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고선생님 이글루에서 리조토 만드는 법을 보고는 그 주 주말, 냉동실에서 닭육수를 꺼내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들어가는 재료는 G가 사다 놓은 양배추, 제가 사다 놓은 병아리콩, 냉장고에 있던 불린 쌀, 냉장고에서 꺼낸 '아침에 먹고 남은 갈비'였습니다.-ㅠ-

재료는 괜찮았지만 결론적으로는 실패. 재료 비율과 시간 배분이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맨 처음에 양배추를 볶으면서 너무 많이 넣는 바람에 채소 비율이 확 늘었고, 병아리콩은 불려 놓았지만 삶아 넣지 않아서 익히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덕분에 쌀은 너무 조리되었고 양배추의 비율이 많아 제대로 된 리조토라고 보긴 어려웠습니다. 뭐, 항상 저지르는 실수이니 그러려니 생각하고 다음엔 잘 만들어야지요.(하지만 닭육수를 언제 다시 만들지 알 수 없음.)
일단 이번 주말에는 닭고기 덮밥을 만들어 먹을 생각입니다.


1. 골다공증 때문에 어머니는 우유와 치즈를 가능한 먹으려고 노력하십니다. 표현이 이상하긴 하지만, 원래 우유를 잘 안드시거든요. 치즈도 안 드시다가 골다공증 주의 판정을 받은 후에는 일부러 챙겨 드십니다. 이전에는 벨베타 노란 치즈(코스트코)를 사오고 카우치즈(코스트코)도 사오고 했는데 둘다 너무 짜서 다른 치즈를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동원에서 나온 인포켓 치즈. 스트링치즈라고 하나요? 맛살 비슷하게 결이 있어 죽죽 찢어 먹는 치즈인데 먹기도 간편하고 덜 짭니다.

1.1 갑자기 치즈 이야기가 왜 나오냐면... 아침에 전화 때문에 잠에서 깼습니다. 아직 기상시각은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런가하며 이 새벽부터 전화를 하는 건 누구냐고 화를 했는데, 집 전화가 다섯 번 울리더니 바로 끊어지고 그 다음엔 제 핸드폰이 울립니다. 전화를 받으니 어머니.; 인터넷에서 주문한 치즈가 내일 도착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집에 못 들어오니 전화해서 모레에 도착하도록 해달랍니다. 알았다고 대답하고 상황(정신머리) 수습.

1.2  잠결에 받은 어머니 전화를 종합해보니, 부모님은 친구분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지금 지방에 내려가셨습니다. 저도 당황했습니다. 전혀 그런 문제가 있을 분이 아닌데, 병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못 들었고 말입니다. 교통사고인가 생각했는데 아침에 6시 기상이라는 G가 일어나서 가르쳐 줍니다. 집에 들어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11시 50분부터 갑자기 전화가 오기 시작했고, 11시에 아저씨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었다고요. 교통사고보다 더 경황없는 ...
(G의 평소 기상시각은 오전 8시. 그리고 오늘™이 아니라 어제 잘 퇴근했나봅니다. 허허.)

1.3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우..ㅠ_ㅠ 이름만 많이 들었고 나이 들어 뵌 적은 없는 분이지만 이렇게 갑자기 가시니 아버지나 친구분들, 그리고 가족들의 마음이 참...;ㅂ;



2. 가끔 그럴 때가 있는데, 어제 배탈이 났습니다. 뭘 잘못 먹었는지 몰라도 배탈이 나서 저녁 내 끙끙댔지요. 짚이는 곳이 너무 많아 어느 것이 원인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주에 사두었지만 유통기한 딱 맞춰 이제야 먹은 우유? 아니면 실온에 이틀 두었다가 먹은 팥빵? 아니면 어제 오후에 마신 카페라떼?

