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의 장기여행지는 진주였습니다. 비행기 타고 멀리 나가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그냥 있었는데 그것도 그리 나쁘진 않더군요. 무엇보다 그 비용을 몽땅 덕질에 밀어 넣었으니, 그 뒤에 어느 분께 이야기 했듯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습니다'. 다음 달도 카드 결제 금액이 장난 아닐 건데 취미생활은 정말 사람을 잡아요. 흑흑흑. 지금 사고 치려고 준비중인 것도 원예랑 목공으로 대기중입니다. (이러시면 안됩니다 고객님)





하여간 첫 번째 장소는 이탈리안 음식점. 전채랑 파스타, 피자가 가능하고 디저트도 있습니다. 이날은 전채 하나와 파스타 셋을 주문했습니다. 1인 1파스타였는데 다 먹고 나니 디저트도 내주시더군요.


위의 사진은 전채로 나온 멜론 프로슈토입니다. 가격이 조금 높은 편이었다고 하던데 기억은 안나네요. 그래도 2만원 안되었을 거라 추측합니다. 옆에는 모짜렐라와 토마토도 있습니다. 맛은 두말할 필요 있나요. 기대하는 딱 그런 맛입니다. 쫀득한 모짜렐라와 잘 익은 토마토. 그것도 찰 토마토였던가.. 살짝 꺼끌한 입자가 남았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달큰한 멜론과 짭짤한 프로슈토. 으흐흐.






이게 오일파스타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마늘이 듬뿍 들어가고 고추도 듬뿍이라 상당히 매웠습니다. 근데 그게 또 맛있다니까요. 으어.... 아마 소고기가 들어갔을 건데 채소나 양념이나 파스타 면 삶은 정도, 조리 정도가 굉장히 좋습니다. 파스타는 오래만에 나가서 먹었는데 맛있더라고요.






크림파스타. 이것도 맛있습니다. 느끼하지 않고 적절한 짠맛. 소스까지 박박 긁어 먹게 만드는 무서운 크림스파게티입니다.






토마토 모차렐라 루꼴라였나.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토마토파스타입니다. 종류를 다르게 시켜보았는데 이쪽도 무난합니다.


셋 중 제일 맛있었던 것은 크림스파게티지만 다른 두 종류도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후식이었던 이 판나코타........... 표정 관리가 안 될 정도의 맛이더랍니다. 사진으로도 보이지만 바닐라빈이 점점이 들어갔습니다. 게다가 숟가락을 가져다 대니 쫀득하게 밀어내는데, 그게 또 입에 들어가면 살짝 쫀득하게 밀어내지만 부드럽게 무너지는 맛입니다. 젤리처럼 부서지는 것도 아니고, 푸딩처럼 녹아내리는 것도 아니고. 으어어. 먹고 나니 이걸 먹으러 여기까지 내려오는 것은 무리니까 집에서 어떻게라도 재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서는 카페에 들어갑니다. 직접 만든다는 케이크는 가격이 의심될 정도의 맛이었고 팥빙수도 꽤 괜찮았습니다. 제 취향에는 아이스크림이 없는 것도 좋겠다 생각했고요. 팥은 적지 않은게, 중간에도 한 층 더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 달지 않은 점도 좋았네요.

케이크는 헤이즐넛이었습니다. 소스도 헤이즐넛 캐러멜 소스이고 맨 아래에는 땅콩이 잔뜩 깔려 있어 씹는 맛을 더합니다. 근데 저 케이크 가격이 5천원 전후였나, 하여간 상당히 저렴했습니다. 지방이니까 가능하군요.ㅠ_ㅠ



수다 삼매경 후, 꺼진 배를 위해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이번에는 치킨이 맛있다는 집으로 갑니다.






빙수가 안 달다 해도 달긴 달았던 건지, 평소와는 달리 음료를 시켰습니다. 자몽에이드. 저게 3800원입니다. 역시 지방은...ㅠ_ㅠ;





그리고 치즈감자. 아웃백의 오지치즈후라이가 떠오르는 모습인데 감자도 맛있고 치즈도 맛있고. 으허허허허.






잠시 뒤 나온 치킨 텐더. 순살이라 가져와서 하나씩 먹는데, 육즙은 촉촉하고 부들부들하니 딱 맛있게 익었습니다. 거기에 여러 소스 중 선택한 것을 골라 발라 먹으면. 흑흑흑흑흑. 배가 불러서 맥주를 부르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흑흑흑흑흑.





그 다음에 새벽 1시까지 떠들면서 먹은 것이 있지만 그건 다음에 따로 올려보지요.+ㅅ+ 진주는 참 행복한 도시입니다.



예전에는 닭집이라고 하면 정말로 닭을 잡아서 그 자리에서 튀겨주는 집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런 적도 있었지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그냥, 닭고기 튀김집으로 바뀌었던가요. 어렸을 때의 닭집과 지금의 닭집은 서로 다른 분위기입니다.


후라이드와 양념통닭만 있던 시기에서 언제 이렇게 양념이랑 기타 부재료를 듬뿍 넣고 만든 음식이 나왔는지 기억은 가물가물 합니다. 이런 종류의 닭고기 요리는 제일 처음 본 곳이 대학로 비어오크였다고 기억합니다. 몇 번 바베큐 소스에 지글지글 굽거나 버무리거나 조리거나 한 음식은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양념 자체는 처음엔 좋은데 먹다보면 맵거나 짭니다. 요즘 같이 입맛이 확 가 있을 때는 맵고 짠 음식이 어렵죠. 게다가 저녁에 먹었는 걸요. 당연히 그 다음날 부었습니다. 이 때 주말 폭식이 계속 되어서 지금까지도 여파가 남았습니다. 몸 부은 것이 안 빠지네요. 식이조절의 고삐를 더 당겨야 하나.


하여간 맵고 짜기 때문에 맥주와 잘 어울린다고는 하지만 음... 여기에 면을 비벼도 맛있겠다거나, 밥을 비벼도 맛있겠다고 생각한 걸 보니 안주보다는 반찬 개념이었나봅니다. 하하. 제가 혼자서 따로 갈 일은 아마 없을 거예요. 전 닭도리탕(닭찜)이나 튀김 파입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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