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고 썼지만 실제로는 노트(공책)입니다. 선물용으로 제작한 것이고 레시피북으로 쓰겠다 하여 사용하기 편한 제본으로 해서 제작했습니다.

공책 혹은 수첩을 제작할 때는 쓰기 편해야 한다는 것을 우선 순위로 둡니다. 책자를 만들 때와는 다르죠. 책으로 만들 때는 튼튼해야한다는 것이 우선이지만 공책이나 수첩은 책보다는 사용 기간이 짧은 편이고, 나중에 다 쓴 다음에 튼튼한 제본으로 다시 만들면 됩니다. 그리고 무게를 줄이는 것도 생각해야합니다. 표지에 두꺼운 판지를 대면 튼튼하지만 대신 판지 만큼의 무게가 생깁니다. 그러니 해마다 제가 만든 다이어리도 위의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제작했습니다.


제본 방식 세 종류 중에서 어떤 것으로 제작할 것인지 B에게 묻고, 이후 종이와 표지천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그 제작기입니다. 워낙 길이가 기니 살짝 접어 둡니다.




비뚤배뚤한 바느질. 그래도 멀리서 보면 별 문제 없어보입니다. 후후후.

등 열린 제본으로 만든 수첩은 역시 가죽+판지보다는 천으로 만드는 쪽이 재미있습니다. 내년 다이어리도 이렇게 만들어볼까요. 괜히 패치워크 한다고 헤매지말고 말입니다.-ㅁ-


하여간 B, 잘 쓰시게나. AS도 가능하고 추가 제작도 가능하다네. 나중에 혹시 튼튼한 책자형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것도 가능하고. 그러니 페이지 아끼지 말고 열심히 쓰고 말야.+ㅅ+

다이어리를 제작한지도 어언 보름. 신정 지나고 나서 완성했으니까 아마 그 즈음이 완성일겁니다. 제작 자체는 작년 10월부터 시작했는데 완성이 늦어진 것은 바느질신이 내려오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바느질 진도가 안나갔지요. 2008년을 며칠 안 남기고 서둘러 제작하다보니 결국 올해 다이어리는 실패작으로 끝났습니다. 다른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실패작. 하지만 다시 뜯어서 만드느니 제 자신에게 주는 경고의 의미로 남겨두고자 합니다. 솔직하게 말하면(2) 뜯어서 다시 만들기 귀찮아요.;


제작 과정 중 한 부분입니다.
이번 다이어리는 조각잇기를 기본으로-퀼팅(누비기)은 뺐습니다-도안을 했기 때문에 미리 그림을 그려보고 천을 놓아 배치를 해서 꿰맸습니다. 이렇게 작은 조각으로 바느질을 한 것은 처음이었지만 다 만들고 보니 9조각 잇기도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다음에도 해볼 생각이 조금은 있지요. 다만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마름질을 어떻게 넘어갈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가운데 보이는 별 박힌 진한 바탕 천은 가로 세로 3cm입니다. 가장자리에 시접을 두었으니 실제 천 크기는 4cm를 조금 넘을겁니다. 재단할 때 크기를 어떻게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네요.



이게 반제품 쯤의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때 이미 실패작이란 걸 깨달았어야 하는데요. 가운데는 책등이고, 책등을 두고 양쪽에 또 천을 덧대었어야 했는데 적당히 마름질하고 말았더니 헷갈려서 책등 양쪽에다가 바로 꿰맸습니다. 그 때문에 표지 천이 생각보다 훨씬 짧아졌습니다. 게다가 속안에 넣은 솜도 책 크기에 맞춰 자른 것이 아니라 저 천에 맞춰 잘랐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책에 직접 대어보고 표지를 잘못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의욕 상실. 그래도 어쩝니까. 표지를 다시 만든다거나, 이미 꿰맨 곳을 뜯어서 다시 바느질할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 그냥 그대로 갈 수 밖에요. 덕분에 표지는 가능한 일찍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또 하나의 교훈은 제책방식입니다. 작년까지는 교차된 구조로 만들었는데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하겠다고 선제본을 골랐습니다. 그랬더니 작년보다 얇은 종이를 쓴 보람도 없게 책등이 두꺼워졌습니다. 선제본의 책등은 여유가 생긴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겁니다. 선제본 만든 것이 어언 몇 년 전이니 감이 없어졌던게지요. 내년부터는 교차된 구조나 등열린 제본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년도 표지는 아예 지금부터 구상중이니 조만간 작업 들어가면 아주 빠를 경우 여름 전에 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야, 편집이 번거로워서 2010년도 다이어리는 올해와 같은 편집으로 만들까 하고 있거든요. 폰트만 결정하면 됩니다.

