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글루스를 돌다 어드메에서 저장한 사진. 이런 스타일 참 좋아요. 부럽..... ... (먼산) 아니, 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다니까요.=ㅁ= (물론 어깨보다 위의 모습은 도전하지 않을 것임)



시청 앞이 뚝딱뚝딱 공사하는게, 아무래도 스케이트장을 만드나 봅니다. 이미 트리는 들어섰고. 교보빌딩에 달린 것처럼 거기에도 커다란 판을 달았는데, 이번 문구는 토닥토닥입니다. 손글씨 같은 폰트를 재현했지만 각 글씨는 '사진을 픽셀'로 사용한 형태로군요.
음, 하여간 보고서 ㄹ이 두 개 빠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디서 빠졌는지는 바로 아실 것...(탕!)


존 루이스가 세일을 시작했는데 여즉 안가고 있습니다. 가서 질러도 놓을 곳이 없어요.(먼산) 그냥 독립하면서 살림은 집에서 적당히 안 쓰는 들고 가서 쓰렵니다. 짐이 많아야 뭐하나요. 하하하하하.
(무엇보다 현금 잔고가 바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


전자책 구입 목록 올려 놓은 것과 개인지 목록 올려 놓은 것은 여전히 체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보는 전자책 등록이 늦어요. 특히 그래출판쪽이랑 BL쪽은 상당히 늦습니다. 기다리는데 참.ㅠ_ㅠ 공간만 있다면 사실 집에 있는 여러 개인지들도 고이 모셔두고 싶은데 그게 안되어 아쉽네요. 완전히 독립하지 않는 이상, 지금보다 책짐을 늘릴 생각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하.;ㅂ;


그러고 보면, 언젠가 '원하는 집을 사려면 평생 돈을 모아 그 돈을 탈탈 털어 넣어야 한다'고 불평한 적이 있습니다. 이야기 하면서 왜 이런 상황에 놓였는지 계속 고민했는데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원하는 집이 너무 커요. 물론 제가 원하는 위치에 있는 집이긴 합니다만, 저는 혼자 살 것을 생각하고 자금 계산을 했으니, 당연히 집 크기도 혼자 살 크기가 되어야 합니다. 근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지요. 혼자 살 거라면 그에 맞게 집도 작은 곳으로 가야합니다. 만..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크기의 집이 없다는 것이 참 아쉽네요.;ㅅ;
(종로구에는 작은 평수의 아파트가 없다는 것이 더 문제.... 대부분은 아파트가 아니라 오피스텔이죠. 유지비가 지나치게 많이 듭니다.)
서로 다른 책 두 권입니다.
『홈메이드 라이프』,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최근 이것저것 뒤적인 책이 많아서 리뷰가 밀렸습니다. 게다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두 권 더 있지.... 으헉.;ㅂ;


『홈메이드 라이프』는 읽다 보니 앞서 리뷰를 올린 『저녁 7시, 나의 집밥』(링크)과 분위기가 닮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어왔던 이런 저런 음식들에 대한 추억을 먼저 풀어 놓고 그 뒤에 만드는 방법을 적는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녁 7시, 나의 집밥』은 책 전체적인 흐름이 저자 본인의 시간적 흐름보다는 계절적 흐름에 가깝고, 『홈메이드 라이프』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음식들이 등장합니다.
몰리는 재혼인 아버지와 초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 이복형제들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집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간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고, 자라면서는 다른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다 도중에 진로를 완전히 바꾸고 그 덕분에 장차 남편이 될 남자친구를 만난 뒤에는 채식이 등장합니다. 그렇다보니 앞부분은 디저트, 후반부는 음식을 주로 다룹니다.
(그렇다보니 제가 베껴놓은 레시피도 거의가 앞부분 위주더군요.;)

