 남짓의 것으로 하나. 곤약은 감자와 비슷한 크기로 손으로 뜯어 넣었습니다.
나중에 비율을 보고 실패했다 생각한 건 감자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당근과 양파를 더 넣어야겠어요. 그리고 고구마는 의외로 맛이 안납니다. 물에 넣고 오래 끓여 그런가, 나중에는 식감을 제외하고는 거의 감자와 비슷하더군요. 고구마가 제철이 아니라 그런가 봅니다. 병아리콩은 다른 채소들 한참 끓이고 있을 때 다른 냄비에 넣어 삶았습니다. 한참 삶다가 냄비에 넣고 섞었는데
아, 위에 뿌른 것은 말린 허브가루-허브 드 프로방스입니다. 이렇게 보글보글 오래 끓이는 음식에 넣고 있지요. 하지만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카레나 다른 것을 넣지 않고 그냥 채소수프 상태로 먹으면 살풋 향이 나지만 카레가 들어가면 별로 느끼질 못하니까요.




그리고 그 다음날 먹은 것.
일본카레를 넣을까 하다가 오래묵은 오뚜기 카레가루를 넣었습니다. 카레가루의 양이 부족해서 조금 묽게 되었는데 그래도 채소들이 좋으니까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저기 들어 있는 면은 면이 아니라 실곤약입니다.-ㅠ- 오독오독 씹히는게 우뭇가사리와 다르면서도 비슷하지요. 면의 형태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해서 여기에도 넣었습니다. 끓는 물에 살짝 삶았다가-데치는 것보다는 길게-카레 데우는 냄비에 넣어 같이 끓여줍니다. 그럼 적절히 간이 뱁니다.


주말에도 이렇게 만들어 먹고 싶은데-정확히는 시로의 카레우동이 만들고 싶음-시간과 체력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있네요.-ㅁ-


0. 내일은 노는 날이니 행복해요.;ㅂ; 하지만 할 일은 쌓여 있다능.; 사진은 간식 겸 식사로 먹은 수박.


1. 닭값이 얼마나 올랐는지 모르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카레를 만들려고 하는데 닭 한 마리를 통째로 사서 국물내서 쓸지, 아니면 어머니가 냉동고에 넣어두신 멸치육수를 쓰고 고기는 가슴살만 넣을지 고민입니다. 관건은 역시 닭값이죠.; 집 근처 마트에서 적당히 살텐데 얼마나 나오려나...


2. 『아빠는 요리사』 112권에 재미있는 카레 조리법이 나왔습니다. 뿌리채소랑 우무(곤약), 고기 등등을 손질해서 볶아 끓여 놓은 걸 잔뜩 만들고 날마다 거기에 다른 소스를 넣는 겁니다. 하루는 카레, 하루는 크림스튜, 하루는 돼지고기 된장국(돈지루), 하는 식으로 돌려 만드는 겁니다. 베이스는 같게, 맛은 다르게. 카레를 좋아하니 이렇게 해봐도 재미있겠더라고요. 하지만 먹는 것은 혼자니 저는 그저 카레만 만들 뿐이고. 대신 재료는 좀 다양하게 넣을 생각입니다. 고기는 위에도 썼지만 닭고기, 감자는 조금, 당근과 양파는 잔뜩, 곤약도 넣고 내키면 고구마도 넣지요.(...)
언제나처럼 만들다보면 양이 확확 늘어날 것 같습니다.-ㅁ-;


3. 포트폴리오 네 권을 한 번에 만들고 있는데 이번 주말에 공방에 또 가서 진행을 시킬까 말까 고민중입니다. 빨리 만들고 싶은 마음과 '만들어도 수납할 공간이 없어'라는 절규의 교차가... (먼산)
만들고 있는 것은 우키요에 엽서 포트폴리오, 꼬맹이들 사진 포트폴리오(그러나 찍힌 꼬마들 중 둘은 이미 없음), 봉현님 그림 포트폴리오, 절세마녀님 사진 포트폴리오. 지금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를-가장 먼저 완성될 것은 사진 포트 폴리오입니다. 엽서 포폴은 표지가 조금 복잡한 고로 조금 더 시간이 걸릴겁니다. 그래도 여름 전에는 1차 완성하겠지요.


