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하는 전시회지만 찾아간 것은 몇 번 안되어서, 이번에야 히나인형 단이 동일하다는 걸 눈치챘습니다. 하하하. 하기야 이런 건 아마 각 문화원마다 하나씩 놓고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러니 히나마쓰리 전시회할 때는 기본 인형은 동일하게하고 옆의 전시회만 바꾸지 않나 싶더랍니다.'ㅂ'



3월 3일까지 한다고 들었는데 그 사이 구정 연휴는 쉽니다. 일요일도 쉬지만 토요일은 합니다. 오전 10시부터 여니까 시간 맞춰 가시면 조용히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인형도 매번 바뀌나...? 그건 모르겠네요. 하여간 맨 오른쪽은 좌대신과 우대신입니다.






사콘과 우콘......?

『내추럴』에서 보고는 홀딱 반했던 일이 벌써 몇 년 전인가요. 이거 옷을 만들어보겠다고 설치던 때가 어언 언제...


출입문 맨 왼쪽 귀퉁이에 이게 있고,





왼쪽 벽면에는 이런 인형들이 늘어섰습니다.







이건 궁인들. 맨 앞이 가장 높으신 분이랍니다. 옷 자체가 다르죠.






그리고 악기를 들고 있는 다섯.






이런 히나인형 벽걸이도 여러 개 걸어 두었더군요.






앞이 교인형, 뒤가 하카타인형.






이건 와시인형. 한지와 비슷한 화지(와시, 和紙)로 만든 인형입니다. 다른 것보다 옷, 그러니까 종이 자체가 화려해서 멋지더리고요.






신랑신부인형. 음, 신랑이 더 못생겼습니다.






오야마인형.

보는 내내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우유당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하하하. 여기 있는 인형은 손가락이 다 있더라고요.






이건 테마리. 공예품으로도 많이 만드는 걸로 압니다.

앞에는 또 히나인형이 있군요.






이것도 와시 히나인형.






이것도 와시. 앞은 다른 공예인형입니다. 교인형이나 하카타인형처럼 틀로 찍어낸 뒤에 채색하는 인형 같더군요.






이런 족자형태도.






다치비나. 그러고 보니 앞의 족자도 다치비나였군요.






이쪽은 나가시비나.

배 같은 것에 넣어 띄워 보내는 인형입니다. 소원을 빌 때 주로 쓰던 것 같은데, 미야베 미유키의 『그림자밟기』에도 등장합니다. 물론 형태는 조금 다릅니다. 거기서는 종이로 접어서 보냈으니까요.






다치비나의 족자 형태.






그리고 이게 히나인형 세트입니다. 아마 가장 고급형일거라 생각합니다. 7단이나 되잖아요.


여기까지가 기존 인형들이었고, 이 오른쪽으로는 공예 전시가 있습니다. 일본 전통문화와 관련된 공예전시라고 생각하시면 비슷할지도..? 아니, 전통문화와 관련없는 것도 있습니다.





닥종이인형 같군요. 할머니가 꽃을 따서 고이 품에 안고 계십니다.






다치비나.






이건 보고서 홀랑 반했습니다. 연잎 그림 다섯 장인데 바탕은 금색으로 반짝 거리고 저 연잎의 색이 참 멋지더군요. 동양화 채색인데 굉장히 현대적인 감각이더랍니다.+ㅅ+






그림 하나 크기도 그리 크진 않은데 멋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제 취향입니다.=ㅁ=






제목이 이파리.... ... 다른 이름으로 번역해주시면 안될까요. 이파리보다는 잎사귀가 낫잖아요!





이건 가죽그림. 그것도 절기에 맞춘 그림입니다. 맨 왼쪽의 도깨비는 절분, 그 옆은 히나마쓰리. 맨 오른쪽은 단오.





가죽그림. 이것도 만주사게라고 그림 제목을 넣었는데, 그냥 만주사화라고 번역해서 넣어도 좋았겠지요.... 살짝 요철이 있는 입체화더랍니다.






