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 매장이 갓 생겼을 때는 짬뽕에 들어간 홍합의 양을 보고 감탄하고 맛도 만족했습니다. 집 근처의 다른 중국집보다 가격도 저렴하고요. 그랬는데 세 번째인가 방문했을 때 맹탕 짬뽕이 나오고, 탕수육 소스가 차갑게 나오는 걸 경험한 뒤에 한동안 가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다시 가볼까 싶어 G와 함께 갔습니다. 이 때는 대학로 CGV 근처에 있는 홍콩반점을 방문했습니다.

가격이 전체적으로 올랐습니다. 가지 않은지 오래되어 언제 올랐는지는 모릅니다. 여튼 탕수육 큰 것과 군만두를 주문해 2만원이 나왔습니다. 군만두는 이전에 더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탕수육은 이번에도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소스가 따뜻한 정도로만 데워져 있어 막판에는 탕수육도 소스도 식었습니다. 그리고 탕수육은 맨 처음 만났던 그 파삭파삭한 찹쌀 튀김 느낌이 아닙니다. 그냥 그런 탕수육이네요. 그렇다면 일부러 여기까지 나와서 먹을 필요는 없지요. 그냥 집에서 시켜 먹는게 마음 편합니다.

대학로 보정인지 모르지만 맛이 변하는 건 참 아쉽습니다.(먼산)
0. 사진과 함께 적당히 쓸까 하다가 안 좋은 이야기 쓸 것이라면 감추고 쓰는 것이 낫겠다 싶어 사진 없이 이름 없이 그냥 씁니다.


1. 어느 중국집을 갔습니다.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맛이 꽤 괜찮다는 이야기를 보고는 벼르고 있다가 갔습니다. 저녁시간에 갔는데 의외로 사람이 없더군요.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들어갔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자면, 그 저녁시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그냥 나왔어야 했습니다.
탕수육과 굴짬뽕, 그리고 여기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왕만두(찐빵)을 시킵니다. 잠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2만원이 넘는 탕수육이 등장합니다. 생각보다 양이 적군요. 뭐, 중식당의 분위기니 조금 비쌀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짬뽕도 이미 7천원이나 하니까요. 그냥 그렇게 납득하고 맛을 봅니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습니다. 양에서 실망했지만 이정도면 괜찮네라며 먹습니다. 그런데 소스에 딸려 나온 오이를 먹는 순간, 그 시큼함에 절로 이맛살이 찌푸려집니다. 식초가 아니라 빙초산인가 싶은 정도로, 오이만 시큼합니다. 아니 소스 자체가 신 맛이 강하군요. 전 단맛 소스를 선호하는데 이렇게 식초가 듬뿍 들어간 맛이라면 조금 걸립니다. 그리고 그제야 조금씩 깨닫습니다. 방금 만들어온 탕수육일텐데, 입안에 들어가면 차게 느껴집니다. 튀김은 방금했을테니 그렇다면 소스의 문제인가요. 만들어진 소스를 제대로 데우지 않아 탕수육이 식은 걸까요. 입에서 차게 느껴질 정도면 체온보다 낮은 정도가 아닌가 합니다. 여튼 여기서 또 마음이 안 좋습니다.
탕수육을 먹다가 굴짬뽕이 나옵니다. 하얗게 나온 국물에 조금 당황했지만 굴짬뽕은 그렇다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생각보다 맛있습니다. 국물도 시원하고 약간 매콤한 맛이 도는데 죽순도 아삭하니 마음에 듭니다.
그 뒤에 나온 왕만두. 생각보다는 작았습니다. 그래도 뽀얀 반죽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일행이 하나 집어 들어 반으로 쪼개더니 덜 쪄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저도 쪼개봅니다. 쪼개는 느낌이, 덜 데워진 것 맞습니다. 속을 반으로 쪼개는데 단단히 뭉쳐진 것이 느껴집니다. 혹시나 싶어 입술을 속에 대보니 덜 데워졌습니다. 식은 것이 아니라, 냉동 혹은 냉장된 것을 그대로 찌는 과정에서 일찍 꺼냈나봅니다. 찐빵 겉은 폭신하고 살짝 발효향이 나는게 맛있는데 속은 무슨 맛이 나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실망했습니다.

