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다리 건너 아는 분이 이번에 전시회를 한다 하시길래 다녀왔습니다. 그러니까, 같이 공부하는 분이 예전에 같이 공부했다는 분입니다. 오늘 오후 4시에 전시장에서 음악 공연도 있다고 했지만 체력이 상당히 저하되어 있어서 아침 일찍 가서 혼자 구경하고는 집에 일찍 들어와서 쉬고 있습니다. 지금쯤이면 공연도 끝났으려나요? 전시장이 작고 해서 그리 길게 공연하지는 않았을거란 생각입니다.

전시안내는 한국공예문화진흥원의 전시안내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약도도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인사동 쌈지길 맞은편, 작은 골목 안에 있더군요. 찾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사진촬영을 여쭤봤더니 개개 작품은 안되고 멀리서 찍는건 가능하다 하시길래 입구쪽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제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두 작품이 한 장에 들어오는군요.

전시회 제목대로 주제는 책입니다. 소재도 책입니다. 한국 전통방식의 제책, 제본을 다시 엮어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고 할까요. 옛날 옛적에 배웠던 권자장, 포접장, 선장, 포배장의 소본(小本)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천을 붙어 표지를 만든 한국식 제본 책에 보자기 만들 때 종종 등장하는 세 땀 바느질이 되어 있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사진에 등장하는 두 작품입니다. 아니, 한 작품은 등장하지 않는군요. 사진 오른쪽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판넬 아래쪽에 전시된, 같은 그림의 책. 병풍장(절첩장: 권자본(두루마리)의 책을 접어서 만든 책. 흔히 작은 전화번호수첩의 형태로 등장)의 책인데 농담을 달리한 한지를 여러 겹 겹쳐 붙여 마치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진 왼쪽 벽에 달려(?)있는 것은 책가도(冊架圖)입니다. 스탬프하우스에서 책거리 그림이라하여 장서인 스탬프로 낸 적도 있는 종류의 그림입니다. 그걸 미니어처로 재현했다고 할까요. 책가도에 등장하는 그대로 서가가 있고 거기에 직접 제작한 한국식 제본의 책들과 두루마리들을 쌓아 놓았습니다. 귀엽기도 하고 그 책 한 권 한 권에 들어갔을 노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15일까지만 전시한다는 것이 아쉽군요. 오늘도 뒤에 있는 약속에 쫓겨 한 번만 둘러보고 나왔지만 내일 아침 한 번 더 찾아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연 체력이 버텨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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