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이나 이대 후문쪽에서 272를 타면 사직공원과 광화문 앞을 지나 안국동으로 넘어갑니다. 신촌, 이대에서 3호선을 타기에 가장 편하고 빠른 것도 이 방법입니다. 버스를 타고 넘어와 경복궁역에서 3호선을 타면 되거든요. 그래서 저녁 시간에는 항상 버스가 붐빕니다. 272뿐만 아니라 다른 버스들도 있지만 272를 가장 자주 만나니까요.
하여간 그렇게 버스를 타고 가면 3호선 경복궁역 정류장에 섰을 때, 길 건너편에 내자 땅콩이라는 이름의 가게가 보입니다. 그 주변 가게들이 여럿 있었다 없어지고 생기고 하는 와중에도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더군요.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냥 과자 가게가 아니라 센베, 전병, 막과자, 옛날 과자 등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과자를 만들어 파는 가게입니다. 정확한 표기법이 궁금하여 다음 국어사전을 검색하니 센베이로 나오고 순화어는 전병과자입니다. 한국 음식 전병은 부침개에 가까운 음식이군요. 한자로는 煎餠이고 일본어로는 せんべい인데 べ뒤에 붙는 い는 장음이니 센베라고 쓰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지만... (이하 생략)

어느 날 하도 궁금하여 근처를 지나는 김에 충동적으로 들러 땅콩과자 한 봉지를 샀습니다. 한 봉지에 6천원이나 하길래 놀랐지만 공장에서 만들어 무게로 달아파는 전병과자들도 산지 꽤 오래되었으니까요. 요즘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릅니다. 기억나는 가격은 100g당 1천원에서 1200원 가량인데 이게 벌써 몇 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게에서 파는 옛날 과자들은 가격이 조금 높아요. 신촌에 있는 행복을 파는 가게도 싸진 않으니까요.


보고 있노라면 반죽을 하나 하나 떠서 거기에 땅콩도 박았구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국산 땅콩도 판다고 했던가? 재료 원산지 기억은 가물가물하네요. 중국산이든 국산이든 상관 없습니다. 집에서야 국산 챙겨 먹지만 밖에서는 원산지 챙겨 먹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땅콩이 듬뿍 들었습니다. 견과류 안 좋아하는 G는 못 먹을 과자네요.

맛은 생각했던 옛날 과자와는 사뭇 다릅니다. 밀가루가 잔뜩 들어가 단단하고 오독오독한 그런 과자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설탕이 많이 들어간건지 약간 거품을 주어 만든건지 그보다는 조금 달달한 설탕과자 같습니다. 아니, 뭐라 표현하기가 쉽지 않네요. 가장 비슷한 것은 튀일? 튀일보다는 두껍지만 생각해보면 튀일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하기야 만드는 법 생각하면 이 땅콩 과자나 튀일이나 비슷할테니까요.-ㅠ-


그리고 그 작지 않은 한 봉지를 홀라당 혼자 다 먹었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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