2.1 앞서 적은 대로 아침에 어머니가 안 계셔서 아침은 멋대로 챙겨먹었습니다. 이런 배탈은 대개 일회성이고 그 다음날이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오니, 밀크티에 작은 오렌지 하나에 냉동고에서 꺼낸 바게트 약간에 잼. 바게트 이야기는 다음번에 다시 하지요.

2.2 그리고 아침에 출근해서는 평소처럼 카페인을 위장에 주입하고 있는데 슬쩍 위통이 있습니다. 위통이 있다는 건 어제의 복통이 위쪽에서 발생했다는거네요. 그렇다면 팥빵이나 카페라떼가 문제였나봅니다. 아, 아니면 급하게 먹은 점심이 문제였을 수도 있고요.

2.3 하지만 월례행사에 복통이 겹치면 참 기분이 나쁘단 말입니다. 뭐, 그 때가 되면 평소에도 소화기능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입은 당기니 또 열심히 주워먹을뿐이고.;;


3. 오늘은 귀가가 늦으니 청소는 못해도, 가능한 집 정리는 깨끗하게 해둬야겠네요. 내일 아침엔 세탁기 예약 걸어놓고 나와야지.-ㅈ-

사진은 별로 맛있어 보이지 않지만 아주 흥겹게 먹었던 파스타입니다.


발단은 간단합니다. 지난 달, C님 댁에서 먹었던 뇨끼 때문에 치즈 지름신이 내려와 작년 말에(라고 해봤자 몇 주 전) 코스트코에서 치즈를 대량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라나 파다노랑 뮌스터 치즈였지요.
뮌스터 치즈는 그 이후 신이현의 『알자스』에서 다시 보고 기겁했습니다. 꼬리꼬리한 것이 화장실 냄새보다 지독한 향이 나는 모양인데, 제가 먹었던 것이 그것이라니 믿을 수 없다는 심정이었습니다. 이름만 같고 다른 치즈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하기야 가자미 식해도 시판하는 것과 직접 만드는 것은 그 맛의 차이가 엄청나니, 동명이치즈가 아니라 먹기 편하게 나온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여간 치즈가 냉장고에 들어 앉아 있으니 살림하시는 어머니 입장에서는 심기 불편하지요. 이런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게으름이 고양이가 되어 들어앉아 있어 계~속 만드는 걸 미뤄왔습니다. 크림파스타를 만들어 그걸 유리 그릇에 담고 오븐에 넣자니 번거롭잖아요.

그러다 이날은, 파스타를 만들되 그 위에 치즈를 올리고 뚜껑을 덮어 녹여버리자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해볼까 말까 고민하는데 옆에서 G가 '먹고 싶은게 없지만 배고프다'라며 제 속을 박박 긁는군요. 뭘 먹을까라고 물었더니 그냥 적당히 먹자는 둥의 말을 꺼냅니다. 이걸 그냥...-_-+
(전 평일에 보통 밥을 먹으니 주말은 특식을 먹고 싶은 것이 당연한 일인데, 회식을 자주하는 G는 특식을 먹든 아니든 상관 없으니까요.)



하지만 목마른자가 우물을 파는 법.

1. 집 찬장에 몇 달 째 들어 앉아 있던 푸실리를 꺼냅니다. 원래 저건 G가 마카로니 치즈를 만들어 먹겠다며 사왔다가 한 번 만들어 먹고는 느끼하다며 그대로 찬장에 넣어 잊혀져 있었습니다. 작은 냄비에 물을 담고 소금을 넣고 파스타를 삶습니다. 작은 냄비를 쓰는 이유는, 소스를 만들 때까지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2. 그 사이 냉장고에서 양파와 지난주에 사둔 느타리 버섯 한 팩을 꺼냅니다. 버섯을 사온 이유가 지난 주에 크림파스타를 해먹기 위해서였는데 게을러서 미뤄두는 사이 버섯이 채소칸에서 2주를 보냈습니다.-_-; 양파 하나를 채 썰고 버섯은 손질해 손으로 찢어둡니다. 채소를 준비하는 사이 웍 역할을 하는 프라이팬을 불에 올려 센불로 달구고 거기에 들기름을 두릅니다.(...) 왜 들기름이냐 물으시면, 버터를 찾을 시간이 부족했다 해두지요.; 그리고 양파와 버섯을 넣고 볶습니다.