일행이랑 같이 음식 순환 잘 되는 점심 때와, 사람 없는 저녁 때의 차이가 맛의 차이인가 이야기를 했지만 결론은 내지 않고 나왔습니다. 3만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2. 와플집을 갔습니다. 최근 체인점이 많이 보이더니, 다니는 길에 매장이 보여 일행이랑 같이 들어갑니다. 이전에 다른 지점에서 일행은 극상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며 흥분하여 말합니다. 정말 맛있었다는군요. 치즈맛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진하면서도 부드럽고 부담이 안가더랍니다. 궁금한 김에 와플까지 해서 세트로 시킵니다.
매장 안에 들어가서 기다리는데 매장에서 새집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급하게 만들어 제대로 환기를 하지 않았나봅니다. 매운 냄새라고 해야하나, 그런 냄새 때문에 눈도 아픈 느낌입니다. 거기에 매장 여기저기서는 마감이 제대로 안된 부분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체인 관리쪽의 문제인지 매장 주인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와플을 갓 구워내는지라 시간이 걸려서 와플과 아이스크림이 나옵니다. 그런데 아이스크림을 보고 일행이 실망합니다. 양이 아주 적습니다. 다른 매장에서는 이런 양이 아니었다네요. 저도 양을 보고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제대로 못 짜는 것은 둘째치고 양도 적다'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그리고 맛을 봅니다.
극상의 치즈맛?
그냥 이건 길거리에서 맛볼 수 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정도의 질감입니다. 입에서 녹긴 하나, 일행이 말했던 것 처럼 '진하면서도 입에서 녹으면 그대로 우유가 될 것 같은, 부담 없는 맛'하고는 거리가 아주 멉니다. 게다가 신맛이 도는군요. 이런거라면 길거리 1천원 아이스크림하고 비슷한 수준입니다. 일행은 이런 맛은 아니라며 나중에 자기가 가본 매장으로 직접 가보자는군요. 그러자고 하고는 와플을 먹습니다.
일행이 그럽니다. 밀가루 냄새가 난다고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저는 더 둔하거든요. 살짝 덜익은 것인지 어떤지는 둘째치고, 위에 설탕물인지 시럽인지를 발랐는데 그게 너무 구워진건지, 이에 달라붙습니다. 딱딱하고 찐득하고. 흐음.

일행이랑 같이 돌아나오면서 말했습니다. '혹시 이거 치즈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요거트 아이스크림 아냐?'
잔뜩 실망해 있던 일행이 그 부분은 생각 못했다며 놀랍니다. 그러니까,
1. 지역 버프를 받았다.(지역 특성상 어떤 체인점이 들어와도 맛이 없다)
2. 치즈 아이스크림을 시켰는데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줬다.
둘 중 하나라는 겁니다. 일행은 치즈맛이 나긴 했는데라면서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맛있게 먹었다는 그 매장에서 치즈맛과 요거트맛 아이스크림을 둘다 먹어보면 알 수 있겠지요.


3. 결론.
둘다 두 번 다시 안 갑니다.


어느 날의 점심. 갑자기 고기가 먹고 싶어서 G를 꼬셔 중국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새로 전단지가 온 곳이 있길래 궁금해서 주문해보았습니다. 대학 때부터 주변의 중국집 여기저기를 먹어보았지만 탕수육이 입맛에 맞는 곳은 없었습니다. 가까운 곳 한 군데는 튀김 상태가 오락가락한다거나, 바로 직전에 시켜먹었을 때처럼 생강맛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했거든요. 그나마 제일 맛있는 탕수육은 홍콩반점에서 먹을 수 있었지만 여기는 배달이 아니라 직접 가서 먹어야 하는데다, 여기도 맛의 편차가 아주 심각합니다. 맨 처음-그러니까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서 주문했을 때는 찹쌀반죽을 썼는지 파삭파삭한 튀김옷에 탕수육 소스도 맛있더니만, 세 번째 갔을 때는 튀김도 다른 중국집과 그리 다르지 않고, 소스는 냉장한 것을 제대로 데우지 않아 차가웠습니다. 그리고는 그 뒤로 다시 안 갔습니다.