4. 부모님은 오늘 울진으로 놀러 가시고, G는 2박 3일 (장마) 워크샵에 갔습니다. 그런 고로 오늘은 오랜만에 혼자 자겠네요. 홋홋홋. PS3를 꺼내놓고 신나게 BD 돌려봐야죠. 근데 「바케모노가타리」는 1화 조금 보다 말았는데 진도가 안나간단 말이지요.=_+


5. 이달은 아직 교보문고 책 구입 기준(10만원)을 못채워서 뭘 더 주문할까 뒤적거리다가 결국 어제 못참고는 퇴근길에 교보에 들렀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제가 찍어 놓았던 몇몇 책은 안 사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하지만 NHK에서 나온 다른 책 하나에 낚였는데 지금 아마존 연관 검색하면서 호박이 넝쿨채...가 아니라 지름신이 한 다스 굴러오고 계십니다. 허허허허.

반찬이 아니라 본식이었습니다. 왠지 충격과 공포...?;


애초에 만들려고 했던 것은 카레 칼국수였습니다. 그런데 슈퍼마켓에 갔더니 칼국수는 2인분 이상만 파네요. 혼자 먹을 건데 칼국수 많이 사봐야 뭐합니까. 다른 국수를 쓸까 고민하던 와중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으니 실곤약. 그렇지 않아도 카레에 곤약을 넣을까 고민했는데 이걸 넣으면 한 방에 해결되네요. 그래서 국수 대신 실곤약을 사옵니다.

먼저 어묵을 끓는 물에 데칩니다. 왜 어묵이 들어갔냐면 제가 먹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어묵전골과 카레의 절충점이 이런 음식을 낳은 것이죠.-ㅁ-;
어묵을 다 데치고 나서는 그 물에 실곤약도 넣어 데쳤다가 건집니다. 이 둘은 따로 그릇에 담아 둡니다.
양파 하나를 썰어 볶습니다. 달달달달 볶아서 어느 정도 익었다 싶었을 때, 그 전주에 만들었던 실패작 하야시소스에서 건더기만 건집니다. 소스는 너무 짜거든요. 건더기만 대강 건져-특히 콩을 중심으로 한 것은 다 건져 프라이팬에 넣습니다. 그리고는 딸려온 하야시 소스가 잘 섞이도록 뒤적뒤적 저어주고 여기에 어묵과 실곤약을 넣어 한데 섞습니다. 다 섞였을 때 카레가루 한 큰술을 물에 개어 뿌립니다. 물에 개어주는 건 카레가루가 뭉치지 않고 고루고루 퍼지라고 그런겁니다.'ㅂ'

그리고 완성된 것이 저것. 의외로 맛있었습니다. 밥반찬으로도 괜찮겠지만 그냥 먹어도 맛있네요.-ㅠ- 그래서 만든걸 혼자 홀랑 다 먹었습니다. 하하하.;

그리하여 이번주에도 어묵곤약 카레를 만들어 먹을 생각에 들떠 있지요.>ㅠ<
제목에다가 카모가와(가모가와)라 쓸까, 카모강이라 쓸까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 오리강이라 썼습니다. 이쪽 어감이 더 마음에 들었거든요. 한자이름은 鴨川. 정지용의 시에도 등장하는 압천이고 교토 동쪽을 흐르는 강입니다. 교토 지도를 보면 Y자로 위쪽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강이 합류해서 카모가와라는 이름의 강이됩니다.
여기서 잡힌 은어는 저~기 서쪽 귀문방향에 있는 아베네 집에 배달을 갔겠지요. 아마 미나모토노 히로마사도 같이 받았을 겁니다.(...)