이상 남에게 보여주기도 민망한 올해 다이어리 제작기였습니다. 하하하..

작년에도 그랬다고 기억하지만, 올해도 신년인사는 구정에 드리겠습니다.'ㅂ'


1. 오늘도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일부러 일찍 일어났습니다.
라고 하지만 사실은 어제 낮잠을 좀 많이 잤습니다. 일요일 새벽 1시에 들어와서 씻고 하다보니 1시 반에야 잤고, 다시 6시 반쯤 기상했기 때문에 피곤했나봅니다. 거기에 오늘 출근부담이 없었으니 평소보다 늘어진 감도 있고요. 지금도 뒹굴뒹굴하다보니 어제가 토요일이고 오늘이 일요일 같은 느낌도 듭니다. 대신 내일부터는 이런 저런 계획이 꽤 많습니다. 내일 손님 초대, 모레 공방, 그 다음날 행사 준비, 그 다음날 여행준비, 그리고 3박 4일 여행. 바쁘군요.

2. 어제 마봉춘의 연기대상 시상식 관련 기사를 보고 열받아서 각 방송사의 무슨 시상식들은 오늘 다 넘어가고 대신 홍백가합전을 보기로 했습니다. 유선외로 잡히는 채널 중에 NHK가 하나 나오는데 거기서 홍백가합전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기다려보는 거죠. ... 뭐, 배모씨를 너무 싫어하는데다, 참석 여부 두고 장난질을 친다는 것에 더 울컥했던 겁니다.-_-

3. 치통이 좀 많이 심합니다.
이 치통의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만에 하나 마법 때문이라면 차라리 다행인 것이고 다른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 ..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2일 오전에 전화해서 여행 가기 전에 예약 잡아두고 한 번 검진 받아보려 합니다. 찬 것만 먹어도 찌릿하는 통에 아이스크림도 입에 못댑니다. 허허.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4. 황금가지, 해문......-_-+
오늘 제본용 책을 찾기 위해 교보문고를 찾았습니다. 오픈 시간 즈음해서 들어가니 사람이 없더군요. 느긋하게 여기 저기 둘러보며 책을 찾았습니다. 보통 제본용 책은 실제본을 고릅니다. 떡제본이라 불리는 본드제본 책들은 낱장을 일일이 뜯어서 연결해 대수를 만들어 다시 접어 제본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이 과정 때문에 너무 두꺼운 책은 제본이 안됩니다. 요즘 만들려고 하는 제본 방식은 반드시 실로 제본된 책이어야 하는데, 이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취향이 독특하다보니 고르기가 더 어렵습니다. 첫째, 실제본 이어야 하고, 둘째, 시리즈 물이어야 하고, 셋째, 추리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이어야 하며, 네째, 제가 좋아하는 책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조건을 다 맞춘 책이 없습니다.
취향의 책은 주로 황금가지나 해문에서 나옵니다. 애거서 크리스티나 반 다인 시리즈는 한 번 전집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겉 모양은 하드커버지만 벌려 보면 실제본이 아니라 떡(칠한 본드) 제본입니다. 실제본 책 중에서 가장 유명한 시리즈는 열린책들입니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은 실제본이 상당수 있지만 취향의 책은 없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제본 작업을 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움베르트 에코도 제본할 정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가서 이런 저런 책들 다 뒤져보고 한숨만 푹푹 내 쉬었다는 거죠. 어스시는 100% 취향은 아니지만 제본하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뜯어봤더니 이것도 떡제본. 시간과공간사든 황금가지든 셜록 홈즈 전집은 다 떡제본. 해문이나 황금가지나 모두다 하드커버를 가장한 떡제본. 으아, 이쯤 되면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나마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과 파울로 코엘료 책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악마와 미스 프랭>은 실제본입니다. 이 정도만 확인하고 후퇴했지요. 다음에는 영풍문고에 가서 책들을 다시 다 뒤져볼 생각입니다. 그래봤자 판타지나 추리소설이나 80% 가량은 일반제본, 16% 가량은 실제본을 가장한 떡제본, 4%만이 진짜 실제본입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캐드펠 시리즈라, 이게 만약 실제본이었다면 두말 없이 달려들었을 겁니다.
.. 오죽하면 슬램덩크를 해볼까 싶을 정도로 밀렸겠습니까.ㅠ_ㅠ

5. 춥다고는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면 그럭저럭 괜찮은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바람만 불었다 하면 체온이 순식간에 내려가더군요. 거기에 추위로 인한 알레르기 비염으로 콧물이 계속 나오는 바람에 한 손에는 휴지를 꼭 쥐고 걸어다녔지요. 다행히 감기는 심해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진행되면 곤란하지요.

6. 이제 슬슬 팥 삶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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