3. 재료를 프라이팬에 두고 방치하는 사이에 설거지를 합니다.(...) 그리고 냉동실을 뒤져 이전에 사다 놓았던 버터를 꺼내 작은 조각을 준비하고, 우유를 꺼내 갈팡질팡하다가 커다란 컵에 따르고 전자렌지에 1분 30초 돌려 데워둡니다. 우유는 원래 팬에 데울 생각이었지만 그 팬에 파스타를 삶고 있었습니다.


4. (들기름 때문에) 적당히 갈색이 도는 채소는 꺼내 그릇에 옮겨두고, 다시 프라이팬을 불에 올린 후 버터를 집어 넣습니다. 그리고 밀가루를 꺼내 버터가 녹은 것을 확인하고는 뿌립니다. 버터와 동량으로 하면 됩니다. G에게 볶고 있으라고 한 다음 뒷 정리를 하다가 버터랑 밀가루가 잘 섞인 것을 보고 렌지에서 우유를 꺼내 그냥 붓습니다. 그리고 휘젓고 있으라 시킵니다. 그리고 저는 또 설거지를 합니다.


5. 바닥에 붙어 있던 루가 우유랑 잘 섞인 것을 보고는 채소를 투하합니다. 그리고 소금과 후추를 넣고 휘휘 젓습니다. 이 때 간은 가능한 약하게 합니다.-ㅅ- 프라이팬은 내버려 두고 G에게 강판과 치즈를 찾아오라고 시킵니다. 치즈를 좋아하는 G는 아무말 없이 잘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저는 파스타를 건져 소스에 넣습니다. 뒤적거리다가 섞인 것 같다 싶을 때, 그라나 파다노를 강판에 대고 직접 갈아 파스타에 뿌립니다. 치즈가 간간하기 때문에 별다른 간을 하지 않아도 소스는 절로 간이 됩니다.


6. 팔이 아프다고 투덜대던 G를 대신해 치즈를 갈다가 되었다 싶으면 정리해 또 챙겨 넣습니다. 그리고 다시 설거지 모드에 들어가고, G에게 슬라이스 된 뮌스터 치즈를 적당히 올리고 뚜껑을 덮으라 시킵니다. 뭔가 되는 것 같이 보이는지 이젠 말을 잘 듣는군요.'ㅅ' 그리고 먹을 준비까지 G에게 맡깁니다. 이쯤되면 설거지도 뒷정리도 끝.




치즈가 녹진녹진하게 묻어나는 버섯크림스파게티.-ㅠ-
채소를 볶을 때 간을 하지 않았지만 소스가 간간해서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다음에는 채소 볶을 때도 필히 간을 해야겠네요.

치즈는 진리! 크림소스도 진리! 진하고 죽죽 늘어지는 소스에는 푸실리가 진리! >ㅠ<


(하지만 쓰고 있는 사람도 염장당하는 중이라능...;ㅠ;..)

이것도 꽤나 오래 전의 사진입니다. 한 달도 더 전의 사진 같은걸요.'ㅂ'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먹는 음식은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가는 곳이라고 해봐야 베니건스는 1년에 1-2회 정도, 아웃백은 그보다 1-2회 정도 더 가는 정도고 나머지 패밀리 레스토랑은 가질 않습니다. 그래도 가면 꼭 시키는 메뉴가 있으니 베니건스에서는 몬테 크리스토를, 아웃백에서는 오지치즈후라이를 시킵니다.

어느 날, 치즈를 듬뿍 올린 감자 튀김이 먹고 싶어 G를 꼬셨습니다.


