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팥이 들어 있다는 것을 계속 잊게 되는군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건지.
첫비행님의 단팥죽을 보고는 계속 만들어야지 생각하다가 날잡고 쉬는 날에 팥을 삶았습니다. 냄비에 물을 넣고 보글보글 끓입니다. 물론 첫 번째 물은 팔팔 끓으면 따라 버리고 두 번째로 물을 넣어 끓이지요.
삶을 팥을 다른 때라면 으깼을텐데 이번에는 갈았습니다.-ㅂ-;

그냥 팥만 넣으면 재미가 없지요? 그런 고로 장난을 조금 쳤습니다.



떡입니다.
작년 여행 때 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 센베와 함께 구입한 떡입니다. 이건 냉동실에 계속 들어가 있었지요. 그러다 꺼내서 프라이팬에 약한불로 오래 오래 구워보았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부풀어 오르더니 겉부분은 살짝 노릇노릇하게 익었네요.



그릇은 당연히 칠기. 거기에 팥죽을 담고 떡을 올려 나무숟가락까지 준비하면 완성입니다. 껍질채 갈아서 텁텁하기도 하지만 전 이런 맛이 또 좋습니다. 게다가 떡을 팥죽 속으로 밀어 넣었더니 노곤노곤하게 녹아서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러운 것이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자 겉부분도 말랑말랑해졌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맛있게 먹으면 그만인걸요.





하지만 비밀이 있었으니........................
소금간만 아주 약간했습니다. 그런 고로 이번 팥죽도 저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꿀을 타면 달달하겠지만 그렇다 한들 텁텁한 맛을 즐기는 건 저뿐입니다. 음식은 곧잘 만들지만 먹을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으니 먹는데 시간이 꽤 걸리네요. 이번 주말에는 꿀 넣고 달달하게 해볼까요. 아니면 우유를 넣고 단팥라떼로..?
하여간 겉모습만은 완벽하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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