책에 소개된 음식에 대한 추억들이 세세하고 맛있는데다가 레시피도 그럭저럭 자세합니다. 물론 이걸 따라 만들기에는 상당한 내공이 필요할 거라 봅니다. 행간이 조금 비어있어요. 몇 가지는 만들어 보려고 따로 적어놓았는데 그 중 디저트가 아닌 것은 에드 프렛웰의 수프 하나네요. 이것도 채소가 듬뿍 들어간 수프라, 미네스트로네와 상당히 닮았습니다. 고기가 안 들어갔으니 마녀 수프에 가까울지도 모르지요.
아, 그러고 보니 감자 샐러드도 있네요. 버그(아버지)의 감자샐러드, 블루베리 라스베리 파운드케이크, 바나나빵, 쾨르아라크렘, 프렌치토스트, 크리스마스 쿠키 몇 종은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만.. 과연 언제쯤? 'ㅅ'

아마 T님이나 C님이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는 건축 관련 책하고 같이 리뷰를 올리려고 했는데, 그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 이렇게 올리게 되었네요. 지금 읽는 것은 『유럽 문화사』라, 다 읽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고로 기다리기 어렵습니다. 아마 일주일은 꼬박 걸릴거라 예상합니다...(먼산)

이 책은 셰어하우스라고 엘리 맥빌이나 프렌드 등의 미국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형태의 주거 방식을 소개합니다. 일본에서는 꽤 많이 퍼진 모양인데 한국은 아직 도입단계에 가깝습니다. 이런 독특한 형태의 주가 방식이 있다고 소개한 걸 모 잡지에서 최근에 보았거든요. 한국에서도 저변이 넓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을 보류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브 컬쳐 분야에 있어서는..(응?)

하숙과는 다른 개념인게, 하숙은 방이 별도로 있고 집주인이 식사를 제공하는 형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숙인은 집주인 의존적인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세입자들이 적극적으로 공용 공간을 공유하며 삶을 공유(셰어)합니다. 개인공간은 침범하지 않는 것을 예의라고 생각하며 공용공간에 대한 청소, 식사문제 등 집을 관리하는 문제는 공동으로 대처하고 일을 나눕니다. 그러니까 같은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 사는 방식이라 보아도 아주 틀리진 않습니다.
사실 적다보니 제일 먼저 떠오른 셰어하우스의 사례는 셜록 홈즈와 왓슨이군요. 특히 BBC 버전은 그야말로 셰어하우스.....; 뭐, 서양에서는 주로 플랫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지만 말입니다.

한국에서도 소극적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없진 않을 겁니다. 셰어하우스라고 하기보다는 앞서 다른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룸메이트를 구하지요. 방이 둘 딸린 전세집을 구한 뒤 방 하나를 다른 룸메이트에게 월세로 주는 형태가 되기도 하고, 큰 방 하나를 나눠서 같이 쓰기도 하고요. 이런 경우는 주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제1목적일겁니다.
하지만 셰어하우스는 취미나 활동을 공유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런 형태의 셰어하우스가 일본에서 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기도 하고요. 외국어 공부를 위한 셰어하우스는 입주 규칙이나 생활 규칙이 더 까다고운 것 같고요.

공동 육아를 위한 셰어하우스도 가끔 보긴 합니다. 파주였나, 하여간 경기도 어드메에는 셰어하우스보다는 집합주택에 가까운 형태로 공동 육아, 생활을 위한 공간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보다 적극적인 형태로 아예 주방과 거실을 공유하는 다세대 셰어하우스의 사례가 있더군요. 여러 가구가 거주한다는 의미의 다세대가 아니라 어린 아기부터 아이들, 미혼 청년, 부부, 노인 등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이 거주한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예전의 대가족 제도와도 비슷한 효과를 내겠지요.