G에게 가고 싶은 곳을 찍으라 했더니, 여기저기 고르다가, 막판에 보여준 『교토 카페 시간 2011』에서 e-fish라는 이름의 카페를 짚더군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병아리콩 카레가 G를 유혹한겁니다.-ㅁ-;

위치를 찾아보니 숙소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서 가볼만 하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여길 간 것은 시조 가와라마치를 한참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가는 적당한 버스가 없어 고조 가와라마치에 내리고 나서였지요. 시조 가와라마치는 숙소가 있는 고조 카라스마에선 3시 방향이고 교토 버스 체계에서는 갈아타지 않으면 숙소까지 들어가기가 쉽지 않아요. 그러니 한 블럭 내려와 고조 가와라마치에서 저녁 먹으러 갔다가, 거기서 숙소까지 걸어갔지요.

가본 날은 여행 첫날-20일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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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기는 어렵지 않았으니, 그냥 저 구글맵을 출력해서 들고 가시면 됩니다.'ㅂ' 교토지역에서 e-tish라고 검색해도 바로 나오더군요.
고조(五條) 대로 동쪽 끝자락, 오리강을 건너기 직전에 있는 수로 양 옆의 길을 따라 남쪽을 바라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밤에 찍어서 제대로 가게가 안보이네요.
간판에는 이름대로 fish-물고기 그림이 있습니다.

G가 가장 먹고 싶어한 것은 병아리콩이 들어간 카레. 메뉴판을 보니 오크라도 들어갔다고 합니다. 다른 식사메뉴는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그냥 클램차우더와 차이를 시킵니다. 차이도 로열 밀크티 같은 쪽이 아니라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것 같아, 마침 몸도 차고 하니 한 번 시켜보자 싶어서 이런 조합이 되었습니다. 사실 다른 식사를 더 시킬까 하다가 클램차우더와 차이에 홀려 저녁도 간단히 넘어갔지요.




가장 먼저 나온 것이 차이.
우와. 본격적인 차이입니다. 그릇은 도기 비슷하고 손잡이가 없는 사발에 나왔고요. 아래에는 나무차받침을 썼던 걸로 기억합니다. 조명이 좋지 않아서 사진이 어둡게 나왔는데 실제로도 상당히 진한 색이었습니다. 위에 우유막이 덧씌워져 더 진하게 보이지만 말입니다.
맛은 인도식 혹은 그 부근의 차이라고 하면 생각하는 그런 맛입니다. 향신료가 들어가고 홍차와 설탕을 듬뿍 넣어 진하게 우린 맛이요. 집에서 만들어 마실 때는 향신료는 빼고 홍차만 넣기 때문에 이런 맛은 안납니다. 하여간 몸이 얼어 있을 때 한 잔 마시면 원기회복을 할만한 그런 음료더군요. 맛있습니다.




그리고 음식들이 다 나왔을 때 한 장 더 찍었습니다.
클램차우더에는 빵이 딸려 나옵니다. 빵은 없어도 좋았을텐데요. 아니, 있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다 식은 다음에 먹었더니 마늘향이 나는 버터는 빵을 축축하게 만들고 있고 거기에 약간 단맛이 돕니다. 클램차우더에 곁들이려면 차라리 모닝빵 같은 동그란 빵이 낫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하지만 빵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클램차우더는 건더기도 잔뜩 들어가 있고 뜨끈한 것이 맛있습니다. 나중에는 식은 빵을 찍어 먹었는데 그렇게 먹어도 괜찮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카레. 양이 적어보이지만 먹다보니 은근히 많습니다. 이것도 일본식 카레라기보다는 향신료 맛이 강한, 약간 남아시아 쪽 카레를 닮았더군요. 오크라는 아삭하게 씹히지만 씹고나면 미끄덩 끈적한 것이 익숙해지기 어려운 맛이지만 그래도 카레랑 먹으니 그럭저럭 괜찮네요. 이 카레를 빛내는 것은 역시 병아리콩이었습니다. 씹으면 톡 터지는 느낌의 콩.;ㅠ; 카레에 콩을 넣어 먹어도 이렇게 맛있군요!
(먹다보니 저 그릇.. 미묘하게 개밥그릇같더랍니다. 하하하하..)

