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읽은 책 세 권 리뷰를 왕창 쓸까 하다가, 완독한 것 따로, 읽다 만 것 따로 올리기로 헀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책 세 권을 읽은게 지난 주 후반부부터 오늘 아침까지라는 겁니다. 허허허;


한국소설은 원래 손을 대지 않습니다. 손을 댄다 한들 주로 판타지나 로맨스일뿐입니다. 흔히 말하는 장르소설쪽의 마이너계만 읽는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소설'은 정말 오랜만에 손에 잡았습니다. 물론 원래대로라면 손대지 않았을텐데, 이 책은 아는 분께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정유정씨는 전작의 반응을 보고는 괜찮은 작가구나, 혹은 글을 잘 쓰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역시 한국소설이라 손 안대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책상 정리 하는 김에 G에게 넘겼습니다. 아는 분께 받은 소설이라 하면서요. 이미 그 때 전 결말 몇 장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의 흡입력에 대해서는 짐작하고 있었습니다.-_-;

그리고 오늘 아침. 방문 앞에 이 책이 놓여 있는데 G의 평가는 아주 가혹했습니다. 절대 집에 두지 말라고, 읽지 말라 하더군요. 하지만 하지 말라 하면 더 읽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 아닙니까. 출근길에 조금 손을 댔습니다. 약 30분 남짓 앞부분 조금과 뒷 부분 많이를 보았습니다. 허. 왜 G가 읽지 말라 했는지 알겠더군요.

이 소설은 1인칭 시점입니다. 시작부터가 그렇군요. 그리고 그 안에 또 다른 소설이 등장합니다. 그 소설은 주인공인 나(서원)의 7년 전 기억을 끄집어 냅니다. 책을 전체적으로 훑어 본 것은 아니고 앞부분과 뒷부분만 보고, 액자소설은 끝부분만 확인했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습니다.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심하게 감정 이입이 되어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그것만 놓고 보자면 겹쳐지는 소설이 하나 있는데 말입니다. 음, 사실 전체적인 구조를 봤을 때는 닮아 있네요. 물론 전혀 다른 내용이고 말하고자 하는 것도 전혀 다릅니다.
(아이쭈님이라면 아실라나..-ㅁ-;)

앞부분을 스륵 넘겨보며 눈에 들어오는 부분을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절박하게 몰린 주인공의 심정이 손에 잡힐듯이 다가오는 바람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네요. 그러니까 묘사나 설명, 글발이 너무 좋아서 사람이 몰입하는지라, 읽는 사람 역시 따라서 피폐해지기 때문에 그런겁니다.



라고 까지 쓰고, 당장에 치우라고 버럭 화를 낸 G에게 물었습니다. 왜 그랬냐 했더니 함정이 있었네요. 제가 본 것이 앞부분 중에서도 주인공의 회상이 들어간, 조금 뒷부분이었는데 그 앞에 토할 것 같은 묘사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더랍니다. 일요일 밤시간에, "일본 작가들도 그렇게 쓸까 싶은" 부분을 읽어야했던 G에게 위로를...;;; 그 부분 내용을 대강 들으니 이해가 되네요. 왜 맨 마지막에 그 썩을놈의자식이 그런 짓을 했는지 말입니다. 하하하하.

하여간 대강 읽은 것만으로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하지만 저는 끝까지 읽을 자신이 없었지요.; 추천 대상은 막심 샤탕의 '악의 시리즈'라든지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책을 재미있게 보신 분. 근데 제 주변에 그런 분들이 있으신가요..?;


정유정. 『7년의 밤』. 은행나무, 2011, 13000원



덧붙이자면, 한국에서 이런 소설이 나왔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아직 이런 책이 나오긴 어렵지 않나, 생각했거든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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