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편의점이 하나 있습니다. 뭐, 편의점이 한 두 개 있는 것이 아닌데, 이 위치가 참으로 절묘해서, 거의 도착했을 때 쯤-빨리 가지 않아도 된다 생각하는 곳에 정확하게 들어서 있지 뭡니까. 그 쯤이면 정신없이 걷다가 정신이 들어올 때거든요. 그러니 눈 앞에 보이는 편의점에서 종종 간식 충동구매를 합니다.

이날은 눈에 들어온 것이 호빵이었습니다. 구입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충동적으로 들어가, 충동적으로 집어 들고 나왔지요. 가격은 800원이었던가.


호빵은 100원도 안하던 시절부터 기억합니다. 그 때 호빵 가격이 확 올라서 개당 100원이 되어 비싸다고 생각했지요. 물론 어린 마음에 그랬던 것이고, 지금이라면 100원이라는 가격이 나올 리 없으니 감지덕지 받아 먹겠지요. 그나마도 요즘에는 호빵보다는 찐빵이 더 좋습니다.
찐빵은 분식점이나 전문점에서 파는 것으로 속이 조금 덜 달고 크기도 작습니다. 호빵은 s모 그룹 라인의 시판 찐빵의 브랜드고요. 그렇게 구분은 하고 있지만 사실 찐빵과 호빵은 느낌이 다릅니다. 외려 제게는 호빵이 더 멀게 느껴지거든요. 찐빵은 마음 먹으면 주문해 먹을 수 있지만 어렸을 적의 추억을 살리는 것은 호빵이고요.

야채호빵이 나온 것은 훨씬 더 뒤의 일입니다. 그 때까지는 팥호빵만 있었는데 처음으로 야채호빵이 나왔지요. 위생상의 문제가 있다느니 어쩐다느니 말은 많았지만 전 야채호빵보다는 팥호빵이 좋았습니다. 그야, 야채호빵은 그냥 만두를 먹는 편이 좋으니까요.-ㅠ- (아마도 그래서 손이 덜 간 모양입니다.)




사와서 바로 먹은 것이 아니라 조금 시간이 지났더니 저렇게 쭈글쭈글합니다. 그래도 달달하니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아하는 찐빵은 안흥찐빵...-ㅠ-
서울로 이사하기 전에는 가끔 근처에 갈 일 있으면 가족이 다 같이 찐빵사러 갔습니다. 하지만 집에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두 상자를 사야 한 상자를 냉동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지요. 다시 말해 한 상자는 그 자리에서 없어진다능...; 지금은 가기도 멀고, 살찐다는 어머니의 협박에 마음을 고이 접었습니다. 하하하;ㅂ;
이러다가 마시리즈아침부터시리즈에 중독되어 아침마다 이런 글을 올리게 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작년에 찍어두고 안 올린 사진도 몇 장 있는데...;

찐빵입니다. 이글루스 밸리에도 한 번 등장한 적 있는 산하네 분식에서 사온겁니다. 앞에 보이는 것이 아마 팥, 뒤에 보이는 것이 고구마일겁니다. 겉만 봐서는 짐작하기 어려우니 대강 그렇다고 해두지요.

저 찐빵이 담긴 접시는 코렐의 케이크 접시 쯤 되는 일반 접시입니다. 저게 커피잔 받침 다음으로 작은 접시일겁니다. 중간 사이즈 접시지요. 한 손에 올려서도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눈 앞에 보이는 찐빵에 홀랑 반해서 사진을 더 찍을 틈이 없었습니다. 저 녹색 컵은 집에서 가장 큰 사이즈-500ml-를 자랑하는 스타벅스의 크리스마스 머그고요. 머그와 같이 놓았을 때 머그가 작아 보이는 것은 눈의 착각만은 아닐겁니다. 찐빵이 워낙 크니까요.

크다보니 살(빵부분)도 많지만 살도 괜찮습니다. 속도 실하게 들어가 있고요. 저는 고구마보다는 팥쪽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달지도 않고 취향에 가까운 앙금이던걸요. 백화점 지하매장에서 찐빵 만두랑 같이 파는 것들은 앙금도 달고 호빵과 별다르지 않은 느낌인데 말입니다.
이 찐빵의 최대 문제점이라 하면 역시 크기일까요? 혼자 먹기에는 꽤 힘듭니다. 그렇다고 반만 갈라서 먹을 수도 없고 말이지요. 하나 사서 여럿이 나눠 먹는게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닐까요.




그래도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찐빵 중 가장 맛있는 것은 안흥찐빵입니다. 강원도를 떠난 이후로는 못 먹었지만 그 맛은 계속 기억날겁니다. 택배도 가능하다지만 역시 한 박스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갓 나온 따끈따끈한 것을 먹는게 가장 맛있지요.-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