쑥쑥 자라거라. 이것도 입체화. 종이 공예중 입체가 있게 그림 형태로 만드는 것이 있는데 이게 그런 겁니다.






조금 뜬금없던 비스크 인형. 제목이 봄입니다.






이건 패치워크랑 퀼트입니다.






이쪽도 마찬가지.






이것도. 퀼트작품은 이 세 개가 있더라고요. 보고 있노라니 손이 근질근질...;






탁자보 위에 올리는 장식 천. 이건 자수입니다. 오른쪽 아래는 벚나무 전등.





이런 자수더라고요.






십자수 탁자보.






말린꽃 장식물. Welcome이랍니다.






壽. 꼬맹이들이 매달려 있네요.






이런 가디건도 걸려 있더라고요.






침대 조명. 근데 제 취향에는 조금 많이 화려합니다. 앞서 나온 한지 벚나무 같은 것이 더 취향이지만, 사실 침대 스탠드 안 씁니다.






이건 염직의 한 종류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림을 보니 중국 고사의 하나를 그림으로 옮긴 것 같네요. 당랑거철?





이쪽도 자수 족자. 앞서는 프랑스자수였는데 이쪽은 전통자수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거.......






이건 뭐더라. 이것도 염색 공예였던가.






가운데에도 여러 전시물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이쪽도 히나인형이기는 한데, 펠트 공예. 음. 이런 분들은 히나 인형으로가 아니라 조왕신으로 모셔도 될 것 같은 풍채를 지니셨습니다.




하여간 가볍게 한 번 둘러볼만한 전시회입니다. 3월의 히나 전시회랑 7-8월의 세시풍속 전시회, 돌하우스 전시회, 1월의 전시회 등은 반복적으로 돌아가며 하는데 챙겨보다 보면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챙겨보는 것도 만만치 않으니, 다음 전시회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일본문화원 홈페이지에 가면 올해 전시나 상영 일정이 있는데 제일 궁금한 건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리틀 포레스트』 영화 상영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보러 가기 어렵겠지요. 하하하;ㅂ;

해마다 여름풍경 전시회를 하는데, 이번은 이전보다 규모가 작아졌다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음, 조금 아쉬웠어요. 이전에 계절에 대한 장면을 만들었던 때-지금 찾아보니 2010년도의 세시풍속 전시회로군요.(링크) 하여간 이번에는 그보다 작았습니다. 대신 우키요에를 봤다는 것만 해도..+ㅁ+ 그것만으로도 방문 가치가 있었고요.
다만 7월 22일에 시작해서 8월 5일에 끝납니다. 당장 내일이 마지막 날이네요. 하하하;

전체 다 찍을까 하다가 일부만 찍었습니다.



다도 용품이 있는 부분. 다른 건 몰라도 나쓰메(차통)가 참 귀엽습니다.




이게 나쓰메. 매번 이 세트는 볼 때마다 우유당 시리즈가 떠오릅니다. 무사시노의 갈대밭 한 가운데, 느긋하게 차 마시는 두 사람이 떠올라서요.




이쪽은 기모노. 소매가 짧습니다. 별도 이름이 있었는데, 옆의 후리소데만 기억나는군요.




천 무늬가..+ㅁ+




이쪽은 후리소데. 소매가 많이 깁니다. 아가씨들이 입는 복장이라던가요.




앞서 본 것보다 이쪽이 색도 그렇고, 조금 더 발랄합니다.




남자 복식은 이에 비하면 단촐하죠.




그리고 이게 우키요에. 꽤 여러 작품이 왔습니다. 에도 백경이었나, 십경이었나. 그것 말고, 百物語-백 가지 (요괴)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우키요에랑,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우키요에로 나누어 들고 왔더군요. 모두 다 호쿠사이의 작품입니다.




이게 판화인가 싶을 정도로..-ㅁ-;




이런 귀신 그림은 밤에 보면 잠 못잡니다. 아니, 화장실 못갑니다.




딱 요괴..ㅠ_ㅠ;;;




이건 뱀이더라고요. 물욕을 상징하는 의미라던가.