다만 디저트용으로 생각하던 차이가 맨 앞에 나온 것은 아쉽네요. 다른 음료를 시키지 않긴 했지만 달달한 차이에 짭짤한 클램차우더와 카레를 먹다보니 차이가 뒤로 밀리더군요. 그래서 나중엔 식은 차이를 마시게 되었다능..;ㅂ; 그래도 병아리콩 카레가 워낙 마음에 들어 그정도는 넘어가도 됩니다. 덕분에 지금 병아리콩을 사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요. 조만간 주문해야지. 토마토 소스에 넣어 먹어도 맛있겠습니다.




음식을 다 먹고 잠시 한숨 돌리고 있는데 G가 창 밖을 보라고 부릅니다. 아아. 사진으로는 찍을 수 없는 것이로군요. 히가시야마-동산 위로 커다랗게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멋지네요. 세이메이가 히로마사를 꼬여서 동산에 놀러갈 때도 이런 달이 휘영청 밝았으려나.

이렇게 또 하루가 끝나갑니다.


덧붙임.
각각의 가격은 적어두지 않았네요. 위의 세 가지를 시키고는 총 2150엔이 나왔습니다.'ㅂ' 

시금치 카레에 닭튀김.




이쪽은 채소카레에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추가 .. 였던가요.


S와 함께 대학로를 돌아다니다가 들어간 카레집입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이유야 뻔하지요.; 역시 제 입맛에는 안 맞아서 앞으로 안 갈 집이라..(먼산)

일단 카레가 간간합니다.
일본 카레라고는 하는데, 그러기엔 단맛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고요. 향신료 맛도 강한편이고. 하기야 일본카레는 집에서 만들어 먹은 것이 전부입니다. 가게에서 먹은 것은 몇 년 전, 지유카오카의 어느 집에서 재료의 맛이 그대로 녹아 있는 뭉근한 카레를 아주 맛있게 먹은 것이 다고요. 하지만 그런 맛에는 한참 부족합니다. 역시 재료를 다 준비하고 조합만 해서 그런 맛인가...



나중에 영수증을 보고는 깜짝 놀랐던 것은 농심이라는 한 단어 때문이었습니다.;ㅂ; 으허허헉; 앞으로 일부러 찾아가는 일은 없을겁니다.;






부연설명.
전 농심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불호쪽으로 좀 많이 기울었지요.-ㅅ-; 이유는 롯데 때문이기도 하고(형제기업) 이름만 농심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흥흥흥.

제목을 쓰고 보니 이거 왠지 N동 풍. 불러보았다가 아니라 섞어보았다입니다.(...)

옛날 옛적에, G가 같은 팀 사람에게 카레를 선물로 받아왔습니다. 일본여행 갈 때 관련 정보를 조금 준 것에 대한 보답이었다나요. 당연히 일본카레였고 그 절반은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카레 한 솥을 끓이는데 썼습니다. 제가 손이 좀 커서 카레든 채소수프든 만들기만 하면 한 솥은 나옵니다. 채소수프는 저만 먹으니까 오래가지만 카레는 저와 G가 먹기 시작하면 오래가야 사흘입니다. 으허허허허.

그런데 어느날, G가 책상 정리를 했더랍니다. 서랍속에서 반 남은 카레가루를 발굴했던 것이지요. 그리하여 카레가루 나왔다는 타전을 받은 저는 그 주말에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집에 돼지고기가 없어 집 앞 슈퍼에 가서 한 근을 사오고, 감자는 작은 것으로 4-5개 정도. 양파는 큰 것으로 세 개, 당근은 중간 크기 하나 정도 넣었습니다. 카레 만드는 것은 손에 익어서 이젠 훌렁훌렁 대강대강 만듭니다. 다만 이번에는 카레가루가 부족해서 뭔가 맹한 맛의 카레가 나왔습니다. 그냥 퍼먹기엔 좋지만 다른 것을 곁들이니 맛이 약합니다. 재료가늠을 못한 것이니 책임은 제게 있지만 맛있게 잘 먹었으니 그것으로 족합니다.

돼지고기 한 근이 들어간 카레. 평소보다 고기 비율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다른 재료는 집에 있는 것을 썼기 때문에 예산범위 안이었습니다.



