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온갖 짤방 거리가'로 적으려다가 얌전히 접었습니다. 음, 올바른 국어생활은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온갖 사진 거리가 넘쳐 난다고 적어둡니다.




나만 고양이 없어, 그렇지만 나도 고양이 인형은 있어!를 외치기 위해 이집트전에 다녀왔습니다.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약속 잡고 다녀왔습니다. 근데 또 이날 점심에 일이 있어서, 9시에 만나 후다닥 보고 돌아오는 걸로 했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13000원.

이전에 보았던 V&AM전시회나 터키기획전에 비하면 규모가 아주 작습니다. 하지만 이집트 초심자라면 상당히 재미있게 볼 겁니다. 가기 전에 이집트 문화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가져가면 더 재미있을 거고요. 저나 B님이나 둘 다 기본 지식은 있었으니 여러 헛소리들을 날리며 유쾌하게 감상했습니다.


전시회는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단, 플래시는 터뜨리면 안됩니다.




이 앞에,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문구를 붙여야 할 것 같군요. 근데 저 옷 자락이 전부 히에로글리프. 이, 이야아아... 하기야 한국도 화강암에 새기잖아요. 묘비.(...)




포토존. 그림이 상당히 멋있습니다. 저 가운데 서면 양 날개를 펼친 모양이 되더군요. 가운데는 따오기니까 토트인가요. 라의눈도 보이고 아누비스도 보입니다.




이건 나만 리볼버 없어.(...)

다녀온 감상 중에 '이집트 돌피규어 전시회'랑 '이집트 돌침대전'이 있다던데 이해가 갑니다. 미라는 돌침대, 이런 건 돌피규어..




이 단지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세크메트의 눈」이란게 슬픔.ㅠ_ㅠ 뭐, 마트료시카라고 해도 틀리진 않...(아냐!)





아, 이것도 멋집니다. LED로 만들었는데, 전시회 조도가 낮은데다가 벽이 검은색이라 눈에 환하게 잘 들어오더군요.





그리고 이집트 신의 가계도.

전시물 중에 호루스의 아들들이 나오던데, 이집트 신화 읽은 내용 중에는 호루스의 반려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그에 앞서는 이런 이야기도 오갔는데...


-오시리스는 맏아들이라 왕이 되었지만 결국 차남인 세트에게 한 번 죽었지요. 그러고 보니 차남이 맏이에게 대드는 건 여러 신화에서 나왔던 듯.

-오시리스의 아들 호루스도 정상적인 출산은 아니지 않았나요? 아닌가?

-그거 아마 가운데가 없었을 거예요. 세트가 오시리스를 죽여서 토막내 나일강에 뿌렸는데 다른 건 다 주웠지만 가운데는 물고기가 먹고 없었던가, 그래서 나무인가로 조각해 넣었던가...

-헐. 아누비스랑 호루스는 이복형제로군요. 형제덮... 그런데 호루스가 결혼했다는 이야기는 신화에서 본 기억이 없는데 있었나요?

-뭐, 결혼하지 않아도 어디 한 곳이 잘려서 자연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팔이라든지 손가락이라든지.

-가운데에서 자연 발생한 건 ... 아, 이집트 신화가 아니군요.

(크로노스에게 거세당한 우라누스 생식기가 바다를 떠 다니다가 키프로스에서 아프로디테로 변신함)


하여간 즐겁게 온갖 잡다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혼자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맞장구칠 사람이 있다는 것도 즐겁군요. 여기에 C님이 있었다면 이야기가 어디로 튀었을까..=ㅁ=;



그리고 바스테트도 구입해왔습니다. 나중에 릴리가 갖고 싶다고 하면 주겠지만 받아갈지 모르겠네요.'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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