이거 왠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


하여간 호쿠사이가 백 가지 이야기를 주제로 만든 목판은 현재 이렇게만 남아 있답니다. 나머지는 전해지지 않았다는군요. 이걸 보니 이전에 구입했던 혼조 후카가와의 일곱가지 수수께기랑 연계된 이야기도 떠오르고. 자아. 이제는 눈 정화하러 갑니다.




양귀비라는군요.




잠자리와 뭐더라, 하여간 이쪽도 꽤 마음에 들었지만,




수국이 좋습니다. 그림 설명에도 있었는데 제비를 세밀하게 묘사하다보니 수국은 상대적으로 덜 신경썼다는군요.




나팔꽃도 좋습니다. 게다가 여기에도 곤충 한 마리가 숨어 있고.




붓꽃도 좋아요.+ㅅ+


나중에 집을 마련하면 이런 꽃들도 한 번 심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래도 요즘 조경은 이런 저런 꽃을 많이 심었지만 이전에는 천편일률적이었지요. 대부분이 팬지였으니 말입니다. 최근에는 봄에 꽃 양귀비도 많이 심으니까요. 색도 화사하고 보기도 좋고.'ㅂ'



하여간 우키요에 보고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갈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서 너무 일찍 간 통에 조금 기다렸지만 그정도는 괜찮습니다. 게다가 다 보고 나오려는 찰나, 학생들이 들이닥치더군요. 개관 하자마자 들어가길 잘했습니다. 하하하;

이번에는 돌하우스 전시회입니다.

일본문화원에서 돌하우스 전시회도 가끔 열립니다. 이번이 처음 보는 것이 아닌 걸 보니 더 그렇네요. 미니어처 제작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활성화 되었으니 그렇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시품 이름을 보면 일본작가도 많으니 더 그렇고요. 이번에 보고 나서 느낀 것이 몇 가지 있어 적어봅니다.

대체적으로 전시장의 돌하우스는 채소가게, 빵집, 꽃집이 많았습니다. 독특한 것도 있었지만 기억에 남지 않은 것이 더 많았고요. 보다보니 돌하우스에 대한 제 취향이 확연히 드러나더랍니다. 예전에는 아기자기한 빵집 같은 걸 좋아하는데, 이번에 볼 때는 스토리가 있는 돌하우스에 눈이 더 가더군요. 그래서 가장 재미있다 생각한 작품은 맨슨 패밀리, 그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고흐의 침실이었습니다. 토토로 하우스도 나쁘지 않았지만 무난한 작품이란 생각에 위의 두 작품 아래로 놓았습니다. 기억에 확실하게 남는 건 앞의 두 가지 였으니까요. 그 외에는 기억에 희미하게 남았습니다.

이 두 작품을 보고 있으니 저도 손이 근질거립니다.
일본 어딘가에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돌하우스로 제작한 작품이 있을 법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아니라 서양 오타쿠 누군가는 만들었을 거라고요. e가 붙은 앤의 집-꿈의 집도 어딘가에는 분명 있을 겁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 속에 등장하거나 이야기를 되살려주는 돌하우스가 좋습니다. 10년 가까이 전의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보았던 돌하우스는 지금도 기억납니다. 백희나씨가 만들었던 구름빵 집도 재미있었고, 골디락스가 등장하는 곰 세마리의 집도 재미있었습니다.
작가들은 만들면서 하나하나의 소품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지만 거기에서 제가 이야기를 못 읽으면 그냥 넘어갑니다. 그러니 모든 작품이 아니라 기억에 남는 딱 몇 가지 돌하우스의 사진만 올리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이 돌하우스들은 제 마음을 움직였거든요. 오랜만에 인형의 집, 인형놀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말 창작욕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었습니다.