속을 살짝 들면 나오는 것은 소면이 아니라 쌀국수.
최근 위장 상태가 또 악화되어 밀가루는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선택한 것이 쌀국수였지요. 4인분에 2천원 정도? 그정도면 먹기 좋습니다. 소면은 그보다 더 싸지만 대신 양 조절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G도 손이 커서 한 번 소면을 삶으면 뭉텅이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니 조금 더 비싸다고 생각되어도 쌀국수를 쓰는 것이 낫지요.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이전에 스파게티 소스로 카레를 쓴 적 있는데 그것도 괜찮았거든요. 이번에는 카레가 묽어서 맛이 좀 덜난다는 단점이 있지만 삶을 필요 없이 그냥 찬물에 담갔다가 살짝 토렴해서 내기만 하면 되니 편합니다. 냄비 설거지가 줄어드니까 좋지요.
아예 잔뜩 쟁여놓고 필요할 때마다 먹을까도 고려중입니다.
다만 G는 30분이나 담가야 한다는 것이 내키지 않나봅니다. 먹고 싶을 때 즉시 만들어 삶을 수 있는 소면과 달리, 이건 30분을 기다려야 하잖아요. G야 소면 삶으면 그냥 양념국물(츠유)에 담가 먹곤 하니 국물 만드는 시간도 안 걸리고요.

저 혼자만 먹더라도 다음에 더 사다둘 생각입니다. 후후후.
홍대에 있는 프리모바치오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빵에다 담아주는 달콤하면서 살짝 매콤한 파스타입니다. 빠네라는 이름일겁니다. 안 간지 오래되었지만 종종 이글루스 밸리에 올라오니 이름만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근 TGI에서 같은 내용의 메뉴를 내 놓았는데 왠지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가격이 문제고 TGI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L모 산하로 들어간 TGI에는 관심이 없어요. 여기도 C모 그룹 못지 않게 하향 평준화의 선두를 달리고 있거든요. 게다가 L모 그룹은 제게 미움을 받고 있기 때문에-제2L월드-관심 밖입니다. 후후후.

본론으로 돌아가, 빵에다 수프 혹은 파스타를 담아주는 것은 제게는 상당한 흥미를 유발합니다. 오봉뺑에서 다른 메뉴보다 수프가 먼저 떠오르는 것도 빵에다 담을 수 있기 때문이고요, 프리모바치오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단 음식이 싫습니다-빠네를 기억하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그리고 옛날 옛적에 모 연예프로그램에서 아침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아침 식사를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를 방영했을 때도 기억나는 메뉴는 오직 하나, 통식빵을 반으로 잘라 속을 파내고 오븐에 구운 다음 수프를 담아주는 메뉴였습니다.

그런 고로 이건 제게 약간의 환상을 더한 꿈인겁니다.
그리고 꿈은 현실로 이루어야 제맛입니다.


신세계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L모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종종 놀러갑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계시(?)를 받아 신세계 지하 푸드코트에 내려가 베키아앤누보에서 빵을 샀습니다. 베키아앤누보는 제게 신탁과도 같은 곳이니, 제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잉글리시 머핀을 팔고 있는 곳은 여기가 유일하며, 시골빵을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곳도 이곳입니다. 혹시 있을까 싶어 갔던 것인데 제가 찾던 빵이 있던데다 가격도 괜찮습니다. 그리하여 빵 두 개를 구입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G가 팀 동료에게 여행 선물로 받은 일본 카레를 써서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그 다음날 더 맛있게 카레를 먹기 위해서입니다. 카레는 당일날 먹는 것보다 다음날 먹는 것이 더 맛있습니다.



니콘.......................................... 이라서 그런 겁니다. 빛이 안 좋아서 그런 거지, 절대로 저런 자주색이 도는 빵이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빵입니다. 개당 1200원하는 베키아앤누보의 미니캄파뉴(깜빠뉴?)입니다. 크기는 대략 남자 주먹 정도의 크기입니다. 손이 작으시다면 그보단 클 것이고, 손이 크시다면 그보단 작은 겁니다.



