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스 시리즈는 친구 J를 통해서 접했습니다. 이 친구는 20대 때 만나고 그 뒤로는 만난 적이 없으니 10년 넘게 연락이 끊긴 셈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친구도 만나면 어제 헤어진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하는데다, 어디 있어도 앞가림 잘 하면서 살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알게 되었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느낀게 그랬거든요.
그러고 보니 집에 있는 원서 중 90년대에 구입한 것 상당수는 이 친구를 통해 구입했습니다.

여튼 마크로스 시리즈는 J가 굉장히 좋아한 시리즈입니다. 정확히는 음악하고 미키모토 하루히코(맞나요;)의 일러스트를 아주 좋아했지요. CD도 구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열심히 사들였고요. 덕분에 저도 마크로스 시리즈의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뒤에 대학교 때 나우누리 ANC를 통해 다른 노래도 여럿 듣긴 했고요. 아.; 잊지말고 ANC 자료실 백업시디의 상태를 확인해야하는데 말입니다. 오늘 G가 오면 붙들고 이야기 해봐야겠네요.

가장 좋아한 노래는 전주의 스테레오에 홀딱 반한 7th moon입니다. 마크로스 7의 오프닝곡인데 그 전까지는 모노로만 듣다가, 이어폰을 통해 스테레오로 듣고는 처음으로 '스테레오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_-; 지금도 음악쪽에는 관심도가 굉장히 낮지만, 그 때는 지금보다 더 했지요. 스테레오라는 것, 음의 입체감이란 것을 처음으로 인식한 것이 바로 7th moon이었습니다.
그 뒤에 다른 노래도 이것저것 들어보았는데 마크로스 7의 노래중에서는 이 외에 Heart & Soul이 제일 좋았습니다. 이건 CD 수록곡보다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쪽이 듀엣의 남녀 목소리 배분이 더 취향입니다. CD쪽에서는 남자쪽 목소리 비율이 적었던가요.. 하여간 한쪽이 작게 나와서 박력이 덜하더군요.


의외로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노래는 취향이 아닙니다. 저는 남성 보컬 노래를 선호하는데다 경쾌한 노래가 좋습니다. 운동할 때 보폭에 맞춰 듣기 괜찮은 노래가 좋고, 듣다보면 잠이 오는 잔잔한 노래는 잘 안 듣습니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는 목소리 톤도 그렇고 제게는 너무 졸리더군요.(먼산)

하지만 그 뒤에 나온 샤론 애플의 노래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맥락이 J-Pop 맥락이 아니라 외국의 소년합창단을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게 조~금.; 하지만 이 때의 샤론 애플이 현재의 보컬로이드의 원조형이라는 걸 생각하면 꽤 재미있습니다. 할리우드에서 나온 유사 영화도 이보다 훨씬 뒤에 나왔으니까요.
 


이번엔 성우 이야기로 넘어가서...
성우는 일본 성우보다 한국 성우 쪽에 관심이 더 많았습니다. 과거형인 것은 지금은 거의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즘에는 주로 애니플러스를 보는지라 더빙판은 안 보고, 그렇다보니 애니메이션 성우 목소리는 거의 못듣습니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성우는 꽤 많습니다. 성우 덕질을 한 적은 없지만-사람에 대한 덕질은 하지 않았습니다. 연예인에 대한 팬질을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맥락;;-기억에 남는 성우라면 여럿 있지요.

이전에도 한 번 이야기 했지만 남자 성우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성우라면 박기량씨, 故 백순철씨, 구자형씨, 홍시호씨. 강수진씨는 안 들어가냐 하시면 음... ; 이 분 목소리는 지금도 들을 수 있으니까요.(...)
여자 성우 중에서는 유남희씨 목소리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세일러 전사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세일러 우라누스 목소리를 맡았기 때문입니다.(...) 오가타 메구미를 좋아하는 것도 그 비슷한데, 이 분이 아마 레이어스 시리즈의 이글 비젼 성우였을거예요. 하하하; 그렇게 좋아하는 캐릭터의 성우를 맡아서 좋아하게 된 분이 꽤 있습니다.
 
박기량씨 목소리로는 역시 쾌걸 조로가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백순철씨는 돌아가셔서 더이상 들을 수 없지만, 제가 어렸을 적에 보았던 대부분의 열혈계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맡으셨습니다. 성우에 관심 둘 즈음에는 그런 역은 거의 강수진씨가 맡았고, 얼마 안 있어 병으로 돌아가셨지요.

괌 KAL기 추락사고로 돌아가신 두 분도 특별합니다. 장세준씨와 정경애씨. 정경애씨는 앤 셜리와 오스칼 역을 맡으셨지요. 지금은 녹화 영상으로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지요. (근데 이 분, 마크로스 극장판 민메이 목소리도 하셨구나.;;) 장세준씨는 비디오판 은영전의 라인하르트 목소리도 하셨다는데 들어보고 싶습니다. 아..ㄱ- 이 분은 외화를 더 많이 하셨고 특히 슈퍼맨 성우로 유명하지요. 지금은 가물가물합니다.

홍시호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목소리가 두 가지인데, 극과 극입니다. 하나는 무책임함장 테일러의 테일러역. 여기서 부관 유리아의 역을 누가 맡았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부함장 역은 이정구씨가 아니었나합니다. 오래전 일이라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찾아보려면 집에 비디오테이프 데크를 하나 들여 놓아야합니다. 진짜 집에 있는 녹화 테이프를 다 떠떠서 동영상으로 만들어 놓을까 싶기도 하네요. 오프로 직접 맡기는 쪽이 안심되지만.

구자형씨는 가장 최근에 좋아하게 된 분이지요. 훗. 다른 목소리 다 빼고 카우보이 비밥의 스파이크 목소리에 홀딱 반했습니다. 카우보이 비밥은 그 당시 투니버스 더빙 실력의 총 집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 이후에는 이정도까지 더빙이 괜찮은, 본편보다 낫다고 생각할 정도의 작품은 못 만났습니다. 그나마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만한게 선계전 봉신연의인데 이건 그 당시만 반짝 뜨고 말았으니까요. 명작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 자체가 원작 완결 전에 나왔으니까요. 그런 것치고 무난하게 결말을 내긴 했지요.



갑자기 덕력 폭발하는 이야기를 쓰고 말았....-ㅁ-;
으음. 언젠가 저 영상을 다 뜨게 되면 더 할 말이 많을텐데 말입니다. 으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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