돌하우스라면 아무래도 타샤 튜더 할머니가 먼저 떠오르는데, 타샤 튜더의 돌하우스는 이날 본 돌하우스와는 조금 방향이 다릅니다. 타샤 할머니의 것은 본인이 직접 가지고 놀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이날 본 것은 전시용에 가깝습니다. 타샤 할망처럼 오븐에 진짜 불을 지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물을 넣을 수도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이날 전시된 것은 인형놀이를 위한 집이라기보다는 디오라마나 미니어처에 가까울 겁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맨슨 패밀리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고흐의 침실, 그리고 토토로의 집. 잡다한 사진부터 먼저 올리고 그 다음에 뒤의 것부터 차근 차근 짚어 나가겠습니다. 사진이 꽤 많을 겁니다. 그게 일부만 추린 것이긴 한데.;



책장 같기도 한 독특한 집입니다. 집이 아니라 하나하나가 그냥 좋아하는 공간으로 구성된 패치워크라고 할 수 있는데, 몇 가지 저도 좋아하는 것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떻게 보면 만화 컷 분할한 것 같기도 합니다.




퀼트공방. 저렇게 천 뭉텅이가 올려진 데서 눈이 휙 돌아갔습니다.;




사진 가운데 보이는 것은 피크닉 박스.
저건 미니어처 말고 실물로 가지고 싶습니다. 하지만 갖고 있어봐야 별 쓸 곳이 없지요. 저걸 들고 소풍을 자주 나갈 것도 아니고, 저렇게 여러 명이 같이 다닐 일도 없고. 오히려 1인용 소풍 상자를 만드는 쪽이 쓸모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혼자 나갈 거면 저런 걸 들고 다니진 않을 거예요. 이거야 말로 악순환?




여기는 재봉틀까지 가져다 놓고 본격적으로 생산을 합니다. 천을 쌓아 놓은 것에 눈이 휙 가더군요. 실제 천을 반으로 접어 쌓았다 하더라도, 저렇게 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종류의 천을 쌓아야 하는 건가 싶습니다.




할로윈 집의 안쪽에는 불붙은 잭이 있고...





이건 제목이 장난인데, 보니 바로 알겠더군요. 개의 장난으로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가..OTL
큰 작품은 아니었는데 이건 제목과 바로 연상되는 장면이 재미있었습니다.




토토로의 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작품입니다. 아이들이 이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르더군요. 토토로쪽은 아마 지브리에서 나온 피규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집에서는 서재 찾기가 어렵던데. 하기야 사쓰키랑 메이의 아버지는 대학교 강사였는지 교수였는지 그렇지요. 그러니 집에 따로 서재가 있고 연구실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쪽 편은 거실.
오후로-그러니까 욕탕을 찍은 것도 있었는데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이건 크기도 크고 주제가 잘 맞아서 인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일하게 '등장인물'이 있는 돌하우스네요. 나머지는 다 사람이 없습니다. 고양이나 개는 많았지만.;


두 번째로 마음에 들었던 돌하우스는 고흐의 침실입니다.


대부분의 작품은 만지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는데 여기는 열어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앞의 스케치북을 슬쩍 열어보니...




헉.
그림이 아니라 다 미니어처입니다. 사진을 찍으면 절묘하게 딱 저 고흐의 그림이 나옵니다. 하지만 저게 다 실제 미니어처고요. 일부러 안쪽으로 들어갈 수록 좁아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도로 문, 아니 스케치북 종이를 닫고 그 구멍으로 엿보았습니다.


엿본 것은 제가 아니라 카메라. 이렇게 보니 정말 아이디어 좋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돌하우스는 정말 마음에 듭니다.+ㅅ+ 간결하지만 확실한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는 첫 번째로 꼽아도 되겠지요.


하지만 가장 인상 깊게 남았던 것은 맨슨 패밀리입니다. 저는 맨슨 패밀리라는 제목을 보고서도 그게 뭔가 한참 생각했습니다. 그랬는데...



처음 봐서는 이게 뭔가 했습니다. 크기는 큰데 뭐가 특별하나 하며 기웃거리다가 스쳐 지나가는데.... 2층에서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보고서는 충격을 받고 고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전체를 다시 돌아보며 생각하다가 그 의외성이 괜찮다 싶어서 자세히 사진을 남겼습니다.




두 번째 보고서야 인식한 것은 저 노란색 폴리스 라인입니다. 그리고 왼쪽 잔디밭에는 피묻은 식칼이 있네요. 나무 계단에도 핏자국이 있습니다.