하여간 이쪽은 소스가 독특합니다. 아주 진한 색의 소스가 와서 짤까 걱정했는데 생각만큼 간간하지는 않았습니다. 새콤한 맛도 있더군요. 그리고... 어디선가 콜라의 향취가 납니다.(...) 하기야 초고추장 소스 만들 때도 사이다를 섞어 쓰는 것이 간편하다던데, 탕수육 소스도 콜라를 섞어 쓰는 것이 간편할지 모르겠네요.(먼산) 물론 진짜 콜라를 섞어 만든 소스인지 알 길은 없습니다.; G는 여기 만두를 마음에 들어하던데(탕수육 위에 올려진 삼각형 튀김이 만두입니다. 탕수육에 따라온 서비스.) 탕수육 양이 조금 적고 맛은 그냥 그랬거든요.'ㅅ' 저게 대자 180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맛있는 중국집을 찾는 건 역시 쉽지 않습니다.
지난 주말의 일이군요. G와 홍대에서 점심을 같이 먹기로 약속을 잡고 만났던 날입니다. 메뉴는 고기를 강력하게 주장한 G의 의견에 따라 홍콩반점으로 정했습니다. 고기를 먹자하면 보통은 탕수육이 먼저 떠오르거든요. 그게 아니면 돈가스. 돈가스는 가격과 성능의 문제 때문에 최근에는 거의 먹지 않았군요. 마지막으로 먹은 것이 언젠가의 돈가스 샌드위치 만들어 먹을 때였고, 여름 전의 일이라 기억합니다.



G가 먼저 가서 주문하고 기다렸고-선불입니다-제가 들어간 뒤 조금 더 기다리자 음식이 차례로 나옵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이 탕수육, 그 다음이 짬뽕, 그리고 만두. 탕수육과 만두는 반접시만 주문했습니다. 그 뒤로도 놀러다닐 생각이었으니 많이 시키면 간식을 못 먹잖아요.

홍콩반점은 대학로점과 홍대점만 갔는데, 대학로점 첫 방문 때 먹었던 탕수육은 환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짬뽕이 너무 맛 없었습니다. 무미에 가까울 정도였으니까요. 두 번째 방문 때도 다시 도전했는데 그 때는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주 맛있다 싶은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다음에 갔을 때는 탕수육과 만두만 시켰지요. 만두를 좋아하는데다 여기 만두가 은근 입에 맞습니다.

홍대점은 와우북 페스티벌 때 처음 가보았는데 짬뽕이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G를 살살 꼬여 점심 약속 장소를 여기로 잡은 거지요. 하지만 사진의 탕수육은 맨 처음 먹었을 때처럼 바삭바삭하거나 하지 않고 뭔가 부족합니다. 튀김옷이 찹쌀이라 들었는데 질긴 밀가루 옷만 입은 탕수육과는 다릅니다 바삭하니, 쌀과자 느낌도 나더군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스 때문에 눅눅해집니다. 이전에 녹두장군님도 지적했지만... 소스와 탕수육이 따로 나와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되면 설거지 거리가 늘어나서 문제일까요.



만두 몇 개는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뒤늦게 찍은 사진이라서요. 만두는 맛있지만 아래 깔려 있는 기름 종이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차라리 하얀 종이면 좋겠는데 광고용으로 인쇄된 종이라서요. 하기야 이런 분위기가 중국집 분위기 같기도 합니다. 이쪽은 체인점이라 보통 생각하는 중국집보다는 깔끔합니다. 그래서 접근하기가 더 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놀이터 옆 배스킨라빈스 2층에 있는데 사람은 언제나 바글바글합니다. 2시에 들어갔으니 점심시간은 조금 지났지만 그래도 사람이 많더군요. 가끔 3시인가부터 준비중휴업 간판을 내걸기도 하는데 이날은 3시 전에 나와서 미처 보진 못했습니다. 아마 3시부터 5시까지인가 쉴겁니다. 대학로점은 24시간 영업이고요.


짬뽕에, 탕수육, 만두, 볶음짬뽕 등 메뉴가 단촐하지만 해당 메뉴는 다 괜찮습니다. 평균은 넘는다 생각하고요. 짬뽕 한 그릇에 3500원이고 만두나 탕수육은 반 그릇도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이 좋습니다.
쓰고 있자니 또 먹고 싶어집니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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