셰어하우스를 하기 전에 어떤 형태의 생활 공유가 자신과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체크 항목도 있고, 셰어하우스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꽤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장점 중에서는 삶이 간촐해진다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짐정리에는 공간이 좁은 것이 최적이지요.ㄱ-; 살림을 확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더랍니다. 셰어하우스가 아니라 하숙이나 전세, 월세를 구할 때 필요한 조건들도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도움이 됩니다. 독립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한 번 읽어보면 좋겠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구입하거나 독립을 앞둔 올해 말쯤 다시 읽어볼 생각입니다.+ㅅ+
(이러다가 독립 못하면 그것도 나름 골치가..-_-)



몰리 와이젠버그.『홈메이드 라이프』, 박찬원 옮김. 앨리스, 2013, 15000원.
니시카와 아쓰코.『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배가혜 옮김. 푸른지식, 2014,13800원


『홈메이드 라이프』에는 몇 군데 오타나 오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판형이 크다는 것도 단점에 해당되겠지요. 조리법이 나온 책은 펼쳐놓고 보면서 하기 마련인데, 책이 두껍고 무거워서 참고하며 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건 좀 아쉽고, 115쪽에 설탕이 두 번 등장한다는 점-뒤쪽의 설탕은 소금의 오기일 겁니다-, 241쪽의 식상-식성의 오기-는 여기 적어둡니다.'ㅅ'
어제 어머니랑 이야기하고, 오늘 모임에서 이야기 하고 나서 떠오른 것을 두서 없이 적는 글입니다.


자식이 결혼해서 나가면 본가(부모님 집)에 방을 계속 두는가 아닌가가 화제에 올랐거든요. 물론 그 전에는 집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 이야기는 그 다음에. 하여간 저는 결혼하면 당연히 그 방을 치워야 겠거니 생각했거든요. 저야 생각이 없지만, 만약 제가 제 집을 얻어 독립해 나가면 제 방은 당연히 다 치우고 부모님 쓰시게 비우겠지요. 결혼은 생각해 본적이 없어 가물하지만; 만약 결혼하면 짐을 다 들고 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건 G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G가 결혼하면 그 방을 제가 쓰고, 제 방을 옷방으로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그 이야기는 이미 전에도 부모님과 한 번 이야기 한 적 있습니다. G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한데 오늘 모임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니 친정집의 방을 치우면 시집간 딸이 서운하다는 겁니다. 아들의 경우에는 어떨지 몰라도 딸은 그렇다고요. 같은 모임에서 여동생이 결혼한 분도 여동생의 방을 그대로 두었답니다. 1년 정도는 그대로 둔다던가요.

저는 치우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이 괴리가 어디서 온 것인지, 주변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했는데 그 고정관념(?)의 원천이 뭔지 깨달았습니다. 큰집. 큰아버지댁이었어요.-ㅁ-;
큰집의 사촌들과는 나이차이가 상당히 납니다. 그러니 저보다 훨씬 먼저 결혼했거든요. 큰집은 딸 하나, 아들 둘을 두었는데 방이 세 개라 아들 둘이 같은 방을 썼습니다. 딸이 결혼하자 딸 방은 작은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큰 아들이 결혼할 때는 다른 집으로 이사갔을 때였는데, 부엌 옆 방을 하나 비워서 거기에 냉장고랑 김치 냉장고 등을 넣어 두시더군요. 나중에 작은 오빠도 결혼하자 그 방은 그냥 두었습니다.
그걸 명절 때마다 매번 보고 있었으니 결혼하면 당연히 본가에서 방 빠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지요. 자식들을 결혼시킨 집을 방문한 건 거기가 유일합니다. 외가쪽은 아직 애들이 어려서 결혼해서 나가려면 멀었어요. 그러니 알 수 없음.

다른 집을 방문한 경험이 없으니 어떤지 몰라 어머니께 여쭤보았더니 집마다 다르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하기야 이것도 그런 차이가 있겠네요.'ㅂ' 하지만 저희집은 결혼하면 방 비울겁니다. 본가에 돌아올 일 있으면 다른 용도(옷방이라든지)로 쓰는 방에서 자거나, 거실에서 자겠지요?