짜긴 하지만 가끔 이런 감자 튀김이 마구 먹고 싶어지는 걸 어쩝니까. 하하하... 한 번 먹고 나면 반년 정도는 생각이 나질 않으니 다행이지요.





샐러드도 같이 시키지만 여기서의 주 목적은 역시 닭고기입니다. 순살치킨 같은 보들보들한 닭고기.-ㅠ-
둘이서 같이 먹는 것이니 이 정도면 뻗습니다. 다만 궁금해서 시킨 메뉴가 하나 더 있었지요.




처음에는 전혀 생각이 없었찌만 새로 나온 음료가 카페모카라길래 궁금해서 시켰습니다.




그러니까 옛날 옛적, 한 옛날은 아니고 10년쯤 전에, 이름을 대면 부산보다 심리적으로 더 멀게 느껴질 산골짝은아니지만대도시도아닌지방중소도시에해당하는어느도시에 산티아고라는 이름의 분위기 괜찮은 카페가 있었더랍니다. 10년 전 가격으로 4천원이나 했던 카페모카라는 메뉴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스타벅스의 프라푸치노 같은 커피스무디 음료인겁니다. 위에는 휘핑크림을 얹었고요. 그 옛날 생각이 나는 맛입니다. 가격은 그 때의 그 음료 가격보다 비싸지만 맛은 그만도 못합니다. 그 사이에 제 입맛이 상향조정된 것도 문제지만 음료 자체가 가격 대 성능비를 하고 있지 못하단 것도 문제입니다. 이걸 마시느니 차라리 스타벅스 프라푸치노를 마시겠어요. 게다가 크림이 느끼한 것이 이건 생크림이 아닌것 같단 말입니다?


이 포스팅의 목적은 음료에 대한 분노 토로하기 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방금 커피가 도착했습니다. 어제 아침에 주문한 카페뮤제오 커피. 어제 로스팅을 했을터이니 한 잔만 홀랑 마셔보겠습니다. 으흐흐. 카페뮤제오의 만델린은 어떨려나요~.
3월에, 작은 파티에 갔다가 치즈를 얻어 먹은 적이 있습니다. 치즈 도마에 올려져 치즈 나이프와 함께 세팅된 모습도 멋있었지만 맛도 좋았습니다. 크림치즈 계통인데 적당히 짭짤한 맛에, 말린 과일과 견과류가 들어가서 달달하고 고소하게 씹히는 맛도 있었습니다. 홀랑 반해 그 자리에서 어디서 구입할 수 있느냐 물었더니 코스트코랍니다. 잘 기억해 두었다가 지난번에 코스트코 다녀올 때 질렀습니다.

포장 사진이 없지만 치즈 코너에 후르츠 치즈라고 두 개 묶음을 11000원 가량으로 팝니다. 개당 5천원. 하지만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생각하고 말린 과일과 견과류가 들어갔다는 것을 떠올리면 괜찮은 가격입니다. (물론 필라델피아 치즈를 사서 휘핑해 말린 과일과 견과류를 넣어도 되겠지만 번거로운데다 부재료 가격이 더 들겁니다)

원형의 치즈를 잘라 놓으면 이렇습니다.
테두리 부분에는 견과류가, 안에는 건포도와 살구를 포함한 여러 말린 과일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G는 절대 손도 안댑니다.(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질색함)

그냥 먹으면 심심하니까,
이렇게 차이랑 곁들여도 좋고,

역시 코스트코 제인 핑거브레드에다 발라 먹는 것도 좋습니다.

두 팩 사온 것이 어느 새 3/4를 먹었습니다. 다음엔 어떤 종류-총 3종이 있더군요;-를 사볼까요.+_+


덧. 공동구매 제의 환영합니다.(웃음) 세 종류에, 한 묶음당 2개니까 두 명이서 한 팩씩 나누는 것도 좋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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