칼로 톱질하듯 썰어서 윗부분을 도려냅니다. 빵칼이면 좋겠지만 없다면 조금 힘들수도 있습니다. 저는 집에 있는 과도 중에서 칼날에 톱날 비슷한(..) 것이 있는 칼을 썼습니다.
속은 파내서 써도 되지만 빵을 보니 조직이 아주 치밀하거나 하지 않아서 그냥 빵 속을 눌러서 안에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수프를 담았다가 새기라도 하면 모양이 안나죠.

그리고는 빵 그릇 두 개와 뚜껑 두 개를 오븐에 살짝 굽습니다. 데우는 효과와 그릇 모양을 고정하는 효과를 둘다 노립니다. 조직이 단단해진달까, 그런 것도 염두에 두고 있었고요. 오븐에 굽는 동안 옆에서는 카레를 데웁니다. 원래는 클램차우더를 끓일까 했지만 만만한 것이 카레입니다. 만들기 쉬운 것이 좋아요. 클램차우더는 올 여름에 다시 도전해서 레시피를 완전히 익힌 다음에 해보겠습니다. 물론 그 전에 캠벨 수프를 사서 시도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지난 주말의 모습. 빵을 굽다가 살짝 태웠지만 칼로 조금 긁어내니 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삶은 달걀은 부모님이 지방에 내려가시면서 간식으로 삶은 걸 몇 개 놔두고 가셔서 함께 올렸습니다.



근접 사진. 혹시 카레가 샐까봐 아래 그릇을 받쳤습니다. 하지만 생각외로 빵 조직이 치밀한가봅니다. 전혀 안새더군요.



카레 반 통을 넣어 한 냄비를 끓였는데 양파 다섯 개가 들어갔습니다. 감자는 큰 것으로 두 개, 중간 크기 하나. 당근 하나. 고기는 없습니다. 고기를 넣으면 재료 준비 단가가 확 올라갑니다. 양파가 많이 들어간 것은 제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 G가 밑준비를 했기 때문입니다. 남겨도 좋으련만 그냥 왕창 썰어버리더라고요. 하지만 다음에는 그냥 제가 준비를 하렵니다. 양파가 아까워서 그랬는지 껍질을 벗기다 말아서 카레를 먹는 도중 질긴 무언가가 씹히는 경험을 자주 했습니다. 이자슥...



카레에는 양파가 듬뿍 들어가야 하지요. 다섯 개는 조금 많았다고 보지만.
평소 레시피에는 기름이 전혀 들어가지 않지만 이 때는 양파를 위해 포도씨유를 조금 둘렀습니다. 하지만 기름 설거지가 귀찮으니 다음에는 그냥 물만 넣고 만들겁니다.



예전에는 오뚜기 카레도 좋아했는데 일본 카레에 한 번 맛들이고 나서는 일본 카레만 먹습니다. 입맛이 변한거죠. 슬슬 오뚜기 카레도 한 번 먹어줄까 싶기도 한데. 일본 카레가 비싸긴 하지만 여행 다녀올 때마다 꼭 한 두 개씩 챙겨옵니다. 그럼 1년에 1-2번이나 그 이상 해먹지만 그래도 다섯 번을 넘어가진 않지요. 한 번 만들 때마다 큰 냄비로 하나 가득 만드니 먹다보면 이것으로 족하다는 심정이 되어 그런가봅니다. 이 카레는 이번 주말에 끝을 냈으니 다음엔 아마 두 세 달 뒤쯤, 카레가 생각날 때 만들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에는 닭고기를 듬뿍 넣어 만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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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나들이 때 먹었던 코스트코의 인디언 치킨 커리. 커리 맛이 좀 강렬하게 매웠는데 후추 매운 맛이 강한 듯. 기름기가 많아서 따끈할 때가 아니면 맛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실제 많이 먹지 않았기 때문에 맛이 어땠는지는 가물가물.