집 이야기도 잠시 나왔는데, 부모님(정확히는 어머니)과 저의 집에 대한 관념이 차이가 나더랍니다. 부모님은 집을 사는 곳이기도 하지만 투자 개념으로 보고 계시더군요. 저는 집 역시 차 못지 않게 감가상각이 있는 재산으로 봅니다. 그러니 앞으로 집값이 오르든 말든 일단 제가 편한 곳에 사는 것이 최고인겁니다. 집을 팔 것도 아닌데 오르면 뭐합니까. 세금만 더 내지요.(먼산)
하여간 어머니가 서울 지역에서 오를만한 곳, 그래도 부동산 경기가 살아있는(?) 곳이라며 짚은 곳이 마포 공덕이랑 왕십리네요. 둘다 내키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있는 곳이 좋아요. 뭐, 집을 산다는 건 아주 머나먼 날의 이야기라 한참 멀었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을 미리 해두면 자금 마련을 위한 마음의 준비는 할 수 있겠지요. 하하하;

카메라에서 하드디스크로 사진을 옮겨두면 그 즉시 백업 폴더에 복사를 해두고 포토샵 작업을 합니다. 포토샵에서 돌린 다음에는 사진을 포스팅 별로 따로 묶어 올려서 제목과 태그, 사진을 올려둔 비밀글로 둡니다. 그리고는 주말에 그리 작업한 글들을 하나 하나 꺼내 주중에 글을 올립니다.
사진이 들어간 글들은 이런 식으로 올리고 있는데, 이러다보니 종종 비밀글로 둔 채 페이지가 넘어가서 잊혀진 글들이 있습니다. 혹시 그런 글이 있나하고 찾아보았더니 여섯 페이지가 넘어간 다음에 글 하나가 나타납니다. 한 페이지에 글 30개가 보이는 목록이니 한참 묻혔다는 것이고, 이 글을 올려둔 것은 7월 24일입니다. 어머나...;
제목이 삼청동보다 가회동이라고 되어 있길래 뭔가 했더니 7월 초에 친구들과 함께 근처 마실 나갔을 때의 사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국역에서 마을버스 2번을 타고 성대 후문으로 올라가다보면, 감사원 사거리 올라가기 전에 이런 집이 보입니다. 예전에 마을 버스를 타고 이 길을 오르내릴 때는 이런 집 저런 집들을 구경하는 맛으로 버스를 탔는데요, 오래간만에 갔는데도 그런 풍경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어하던 집 하나가 흰색에서 연노랑으로 외벽을 칠한 것 말고 말입니다. 이 집도 분위기를 꽤 좋아했습니다. 지금 다시보면 뭔가 있어보이는 집이기도 한데요, 일본 추리소설에서 등장할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주택 양식도 요즘풍이 아니라 고전적으로 보입니다.



한참 내려오다보니 닭 박물관이 보입니다. 다른 것보다 '닭'이라는 그림 글자가 재미있군요. 그리고 한자 鷄의 그림문자 모습도 그렇고 말입니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언젠가 안쪽도 들어가보리라 생각했습니다. 혹시 여기서도 토종닭을 기르고 있을까 싶군요. 서울 한 복판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리면 ... 주변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칠거라 생각합니다. 으하하;;
         

김진애, <이 집은 누구인가>, 샘터, 2006, 12000원
조안 해리스, <블랙베리 와인>, 문학동네, 2006, 11000원, <오렌지 다섯 조각>, 문학동네, 2004, 11000원


조안 해리스의 음식 3부작 시리즈가 초콜릿, 블랙베리 와인, 오렌지 다섯 조각 순서라고 생각했는데 오렌지 쪽이 먼저였군요. 아놔.......................;


