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를 영어 표기로는 Motto Shiritai Paris No Shuno라고 적어 놓았는데, 해석하면 더 살고 싶은 파리의 수납입니다. 표지에는 Honda's Eye in Paris라는 문구가 있어서 이게 원제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군요.

저자인 혼다 사오리가 파리의 여러 집들을 구경 다니며 집의 간단한 평면도와 구체적인 수납 사례를 적은 책입니다. 집의 크기가 천차만별이고 세대 규모도 다 다릅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지만 가족과 함께 살기도 하고, 둘이기도 하고 다섯이기도 하고 수도 다양합니다. 그렇다보니 다양한 모습의 살림살이와 수납이 나오네요.



아주 짧게 요약하면 나만 알아 볼 수 있게 정리하거나, 아니면 겉으로 안 보이게 감추듯 수납하거나. 그리고 수납장은 가능하면 맞춤형으로 짜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봤던 다른 책들처럼 무인양품을 많이 쓰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군요. 수납 상자나 바구니 등도 많이 나옵니다.



사진이 더 많은 것 같이 느껴지지만 읽다보면 글도 많습니다. 설명하는 글이 작은 글씨로 적혀 있어 그런 거지 책 분량도 상당하네요. 사진도 마음에 들고 구석구석 찍어 놓은 것도 좋습니다. 구체적인 평면도가 아니라 손으로 대강 그린 것 같은 평면도라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두 번째로 나온 티에리의 원룸입니다. 무대 관계 일을 한다는데 MDF 합판을 사용해 짠 집 구성이나, 15평방미터 밖에 안되는 곳에 침대까지 놓고 생활하는 것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솔직히 제 자취방 못지 않게 작네요. 거기에 다락이라 그런지 경사진 공간이 있어 실제 공간은 더더욱 작게 느껴질 겁니다. 천장 낮은 곳에 침대를 놓아 공간 활용을 최대로 끌어낸 것도 좋고요. 필요한 것은 다 있다는 점도 재미있고, 그러면서도 분명 충분히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것도 좋네요. 아... 이 정도로만 정리하고 살아도 좋을 건데 제 방은.... 본가가 더 문제인거죠. 그런 거죠. 책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답이 안 나오는 제 방...-_- 자취방은 그래도 얼추 치워놓고 살지만 본가는 그것도 안됩니다. 흑흑흑. 어떻게든 버리는 것이 답인데 자취방을 사수하고 본가 방은 포기한 모양새가 되는 것도 신기하지요. 솔직히 본가 방이 있어서 자취방이 깨끗하게 정리되는 것이라 생각은 하는데. (먼산)



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재미있는 수납 아이디어도 많습니다. 소품도 특이한 것이 많이 등장하다보니 재미있고요. .. 보고 있노라면 나도 어떻게든 다 치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천하기 전까지는 무리입니다. 파리의 모습이다보니 옛 물건들이 등장하는 것도 쏠쏠한 구경거리입니다.:)



혼다 사오리. 『혼다 사오리의 집이 좋아지는 파리 수납』, 박수지 옮김. 터닝포인트, 13000원.


헙. 생각보다 책 가격이 많이 저렴하네요. 하기야 책 종이가 약간 도톰해서 208쪽 밖에 안되니 그런건가. 그래도 전체 컬러인데 말입니다.

부제가 10 houses, 10 stories, Find your own lifesyle입니다. 10개의 집에 각각에 붙은 10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집은 평범한 집이 아닙니다. 거주자들이 지은이의 친구 혹은 아는 사람이라 사진작가, 디자이너, 삽화가, 건축가 등 예술쪽 종사자입니다. 그렇다보니 집이 다 특색있고 주인의 분위기를 닮아가더군요.

전형적인 일본집이라고 적은 것은 딱 보았을 때 한국 집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팍팍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일본 인테리어나 건축 기행 등의 집에서 자주 보이는 그런 집이지요.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집. 집만 놓고 보아도 그런 느낌이 들더랍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집은 맨 앞에 등장하는 저자의 집. 튼튼하게 지어 동일본 대지진에도 버틸 수 있었던 집이랍니다. 나무 느낌이 폴폴 풍기는데다 정원이 좋더라고요. 크지 않은 집이라 저 혼자 지내도..(응?) 중간에 등장하는 와타나베씨의 집도 좋습니다. 건축가라는데, 이걸 보니 묘하게 『건축 환시담』이 겹치더군요. 두 집이 나오는데 그 중 하나가 요코하마에 있어 그런가봅니다. 자세히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겹칠 것 같기도? 'ㅂ'

생각해보면 마음에 드는 집은 대개 작은 집입니다. 저 혼자 살 것을 생각하고 있어 그런 것이 아닐까 싶은데... 하여간 열심히 돈 모아서 제 집을 가지는 것, 그것이 G4 다음의 목표니까요. 일단 Generation 4부터 클리어 해야지..-ㅁ-;



오가와 나오. 『집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 나은정 옮김. 부즈펌, 2014,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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