혼자 집을 보는 동안의 끼니는 대강대강, 적당히 ... 가 아니라 제가 먹고 싶은 걸로 먹기 때문에 음식을 만들게 되면 평소보다 괴식이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G가 있다면 G의 입맛도 고려하겠지만 없다면 혼자서, 머릿 속에 떠오른 대로의 음식을 만들게 되니 사정 고려할 필요가 없지요.
주말에 집이 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카레가 떠올랐습니다. 최근에는 집에서 일본 카레만 만들어 먹었으니 오뚜기 카레는 먹은지 꽤 오래되었지요. G는 일본쪽 카레가 더 맛있다고 집에서는 오뚜기 카레를 써서 만들 생각을 안하니 어쩝니까. 혼자 있을 때 해먹는 수 밖에요.
하지만 집에 있는 재료들을 떠올려 보니 양파 밖에 없습니다. 당근은 자주 쓰는 재료가 아니니 냉장고 채소칸에 없고, 감자도 없던 걸로 기억하고, 양파는 확실히 있습니다. 그리하여 도전하게 된 양파 카레.

먼저 커다란 양파를 두 개 준비합니다.


그리하여 최종 세팅.
카페라떼, 삶은 달걀 두 개가 들어간 양파카레, 그리고 수요일에 사두었던 모닝바게트.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양파를 오래 볶아서 생긴 단맛 때문에 카레 단맛 외에도 은은하게 단맛이 감돌더군요. 게다가 달걀이 같이 들어가니 간도 괜찮습니다. 양파 카레를 바게트 위에 올려 먹으니 그것도 맛있더군요.

...
하지만 말입니다.; 카레를 먹으면서 입맛의 업그레이드를 절절히 깨달았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맛있다고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오뚜기 카레 특유의 걸죽함과 혀를 자극하는 묘한 맛(후추일까요;)과 양파 단맛 외에 느껴지는 알 수 없는 단맛이 거슬리더군요. 아마도 집에서 만들어 먹는 오뚜기 카레는 이번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흑흑; 이리되면 카레가 먹고 싶을 때는 무진장 비싼 S&B를 사다가 먹어야 하는 걸까요.

혀가 좀 민감해졌다고 느끼는 것은 카페라떼를 마실 때도 느낍니다. 집에서 모카포트로 만든 에스프레소에 찬 우유를 듬뿍 넣어 만들어 마시는데 우유의 단맛이 느껴지더군요. 시럽 하나 안 넣었는데도 말입니다. 이상한 이야기지만 대체적으로 집에서 만든 카페라떼(무가당)에서는 단맛이, 집에서 만든 밀크티나 차이(살짝 가당)에서는 짠맛이 느껴집니다. 미각이 괴이하게 변한 것인지 예민해진 것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뭐, 집에서든 밖에서든 맛있게 마실 수만 있으면 되는거죠. ... 물론 이리되면 집 밖에서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떨어지긴 합니다.

아침에도 밀크티 한 잔을 만들어 마셨는데 이젠 카페라떼가 땡깁니다. 오늘도 어제 못지 않게 열심히 걸어다닐테니 그걸 믿고 카페인 섭취를 하러 가야겠습니다.-ㅠ-


덧붙임. 나중에 기회가 되면 S&B로 양파카레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괴식이 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요리는 언제나 그런 가능성을 내포하지 않습니까. 음하하하~
아무도 없는 금요일 저녁은 괴식제조시간이 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내일 아침 점심을 모두 제 손으로 해결해야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대개는 "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탄생하곤 합니다. 지금 대강 만들어 놓고 팽개친 카레도 그렇고 한참 끓이고 있는 무언가도 그렇고요.
카레는 제가 제일 편하게 만드는 메뉴입니다. 좋아하기도 하지만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서 재료만 수급되면 2시간 정도에 완성하곤 합니다. 시간이 긴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야채를 넣은 상태에서 꽤 오래 끓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30분 이상 끓이고 나서 카레 가루를 넣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제일 큰 것은 카레 가루를 넣으면 바닥이 눌어서 계속 저어야 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야채국물을 많이 내기 위해서 입니다. 고기는 집에 있거나 혹은 돈이 있을 때만(...) 넣는 품목이니 대개는 양파와 감자와 당근 정도로 끝나고 맙니다. 하하하;

지금 만든 카레가 저만 먹을 수 있는 카레인 이유는 내일 포스팅 하도록 하죠. 동생이 보았다면 괴식 반열에 올렸을 음식입니다. 확실히 괴식이기도 하죠.;

자아. 그럼 끓고 있는 냄비를 확인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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