맨슨 패밀리가 습격한 걸까요. 문짝에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창문 안을 들여다보니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파이를 비롯한 여러 음식들, 그리고 선물들. 그 위를 폴리스 라인이 가로 지릅니다.




애견용으로 보이는 캐리어. 그리고 바닥에 선명한 핏빛 그림자.




문짝에는 선명하게 맨슨 패밀리의 흔적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2층 침실에는.... 으아아아아아악!



흔히 돌하우스라면 귀엽고 반짝반짝한 것인데 비해 이것은 전혀 방향이 다릅니다. 이야기가 있고 하나하나 추적하면서 찾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물론 다른 돌하우스도 잘 만들었고, 하나하나 뜯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돌하우스에서 떠오르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을 넘어서, 이런 범죄현장을 구성할 생각을 하다니 탄복했습니다. 대단하세요.;ㅁ;b




맨슨 패밀리 덕분에 다른 돌하우스는 얌전한 이미지로 확 고정이 되었습니다. 다른 때라면 재미있었을 할로윈도 묻혔군요. 하하하;
하여간 보고 있다보니 그림책의 한 장면을 이런 돌하우스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도 애들에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강머리앤의 식사 장면이나 피크닉 장면, 그린게이블스도 좋고 레베카의 벽돌집도 좋습니다. 아니면 게드가 살았던 돌집이나, 하이디와 할아버지의 집도 좋습니다. 그렇게 미니어처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놀이고 재미일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물론 애들의 손재주에서는 절대 불가능하겠지만.ㄱ-; 그나마 손재주가 나아진 지금 저도 그런 건 무립니다.


사실 미니어처와 돌하우스 만드는 걸 보면서 예전부터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있었습니다. 중세 수도원의 예술제본 공방이나 채색 공방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런 걸 만들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리고 1/3 크기로 해도 재미있겠다-가발을 안 씌우면 되니까!- 생각은 했는데 어디까지나 생각으로 끝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적으로 만든다면 팔만대장경 활판인쇄 장면. 제작 장면이 아니라 인쇄 및 제책 장면인 것은 가사 때문입니다. 거기에 머리를 틀어올릴 필요가 없지요. 벨크로가 붙은 민대머리를 노출할 수 있어! (...)

하지만 이번 돌하우스 전시를 보고 있노라니 이걸 실제로 해봐도 좋겠다 싶군요. 앞으로 은퇴까지 삐~년 남았으니, G4를 끝내고 나면 조금씩 도전해보렵니다.+ㅅ+ 괜찮아요. 시간은 넉넉하고 준비할 시간도 많아요. 그러니 조금씩 하면 되는 겁니다. 으흐흐흐흐흐흐흐.
먼저 히나마쓰리부터.

2월 18일부터 3월 3일까지 안국동 일본문화원 2층에서 열린 히나마쓰리 돌하우스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오후에 다녀왔지요. 날마다 출근하면서 현수막은 보았는데, 다음에 가야지하고 미루다가 어제 아침 화들짝 놀랐습니다. 그냥 놓치기는 아까워서 어쩔까 하다가 어제 일찍 퇴근해서 다녀왔습니다. 양이 많아서 전체 올리기는 그렇고, 돌하우스 전시회는 따로 할 말도 있기 때문에 히나마쓰리와 돌하우스 전시회로 나누어 올립니다.


부스 자체는 히나마쓰리보다는 돌하우스가 훨씬 많습니다. 작년 여름에 보았던 것 같은 세시풍속 전시(링크) 같은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이쪽을 기대했는데 많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히나인형들이 상당히 멋집니다. 그러니까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에서 나온 것 같은, 그 히나 인형이더군요. 여행가는 (예비 약혼자) 오라버니께 드렸던 히나인형이 딱 이런 느낌일까 싶습니다. 아니, 크기를 봐서는 그건 이보다 작을 겁니다. 여기 나오는 히나인형은 여행가방에 챙겨 들고 가기 버거울 정도로 크거든요.


