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길에 새로 생긴 빵집을 보았습니다. 파리바게트 같은 쪽이 아니라 장발장 빵 훔쳐간 집이라고, 제 기억이 맞다면 공동 마케팅 계열의(빠나미와 비슷한) 빵집 체인입니다. 공동 브랜드를 만드는 쪽이고 파리바게트나 뚜레주르 같은 대기업 쪽의 프랜차이즈는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빵집은 과자 쪽을 많이 내니까 궁금한 김에 한 번 가보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홀딱 반한 과자 몇 개를 그 다음날 점심으로 먹었습니다.
과자니까 차도 옆에 있어야지요. 그래서 간만의 티타임! 하지만 홍차는 타이머도 안 켜놓고 적당히 우려서 제 맛은 안났을 겁니다. 그럭저럭 마시기엔 괜찮았지만 맛있는 홍차라든지, 다른 사람에게 대접할 수준의 홍차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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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얼그레이, 초코칩 쿠키(3개 1천원)와 대왕 찹쌀떡(1500원), 호두 만주(800원)입니다. 도합 3300원이었지요. 점심 가격으로는 높은 편입니다. 평소에는 집에서 먹거리를 싸가지고 오니까요.

초코칩 쿠키. 무난합니다. 바삭한 타입이 아니라 부드럽게 부서집니다. 가끔 쿠키 먹다가 만나는 특유의 씁쓸함도 없는 걸보니 베이킹 소다가 아니라 파우더를 넣었다 싶기도 합니다. 색이 연하기도 하니 그럴지도 모릅니다.
호두만주는 앙금 덩어리에 호두와 밀가루를 섞어 그대로 구운듯한 맛입니다. 묵직한 맛인데다 약간 뻑뻑해서 맛 본것으로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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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시 저 찹쌀떡입니다. 제 손이 여자손치고는 꽤 큰 편인데, 그런 제 주먹만한 찹쌀떡입니다. 이렇게 큰 찹쌀떡이라면 그냥 찹쌀떡이 아니라 일본의 다이후쿠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군요. 찹쌀 반죽을 얇게 펼쳐서 그걸로 속을 감싼 모양입니다. 떡부분은 굉장히 얇고 대부분이 속입니다. 그리고 저 겉부분에도 콩이 섞여 있고요.
속은 팥앙금을 기본으로, 거기에 견과류와 팥배기(팥 설탕조림), 완두배기(완두 설탕절임)가 섞여 있습니다. 찹쌀떡을 맨 나중에 먹었는데 절반도 먹기 전에 나가 떨어졌습니다. 저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한 끼-제 식단을 생각하면 두 끼;-는 될 정도의 양입니다. 야금야금 갉아 먹는 맛이 좋군요.

내일은 오후에 출장이 있습니다. 점심 전에 나가게 되는데 나가면서 하나 사들고 가지 않을까 싶군요.-ㅠ-





월요일 아침부터 이모 저모 일이 몰리고 밀리고 엉켜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거기에 우울한 이야기도 듣다 보니 그렇군요. 날씨도 끈적하니 불쾌지수가 올라가다보니 무서워서 결재도 못 받으러 갔다는 뒷이야기도 있습니다. 하하하; 내일은 날씨가 나아졌으면 좋겠다했는데 내일은 더 끈적하답니다. 오후에 출장이 있는 것이 다행입니다.

지난 달 말의 일이로군요. 사진 날짜가 25일이니 일요일의 일이 맞나봅니다.
그 전날 롯데 본점 지하 식품매장에 갔다가 비어드 파파의 슈크림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바닐라로 하나 먹고 나서는 종일 슈크림 금단증상-슈크림을 먹다가 안 먹었을 경우 마구 먹고 싶어지는 상태-에 시달려 다음날 오전에 다녀왔습니다. 그게 일요일이었지요. 찐빵이 사고 싶었지만 산하네 분식은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지 열려 있지 않아서 포기, 그리하여 팥찐빵 대신 나온 것이 찹쌀떡입니다.

맛있는 팥앙금이라면 그냥 앙금만 줘도 잘 먹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시판하는 팥앙금은 너무 달아서 싫어하고요. 호빵도 찐빵과 비슷하지만 자주 먹지 않는 것은 팥이 너무 달아서 그렇습니다. 거기에 기왕이면 팥의 형태가 살아 있는 것을 좋아하는데 대부분은 완전히 으깨져 있지요. 그래서 찐빵 대신 찹쌀떡을 선택해야 했을 때도 슬펐지만 가능하면 맛있어 보이는 것을 고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대복(大福: 다이후쿠).

사실 다이후쿠나 찹쌀떡이나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그저 다이후쿠 쪽이 좀더 크다는 것 정도일까요?
황당했던 것은 이 다이후쿠가 국산이라는 겁니다. 어디 지방 특산물전을 하는데 그 중에 특산물로 나온 것이 대복이었습니다. 찹쌀떡이 아니라 대복이라. 찹쌀떡이 없어지고 대복만 남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찹쌀떡은 찹쌀떡, 대복은 대복이니까요.
양쪽의 색이 다른 것은 오른쪽이 쑥 찹쌀떡이기 때문이랍니다. 그리 달지 않고 괜찮았지만 개당 1천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좀 아쉽군요.

이쪽은 비어드 파파 슈크림 3종 세트입니다. 물론 이렇게 세트로 파는 것은 아니고 바닐라, 초코, 녹차 크림의 세 종류가 있어서 하나씩 사온겁니다.


이쪽이 초코크림.

비어드 파파 하면 모 여배우 전 남편이 떠오르긴 하지만 지금도 계속 사장인지는 모르지요. 게다가 매장도 상당히 축소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롯데에 다시 입점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확장세인가 싶기도 하지만 슈크림도 유행이 좀 지났지요. 저야 유행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생각날 때 찾는 편이지만, 비어드 파파의 경우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점이 있어서요.
그러니까 처음에 먹었던 그 맛이 아닌 것 같다는 겁니다. 예전의 크림맛이 아니예요. 지금은 예전보다 더 느끼하고 더 끈적한 느낌? 커스터드 크림에 생크림을 섞은 것이 아닌가 추측하는데 뭔가 느끼하고 맛이 덜합니다. 그 사이 일본의 슈크림들을 먹어서 입맛이 까다로워진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의 제 입맛에는 부족합니다.


뒤샹과 C4의 슈크림에 도전하고 싶지만 밀가루 금식 기간인지라 지금은 안되겠지요. 나중에 양쪽의 슈크림을 비교해서 먹어 볼 생각입니다. 거기에 미고의 모카 에클레어도 있다면 금상첨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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