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1-7>, 학산문화사, 2008, 35000원(박스판가격)
아마노 코즈에, <AQUA 1-2>,<ARIA 1-12>, 북박스, ~2008, 각권 4천원
미도리카와 유키, <나츠메 우인장 1-6>, 학산문화사, ~2009, 3800~4200원

<ARIA>나 <나츠메 우인장>이나 둘다 책 별로 나온 시기가 다르다보니 출판연도 표시는 적당히 했습니다. 나츠메 우인장은 각 권 가격도 조금씩 차이가 나지요. 최근에 책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다보니 저리 되었습니다. 한 권에 3천원이던 만화책값이 언제 저렇게 올랐는지 싶군요.

지지난주 주말에는 아마노 코즈에의 책 두 종-14권을 한 번에 몰아 읽었고 이번 주말에는 마스터님께 빌린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그리고 주말에 충동구매한 나츠메 우인장을 몰아 읽었습니다. AQUA나 ARIA는 되새김질이지만 다른 두 책은 새로 읽는 책입니다. 뭐, 되새김질한 책에 대해 부연설명하는 것은 재미없고, 저 두 책은 치유계 만화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이야기니까 따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치유계라고 하면 읽고 나서 왠지 (체력이 아닌;) 정신적인 힐링을 받은 느낌으로 온몸이 따스해지면서 마음도 포근해짐을 느낄 수 있는 종류의 책을 말합니다. 사람마다 치유계라고 꼽는 책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잔잔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만화가 치유계로 많이 꼽힙니다. 제 책 중에선 <오늘의 행복 레시피>나 <키친> 같은 음식 이야기 책들이 치유계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목록은 <카페 알파(원제를 직역하면 요코하마 장보기여행;;)>, <파파 톨드 미>, <ARIA(AQUA 포함)> 등이 있습니다. (아마도;) 비슷한 느낌의 책들이지요. 저는 여기에 하츠 아키코씨의 책들도 넣곤 합니다. 역시 취향 문제죠.^^;
보고 있으면 정말 계절 따라 절기 따라 도시락 싸들고 놀러 나가고 싶어집니다. 제겐 여기에 디카 들고 사진찍으러 나가기도 포함되지만요.


나츠메 우인장은 이전에 1-2권 정도만 읽었다가 마음먹고 6권까지 다 구입했습니다. 요괴를 보는 소년이 그 때문에 쫓긴다라는 기본 틀은 다른 이야기에서도 많이 나왔지만 여기서는 퇴치 자체보다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소년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요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시면 됩니다. 항상 해피엔딩이라 보기 힘든데다 슬슬 요괴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이 나타날 상황이라 조마조마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미도리카와 유키 작품 중에서는 가장 길군요. <붉게 피는 소리>는 3권, <진홍빛 의자>도 3권으로 끝났으니 말입니다. 지금 6권이지만 쉽게 끝날 이야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애니메이션 시즌 2도 나온다고 하고요. 애니가 많이 나오면 야옹선생의 캐릭터 상품도 늘어날테니 지갑을 조심해야겠습니다. 후후후후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극장판 이야기가 2권 중반부까지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공포(?)에 떨며 보았는데 다행히 지름신은 강림하지 않으셨습니다. 취향에서 조금 벗어났다고 할까요. 멋진 이야기이긴 하지만 제겐 집에 모셔두고 두고두고 보게될 책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주변 사람들이 볼 기회가 있다면 옆구리를 퍽퍽 찌르면서 '이거 대작이야. 안 보면 절대 후회할거야.'라고 할렵니다. 아니, 빈말이 아니라 정말로 대단합니다. 마스터님도 그러셨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마지막 작품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TV판이 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그것도 52화짜리, 풀코스로 말입니다. 13화로는 절대 풀어낼 수 없는 긴 이야기입니다. 책의 분위기나 내용을 보아하건데 아마 첫비행님이라면 상당히 취향에 맞으실겁니다.(물끄럼)
극장판 이야기만으로는 다 다루지 못했던 나우시카와 그 주변국의 이야기가 더 자세히 다루어집니다. 특히 조연으로 머물지 않을거라 생각한 크샤나, 그 누님이 아주 멋진 활약을 보여주십니다. 아마 보신 분들 중에는 백합향을 맡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기엔 둘다 무골호인(!)이라 말입니다. 나우시카의 포옹을 받았던 그 누군가도 역시나 나우시카에게 밀려 다른 아가씨에게 간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극의 흐름상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기도 했지만 나우시카나 크샤나나 둘다 홀로 서 있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마음, 자신의 위치를 누군가에게 나누어 줄 수 없는 존재라고 느꼈습니다. 뒷 이야기가 더 있어도 좋았겠지만 그렇게하면 FSS 못지 않은 대작이 나오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고요. FSS처럼 되어도 좋고, 어차피 원작도 있으니 손자대까지 물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주십사란 망상도 해봅니다. 아니, 꼭 좀 그래주셨으면 합니다.;ㅅ;

보고 났더니 앞으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래는 과연 누가 짊어지게 될까 걱정됩니다. 그 아드님은 참으로 부족한 곳이 많으니 걱정이 태산이네요. 흑; 이제 나우시카 같은 작품은 못보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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