전체가 사람 키만합니다. 총 7단이지요. 이걸 보니 코난 극장판 6이 떠오릅...(읍읍읍읍읍)
하여간 아랫단은 물건이고 1, 2, 3단과 5단에 인형이 올라 있습니다. 이렇게 전체를 모은 것이 있고, 아예 각 단의 인형을 놓고 설명을 붙인 것도 있습니다. 사진 오른편에 있었지요. 사진 왼쪽편 공간은 전체가 다 돌하우스입니다.




맨 윗단(1단)에 있는 것이 다이리비나. 내리(內裏)라는 단어는 종종 읽어서 알고 있는데, 이걸 다이리라고 읽는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헤이안시대, 천황과 황후가 살던 공간을 그렇게 부른다는 군요. 천황보다 황후가 나이 들어 보이는 것 같지만 넘어갑니다.(...)




그 아래는 궁녀에 해당하는 칸조管女 셋. 표기는 안내판을 따릅니다. 모여 있을 때는 각각 물건을 하나씩 들고 있는데 여기서는 빼 놓아서 손이 비어 있습니다. 사진 오른쪽이 나가에(長棅), 삼보(三方), 초시(銚子)랍니다. 초코가 아니라 초시라고 읽는군요.




고닌바야시. 노가쿠의 음악을 담당한답니다. 5인 전대가 떠오르지만 넘어갑니다.




앞의 셋이 시초(仕丁)인데 산닌고조(三人上戶)라고도 부른답니다. 유일한 서민들로 얼굴 표정으로도 구분이 된다는군요.




뒤가 즈이진(隨身). 헤이안시대 이후 황족이나 귀족을 경호하는 근위부의 관원을 말한답ㄴ.다.
저는 『파파톨드미』에서 좌대신 우대신이라고 하길래 『내추럴』과 연관지어 같은 건가 했더니 전혀 다른 관직인가봅니다. 단에서는 둘다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거든요. 복장 자체는 『내추럴』에서 미카엘과 사이몬이 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을 감안하면, 어쩌면 그 활당기기 행사는 살아 있는 히나 인형을 염두에 두고 벌인 건지도 모릅니다. 그건 여름 행사고, 히나 마쓰리는 3월이긴 하지만요.
하여간 오른쪽의 늙은 분이 사콘노추조, 왼쪽의 젊은 쪽이 우콘노추조. .... 어, 『인형사 사콘』은 인형이 어린쪽이지 않았던가요?




왕비님과 왕의 아래를 보면 다다미가 있습니다. 진짜겠지요. 그러니까 인형용으로 만든 다다미.





입은 옷 자체가 12겹. 이야아아. 쥬니히토에에다가, 옷자락 자체도 살짝 부풀려서 뒷부분이 볼록 솟아 있습니다.




등에도 문양이 새겨졌지요. 그리고 뒤의 병풍은 금박이지요. 저 수공과 저 옷과 저 완성도를 보면 감탄만 나옵니다. 모 소설(애니메이션)에는 살아있는 히나인형을 세운 히나마쓰리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걸 보면 약식복장인 것 같더군요. 그 긴 길을 아무리 봄이라지만 열두 겹 옷을 입고 다니라는 건 무리입니다. 게다가 신발도 불편한데!


한국은 세시풍속이 꽤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일본하고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일본에서 어느 정도로 히나마쓰리를 지키는지는 모르겠네요. 잉어연은 이미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긴 하던데...? 잉어연이라면 『엘프를 쫓는 사람들』이 떠오르는 걸 보니 참, 저도 어지간합니다. 하하하....;ㅂ;



본문에는 국립국어원의 표기를 따라 히나마쓰리라고 적었지만 기존에 적어둔 태그는 히나마츠리입니다. 나중에 다 통일해야겠네요.
S에게 보여주기 위해 잠시간 사진만 죽 올려봅니다. 설명은 오늘 중으로 달겠습니다.;; 그 때는 사진을 상당히 쳐낼 예정입니다.'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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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정본.