이 집은 누구인가는 건축 이야기입니다. 본격적인 건축이야기라기보다는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건축이야기고, 중심되는 것은 집에 대한 기억, 집의 모습, 집의 형태 등 다양한 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뭐, 사람이 가장 처음으로 접하는 건축물은 집 아닐까요. 병원을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요즘 애들은 집이 아니라 병원에서 태어나잖아요. (저도 물론 병원 출신입니다;)
언젠가 내 집을 지어보겠다고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서 내 집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아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느낌의 책입니다. 그러고 보니 집 짓기와 관련해서는 이전에 한 번 소개한 강화도에 내 집짓는 이야기와, 행복한 집인가 그 비슷한 제목의 4권 시리즈가 있습니다. 내 집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잡아보시려면 한 번 읽어보세요. 하지만 전 집 지을 땅도 없기 때문에...(먼산)


음식 3부작은 쿠켄 10월호에 책 속 음식 이야기가 실려서 엉뚱하게 옆구리를 찔렸습니다. 조안 해리스의 초콜릿을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그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저 앞에 썼듯이 순서를 헷갈려서 오렌지가 마지막 권인줄 알고 그쪽을 나중에 읽었습니다. 블랙베리를 나중에 읽었더라면 평가가 더 올라갔을텐데요.
제 취향에는 초콜릿>=블랙베리>>오렌지입니다. 오렌지 다섯 조각은 배경도 그렇고,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도 취향에서 벗어납니다. 배경은 독일군에게 점령 당했을 때의 프랑스 작은 시골마을이고 과부의 막내딸이 훨씬 나이를 먹은 뒤에 옛 일을 회상하며 그 일이 다시 수면에 떠오르는 것에 대해 번민하고 고민하고 싸우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초콜릿에서도 옛날 일과 지금 일이 번갈아 등장하며 소설이 전개되는데 블랙베리나 오렌지나 그런 면이 더 강조됩니다. 특히 오렌지의 절정에서는 폭탄이 터지는 것과도 같은 사건이 터지니까 훨씬 강렬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역시 좋아할 수 없는 것은 배경 때문입니다. 전 이런 배경에는 굉장히 약하거든요. 요즘 그렇지 않아도 일제치하와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읽으면서 난감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부분은 음 ... 이야기 하고 싶지 않군요. 훗.-_-

블랙베리는 또 다르게 굉장히 취향이었습니다. 도입부는 피터 메일의 <호텔 파스티스>가 떠오르는데 블랙베리는 그쪽하고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뭐, 오히려 피터 메일이 그 주인공이라 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던걸요.
그러니까 젊었을 적에 쓴 소설 하나가 히트작이 되는 바람에 엄청나게 뜬 소설가는 지금 매너리즘 비슷한 것에 빠져 있습니다. 동거인에게 치이고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아주 충동적으로, 프랑스의 어느 시골집에 대한 부동산 안내 광고전단을 보다가 홀린 듯이 전화를 걸어 당장 계약을 하고 프랑스로 날아갑니다. 그는 거의 다 버려진 집이었던 그곳에 들어가 마을 사람들과 조금씩 섞여가며, 마을의 작은 비밀과도 만나고, 무뚝뚝한 이웃집을 기웃거리며 자신의 밭을 가꿉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농사입니다. 소설가의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시골집이었다면, 그 기억을 되살리게 하는 것은 집 주변의 밭을 가꾸고 정원을 다듬고 과일나무를 정돈하는 일들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 뮤즈도 돌아와서 열심히 소설도 씁니다. 뭐, 제가 홀린 것도 이 농사일 때문이었지 말입니다. 흑흑, 저도 조그만 땅뙈기 하나 있어서 호박 심고 키워보고 싶어요. 허브도 화분이 아니라 밭에다 심어보고 싶고, 고구마나 감자 수확도 해보고 싶다고요. 아우우우우우~
앞서의 소설에서처럼 여기서도 마을의 비밀과 본인의 비밀이 교차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단, 이 마을은 저도예전에 살짝 들렀던 곳입니다. 읽다보면 어딘지 아실겁니다.


리뷰 올리는 것을 잊은 모 책은 바로 이어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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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초콜릿 - 블랙베리 와인 - 오렌지 다섯 조각 순이 맞습니다. 출간 순서가 99년, 00년, 01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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