7월 22일부터 8월 4일까지, 안국동에 있는 일본문화원에서 일본의 세시풍속 전시회를 합니다. 정보는 이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토요일에도 하는 줄은 몰랐네요. 이번 토요일에도 연다고 하니 아침 일찍 한 번 더 다녀올까 생각중입니다. 이번에는 사진 찍지 않고 찬찬히 둘러볼 생각입니다.


이날, 제대로 구경을 하진 못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방학중인데도 방과후 수업으로 나온건지 어떤건지, 대규모로 몰려와서 굉장히 혼잡했습니다. 시끄러운데다가 직원들도 학생들이 하도 '괴롭혀서' 진이 빠진 표정이더군요. 애들이 금붕어잡기에 다들 몰려 있고 '왜 한 사람이 한 마리씩 밖에 못 가져가게 하냐'며 불평하고 있는 것도 들었으니 응대가 꽤나 힘들었을 겁니다.
(야들아. 느그들이 떼로 몰려오지 않고 한 둘 왔으면 두 세 마리 잡아도 별 말 안했을거다? 그리고 금붕어 들고 가야 24시간 이내에 화장실 변기로 흘려보내는 거 아냐? -_-)

세시풍속은 12월을 한 부스씩 차려 벽면을 둘러가며 전시했고 가운데에는 일본의 인형을 모아두었습니다. 한데 이게 보통 수준은 아닌 것 같군요. 교인형에 하카다인형도 나와 있습니다. 만지지 말라는 표시는 있지만 사진촬영 금지 표시는 없어서 신나게 찍고 왔습니다. 하지만 스크롤이 두려우니 일단, 12월의 부스만 간단히 찍은 걸 올리고 자세한 것은 ...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올리겠습니다.


이것이 1월. 쇼가쓰-정월입니다. 가가미모치랑 다른 장식품이 있군요.




2월은 세츠분. 節分이라 쓸겁니다. 콩뿌리기 행사를 하지요.




3월의 히나마쓰리는 히나인형만 찍어두었군요. 전체 사진이 없습니다.



4월이 입학입니다. 일본의 신학기는 4월부터 시작이지요.




5월은 코이노보리. 이것도 전체사진이 없군요.




6월은 쓰유. 엇. 梅雨라고 쓰고 쓰유라고 읽나요. 지금까지 마이유...라고 알고 있었습니다.OTL





7월은 칠석입니다. 칠석 장식물도 함께 소개하는군요.




여우가면이 있길래 콧대가 잘 보이게 옆에서 찍었습니다.




8월은 더위나기, 9월은 보름달 구경.

8월에는 라무네병도 함께 나와 있습니다. 어, 하지만 저 아직 마셔본 적 없어요. 여행을 거의 겨울에만 가다보니 여름풍물인 라무네는 만날 일이 없었지요.
9월의 달구경은 토끼들이 달 위에 올라탄 모습입니다. 귀여워요! >ㅅ<




그리고 10월 축제. 이건 손이 좀 많이 갔겠습니다.;




11월은 만추. 12월은 낙엽태우기. 그리고 12월 아래에 있는 것이 나마하게 가면입니다. 생각한것보다 험상궂게 생겼군요.

11월의 동물은 부엉이입니다. 아니, 올빼미인가? 볼때마다 헷갈리니 자세히 보고 판별을..;




코케시(목각인형)라든지 달마인형이라든지 뒤통수에 구멍이 있는(...) 마네키네코도 있지만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하카다 인형. 옷은 천이 아니라 도자기 그대로입니다.




오야마 인형이란 것도 있는데 아래 사진은 그 중 수 놓은 부분만 확대했습니다. 멋집니다.+_+




소개는 대강 이정도로 하고.. 나머지 사진들은 계절감을 살리면서 하나씩 올리겠습니다. 그러니 아마 다 올라오려면 1년은 걸리겠지요. 핫핫핫.;


오픈시간이 10시입니다. 몇시에 닫는지는 잊었는데 일본문화원 홈페이지에 나와 있을 겁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오픈시간 맞춰서 가려고 하는데 그 때는 조용할까요. 설마하니 또 학생들이 들이닥치거나 하진 않겠지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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